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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아르바이트입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완결

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3.10.04 21:29
최근연재일 :
2014.02.06 21:39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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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1
추천수 :
376
글자수 :
200,207

작성
13.10.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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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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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2)

DUMMY

셋 모두 저승사자이니만큼 주 임무는 수명을 다한 생명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일이다. 하지만 각기, 특히 세이비어와 데쓰는 서로 그 성격이 크게 달랐다.

“세이비어는 일반적인 저승사자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돼.”

특징적인 임무로는 정찰이나 정보수집, 수색, 후방지원, 행정, 시스템 관리 등이 있다. 특히 WHSS의 직접적인 관리의 경우 세이비어 측에서 담당하고 있다.

“데쓰는 이승의 경찰이나 군인이라고 할 수 있어.”

수명이 다하고도 저승으로 가지 않는 귀신, 악령들을 상대하는 부서. 당연히 그 싸움을 전담하고, 전투력은 세이비어보다 훨씬 뛰어나다.

저승사자는 일반적으로 2인1조로 움직이고, 세이비어와 데쓰의 페어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서로의 전문분야를 살려 상호보완하며 임무를 행하라는 뜻이었다.

“그럼 세데아는?”

“음, 그냥 잡종이랄까?”

세데아는 일종의 중앙관청이라 할 수 있다. 각기 여러 부대가 있어 저승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두 부서와는 달리, 저승의 수도인 아데나에 위치해 있다. 저승의 중앙기관이자 세이비어, 데쓰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모든 저승사자들이 속해있다. 세이비어, 데쓰의 임무는 물론 이승의 공무원과 다를 바 없는 일을 하는 저승사자들까지 모두 뒤섞여있는 곳이다.

“중앙정부와 지방군벌들 관계 같네.”

“비슷해.”

우주의 정리에 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 아저씨, 상당히 높은 위치였네.’

자신을 우주의 고등학교 선배라고 소개한 권시형이라는 남자. 우주는 오타쿠의 방에서 살고 있던 그가 3대 세력 중 하나의 총대장이라는 티아의 설명이 생각났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일까?’

티아를 대하는 모습부터 높으신 분이라는 포스를 풍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언밸런스이기는 했다.

“그럼, 넌 어디에 속해있어? 역시 세이비어…….”

빠악!

기습적인 공격. 우주가 말을 채 끝내기 전에 누군가 그의 앞으로 다가와 정강이를 걷어찼다.

“으악, 악, 아야야.”

대화에 집중하고 있느라 다른 곳에 전혀 신경 쓰지 못했던 그는 정강이를 부여잡으며 외다리로 주위를 뛰어다녔다.

“꺄악, 꺅, 아야야.”

그리고 정강이를 걷어찬 소녀도 발을 부여잡으며 우주처럼 주위를 뛰어다녔다. 두 남녀가 비명을 지르며 외발로 뛰어다니는 모습은 참 가관이었다.

“쿡.”

그 모습이 우스워 티아는 입을 가리며 작게 웃었다. 하지만 그 소리가 들렸는지 눈가에 눈물까지 고인 소녀가 찌릿 노려봤다. 그 눈길에 티아는 깜짝 놀라며 시선을 피했다.

“아야야야, 갑자기 뭐야?”

고통이 어느 정도 가신 우주가 다리를 쩔뚝거리며 소녀를 노려봤다.

“네 몸은 검으로 되어 있어? 혹시 다리가 철로 만들어진 기계? 발가락 부러지는 줄 알았잖아.”

소녀는 티아를 노려보던 시선을 그대로 우주에게로 옮겼다. 정작 때린 건 그녀이면서 화는 오히려 그녀가 더 내고 있었다.

“아파 죽는 줄 알았네.”

이어 그녀는 울상을 지으며 자연스럽게 우주의 오른편, 티아와는 반대편으로 나란히 섰다.

“뭐해? 학교 안 가?”

“너…….”

천연덕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우주는 더 화를 내지 못하고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안녕, 하란.”

“안녕, 우주.”

두 소꿉친구는 인사를 나누며 다시 학교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직도 통증이 가시지 않은지 둘은 나란히 다리를 쩔뚝거리고 있었다.

“저, 저기…….”

둘 사이의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티아는 서둘러 그들의 뒤를 따랐다.

“아, 미안해. 네 생각을 못했네.”

우주가 사과하며 티아를 기다리느라 걸음을 멈추자 하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티아였지? 미처 알아보지 못했네, 미안해.”

과연 알아보지 못했다면 갑자기 우주에게 다가가 발길질을 했을까? 속내야 어떻든 하란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티아에게 다가갔다.

“바로 뒷자리에 앉는데 서로 인사도 못 나눴지? 난 손하란이라고 해.”

“아, 으응. 티아, 티아 예타나야. 잘 부탁해.”

아까 노려보던 눈길이 떠올라서였을까? 티아는 살짝 겁을 먹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그 모습이 마치 우주의 뒤로 숨는 것처럼 보여 하란의 눈매가 꿈틀거렸다.

“난 반장이니까, 모르는 것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

“고, 고마워.”

“그리고 내가 한 살 더 많으니까 꼬박꼬박 언니라고 부르고, 존댓말도 하고.”

“어, 으응?”

생각지도 못한 말에 멍해진 티아는 할 말을 잃곤 하란과 우주를 번갈아 쳐다봤다. 하란은 싱글벙글 약간은 일그러진 환환 미소를 짓고 있었고, 우주는 또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반 친구 모두에게는 마음대로 부르라고 해놓곤, 여기선 또 왜 까다롭게 굴어?”

“흐흥, 뭐, 어때. 틀린 말은 아니잖아.”

악수하던 손을 놓은 하란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렇기는 한데.”

비록 우주와 같은 고2이지만, 사실 그녀는 한 살이 더 많다. 원래대로라면 언니, 누나라 부르며 연장자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게 옳긴 했다.

“그럼 나도 누나라고 부를까? 하란 누나, 쓸데없는 고집은 부리지 마시죠?”

“부르라고 할 땐 그렇게 질색하더니, 지금 와서 그러는 건 무슨 심보? 됐어, 그냥 진담이 조금, 아아주 조금 섞인 농담해본 거야.”

조금이 아닐 텐데, 라는 말은 삼키며 우주는 영문을 몰라 하는 티아를 향해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하란은 우리보다 한 살이 더 많아. 사정이 있어서 1년을 쉬었거든.”

우주는 그 사정까지 설명해주진 않았다. 괜히 말해서 하란의 상처를 들쑤실 필요는 없었다. 그도 그녀에게서 얘기를 듣고 충격에 한동안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못 볼 정도였으니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우주를 제외하면 담임인 시현이나 후견인인 이은신 선생 정도밖에 없었다.

“그, 그럼 언니라고 부, 불러야 해?”

티아는 어렵게 말을 꺼내며 하란과 우주의 눈치를 봤다.

“아냐, 어렵게 생각할 건 없어. 그냥 또래 대하듯 똑같이 대하면 되니까. 하란 누님은 많이, 아아주 많이 마음이 넓으셔서 다 이해하시거든.”

“으응, 알았어.”

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주의 옷깃을 잡아끌었다. 이제 빨리 학교에 가자는 신호였다.

“그런데 어떻게 둘이서 사.이.좋.게. 등교를 하고 있었어?”

우주의 우측에서 나란히 걷는 하란이 특정 단어를 강조하며 두 사람에게 물었다. 멀리서도 확 튀는 티아와 그리고 그녀에겐 아무리 멀리 떨어지고 붐벼도 찾아낼 수 있는 우주가 함께 걷는 걸 보고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매일 우주와 등교하고 하교하는 자신의 권리가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설마 둘이 함께 사는 건 아니겠지?”

“하하, 설마.”

농담이었겠지만 예리하게 찔러 들어오는 하란의 말이었다. 우주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의심하지 못하도록 어이없는 웃음과 함께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여기서 복병이 하나 있었다.

“아, 그게, 으으응, 아, 아니야.”

티아가 얼굴이 붉어지며 수줍은 표정으로 하란의 시선을 피했다.

“어? 뭐야? 설마 아니겠지만, 뭔가 있는 거야?”

그 낌새를 눈치 채지 못할 하란이 아니었다.

‘하아, 여기서 인간성격이 나오면 어떡해?’

속으로 한숨을 내쉬는 우주. 저승사자보다 저 청순가련하고 수줍음이 많은 인간 티아 모습이 보기 좋긴 하지만, 여기선 역효과였다.

‘아니, 설마 일부러 나 약 올리려고 저러는 걸까?’

아직 저승사자로서의 티아가 머릿속에 남아있는 우주는 살짝 불안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후속타가 이어지기 전에 재빨리 변명을 쏟아 부었다.

“그냥 우연히 만났어. 얘기해보니 집이 근처더라고. 그래서 같이 가고 있었던 것뿐이야. 뭐, 그런 흔해빠진 이야기야.”

“흐응, 왠지 말이 길어지네. 변명같이 느껴지는 건 착각일까?”

“착각이야.”

“그냥 난 착각의 바다 속에서 살래.”

음흉한 미소를 짓는 하란. 창천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의 권위가 절대적이듯, 2학년4반에서도 반장의 권위가 절대적이었다. 그녀의 말 한마디면 어제처럼 모두가 적으로 돌아설 것이다.

“오해는 안 좋아. 잘못 오해하면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가정이 황폐화되고…….”

부르르릉!

“뭐냐, 차우주. 양손의 꽃이야?”

그때 그들 곁에서 바이크 하나가 다가왔다. 옆에 목검 몇 자루가 장착된 특이한 바이크였다. 그 위에는 몸매가 드러나는 착 달라붙은 새카만 라이더 슈트의 여성이 헬멧을 벗고 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지금 출근하세요?”

그녀를 본 하란이 싱긋 웃으며 인사했다. 바이크를 몰고 있는 여자는 그들의 담임인 천시현이었다.

“나야 늘 안녕하지. 그런데 이건 또 재밌는 그림이구나.”

시현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셋을 바라봤다. 우주의 왼편에는 가슴 큰 미모의 외국여자, 오른편에는 작고 귀여운 동양여자. 두 대륙을 아우르는 꽃이었다.

“하얀 꽃, 살색 꽃이 양옆에 있으니 이제 전방에는 검은 꽃, 후방에는 갈색 꽃만 있으면 되겠구나.”

등교하던 학생들의 인사를 받으며 그녀는 우주를 놀리듯 말했다.

“노, 농담하지 마세요.”

그제야 주위가 눈에 보이는 우주. 과연 보기 드문 그림이라 그런지 주위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다. 갑자기 부끄러워졌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말고 당당히 나가기로 마음먹고 장난스런 웃음을 지었다.

“모토바이크 플라워는 어떤가요?”

“호오, 나까지 집어넣으려고? 이건 예상 못한 대답인데?”

그 농담이 재밌었는지 시현은 씨익 웃으며 우주에게 좀 더 가까이 접근했다. 착 달라붙어 몸매가 다 드러나는 옷이 다가오자 우주의 얼굴에서 웃음이 싹 사라졌다.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는 우주.

꽈악!

“으아악!”

그리고 뒤틀리는 옆구리 살. 오른쪽에서 살이 찢어지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에이, 선생님. 순진한 소년 놀리지 마세요.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하잖아요.”

하란이 고통스러워 신음만 흘리고 있는 우주를 자기 쪽으로 잡아끌며 말했다. 얼굴에 약간의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아냐, 그런 의미로 침을 삼킨 게 아냐. 목숨의 위협이 느껴져서……으아악!’

우주의 변명 섞인 본심은 뒤틀리는 옆구리 살과 함께 밖으로 표출되진 못하고 내면으로 다시 들어갔다.

“쿡쿡, 너희 둘을 보면 언제나 재밌어.”

시현은 바이크의 기어를 올리며 다시 헬멧을 썼다.

“그럼 조금 있다가 보자구나.”

부르르릉!

묵직한 소리와 함께 검은색 바이크는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야야, 뭘 그렇게 세게 꼬집냐?”

“어머, 꼬집기는 누가?”

뚝 시치미를 떼는 하란. 그렇게 나오자 우주도 할 말이 없었다. 아니, 많이 있긴 하지만 의미가 없었다. 늘 있는 일이니까.

“저, 저기…….”

이런 분위기에 익숙지 않은 티아만 말을 더듬거리며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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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제6장 소꿉친구 (3) 14.01.13 341 6 8쪽
35 제6장 소꿉친구 (2) +1 14.01.10 563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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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5장 현행범 (5) 14.01.06 413 7 9쪽
32 제5장 현행범 (4) 14.01.03 582 16 9쪽
31 제5장 현행범 (3) 14.01.01 611 5 12쪽
30 제5장 현행범 (2) 13.12.30 531 7 9쪽
29 제5장 현행범 (1) 13.12.27 471 11 9쪽
28 막간 – 두 저승사자 13.12.25 485 5 9쪽
27 제4장 범행현장 적발 (3) 13.12.23 718 7 10쪽
26 제4장 범행현장 적발 (2) +1 13.12.21 627 8 9쪽
25 제4장 범행현장 적발 (1) 13.12.19 468 9 9쪽
24 제3장 어둠과의 결투 (6) 13.12.16 660 5 11쪽
23 제3장 어둠과의 결투 (5) 13.12.13 694 13 17쪽
22 제3장 어둠과의 결투 (4) 13.12.11 627 4 11쪽
21 제3장 어둠과의 결투 (3) 13.12.09 518 13 12쪽
20 제3장 어둠과의 결투 (2) +1 13.12.06 402 5 11쪽
19 제3장 어둠과의 결투 (1) 13.12.05 42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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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5) 13.11.02 407 5 13쪽
14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4) +1 13.10.31 372 6 11쪽
13 제2장 그녀와 함께 산책을 (3) +1 13.10.29 429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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