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갸아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꾸룽꼬룡
작품등록일 :
2024.07.10 12:56
최근연재일 :
2024.08.23 17: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27,099
추천수 :
7,638
글자수 :
224,040

작성
24.07.25 16:20
조회
10,605
추천
235
글자
11쪽

독귀(2)

DUMMY

천독정을 삼킨다.

천 가지 독이 응축된 정수는 식도를 채 내려가기도 전에 신기루처럼 녹아내려 이진우의 전신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장독, 부식독, 뇌독, 신경독, 마력독, 혈액독.

온갖 성질을 지닌 독물이 몽땅 풀려나 체내에 퍼졌다.

내공과 뒤섞인 천독정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아무런 준비 없이 자신을 삼킨 이진우를 파멸시키려 들었다.


물론 이진우는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다.

홈 스위트 홈의 무적 효과가 발동한 덕이다.


다만, 이진우가 피해를 받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천독정을 완전히 흡수하는 것 역시 불가능했다.


뒤늦게 풀려난 이진우의 내공이 천독정의 독기를 정화하려 들었으나, 이진우에겐 천독정을 제압할 만한 내공의 양도, 내공을 운용할 실력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달려든 이진우의 내공이 천독정의 독기에 의해 되려 잡아먹혔다.

독기와 내공이 뒤섞이며 내공의 성질이 변화했다.

내공에 독기가 깃들었다.

일반적인 무인이라면, 기를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중독되는 희대의 불치병을 얻은 셈!


-[SYSTEM]: 특성, '시혈독인'을 획득하셨습니다.


하물며 이진우의 내공을 잡아먹는 데에, 천독정의 모든 독기가 소모된 것도 아니다.

반 잔도 안 되는 물에 소금 한 컵을 모조리 끼얹어버린 것처럼, 아직까지 절반 정도의 독기가 순수한 형태로 이진우의 체내에 남아 있었다.


파사사사사사사!


이진우가 호흡을 할 때마다, 내공을 운영할 때마다, 독기가 줄기차게 새어나와 일대를 모조리 썩게 만들었다.


'미친, 저게 뭔.'


4성 무인인 고병한마저도 차마 이진우에게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독기.


그리고 천독정의 독기는 이진우의 혈도를 잔뜩 누비다가, 마침내 스스로가 자리 잡을 만한 곳을 발견했다.

바로 이진우의 단전 속이었다.


웅웅!


흩어졌던 독기가 자연스레 단전에 모인다.

독기는 단전 속에서 압력을 받아 다시금 굳기 시작했다.

크기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긴 했어도, 분명히 이진우가 삼켰던 천독정의 형태다.


그러자 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천독정이 인력을 발해 독기에 찌든 이진우의 내공을 빨아들인 것이다.

항성이 대기를 끌어당기듯 반 토막 난 천독정을 중심으로 별이 만들어졌다.


탁하고 독기에 찌들어 있어, 이전에 형성했던 두 개의 핵과는 명백히 성질이 달랐으나...


그건 분명, 단전에 만들어진 무인의 핵이었다.


-[SYSTEM]: 분신이 성장했습니다.

-[SYSTEM]: 아바타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SYSTEM]: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진우가 3성 경지에 올랐다.


'나중에.'


이진우가 보상창을 꺼뜨린다.

몸을 수그렸다.

고병한에게 금방이라도 뛰어들 준비를 했다.


"독귀(毒鬼)..."


그리 중얼거린 고병한이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린 채, 이진우에게 대항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이번에는 이진우의 손바닥이 고병한의 배에 닿았다.


【폭침爆浸】


무인에게 있어 단전에 새겨진 핵의 개수는 절대적이다.

핵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공명을 통해 내공의 출력과 통제력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싱글코어와 듀얼코어, 트리플코어의 차이랄까?


"큭?!"


3성에 경지에 도달한 이진우는 2성 경지였던 직전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를 보였다.

그 차이를 통한 기습을 벌이자, 성공적으로 고병한에게 폭침을 꽂아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위력 자체는 감당할 만하다!'


물론 여전히 무인으로서의 경지는 고병한 쪽이 고절한바.

그는 상대적으로 심후한 내공을 통해 폭침의 피해를 최소화했고, 어렵지 않게 이진우를 후려쳐 날려버렸지만...


비틀!


일순, 그의 중심이 흔들렸다.


의식이 순간 멀어진다.

중심이 어긋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심지어는 묘한 한기가 뒷골을 간지럽혔다.


'어?'


의아함을 느낄 새도 없다.

다시 덤벼드는 이진우를 맞상대하자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그리고 이진우의 손이 다시금 가슴팍을 때렸을 때가 되어서야, 고병한은 자신이 무엇에 당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폭침爆浸】


바로 독이다.

폭침은 자신의 내공을 상대의 체내에 침투시켜 폭발시키는 기술.

그런데 이진우의 분신, 독귀의 내공은 극독의 성질을 띠고 있다.


즉, 폭침을 얻어맞은 순간부터 고병한은 독기에 중독되어버린 것이다.


"어."


의식이 느려진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시야가 빙글빙글 돈다.

자연스레 허점이 노출되고, 그 위를 이진우의 스틸레토가 찌른다.


승부가 갈렸다.


푹!


스틸레토가 고병한의 목을 관통했다.


"꺼허헉─"


중독에 의해, 그의 칠공으로부터 피가 흘러나왔다.

스틸레토를 뽑자 목에서도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총 여덟 개의 구멍에서 피를 쏟아내며 고병한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제야.


이진우가 등 뒤를 돌아 자신을 포위한 이들을 바라봤다.


-[SYSTEM]: 분신의 이름이 '독귀'로 명명됩니다.


그날, 독귀(毒鬼)라는 존재가 탄생했다.


***


건한캐피탈 전력의 상당수가 소멸했다.

당연히 JW타워를 둘러싼 포위망 역시 자연스레 사라졌다.

덕분에 이진우는 제 분신, 독귀를 이용해 식량과 식수를 잔뜩 챙겨올 수 있었다.

게이트에서 획득한 마정석은 덤이다.


다만 이진우에겐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그래서 이제 뭐 함?]


그래. 첫 목표를 완벽히 초과 달성한 만큼, 당장 해야 할 일이 사라졌다는 거다.


일단 장기적인 목표는 명확했다.

건한캐피탈이 아니라 건한그룹 본사가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독귀를 강화시키는 것.

그런데 그 방법이 마땅찮았다.


무인이 성장하는 방법은 둘이다.

수련과 사냥.

여기서 정상적인 무공을 익힐수록 전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사악한 마공을 익힐수록 후자의 비중이 높아진다.

당연히 수련 또한 필수적이긴 하나, 이진우가 익힌 폭쇄결의 경우 사냥을 통한 성장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사냥할 대상이 없다는 것.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멀쩡한 각성자들을 때려잡을 순 없잖은가?

다른 게이트에 진입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신분이 없어 또 불법으로 침입해야 할 텐데, 굳이?

관계도 없는 다른 이들의 재산을 함부로 해하고 싶진 않았다.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야, 건한캐피탈이 가진 게이트라서 그랬던 거고.


'...요즘은 갱단들도 뜸하지.'


그나마 갓 건한캐피탈을 치웠을 땐 인근 소형 갱단들이 설쳐서 합법적인 사냥을 마치곤 했는데, 얼마 전부턴 그 녀석들도 잠잠하다.


독귀의 이름만 들어도 슬슬 자리를 피하는 것이다.

건한캐피탈을 부숴버린 이후, 독귀의 악명이 주변에 꽤나 퍼져버렸다.


그러니 이진우는 얌전히 수련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 점은, 이진우가 직접 귀찮게 수련을 하진 않았다는 것.


====


【선택지: LV.3】


1. 분신의 지속 시간 증가(III)

2. 분신에 중급 특성 무작위 획득(I)

3. 분신에 자동화 기능 추가(I)


====


3성 경지에 올라 고르게 된 선택지에서, 3번을 골랐기 때문이다.


'분신 지속 시간이 6시간, 12시간으로 늘었으니까, 다음은 24시간인가?'


분신을 조종하는 시간은 하루에 12시간이면 충분했고, 중급 특성도 내키지 않았거든.


이미 '시혈독인'이라는 상급 특성을 얻지 않았나?


====


【시혈독인】[상급]


당신의 몸에는 독이 흐릅니다.

당신의 내공은 극독의 성질을 띠고 있으며, 당신의 내공이 닿은 곳은 모조리 중독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그건 당신 본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니, 어떻게 살아 있나요?


-천독정의 일부가 단전 내 핵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혈액과 내공이 극독의 성질을 가집니다.

-천독정에 의해 획득한 특성입니다.


====


하급, 중급, 상급, 특급으로 나뉘는 단계 중 무려 세 번째에 해당하는 등급의 특성이다.

솔직히 말해 이젠 4성 무인쯤은 어렵지 않게 사냥하는 게 가능할 것 같다.

이런 걸 얻은 만큼, 딱히 중급 특성이 급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모든 특성이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랜덤 특성을 잘못 얻었다가 【트윈 헤드】같은 특성을 얻으면 머리가 하나 더 돋아날지도 모른다는 거다.


당장 시혈독인만 하더라도 그렇다.

무적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형태조차 남지 않고 몸이 녹아내렸겠지.


'자동화, 잘 고른 것 같아.'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독귀를 12시간 내내 수련시켜놓은 채 본체로 농땡이를 피우면, 자연스럽게 이진우 역시 독귀가 수련한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서로 의식이 자연스레 공유되는 느낌!


'모바일 게임 자동 사냥 돌려놓은 것처럼, 몸을 직접 움직이는 것보단 비효율적이긴 해도 말이지.'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

보름이 지났다.


딱히 건한캐피탈의 잔당들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에, 이진우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독귀를 수련시킨 채 방구석을 뒹굴거리고, 외출이 하고 싶으면 독귀를 조종해 JW타워를 나선다.


'슬슬 마정석이 부족해.'


식량이나 식수라면 모를까 마력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마정석은 늘 부족했기에, 가끔씩은 갱단의 역으로 습격해 털어먹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JW타워가 위치한 구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 근처엔 꽤 많은 범죄단체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니까.


-[미친, 독귀다!]

-[뒤지기 싫으면 튀어! 엊그제 내 친구가 저 새끼한테 죽었어!]

-[씨발, 경찰은 대체 뭘 하는 거야?]

-[경찰이 제대로 일했으면 우리부터 잡지 않았을까.]

-[그건... 그렇지...!]


그렇게, 이진우가 나름대로 알찬 시간을 보내던 무렵.


...그의 일상에 이변이 다가왔다.


'습격자인가. 어디 갱단이지? 울부즈베인? 독사파?'


지난 수련 덕분일까.

그는 본체와 대비되는 독귀의 날카로운 감각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느껴지던 간질간질하던 시선이, 거리를 좁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독귀는 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척하다가...


【폭쇄爆碎】


폭쇄를 통해 순식간에 접근했다.


쨍그랑!


그의 손이 낡은 차량의 창문을 부숴버리고 누군가의 목을 붙잡는다.


"커헉...!"

"어디서 보냈지, 울브즈베인이냐? 독사파? 설마, 건한캐피탈에서 왔나? 왜 날 관찰했지?"


착 깔린 목소리가, 얼굴 없는 자의 노이즈 효과와 함께 남자의 귓가에 속삭여졌다.


"아, 아닙니다...!"


독귀가 스틸레토를 꺼내 허공에서 한 바퀴 돌렸다.

이젠 꽤나 익숙해진 협박이다.

뒷배를 캐서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나중엔 일이 귀찮아진다는 걸 학습한 것이다.


나흘 전에도 그랬다.

울브즈베인의 습격을 받은 탓에, 가방에 들고가던 식량을 모두 버려야만 했었지.


"저는───"


하지만 독귀에게 붙잡힌 남성은 의외의 정체를 입에 담았다.


"이은채 사장님의 명령으로 당신을 찾아왔습니다, 독귀 어르신!"


독귀가 남자의 목을 놓았다.


"허억!"


그가 뒤늦게 호흡을 고르며, 부서진 창 밖으로 독귀의 가면 쓴 얼굴을 올려다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유명세(1) +11 24.07.30 9,187 209 12쪽
15 조우(2) +13 24.07.29 9,378 215 14쪽
14 조우(1) +6 24.07.28 9,530 218 13쪽
13 의뢰(2) +10 24.07.27 9,984 221 12쪽
12 의뢰(1) +9 24.07.26 10,496 233 12쪽
» 독귀(2) +5 24.07.25 10,606 235 11쪽
10 독귀(1) +5 24.07.24 10,714 246 12쪽
9 게이트(2) +15 24.07.23 10,923 240 11쪽
8 게이트(1) +5 24.07.22 11,221 246 11쪽
7 무공(2) +6 24.07.21 11,384 239 12쪽
6 무공(1) +7 24.07.20 11,638 259 12쪽
5 탈환(4) +19 24.07.19 11,732 254 11쪽
4 탈환(3) +15 24.07.18 11,932 240 11쪽
3 탈환(2) +11 24.07.17 12,225 248 11쪽
2 탈환(1) +3 24.07.16 13,140 242 12쪽
1 프롤로그 +15 24.07.15 15,997 24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