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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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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꾸룽꼬룡
작품등록일 :
2024.07.10 12:56
최근연재일 :
2024.08.23 17: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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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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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8
글자수 :
224,040

작성
24.07.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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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게이트(2)

DUMMY

독 어미.

놈의 모습은 여왕 흰개미와 비슷했다.

그럭저럭 반인반충의 상체를 가진 것과 별개로, 수십 배 부피에 달하는 애벌레 같은 하체를 지니고 있던 탓이다.


거대한 하체는 온통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땀구멍으로 보이는 곳으로부터 녹색 연기가 뿜어져 나와 일대를 가득 채우는 게 보였다.


'생각보다 너무 큰데? 5m는 되겠어.'


만약 평범한 2성 무인이었다면 즉시 목숨을 잃었을 게 분명한 수준의 독기.

지금의 이진우는 분명 무적 상태인데도 어쩐지 의식이 아찔했다.

무적이 뚫리거나 한 건 아니고, 필시 심리적인 위압감 때문이겠지.


터벅터벅!


이진우가 독 어미 앞에 섰다.

이제 놈을 처리하고 놈이 품고 있는 핵을 처리하면, 게이트 클리어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그가 현재 장착하고 있는 아티팩트들처럼 말이다.


꿀꺽!


침을 삼킨 이진우가, 피 묻은 스틸레토를 꼬나쥔 채 폭쇄를 갈겼다.


【폭쇄爆碎】


곧장 피묻은 스텔레토가 독 어미의 애벌레 같은 하체를 파고들었다.

단검과 팔이 푹 박히면서 녹색 진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더욱더 강해진 독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엑!]


동시에, 독 어미가 이진우를 후려쳐 날려버렸다.

의외로 이진우에겐 상당히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큭!"


홈 스위트 홈에 의해 이진우의 무적이 적용되는 방식은 간단하다.

진행의 중지.

피해가 적용되기 직전 시점에서 물리 작용이 멈춰버리는 것이다.


예컨대 누군가가 이진우의 팔뚝을 꼬집는다면...

처음엔 평범한 인간의 것처럼 말랑하게 꼬집혔다가, 홈 스위트 홈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라는 판정이 된 순간, 진행이 멈추겠지.


팔을 꺾어 부숴버리려고 한다면?

어느 수준의 각도 이상에선 팔이 꺾이지 않을 것이다.


독에 의한 공격도 마찬가지다.

독은 이진우의 몸에 파고들어 가 그를 죽음으로 인도하려 했으나, 이진우의 몸은 독에 절여진 상태임에도 중독이 되질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했듯 이 무적은 공략의 여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누군가 강한 힘으로 붙잡으면 벗어날 수 없다.

강한 힘으로 밀쳐버리면 손쉽게 날아가 버린다.

게임으로 치자면, 어디까지나 데미지를 입지 않을 뿐 군중제어기(C.C)의 효과는 100% 모두 받는 셈이다.


수분, 영양, 공기.

몸을 움직이기 위한 자원이 부족해졌다간?

목숨에 지장은 없어도, 어느 순간 가사 상태에 빠져버린다.


때문에, 시작된 독 어미와의 싸움은 생각 이상으로 치열했다.


쿠구궁!


독 어미가 이진우를 깔아뭉개려 한다.

저 물컹하고 커다란 몸체에 깔렸다간 호흡이 멈출 테니 이진우는 회피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푹!


빈틈을 노려 유효타를 먹이곤 있지만, 4레벨 몬스터의 생명력은 이진우의 생각 이상으로 강인했다.


【폭쇄爆碎】


폭쇄를 찔러넣으면 확실히 타격을 입는 건 사실. 헌데 놈은, 아무렇지도 않게 거대한 덩치를 이용해 이진우를 압박한다!


한 대라도 스쳤다간 저 멀리 바닥을 뒹굴며 날아가야 했기에, 의외로 이진우가 공격을 적중시킬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


'미친.'


이건 확실히, 예상외 사태였다.

솔직히 말해 이진우는 넉넉히 삼십 분 정도면 독 어미를 요리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으니까.

그 단단하던 갑귀충조차 십 분 만에 처리하는 게 가능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대로라면 남은 세 시간 동안 독 어미를 상대한다 한들, 놈을 쓰러뜨릴 자신이 없었다.


무슨, 숟가락 살인마가 된 기분이다.


'지금이라도 물러나야 하나?'


이진우가 진심으로 고민했다.

현재 게이트에 들어와 있는 게 그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핵이 자리 잡은 중앙지대는 출입 불가 지대인데다가,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의 경우 극독이 퍼져 있는지라, 당장은 다른 각성자들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만...


이대로 전투가 늘어졌다간 다른 각성자들의 어그로가 끌릴지도 모른다.

아마 신고라도 할 걸?

보상금이 쏠쏠하거든.

그럼, 독 어미는 따위는 단숨에 찢어발길 수 있는 고레벨 각성자가 출동할지도 모르지.


그때부터 상황은 이진우의 손을 떠난다.

차라리 지금 분신을 역소환하고 마땅한 방법을 찾아낸 뒤 재시도하는 게, 현명할지도 몰랐다.


-[끄에에에에에에에에엥!]


독 어미가 또다시 괴성과 함께 달려들었다.

이진우는 폭쇄를 이용해 공격을 회피하며, 마찬가지로 폭쇄를 통해 단검을 박아넣는다.


그럼에도 놈의 돌진은 계속된다.

독 어미의 아랫배가 죽 갈라지다가, 그 힘에 휩쓸린 이진우가 또다시 바닥을 뒹굴었다.

그런 이진우를 향해 독 어미가 또다시 달려왔다.


퉷!


이진우가 입안에 들어온 모래를 내뱉는다.

그러면서도 바닥을 굴러 공격을 피했다.


일종의 본능일까?

자신의 선택이 제법 효과적이라는 걸 깨달았는지, 독 어미가 본능적으로 히트 앤 런 전략을 취했다.

그때부턴 이진우가 제대로 단검을 꽂아놓는 것조차 힘들었다.


...아무리 무적이라고 해도 그렇다.

최고 속도로 달려드는 대형 버스를 어떻게 막아내겠는가?

거기에 단검을 뻗었다간 물리력에 휩쓸려 바닥을 뒹굴 뿐이지.


이진우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어 간다.

하지만 의외로, 공략법은 그런 상황에서 나타났다.

어쩔 수 없이 회피에 집중하며 바닥을 굴러다니는 돌을 쥐어 내던진 순간이었다.


"뭐야."


폭쇄를 응용해 강하게 던진 돌덩이가 독 어미의 아랫배 위.


즉, '인간을 닮은 상체'를 때리자, 타격이 있는 듯, 독 어미가 고통스러워했다.


"약점이 있었어?"


실마리를 찾은 이진우가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


독 어미의 약점을 찾았다.

여왕 흰개미를 닮은 아랫배 부분이 아니라, 인간을 닮은 상체를 공략해야 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진우가 단숨에 독 어미 사냥을 마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높다.'


독 어미의 신장은 5m에 달한다.

상체만 1m쯤이니, 놈의 약점은 4m 위에 자리 잡고 있다.

팔을 휘두른다고 해서 닿을 리가 없는 것이다.

괜히 한동안 독 어미와 투닥거리기만 한 게 아니다.


또 나름대로 폭쇄를 응용해 던진 돌멩이마저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으니.

놈을 쓰러뜨리려면, 결국 이진우가 직접 저 약점에 폭쇄를 적중시켜야 한다는 뜻이 된다.


-[끼에에에에엥...]


돌맹이가 꽤나 아팠기 때문일까.

이전과 달리 독 어미는 저돌성을 보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로 아랫배에서 뿜어지는 독을 사방에 퍼뜨릴 뿐이다.


'졸렬하게.'


아마 지금까진 저런 식으로 적을 처리했겠지.

실제로도 꽤나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놈은 게임으로 치면, 독 데미지를 누적하는 탱커 같은 느낌이 아닌가?

웬만한 4레벨 각성자라고 해도 독 어미를 상대하면 서서히, 하지만 확실히 말라 죽어갈 게 뻔했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진우에게 그 전략은 먹히지 않았다.

이쪽은 무적 치트를 쓴 극딜러거든.


쾅!


이진우가 뛰쳐나가, 독 어미에게 쇄도했다.

독 어미가 육중한 아랫배를 꼬리처럼 후려치는 순간 다시 한 번 폭쇄를 사용했다.

그가 대각으로 뛰어올라 공격을 피한다.

아래에서 위로, 스틸레토가 솟구쳐 독 어미의 목을 노렸다.


-[끼엑!]


독 어미가 목을 꺾어 이진우의 공격을 회피한다.

허공에 뜬 무방비한 이진우를 손으로 후려쳐 다시 한 번 날려버린다.


빡!


소용없었다.

이진우가 다시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시 한 번 공격을 가했다.

그리고 그때부턴 이진우가 본격적으로 전투를 이끌어 나갔다.


'빗나가도 돼.'


이진우는 왜인지, 어릴 적을 떠올렸다.

과거 어렸을 때 그의 취미 중 하나는 오락실 게임이었다.


'실패해도 돼.'


빈말로라도 이진우는 게임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되려 반대.

까놓고 못 했다.


게임 센스가 전무해서, 친구들은 손쉽게 원 코인으로 깨는 스테이지에서도 허무하게 죽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그 대신이라고 할까?

어릴 적의 이진우는 제법 부유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많은 용돈을 챙겨 주셨던 덕분이다.

필시, 어머니의 빈자리를 자식이 느끼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겠지.


'또 하면 되니까.'


그래서 이진우는 재도전했다.

몇 번이고.

몇십 번이고 동전을 넣어 마지막엔 보스를 클리어했다.


지금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무적 능력을 각성한 이진우에게 중요한 건 결코 한 번에 성공하는 게 아니었다.


그에게 필요한 건───


앞으로 나아가는 것.

설령 거북이처럼 느릴지라도, 끝끝내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


"..."


이진우가 몸을 움직였다.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그럼에도 이진우는 자신이 실패한 것보다 한 번을 더 도전했다.


무아지경에 빠져.

저가 뭘 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결승선을 향해 달려갔다.


-[끼에에에에엑!]


느리다.

하지만 점차 확실히 가까워지고 있다.


이진우의 움직임이 정제되어 날카롭게 벼려졌다.

그가 내지른 검이 독 어미의 상반신을 스치기 시작했다.


독 어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발악하나, 이진우의 단검은 점차 놈의 죽음과 밀접한다.


그리고 이진우가 몇 번인지도 모를 쇄도를 시작했을 바로 그때.


"아."


어쩐지, 머릿속에 강렬한 번개가 치는 느낌이 들었다.


【폭쇄결爆碎訣】


현재 이진우가 사용할 수 있는 폭쇄결의 초식은 제일식, 폭쇄뿐이었다.

다른 초식이 비급에 기록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저 이진우의 오성이 비급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지 않았던 탓이다.


무인으로서 두 개의 별을 품고 2성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뿐.

2성 경지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폭쇄결의 제이식에 대해선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지금까진.


하지만 불현듯 깨달음이 찾아왔다.

어떤 방식으로 내공을 운영해야 하는지.

자세는 어떻게 취해야 하며 어떤 세기로 힘을 발해야 하는지.

전부다. 확실히 알 것만 같았다.


【제이식第二式】


독 어미가 아랫배를 내질렀다.

마치 벌이 침을 쏘는 듯한 자세다.

지금까진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공격 방식.


꽤나 위협적이었다.

이대로 공격에 얻어맞는다면 이진우가 저 멀리 나가떨어지겠지.

독 어미는 도망칠 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경각에 달한 생존본능이 독 어미를 움직인 결과였다.


거기서───


이진우는 마주 뛰어올랐다.


내질러진 독 어미의 공격을 회피한 후.

폭쇄로 아랫배를 때려.

한 번 더 떠오르고 나서.


【폭침爆浸】


그저, 독 어미의 머리를 향해 맨손을 뻗었다.


툭.


폭쇄와 달리 대단한 소음은 없었다.

무언가를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만이 들렸을 뿐이다.


그러나 폭침은 사용자의 내공을 상대에게 침투시켜, 터트리는 초식이다.

현재 수류탄이 독 어미의 머리 안에서 폭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독 어미의 거대한 몸체가 바닥에 쓰러졌다.


쿵!


느려터진 거북이의 발자국이, 끝내 결승선에 찍힌 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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