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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꾸룽꼬룡
작품등록일 :
2024.07.10 12:56
최근연재일 :
2024.08.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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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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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탈환(1)

DUMMY

재각성.

이미 각성을 마친 각성자들이, 한 번 더 각성을 이루는 현상.


무공 계통으로 각성한 무인이 재각성을 통해 마법 계통을 추가로 얻어 마검사가 되는 경우도.

마법 계통으로 각성한 마법사가 이능 계통을 얻어 마법과 초능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당연히 같은 계통을 두 번 연속으로 각성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능 계통만은 예외였다.


이능 계통을 연속으로 각성해 이중능력자가 되는 경우는 종종 발생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기적이 이진우에게 일어났다.


“아바타?"


이진우가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꺼낸다.


"분신이라고? 손오공이 쓰는 그거?"


그는 곧장 새롭게 각성한 자신의 이능을 실험했다.


감시당할 걱정은 없었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일까.

건한캐피탈은 그의 사생활을 어느 정도까진 보장해줬으니.

하긴, 정신 건강을 챙겨주기 위해 꾸준한 운동을 시켜주는 놈들이 아닌가?


-[SYSTEM[: 【아바타】가 발동합니다.


침대에 걸터앉은 이진우 앞에, 또 다른 이진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즉시, 이진우는 어지럼증에 머리를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분신을 통해 받아내는 정보가 그대로 공유된 탓이다.


그나마 뇌가 둘로 늘어나 정보를 감당하는 게 어렵진 않았지만 감각이 뒤섞이는 게 문제였다.

분신을 조종하지 못해 분신이 그대로 제자리에 엎어졌다.


하긴, 당연한 결과였다.

왼손으로 세모를 그리며, 오른손으론 네모를 그리는 단순한 멀티태스킹조차 힘들어하는 게 평범한 사람이다.


익숙해진다면 모를까.

적어도 지금 당장은 몸 두 개를 동시에 지배할 수 없는 듯싶다.


그래도 해결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후.”


이진우가 본체의 감각을 차단했다.

침대에 드러누워 이불을 뒤집어쓴 채 눈을 감았다.

대신 분신 쪽으로 감각을 집중했다.

본체에 대한 조종을 포기하자 드디어 분신을 제대로 다룰 수 있었다.


“이건.”


이진우가 분신의 몸으로 제자리에서 콩콩 뛰어본다.

근육을 풀거나 육신 여기저기를 만져보기도 했다.


“내 몸이랑 다를 게 없는데.”


그 결과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상태창.”


분신을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이진우는 각성자들에게 허락된 권능인 상태창을 열었다.


====


【이진우】


각성 계통: 이능


-홈 스위트 홈(S)

-아바타(S)


【스테이터스】


근력: 10 | 체력: 10

민첩: 10 | 내구: ∞

감각: 10 | 에테르: ???


【특이사항】


-이능, 홈 스위트 홈(S)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




【이진우】(분신)


각성 계통: 무공


【스테이터스】


근력: 10 | 체력: 10

민첩: 10 | 내구: ∞

감각: 10 | 내공: 10


【특이사항】


-이능, 홈 스위트 홈(S)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분신의 지속 시간: 2시간 59분


====


그러자 본체와 분신의 상태창이 각각 떠올랐다.


“내 계통은 이능이 맞고, 분신 계통은 왜 무공... 아!”


왜 그런 결과값이 나타났는지는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


【아바타】[S]


혹시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으십니까? 몸이 두 개면 좋겠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복수의 몸을 손에 넣으셨습니다.


-하루에 3시간까지 활동할 수 있는 분신을 소환합니다.

-역소환 시, 재사용 대기시간 10분이 적용됩니다.

-분신이 공격받아 소멸했을 시, 활동 가능 시간이 사라집니다.

-분신은 랜덤한 계통의 각성을 이룹니다.

-분신이 성장할 때마다, 아바타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


분신은 랜덤한 계통의 각성을 이룬다고 쓰여 있지 않은가?

아무래도 이능 계통인 본체와 달리 분신은 무공 계통의 각성을 해버린 모양이다.


‘그래 봤자 당장은 별 차이가 없지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분신이 본체보다 강한 힘을 뽐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이능이 주어지는 이능 계통의 각성자와는 다르다.

무공 계통과 마법 계통의 각성자들을 각각 무공과 마법을 따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중에 적절한 무공을 익히게 된다면, 본체보다 분신이 훨씬 강해지게 되지 않을까?


그가 각성한 홈 스위트 홈과 아바타는, 유감스럽게도 둘 다 무력을 보장하는 종류의 이능은 아니니 말이다.


‘다른 점은.’


홈 스위트 홈의 무적 효과가 분신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


이건, 연구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판정이 어떻게 되길래?'


홈 스위트 홈은 주인이 영역에 머물 때, 피해 면역을 부여하는 이능이다.

그리고 지금 분신에는 피해 면역 효과가 적용되는 중이다.


여기서 두 가정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분신이든 본체든 집 안에 머무르고 있을 때 각각 개체에게 무적이 적용되는 경우.

집을 나서면 집 나간 쪽은 무적이 풀리는 거지.


얼핏 보기에 이는 일반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홈 스위트 홈'을 가진 주체는 분신이 아닌, 어디까지나 본체.

그걸 고려하면 저 해석은 조금 이상했다.


본체가 '영역 내에 머문다'라는 조건을 만족하는 게 핵심 아닌가?

분신이 영역 내에 있든 영역 바깥에 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두 번째 해석이 가능해진다.


'본체만 조건을 만족시키면 분신에게도 무적 적용된다.'


설령 분신이 영역 바깥을 나갈지라도 말이다.


쿵쿵쿵!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만약 판정이 예상대로 적용된다면?

이제 더 이상 이 건물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무적 분신을 얻은 셈이니 얼마든지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 거다.


아니. 저런 판정이 적용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분신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


솔직히 말해, 5년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자신이라면 JW타워 내의 모든 보안부대원을 몰살시키는 게 가능했다.


새로운 이능의 활용법을 알아냈거든.


하지만 그다음이 까다로웠다.

영역 바깥에서 무적을 잃은 채, 건한캐피탈의 방해를 피해 식량과 식수를 구해올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했다.

5년 전 탈출 실패 이후, 그가 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이유다.


헌데 분신을 각성한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본체를 집에 두고 분신을 통해 식량을 구하면 되지 않나?

설령 분신이 소멸한다 해도 다음날에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는 이전에 비해 훨씬 적다.


‘적당한 실험을 마친 후에.’


목줄을 끊고 자유를 되찾는다.


충분히 해볼 만한 모험이었다.


***


그날 밤.

이진우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하나씩 접할 수 있었다.


좋은 소식은, 이진우가 얻은 건 그냥 분신이 아닌 무적 분신이라는 것.

벽 너머로 분신을 소환해서 추락시켜 봤는데 멀쩡했었다.


'역소환에 꼬박 10초가 걸릴 줄이야. 심지어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면, 역소환 과정이 해제되니.'


자칫 분신의 존재를 들킬 뻔하긴 했지만, 무사히 역소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나쁜 소식은.


"그 백수 새끼 꿀 빠는 거, 드디어 그만 볼 수 있겠네."

"무슨 소리야?"

"못 들었어? 이번에 대표이사 바뀌었잖아. 대표이사가 이진우 지금처럼 안 놔둔다는데? 가사 상태로 만들어서 지하실에 감금해 버릴 거래."


아래층 화장실에 잠입시켜 둔 분신을 통해 그런 정보가 흘러들어왔다는 거겠지.


"진짜? 지금까진 그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안 한 거잖아."

"어. 혹시 모를 자살 방법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가사 상태가 이어지면 이능이 풀릴지도 모르고... 근데, 연구 다 끝났대. 이 건물 안에서 그 새낀 죽고 싶어도 절대 못 죽는다는데."

"와, 그건 좀 불쌍하네."


아무래도, 탈출 계획을 미룰 수 없을 것 같았다.


***


날백수 애새끼 똥 치워주는 일.


이진우의 전담비서 성상훈은, 자신의 직업을 그리 정의했다.

그야, 딱 그 느낌 아닌가?


‘대체 저 새낀 뭐가 불만이야? 하루 온종일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는 주제에.’


물론 10년째 한 건물에서 나가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게 통제당하는 건 좆같을 만하다.


하지만 그 대가로 놈은 자고 싶으면 자고, 놀고 싶으면 놀면서 삶을 보낸다.

그것도 5성급 호텔 스위트룸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은 시설에서!


더 짜증 나는 건, 놈에게 자신의 모가지가 달려 있었다는 점이다.


성상훈은 5년 전 이진우가 탈출을 시도하다 실패했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 이진우의 전담비서이자 성상훈의 전임자는 모든 책임을 지고 산 채로 바다에 수장당해 죽었다.


JW타워를 관리하던 【건한캐피탈 제7보안부대】 또한 전부 옷을 벗고, 길바닥에 나앉았어야 했다.


만약 또 놈이 탈출을 시도하려 든다면?

성상훈은 전임자의 뒤를 따라가야 하리라.

그렇다고 놈의 심기를 거스른다면, 죽지는 않아도 직업을 잃을 게 뻔했다.


제 목숨줄을 쥔 애새끼가 성상훈으로선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이제 그것도 끝이니 다행이지."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성상훈의 고행은 여기까지였다.


“사흘 남았나.”


대표이사가 뒤바뀌었다.

이진우의 취급도 뒤바뀔 예정이다.

5년에 걸친 실험 결과가 나온 만큼, 이진우를 막 다뤄도 자살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다.


이제 사흘 후면 이진우는 가사상태에 빠진 채, 차가운 지하에서 일평생을 보내야 하리라.

그 생각을 하면 어쩐지, 웃음이 절로 피식피식 나왔다.


그래서일까?


띠링! 띠링!


지금 또 그 애새끼로부터 호출이 왔는데도, 성상훈은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씨발, 훈련 중인데. 눈치도 없지.”


그 정도의 가벼운 욕지거리를 내뱉은 뒤, 성상훈이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5층에 자리 잡은 이진우의 방 앞에 도착했다.


“흠흠.”


그가 몇 번이나 목을 가듬은 뒤, 아까 욕을 내뱉었다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친절한 목소리로 이진우에게 물었다.


“이진우 님. 호출하셨습니까?”


곧장 문이 열리고 이진우가 모습을 드러낸다.


음울한 얼굴과 덥수룩한 머리.

전반적으로 말랐지만 꾸준히 운동해서인지, 얼핏 드러나는 근육.


“바람 좀 쐬고 싶어. 옥상으로 가고 싶은데."

“이 시간에 말입니까?”

"왜, 안 돼?"


현재 시각은 새벽 한 시.

이런 부탁을 하기엔 부적절한 시간이나 이진우는 마냥 당당하다.


‘곧 지하에 처박힐 새끼가, 귀찮게 하긴.’


하지만 요구를 거절할 순 없는 노릇.


“...알겠습니다. 바로 모시겠습니다.”


무전기에다가 대고 보고를 끝마친 뒤, 두 사람이 옥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띵동!


엘리베이터가 도착한다.

보안키를 태그하자 엘리베이터는 테라스 입구가 위치한 43층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길 때마다 이진우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마침내 두 사람이 함께, 두꺼운 옥상 문을 열고 테라스에 도착했다.


터벅터벅!


테라스의 모습은 살풍경했다.

온실처럼 투명한 유리벽이 옥상을 감싼 구조였는데, 난간 부근에는 하나같이 중기관총이나 박격포 같은 무기가 설치되어 있었던 탓이다.


건한캐피탈이 이진우의 JW타워를 일종의 방어 포탑으로 사용한 흔적이었다.

저 유리벽에도 홈 스위트 홈의 무적 효과가 적용되어, 온갖 비행형 몬스터의 습격에도 건물이 무사할 수 있었다.


"오늘따라 왜 밤바람이 쐬고 싶으십니까?"


성상훈은 기분 나쁜 티를 제 나름대로 열심히 숨기며 입을 열었다.


그가 유리벽 창문을 열기 위해 움직인다.


"바람이야 항상 쐬고 싶었지. 십 년 전부터."


그렇게───


“기왕이면, 직접 건물을 나가서 말이야."


이진우의 탈출 계획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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