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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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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꾸룽꼬룡
작품등록일 :
2024.07.10 12:56
최근연재일 :
2024.08.23 17: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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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073
추천수 :
7,638
글자수 :
224,040

작성
24.07.22 16:20
조회
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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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글자
11쪽

게이트(1)

DUMMY

게이트에 진입한 각성자는 이계의 외곽부 중 랜덤한 위치에 소환된다.

파티 플레이를 하려면?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둥, 서로가 맞닿은 상태에서 입장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진우가 게이트 침입이라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추적자는 없었다.

상술한 특징 탓에 추격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쯤, 추적자들은 매뉴얼대로 게이트 출입구를 막고 있겠지.

이계에서 랜덤하게 생성되는 출구 게이트를 찾아 탈출한 각성자는, 입구 게이트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거든.

아무리 식량을 많이 챙겼다 한들 게이트 안에서 평생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신기하네.'


덕분에 이진우는 여유롭게 주변을 구경할 수 있었다.


'여기가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 게이트 내부인가.'


폐허라는 이름답게 무너진 중세 양식의 건축물들이 보였다.

망가진 건축물들은 하나같이 기괴한 색에 찌들어 있었는데, 저게 게이트 이름에 '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된 원인인 것 같다.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중독될 것처럼 생겼거든.


또. 수산시장에서나 날법한 썩은 비린내와 화학적인 향이 뒤섞여 코를 쿡쿡 찔러댔다.

빈말로라도 유쾌하다고 할 순 없는 냄새였다.


이래서일까?

다른 각성자들의 경우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 내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진 않는다고 한다.


'움직이자.'


이진우 역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중독될 걱정은 없어도 분신엔 지속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터벅터벅!


그가 본격적으로 게이트의 중심을 향해 나아갔다.

중심으로 갈수록 몬스터의 밀도가 높아지는데다가, 게이트의 핵은 이계 중심에 존재하니 당연한 판단이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몬스터 한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스락바스락바스락!


어지간한 대형견 수준 크기의 괴물.

마치 귀뚜라미의 몸에 꽃게 다리를 달아놓은 것 같은 징그러운 외모.


'가시집게!'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게이트를 조사한 만큼, 무슨 몬스터인진 바로 알 수 있었다.

바로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에서 등장하는 몬스터 중 가장 흔한 개체, 가시집게였다.


'2레벨 수준이랬나.'


이진우가 스틸레토 단검을 꺼내 움켜쥐었다.

잠시 이진우와 가시집게가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그리고 이내, 놈을 향해 뛰쳐나간 이진우가 단검으로 가시집게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푹!


스틸레토는 손쉽게 가시집게의 머리를 파고든다.


【폭쇄爆碎】


폭쇄를 통해 내려찍기의 위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반투명한 진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가시집게가 기괴한 소리를 냈다.


얼핏 보기엔 일격필살의 완벽한 사냥.

몬스터를 처음 상대하는 것치고 꽤나 깔끔한 마무리인지라, 이진우가 속으로 환호를 내질렀다.


콰직!


하지만 곧, 이진우는 왜 초보 각성자가 게이트에서 어이없이 목숨을 잃는지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악, 깜짝이야!"


머리가 터진 주제에.

가시집게가 자신의 팔을 뻗었다.

가시가 솟구친 집게가 이진우의 머리를 움켜쥔다.

이내 집게로부터 보라색 독액이 뿜어져 나와, 그가 쓴 가면을 적시기도 했다.


만약 이진우가 평범한 2성 무인이었다면?

이 순간 가시집게의 길동무가 되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상황!


"뭐가 이렇게 질겨?"


...다행히 이진우는 평범한 2성 각성자가 아니었다.


【폭쇄爆碎】


그가 반대쪽 손으로 폭쇄를 사용했다.

주먹이 폭발하듯 뻗어 나가 가시집게의 가슴팍을 때렸다.

가시집게가 저 멀리 날아간다.


슥슥!


이진우는 가면을 적신 독액을 대강 닫고 나서, 진짜로 죽은 가시집게의 시체를 향해 다가갔다.


"아, 마정석!"


부서진 가슴팍 너머.

손톱만 한 크기의 마정석이 보인다.


콰직!


이진우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

마정석을 적출했고, 등에 멘 가방 안에 넣었다.


'불법으로 구한 물건이니 팔 순 없어도, 직접 쓸 순 있으니까.'


마력 발전기를 가동하기 위한 마정석이 떨어져 가는데, 잘 됐다.


"...무적 없었으면, 게이트 공략은 꿈도 못 꿨겠는데?"


이걸로 첫 사냥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리고 금세 두 번째 사냥이 이어졌다.


바스락바스락바스락바스락!


십수 마리의 가시집게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진짜, 꿈도 못 꿨겠어."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진우는 다시 한 번 피 묻은 스틸레토를 움켜쥐었다.


***


문어발식 사업의 단점은, 필연적으로 버려지는 사업 영역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유감스럽게도 건한그룹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극히 선호했고, 그렇게 방치된 자회사 중엔 건한캐피탈이 있었다.

적당한 중견규모 캐피탈사를 적대적 인수해 굴려 먹는 자회사.


건한캐피탈은 본사로부터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적당히 나 없앨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대단한 지원을 해줄 필요도 없는 곳!

그 정도가 건한 내에서 건한캐피탈에 가지는 인식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건한캐피탈의 대표와 부대표는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웠다.

JW타워라는 희대의 황금알 낳는 거위를 손에 넣은 결과였다.


하지만 지키지 못할 보물은 재앙이 되는 법.

그건 이진우뿐만이 아닌, 그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이진우에게 이능이 보물이자 재앙이었다면.

그들에겐 이진우가 보물이자 재앙이었다.


"개 같은 본사 새끼들!"


본사가 JW타워를 탐내기 시작했다.

본사에서 인력을 파견, 전 대표를 갈아치워 본사 사람을 새로운 대표로 임명했다.


문제는 바로 그 타이밍에 이진우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것.


'정갑형, 그 양반은 그나마 다른 한직으로 물러났지만...'


전 대표 정갑형은 건한캐피탈을 빼앗기는 선에서 자리를 지켰다.


'나는 잘못했다간 전부 뒤집어써 버린다.'


하지만 부대표, 고병한은 상황이 달랐다.

이대로 JW타워를 잃는다면?

모든 책임을 고병한이 져야만 할 거다.

본사에서 온 대표가 책임을 져줄 리가 없잖은가.

최소한 모가지가 날아가거나, 어쩌면 물리적으로 목이 잘릴 수도 있겠지.


"부대표님."

"이진우는, 아직 아무런 반응 없어?"

"...송구스럽습니다."


그래서 고병한은 일단 사건을 은폐했다.

본사 샌님의 귀와 눈을 가린 후 움직였다.

덕분에 고병한은 지금, 부하들과 함께 JW타워 앞에서 함께 포위 전선을 형성하고 있었다.


"씨발, 씨발. 이 새끼, 언제 나오는 거야?"

"서연화 보안부대장이 전달한 정보로 추정하기엔, 남은 식량은 일주일 치정도이나... '검은 사신'이라는 놈이 식량을 가지고 들어왔다면, 이진우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너, 그 아가리 닥쳐. 내가 뒤지면 너라고 무사할 것 같아?"


고병한이 피가 날 정도로 손톱을 딱딱 물어뜯었다.


그리고 나쁜 소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대표님!"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임시 사무실 내에, 직원 하나가 급하게 뛰쳐 들어왔다.

고병한은 화를 내려 했으나, 그보단 직원이 입을 여는 게 빨랐다.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 게이트에, 침입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고병한은 머리가 띵해지는 걸 느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새낀데?"

"죄송합니다. 그건 잘..."

"어떻게, 도움이 되는 새끼가 하나도 없지?"


고병한이 재떨이를 던졌다.

재떨이를 이마에 얻어맞은 직원이, 피를 흘리면서도 고개를 수그렸다.


까득!


그는 이를 갈면서도 빠르게 상황을 분석했다.


"침입자의 수준은?"

"2레벨. 잘 쳐줘도 3레벨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확실해?"

"영상 기록에 따르면─"

"확실하냐고 묻잖아, 이 새끼야."

"...예. 확실합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


"현장 인원만 써서, 게이트 주변 보안을 강화해."

"받들겠습니다."


상설 게이트 무단 침입은 심각한 불법이다.

그건 딱히, 입장료 따위가 아까워서는 아니다.

자칫 핵을 부숴버리면 게이트가 폐쇄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JW타워 만큼은 아니더라도,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 게이트 또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만으로도 돈이 된다.

그런 걸 잃었다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진, 상상조차 하기 싫다.


하지만 기껏해야 3레벨 수준이라면...


'게이트가 닫힐 가능성은 없다.'


게이트의 핵을 부수는 건 불가능했다.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의 핵은 4레벨 몬스터 【독 어미】가 품고 있으니까.


'차라리 JW타워에 인력을 집중하는 게 맞는 판단이야. 하이에나들이 무슨 미친 짓을 저지를지 몰라.'


애써 냉수 한 잔을 들이켜면서 고병한이 심호흡을 했다.




...게이트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 건, 다음날 새벽이었다.


***


폭쇄결은 방어를 도외시하다 못해, 스스로의 뼈와 근육을 깎아 상대를 부수는 무공이다.

부작용이 심하지만 위력만큼은 모든 무공을 통틀어도 손에 꼽힌다.

그런 의미에서 무적과 폭쇄결의 조합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쿵! 쿵! 쿵!


코뿔소와 장수풍뎅이를 합친 듯한 몬스터가 달려들었다.

3레벨 몬스터 갑귀충.

말 그대로 갑옷과 같은 외골격을 가졌다.

그 탓에 3레벨 몬스터 중에서도 상대하기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냥을 위해선 먼저, 유탄이나 수류탄. 혹은 공격 마법 등등으로 갑각을 파괴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진우에게는 전혀 상대가 어렵지 않았다.


【폭쇄爆碎】


돌진을 정면으로 받는다.

놈이 달려드는 힘을 역으로 이용해, 스틸레토를 폭쇄와 함께 내질렀다.


-[끄워어어어어어어!]


놈의 이마 갑각에 구멍이 뻥 뚫렸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이진우가 뒹굴었지만 상관없다.

도로 자리에서 일어나, 갑귀충에게 달려들었다.

등 뒤에 올라탄 채 마구잡이로 스틸레토를 내려찍었다.


독이 꿈틀거리는 폐허에 사는 몬스터 답게, 놈은 등의 독샘에서 산성 침을 뿜어내 이진우를 공격한다.


치이이이이익!


이번에도 이진우의 대응은 간단했다.

무시하고 스틸레토를 계속 내려찍는다.

내력이 아낄 겸 굳이 폭쇄를 쓰지도 않는다.


쿵!


결국 갑귀충이 생명을 잃고 쓰러졌다.

갑귀충이 품고 있던 잔여 마력이 흡수되어, 이진우의 단전 내 핵에 내공의 형태로 흡수됐다.


터벅터벅!


이진우는 계속해서 이계의 중심지를 향해 나아간다.

중간에 온갖 몬스터를 만나도 피하지 않았다.


무적과 폭쇄결 조합의 공격일변도.

그것만으로도 달려드는 모든 몬스터를 사냥했다.


그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나마 단단한 몬스터를 만나면 사냥할 때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거나.

장비의 내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만이 유일한 말썽거리였다.


그리고 그가 입은 옷가지가 꽤나 너덜너덜해졌을 즈음.

이진우는 코끝을 찌르는 독기가 강해졌음을 느꼈다.


'여기다.'


그는 독기가 짙어지는 방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저게, 독 어미?'


그렇게 게이트를 탐험한 지 꼬박 여덟 시간 후, 마침내 이진우는 목표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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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트(1) +5 24.07.22 11,221 2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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