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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꾸룽꼬룡
작품등록일 :
2024.07.10 12:56
최근연재일 :
2024.08.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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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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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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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무공(1)

DUMMY

1층으로 올라온 이진우가 지하에서 얻은 소득을 정리했다.


먼저, 지하 창고에서 구한 장비 셋은 이러했다.


====


【얼굴 없는 자】[희귀]


눈에 띄지만 않아도 절반은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가면을 지닌 당신! 이미 절반은 성공하셨군요?


-착용자에게 6레벨 수준의 인식 저해를 부여합니다.


====


첫 번째, 얼굴 없는 자.


일반-고급-희귀-영웅-전설-신화.

여섯 단계로 나뉘는 장비 등급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아티팩트다.

얼굴에 쓸 수 있는 가면의 형태를 띠고 있다.


6레벨 수준의 인식 저해가 무슨 뜻인진 잘 모르겠지만, 이 가면을 쓰고 다니면 어지간해선 다른 이들이 착용자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뜻인 듯하다.


쓸 구석이 있어서 챙겨왔다.


미리 스포일러를 살짝 해보자면, 앞으로 이중신분을 사용할 것 같거든.


====


【그림자 망토】[희귀]


까만 망토는 암살자의 로망입니다.

로망이 로망인 덴 이유가 있는 법이죠.


-하루에 한 번, 착용자에게 4레벨 수준의 은신을 부여합니다.


====


두 번째, 그림자 망토.


말 그대로 중세 판타지 암살자나 입을 법한 롱케이프다.

얼굴 없는 자와 같은 희귀 등급이나, 이상하게도 얜 6레벨이 아니라 4레벨 수준의 은신을 부여한단다.

그것도 고작 하루에 한 번이라는 제한까지 있다.


아무래도 '인식 저해'와 '은신' 사이에는 격 차이가 있기 때문인 듯싶다.

하긴 인식 저해는 착용자를 알아보지 못하게 할 뿐이지만, 은신은 시선 자체를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머리를 굴려보면 굴려볼수록 대단한 능력이었다.

온갖 고생을 하며 잡았던 최인호 같은 3레벨 각성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림자 망토의 은신을 꿰뚫어보지 못한다는 뜻 아닌가?


====


【피 묻은 스틸레토】[고급]


불길해 보이는 찌르기 전용 단검입니다.


-2레벨 수준의 관통 효과가 유지됩니다.

-해당 아이템에 의해 상처를 입을 시, 2레벨 수준의 상처 악화가 적용됩니다.

-해당 아이템을 착용한 이는 2레벨 수준의 방어력 감소 효과가 적용됩니다.


====


마지막, 피 묻은 스틸레토.


기본 효과가 등급에 비해 좋은 대신 부작용을 가지는 아티팩트다.

이진우에겐 아무래도 좋을 일이었다.

아티팩트를 착용할 그의 분신은 상시 무적 효과를 받지 않는다.

방어력 감소 효과를 무시하고 좋은 성능만을 누릴 수 있으리라.


'나쁘지 않아.'


모든 장비를 장착한 이진우가 자신의 분신을 거울에 비춘다.

그곳엔 그럴듯한 중세 판타지 컨셉의 암살자가 서 있었다.


'누가 봐도, 내가 이진우라는 걸 알아볼 순 없겠지.'


이진우는 자신이 재각성한 이능, 아바타에 대해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정보가 퍼진다는 건 곧 공략의 여지를 내어준다는 셈이니.

이능이 공략당하는 경험은 이미 겪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게다가 '홈 스위트 홈'만으로도 이진우는 10년간 감금당해 있어야 했다.

다른 이들이 그의 능력을 탐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홈 스위트 홈'과 '아바타'의 조합을 다른 이들이 알아낸다면, 얼마나 탐을 내겠는가?


건한캐피탈 뿐만이 아니다.

건한그룹 본사.

혹은 서울의 다른 초거대기업들이 이빨을 들이밀지도 모르지.


아직 그들과 맞서기에 이진우는 약했다.

그러니 그는, 힘을 기르기 전까진 이중 신분을 내세울 생각이었다.

의문의 실력자가 이진우를 보조한다는 설정. 괜찮지 않나?


이 컨셉을 내세운다면 대놓고 재각성을 밝히는 것보다야, 훨씬 어그로가 덜 끌릴 게 뻔했다.


'이제.'


남은 건 하나뿐이다.


...분신에, 지하에서 구해온 마공을 때려 박는 것.


====


【비급: 폭쇄결】


중국의 대마두 이자묵이 익혔던 무공, 폭쇄결이 적힌 비급입니다.


====


비급은 말 그대로 종이책이기 때문에, 아티팩트는 아니다.

당연히 등급도 없다.

그럼에도 이진우는 확신했다.


자신이 가져온 모든 아티팩트를 합쳐도...

아니, 지하에 놓인 모든 아티팩트를 합쳐도.

결코 이 비급이 지닌 가치에는 닿지 못하리라는 걸.


'이자묵, 너튜브에서나 보던 괴물인데.'


놈은 단신으로 수십만의 중국인을 학살한 대마두다.

대중들에게 '역대 최강의 각성자가 누구냐?'라고 물으면 백 명 중 한 사람 정돈 이자묵의 이름을 부를 정도로 그가 떨친 악명은 자자했다.


무적 분신으로 그런 괴물의 무공을 대성할 수 있다면?

건한캐피탈이 아니라 메가코프인 건한그룹도 두렵지 않았다.


'해보자.'


이진우가 분신으로 가부좌를 튼 채, 곧장 폭쇄결의 구결에 따라 운기하기 시작했다.


즉시, 체내에 자리 잡고 있는 내공이 느껴졌다.


그래. 이게 각성 계통의 중요성이었다.

세상에 떠도는 기운은 기본적으로 마력이지만, 어떤 계통을 각성했는지에 따라 마력을 체내에 저장할 수 있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무공 계통이라면 내공, 마법 계통이라면 마나, 이능 계통이라면 에테르인 식으로.


석유의 시작은 원유지만, 가열 방식에 따라 휘발유 경유 중유로 나뉘는 느낌이랄까.

에테르를 다루는 이진우의 본체가 죽었다 깨어나도 무공을 못 익히는 이유다.


'된다...!'


현재 분신의 수준은, 단전에 아무런 핵을 이루지 못했으니 0성.

당장은 일반인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제 충분한 내공을 모았기에, 단전에 핵을 형성해 1성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


'이렇게.'


폭쇄결의 구결을 곱씹으며 내공을 인도한다.

전신에 무작위로 퍼져 있던 내공들이 의지에 따라 단전을 향해 달려들었다.

폭주한 채 한 점으로 응축한 내공이 단전에서 폭발할 준비를 했다.


'이런 느낌으로.'


다만, 이진우는 몰랐다.

폭쇄결은 온갖 마공 중에서도 특히나 위험한 마공이라는 걸.


정상적인 무공 계통 각성자 수준의 지식을 갖췄다면 '전신의 내력을 단전에 집중시킨 뒤 터트린다'라는 게 얼마나 비상식적인지 눈치챘겠으나, 유감스럽게도 이진우는 무공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애초에 이진우가 정상적인 예비 무인이었다면 비결만 보고 무공을 익힌다는 미친 짓을 하지 않았을 거다.

그건 어마어마한 천재들에게나 허락된 영역이거든.


하물며 손에 쥔 비급이 폭쇄결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왜 100년 전 이자묵 이후로 한 번도 폭쇄결을 익힌 자가 나타나지 않았겠는가?

또. 그 대단한 폭쇄결이 왜 JW타워 지하에 박혀 있겠는가?


위험하니까.

천재 백 명이 도전하면 아흔아홉 명은 죽고 한 명은 폐인이 될 정도로 위험해서다.


'...좀 이상한데?'


당연히, 실패했다.


콰광!


뭉친 내공이 수류탄처럼 터져나가 단전을 찢어버리려 들었다.

일반적인 무인이라면 즉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법한 내상.

설령 살아남아도 단전이 파괴되어 평생을 폐인으로 살 게 뻔했다.


'뭘 잘못 한 건가? 더 세게 내공을 충돌시켜야 했나?'


...물론, 이진우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다시.'


이진우가 단전 내 내공이 진정되자, 다시 한 번 내공을 충돌시켰다.


한 번.

두 번.

세 번.

다섯 번.

열 번.

서른 번.


분신의 지속시간이 다 될 때까지 시도하고도 실패한 주제에, 다음날에 또 분신을 소환해 같은 일을 반복했다.

빈말로라도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오성을 끝없는 시행으로 극복한다.


세상에 그런 말이 있다.


【무한 원숭이 이론】


원숭이조차 무한히 타자기를 두드리면 언젠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진우는 원숭이보단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폭쇄결의 무학은 셰익스피어 전집보단 복잡하진 않았다.


그렇게 이진우가 시행착오를 겪은 지 꼬박 일주일.


"...됐다."


이진우의 단전에 핵이 만들어졌다.

항성이 중력으로 제 형태를 유지하듯, 핵은 내공을 붙들어 별과 같은 모습을 취했다.


비로소, 이진우가 1성 무인에 도달한 순간이었다.


...좋은 소식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SYSTEM]: 분신이 성장했습니다.

-[SYSTEM]: 아바타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SYSTEM]: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본체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분신이 성장할 때마다, 아바타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생각해보니, 아바타의 설명에 그런 내용이 있었지.


====


【선택지: LV.1】


1. 분신의 스텟 강화(I)

2. 분신의 지속 시간 증가(I)

3. 분신에 하급 특성 무작위 획득(I)


====


1번과 2번 선택지는 말 그대로 분신의 스텟과 지속 시간을 올려주는 것 같고, 3번 선택지는 분신에게 특성을 부여하는 것 같다.


'특성이라.'


특성.

이능과는 구분되는 힘이다.

저건 이능 계통 각성자 뿐만 아니라, 무공이나 마법 계통 각성자들도 모종의 방법을 통해 얻는 게 가능하다.


예컨대 【뛰어난 두뇌】같은 특성이 있다면 말 그대로 머리가 엄청나게 좋아지고.

최고의 특성이라고 손꼽히는 【드래곤 하트】같은 특성이 있다면 마력량이 무한에 가깝게 폭증하는 식이다.


초능력이라기보단 물리적, 정신적 특징에 가깝다고 할까?


'이건, 뻔하지.'


이진우의 선택은 빨랐다.


'2번.'


참고로, 정치적 신념이랑은 전혀 관련 없었다.


-[SYSTEM]: 분신의 지속 시간이 6시간으로 증가합니다.


***


제6보안부대장, 서연화의 표정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JW타워에 고립됐다.

그것도 무려 9일째.


식량은 거의 떨어졌다.

주어진 식량 자체가 적은 건 아니었지만, 갇힌 이들의 숫자는 보안부대원과 일반 직원을 합쳐 무려 사백 명에 육박했던 탓이다.

하물며 각성자는 일반인보다 기초대사량이 높다.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이진우가 이런 짓을 어떻게 벌였는지는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간단한 테이프질만으로 그들의 목숨을 움켜쥔 거다.


문제는, 원인을 안다고 해서 해결법까지 알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겠지.


무슨 수를 써도 탈출하는 건 불가능했다.

연락은 여전히 유지되는지라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방법이 없는 건 바깥도 마찬가지였다.


-[투항하고 문을 열어라!]

-[아직 늦지 않았다!]

-[투항한다면, 지금까지보다 더 나은 대우를 약속하겠다!]

-[식량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안다!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건물 바깥에서 확성기로 저렇게 떠들어대는 게 고작이다.


고립이 길어지는 만큼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보안부대원들은 지금 당장에라도 날뛸 듯할 기세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위협은 함께 갇힌 제11보안부대장 김영철이었다.


놈은 자신의 부대인 11보안부대를 이끌고 식량을 독점하거나, 사사건건 서연화의 행동에 제동을 걸려고 들었다.


함께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국에 내부갈등까지 일어났으니 그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아.'


하루를 살면 그만큼 죽음이 가까워진다.

절망이 머리 한편에서 스멀스멀 크기를 불린다.

절망을 이겨내지 못한 이들은 폭력을 휘둘렀다.

작은 폭력이 큰 폭력으로, 큰 폭력이 살인으로 번진다.

그걸 막아야 할 김영철은 되려 폭력을 부추긴다.

아마 입을 줄이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끝났다.'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굳이 김영철이 그런 노력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인세에 강림한 생지옥.

거기에 마침표를 찍는 사건이 일어났으니까.


'끝났어.'


고립 10일 차.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사신이 나타나 김영철의 목숨을 끊었다.

다른 보안부대원이 사신에게 대항했지만, 그들 또한 김영철의 뒤를 따랐다.


고립 15일 차.

생존자는 그녀를 비롯한 다섯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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