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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톨리아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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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1.04.26 23:55
최근연재일 :
2023.05.19 20:47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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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2
추천수 :
87
글자수 :
444,514

작성
21.08.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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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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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4장

DUMMY

이틀 동안 별일이 없었다. 바니는 여유롭게 마차를 몰았다. 리아와 지오는 끊임없는 수다를 떨었다. 여자들의 대화는 끝이 없었다. 마치 마르지 않은 샘물과도 같았다. 하지만 유리스에게 흥미로운 얘기가 아니었다. 누가 누구랑 결혼했고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따위 얘기들은 말이다.


마차를 타는 건 편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지루했다. 유리스는 할 게 없었다. 마차에 눕거나 너무 지겨우면 내려서 걸었다. 유리스에게도 대화 상대는 있었다. 바니다. 하지만 바니는 지나치게 과묵했다.


그런 지겨운 시간이 지나고 델언덕에 도착했다. 이미 그곳에는 먼저 도착한 행상인들이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은 바니에게 손을 흔들었다. 바니도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바니는 빈자리를 찾아 마차를 세웠다.


“잠깐 아는 사람 좀 만나고 올게. 지오, 너도 따라오고.”


“아, 왜?”


“이럴 때, 사람들 얼굴 익혀두라고. 내가 결혼하면 한동안 일을 못 할 거 같으니까. 두 사람, 짐 좀 부탁해.”


그렇게 말하고 바니와 지오는 행상인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유리스와 리아만 남게 되었다. 이틀 동안 같이 있었지만 유리스와 별 얘기를 나누진 못 했다.


유리스와 얘기를 하고 싶었다. 신경은 쓰였기에. 솔직히 매우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지오랑만 얘기를 했던 거였다.


그렇다고 유리스가 먼저 말을 거는 성격도 아니다. 무엇보다 유리스는 무슨 얘기를 꺼낼지도 모른다. 마차에서 특별한 일도 없으니 더욱 할 말도 없게 됐다.


“여기서도 물건을 파는 걸까?”


그래서 유리스가 먼저 말을 걸자, 리아는 화들짝 놀랐다. 자신에게 말을 거는 걸까? 하지만 달리 말을 걸 상대는 자신 밖에 없었다.


“으응? 아마··· 그러지 않을까.”


말을 그렇게 했지만 물건을 파는 행상인들은 없었다.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하기 바빴다.


“유리스, 뭐 사고 싶은 거라도 있어?”


“응.”


“어떤 거?”


“외투.”


“아···”


리아는 미처 생각을 못 했다. 이제 곧 겨울이 온다. 브리스톨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노숙을 할 것이다.


리아는 노숙을 처음 해봤다. 침대가 아닌 곳에 잠을 잔다는 건 꽤나 불편하고 힘든 일이다. 첫째 날은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 했다. 자리는 불편하지, 춥지, 벌레는 달라 붙지, 자다 깨고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좁고 지저분한 집이지만 그래도 침대에서 자는 게 훨씬 편했다. 의외로 유리스는 잘 잠들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진 노숙을 했다고 하니 익숙해진 것이리라.


하지만 이제 겨울이 온다. 그냥 자다간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리아도 준비를 못 했다. 무기만 챙겼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겨울 옷을 준비를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외투를 팔 거 같진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외투를 챙겨올 걸 그랬어.”


“나두. 아스톨리아까지 갈 줄 몰랐거든.”


“그러게, 헤헤.”


리아는 유리스와 공통점이 생겼다는 것이 좋았다.


“근데 저 사람들은 뭐지?”


리아는 유리스가 가리키는 사람들을 봤다. 행상인은 아니다. 마차도 없다. 대부분 덩치가 컸고 가죽에 철판을 덧된 갑옷과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리아도 궁금했다. 저런 험악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이 대체 이곳에서 뭘 하고 있는지. 마침, 바니와 지오가 돌아왔다.


“유리스. 내가 아는 분에게 부탁을 했어. 마법사라고 하니까 흔쾌히 수락하더라구. 마고로씨라고. 이번 행상인의 리더라고 보면 돼. 저기 저 사람이야.”


바니가 손으로 가리킨 사람은 덩치가 크고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머리는 반쯤 벗겨졌고 나이도 마흔 후반쯤 되어 보였다. 행상인이라기 보다는 아까 갑옷으로 무장한 사람들 일원처럼 보였다. 그 사람 주변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뭔가 일정 같은 걸 조정하는 듯 했다.


“그런데, 바니, 저 사람들은 뭐에요?”


“아, 저 사람들. 용병이야.”


“용병?”


“응. 이런 행상인들을 노리는 도적이나, 뭐 도적은 거의 없지만 마물들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지. 뭐, 우리처럼 한 팀만 있으면 용병을 고용하긴 힘들지만, 행상인이 모이면 돈을 모아서 용병을 고용하는 게 일반적이지.”


“그럼 마물이 나와도 우리들은 가만 있어도 되는 건가요?”


“그럴리가. 다 같이 싸워야지. 용병들이 가장 앞장 써서 싸우지만 마물이 나오면 무엇보다 마물을 최대한 빨리 퇴치하는 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그렇군요. 행상일, 쉽지 않네요.”


“그렇지. 다들 목숨 걸고 하는 일이야. 그래서 마법사는 정말 행상인들에게 있어 행운과도 같은 존재야. 한 명만 있어도 그 피해가 정말 달라지거든. 그래서 마고로씨도 흔쾌히 허락한 거고.”


“그럼 저도 마물이 나오면 싸워야 하는 건가요?”


“앞장 써서 싸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마법으로 도울 순 있잖아? 안 그래?”


마법을 써서 돕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유리스의 특기인 불꽃 계열 마법은 범위 마법이 많다. 혼자라면 몰라도 아군이 있는 곳에 함부로 폭탄을 던질 수 없기 때문이다. 유리스는 사람들을 도우면서 사용할 수 있는 마법 목록을 떠올렸다.


“우린 일정 때문에 바로 출발할 거야. 뭐, 따로 부탁할 건 없어?”


“벌써요?”


리아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미안. 리아. 원래는 오늘까지 머물려고 했는데 다른 일이 생겨서 오늘 가봐야 될 거 같아.”


지오가 대신 말했다. 이어 바니가 왜 그런지 설명을 해줬다.


“동료 중 하나가 급한 부탁을 한 게 있어서. 오늘 중으로 떠나야지 처리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리고 상단 일정도 좀 당겨졌나봐. 내일 이른 아침에 출발한다니까 우리도 오래 있을 수 없겠더라구.”


“그렇군요···”


리아는 시무룩 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가족들과 서둘러 헤어졌는데 지오랑도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럼 따로 부탁할 건 없는 거야?”


“아, 혹시 여기서 물건을 살 수 있나요?”


유리스가 말했다.


“물건? 어떤 거?”


“외투요.”


“아, 맞다. 외투. 음··· 물건을 사고 팔진 않지만 부탁하면 살 순 있을 거야. 내가 마고로씨에 부탁해 볼게.”


“아, 고마워요.”


“뭘.”


유리스는 처음으로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런 말을 하고 조금 달라진 자신에게 스스로 놀라워했다.


바니와 지오는 이제 떠난다. 동료의 부탁을 처리하면 다시 그들이 사는 마을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그리 멀진 않지만 하루 하고도 반나절을 가야만 나오는 곳이다. 리아의 마을처럼 숲 속에 있는 마을이다. 그래서 마을 존재를 모르면 찾을 수가 없다.


“지오···”


“왜 그렇게 쓸쓸히 말해. 우리가 완전히 헤어진 것도 아니고. 다시 이곳으로 올 거잖아.”


“그렇긴 하지만···”


리아에게 유일하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과도 헤어지게 된다. 함께 갔으면 하는 마음과 유리스와 단 둘이 있고 싶어 하는 마음 2가지가 공존했다. 지오도 그런 리아의 마음을 눈치챘다.


“야, 너무 신경 쓰지마. 니가 좋아하는 거 뻔히 보이는데 내가 그러겠냐. 그냥 니가 포기한 듯해서 내가 도전하려고 한 거지.”


“쉿쉿! 소리가 너무 커.”


“뭐, 어때. 솔직히 들려도 유리스는 눈치 못 챌 걸. 마법사라 그런가. 왜 이리 사람이 둔 한 거야?”


“좀 그렇긴 하지···”


“야, 아스톨리아까지는 머니까 확실하게 고백하라고. 아니다, 그냥 브리스톨 가기 전까지 확실하게 고백해! 너는 이상하게 결단력이 있어야 할 때는 보이질 않더라.”


“시... 시끄러! 그건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얼씨구, 알아서 해서 여기까지 올 때도 한 마디도 못 붙였잖아. 너 그러다 평생 쫓아만 다닐 수 있어.”


“그건···”


지오가 리아를 껴안았다.


“됐고, 무사히 잘 다녀와.”


“응.”


유리스는 지오 일행과 작별 인사를 했다. 둘이 떠나자 다시 둘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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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9장 21.09.14 172 2 9쪽
19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8장 21.09.07 178 1 8쪽
18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7장 21.08.24 176 2 16쪽
17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6장 21.08.17 17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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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4장 21.08.03 17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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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6장 21.06.08 233 2 8쪽
6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5장 21.06.01 261 4 11쪽
5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4장 21.05.25 277 5 11쪽
4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3장 21.05.18 300 5 13쪽
3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2장 21.05.11 321 5 8쪽
2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장 21.05.04 401 3 12쪽
1 아스톨리아의 불꽃 - 프롤로그 21.04.27 514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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