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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톨리아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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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1.04.26 23:55
최근연재일 :
2023.05.19 20:47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13,051
추천수 :
87
글자수 :
444,514

작성
21.06.08 20:00
조회
233
추천
2
글자
8쪽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6장

DUMMY

잭은 유리스를 2층으로 안내했다. 계단이 매우 가팔랐다. 사다리와 무슨 차인지 알 수 없는 듯한 계단이었다. 이런 계단은 처음이라 유리스는 반쯤 기어다가시피 올라갔다.


“당분간 이곳에서 머무르면 됩니다. 아시다시피 넓지는 않습니다.”


말그대로 넓지 않았다. 2층에 올라가자 문이 3개가 있었다. 방도 3개라는 의미리라. 그 중 한 곳을 열었다. 들어가자마자 2층 침대 2개가 보였다. 그 사이에 작은 책상이 하나 있었다. 책상 앞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있었다.


방에 대한 인상은 좁고 어두웠다. 침대는 작았다. 다리는 제대로 펼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상은 과연 그걸 책상이라고 부를만한 건지도 몰랐다. 침대 옆에 있는 협탁에 가까웠다. 남는 공간이라고는 문을 열 수 있는 공간이 전부처럼 보였다. 이 방에서 유리스는 머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유리스는 잭을 쳐다봤다. 하지만 무심한 표정을 보자 아무 말도 안 했다.


방에는 2명의 아이가 있었다. 한 명은 유리스도 아는 애였다. 바로 리아의 어린 동생이었다. 유리스와 잭이 방에 들어가자 쪼르르 달려와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유리스와 잭을 쳐다보았다.


“아빠~”


“그래. 톰. 여기 있었구나.”


“웅. 엄마는 누나뜰이랑 이써서···”


“그래그래. 마법사님. 이쪽은 제 막내 아들인 톰이고 침대 위에 있는 건··· 필! 내려와서 인사해라.”


침대에 누워서 책을 보던 필은 느릿느릿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이 버릇없는 놈은 둘째인 필입니다.”


필은 대략 12살 전후로 보였다. 정확한 나이는 몰라도 방금 전에 봤던 어린 동생들보다는 나이가 많아 보였다.


“안녕. 유리스야.”


“아, 누나랑 톰이랑 사라를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버릇은 없었지만 그래도 경우까지 없지는 않았다. 유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님은 이곳에서 지내면 됩니다. 침대는 이쪽은 필과 톰이 사용하니 반대편 침대 중에 아무거나 사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법사님은 우선··· 씻으시죠.”


유리스는 팔을 들어 냄새를 맡았다.


“아, 냄새가 난다는 건 아니고···”


냄새가 심했다. 며칠을 계속 노숙을 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유리스는 할아버지와 살 때도 제대로 씻거나 빨래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몸에서 나는 냄새는 정말 거지들에게나 날 법한 냄새였다. 그래도 그걸 지적할 정도로 잭은 무뢰배는 아니었다.


“계속 노숙을 했을 테니까 말이죠. 피로를 풀기엔 목욕만한 게 없죠. 마을 회관에 공동 목욕탕이 있습니다. 짐은 여기에 두고 저를 따라오면 됩니다. 그럼 가시죠.”


유리스는 짐을 대강 침대 옆에 두고 잭을 따라 나갔다.


회관 한 켠에 작은 목욕탕이 있었다. 목욕탕이라고 하지만 수도 시설이 갖추어진 곳은 아니다. 그냥 집집마다 목욕탕을 갖출 수 없으니 공동으로 쓰는 목욕탕을 만든 것뿐이다. 일반적인 방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부가 진흙으로 방수처리 된 점이다.


탈의실은 따로 없다. 목욕탕과 가리막 하나로 구분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그저 바구니가 몇 개 있을 뿐이다. 유리스는 옷을 그곳에 대강 벗어뒀다. 목욕탕에는 큰 통이 하나 있었다. 그곳에 물이 가득 차 있었다. 바가지가 있어서 물을 담가 몸에다 끼얹었다.


유리스는 비명을 지를 뻔 했다. 물이 차가웠다. 아직 겨울은 아니다. 하지만 슬슬 찬기가 올라오는 가을이다. 무엇보다 유리스는 차가운 걸 매우 싫어한다. 물을 데우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지팡이를 가지고 오지 못 했다. 다른 마석도 없었다. 마석이 없으면 마법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유리스는 이를 악 물고 찬물로 몸을 씼었다.


유리스는 몸을 깨끗하게 씻었지만 피로감만 더 늘어난 기분을 느꼈다. 다음에 오면 꼭 마석을 가져오리라는 결심도 했다. 그리고 어서 옷을 입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 했다. 리아가 있었다. 문을 여는 소리는 못 들었다. 아마 씻는 중에 들어와서 그럴 거라 생각했다.


“어, 안녕.”


하지만 리아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얼어붙은 듯이 그대로 굳어 있었다. 표정도 심각했고 눈동자는 겁에 질려 있었다.


“리아. 무슨 일이야?”


“······”


“혹시 마물이라도 쳐들어 왔어?”


“······”


“저기, 리아···”


“······”


그래도 반응이 없자, 유리스는 리아에게 다가갔다. 당연하게도 유리스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아, 아, 아, 아··· 아니에요!!!”


유리스가 다가오자 리아는 뒷걸음을 쳤다. 얼어붙은 시간은 깨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멀리 달아나진 못 했다. 벽이 그녀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얼굴은 새빨개졌다. 어디까지 얼굴이고 어디까지가 빨간 머리카락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빨개졌다. 리아가 더 이상 뒷걸음을 치지 못하자 유리스가 바로 그녀 코 앞까지 다가왔다.


“리아, 괜찮아?”


“아··· 아니에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괜찮아. 네, 괜찮고 말고요.”


유리스가 이상하듯이 물끄러미 쳐다봤다. 리아는 심장이 터질 거 같았다. 정신은 날아가 버릴 거 같았다. 아직 물기가 제대로 마르지 않아 머리카릭이 젖어있는 유리스의 모습은 리아의 심장과 정신에 매우 해로웠다.


“리아···”


걱정스럽게 말하는 유리스의 목소리는 리아에게 너무도 애처롭게 감미로웠다. 리아는 이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랬다. 하지만 심장과 정신이 해로운 상황을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기도 했다.


“이거요! 이거, 엄마가 이 옷을 갈아입으라고 해서···”


리아는 품에 안은 옷을 보여줬다.


“고마워.”


유리스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옷을 받은 유리스는 그 자리에서 옷을 입었다. 리아는 망설였다. 이대로 갈아입는 걸 보던가, 아니면 상식을 아는 사람처럼 목욕탕 밖으로 나가던가.


리아는 망설였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건 핑계다. 이 망설임을 핑계삼아 계속 목욕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속 유리스를 쳐다봤다. 하지만 옷을 갈아입는 유리스와 눈이 마주치자 본능적으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창피했다. 그래서 그대로 집까지 단숨에 뛰어갔다.


“리아야, 옷은···”


리아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방까지 달려갔다. 엄마가 불렀지만 못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들리지 않았다. 지금 리아 상태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말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흥분과 부끄러움, 행복과 죄책감, 기대와 자신에 대한 혐오감으로 온갖 감정이 휘몰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아는 침대에는 발을 동동 굴리면 생각했다.


‘아, 어쩌지. 어떻게 하지. 마법사님을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알몸이나 쳐다보는 밝히는 애라고 생각하겠지. 아, 창피해. 왜 그랬을까. 그냥 나왔어야 하는지. 왜에···'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리스 알몸에 생각이 미치자 곧 입을 헤벌레 벌리며 벌리며 망상에 빠져들었다. 여동생 사라는 실시간으로 이상하게 변하는 언니 얼굴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한편, 유리스는 참 이상한 애도 다 있네 하며 리아에 대해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리아에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아닐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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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9장 21.09.14 173 2 9쪽
19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8장 21.09.07 178 1 8쪽
18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7장 21.08.24 176 2 16쪽
17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6장 21.08.17 17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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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7장 21.06.15 224 2 7쪽
»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6장 21.06.08 234 2 8쪽
6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5장 21.06.01 262 4 11쪽
5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4장 21.05.25 278 5 11쪽
4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3장 21.05.18 300 5 13쪽
3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2장 21.05.11 321 5 8쪽
2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장 21.05.04 402 3 12쪽
1 아스톨리아의 불꽃 - 프롤로그 21.04.27 514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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