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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톨리아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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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1.04.26 23:55
최근연재일 :
2023.05.19 20:47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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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1
추천수 :
87
글자수 :
444,514

작성
21.06.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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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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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8장

DUMMY

유리스는 식탁에서 그 가죽 주머니를 풀었다. 주머니 안에 금화, 은화 및 알록달록한 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와~”


“예쁘다.”


어린 사라와 톰이 사심 없이 말했다. 하지만 사심이 가득한 잭과 그의 부인은 아무 말도 못 했다. 그저 침만 꼴깍 삼킬 뿐이었다.


“자··· 자네··· 이게 다 자네 건가?”


“이거요? 네. 할아버지가 필요할 거라고 가져가라고 했거든요. 물건을 사는데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도통 어떻게 쓰는 건지 모르겠네요. 도시도 없고, 마을도 없어져서요.”


“호호호. 여기도 마을이잖니.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거나 숙박을 하면 돈이 든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금화 3개를 집었다.


“이 정도면 여기서 머무르는 숙박과 식비는 충분할 거야.”


‘잘했어! 여보!’


잭은 속으로 생각했다. 세계가 모든 경제가 붕괴가 되었다. 그럼에도 돈이라는 개념은 사라지지 않았다. 많지 않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가 한순가에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은화는 가치가 거의 없졌다. 동화는 아예 쓰이질 않는다. 가치가 있는 금화 뿐이다.


리아는 부모님을 못마땅하게 쳐다봤다. 둘이 쿵짝이 맞아 순진한 마법사의 돈을 갈취하는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리아는 부끄러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낡아빠지고 좁은 집에서 머무는데 금화 3닢은 너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피하고 유리스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리아의 걱정과 달리 유리스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별 생각도 없었다. 그냥 그런갑다 하는 의식만 있을 뿐이었다. 어차피 유리스에게 금화는 가치가 있는 도구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마법사님~ 돈에 대한 건 제가 나중에 다시 알려 드릴게요.”


리아가 부모님을 째려보며 말했다. 잭과 부인은 리아의 시선을 모른 척했다.


“고마워. 리아.”


유리스가 순수하게 고마워하며 말하자 리아는 기분이 좋았다.


“여기 보석처럼 보이는 돌들이 바로 마석이에요.”


다시 마법 얘기로 돌아왔다. 유리스는 완두콩만한 보석들을 가리켰다. 크기는 작았고 모양과 색은 제각각이었다. 말 그대로 보석같은 모양을 한 광물처럼 보였다. 다만, 보석보다는 더 불투명 했으면 내부에 뭔가 액체 같은 게 들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까 말했듯이 인간은 바로 마나를 사용할 수 없어요. 바로 이 마석이 마나를 정제되면서 저장이 되는데 그 정제된 마나를 사용해서 마법으로 쓸 수 있어요. 그래서 마석에 정제된 마나가 저장되어 있지 않으면 당연히 마법을 사용할 수 없고요.”


“그럼 마석에 마나가 저장되어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그것도 재능의 영역이야. 재능이 있으면 마석을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법을 쓸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거든. 정확한 양을 가늠하는 건 좀 더 숙달이 되어야 하고 말야.”


“그런군요. 그런데 색깔이 제각각인데 이유가 있나요?”


“음··· 이건 얘기가 좀 길어지는데 설명하자면 마법은 크게 질서계와 혼돈계로 나뉘어져 있어.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간은 보통 질서계 마법만 사용할 수 있지. 질서계는 자연계라 불리는 불, 물, 바람, 땅 이렇게 4원소와 신성계라 불리는 빛과 벼락으로 구성되어 있어. 여기 다양한 색의 마석들이 보이지?”


필은 마석에 눈을 고정한 채 유리스 말을 집중했다. 다른 가족들도 마석에 집중했지만 필과는 다른 이유였으리라.


“여기 마석마다 쓸 수 있는 마법 종류가 다르다고 보면 돼. 예를 들어, 붉은 색 계열은 불꽃 마법, 녹색은 바람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


“그럼 재능과 마나가 저장된 마석만 있으면 마법을 쓸 수 있는 거에요?”


“일단 기본은 그렇지만, 공부도 해야 하고 마법 훈련도 해야 하지. 마법이란 게 편리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을 동반하니까. 만약 잘못된 마법 지식을 가지고 사용했다간 마법이 손에 펑! 하게 되지. 그러면 다치거나 심하면 죽기도 해.”


필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마법 견습생 정도의 실력이라면 실력부족으로 죽는 경우는 거의 없어. 대신, 다치는 경우는 많아. 그래서 마법 학교, 아, 지금은 다 사라졌겠구나. 하여튼 마법 학교에서 배우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위험이 발생해도 금방 대처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유리스군. 아까 전부터 신경이 쓰인 건데 혹시 자네 왼쪽 손도···”


잭은 유리스의 왼쪽 손을 가리켰다. 식사했을 때부터 유리스의 왼쪽 손이 신경이 쓰였다. 유리스의 왼쪽 손은 붕대로 감겨 있었다. 그저 붕대만 감겨져 있으면 신경을 크게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붕대에는 알 수 없는 문자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가장 신경이 쓰인 건 손가락이 4개 밖에 없었다. 유리스의 말을 들으니 왠지 그 이유가 짐작이 되었다.


“맞아요. 마법을 배우다가 실수로 불꽃이 폭발하면서 왼손을 다쳤다고 들었어요. 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은데 꽤 심하게 다쳤나봐요. 할아버지가 손을 잘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고 하니까요. 다행히도 할아버지의 마법 덕분에 잘라내진 않았지만 이 붕대를 평생 동안 감고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만약 풀었다간 진짜로 손을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셔서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리아가 유리스의 왼손을 잡으며 말했다.


“응. 지금은 괜찮아. 가끔 통증이 느껴지지만 그런대로 괜찮아.”


유리스는 왼손 손가락을 움직이며 말했다. 리아의 손안에서 꼼지락 거리는 느낌이 좋았다.


“유리스님. 언제나 힘드시면 저한테 부탁하세요. 제가 이래뵈도 힘은···”


“유리스형. 혹시 마법을 보여줄 수 있나요?”


필이 유리스와 리아 사이에 끼어들었다. 마법 얘기하고 있는데 쓸데없는 방해를 받아 짜증 섞인 눈길을 리아에게 던지더니 다시 유리스에게 집중했다. 리아는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을까 했지만 유리스가 있어서 조신한 척 하기로 했다.


“물론이지. 잠깐만.”


유리스는 마석 3개를 손에 쥐었다. 빨강색, 노랑색, 녹색 빛이 도는 마석이었다. 그리고 마석을 쥐지 않은 손을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뒀다. 아무것도 없는 손에 불꽃이 일렁거렸다. 불꽃이 흩어지며 바람으로 변하더니 이내 벼락이 되어서 사라져 버렸다.


리아의 가족들은 너무 놀란 광경에 얼이 빠진 채 소리도 지르지 못 했다. 꼭 기적을 행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와아아아!!! 방금 어떻게 하신 거에요? 네? 형? 어떻게 한 거에요?”


필이 가장 먼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정신없이 질문을 세례를 퍼 부었다.


“그저 간단한 기초 마법이야.”


“우와! 불, 바람, 벼락 마법 다 사용할 줄 알아요?”


“간단한 마법이라면 다 사용할 있지만 그래도 내 특기는 불꽃마법이라서 그걸 제일 잘 하지.”


“근데 그건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자기 특기 마법을요?”


“훈련을 하다보면 내 적성에 맞는 마법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지. 더 쉽게 마법을 쓸 수 있다던가 더 쉽게 응용할 수 있다던가. 그래서 마법의 세계도 방대하다 보니 빨리 주력 마법을 정하는 게 여러모로 좋아. 할아버지에게 들었지만 그렇게 하는 게 마법사들에겐 상식으로 통한다고 하더라구.”


“궁금한 게 또 있는데요, 마석은 꼭 손에 쥐고 있어야 하나요? 보통 지팡이에 달던데?”


“맞아. 보통 지팡이를 사용하지. 사실 손에 쥐고 하는 것이 가장 좋긴 한데 그게 여러모로 문제를 많이 일으켜서.”


“어떤 문제요?”


“마법을 사용 할수록 마석이 요동을 치거던. 불마법 경우는 마석이 뜨거워지고 벼락 마법은 감전을 일으킬 수 있지. 나는 그냥 간단한 마법을 보여주는 거라 그냥 손에 올려둔 거지만 제대로 마법을 사용하려면 이렇게 사용하는 건 여러모로 위험한 일이라 그다지 권장하는 방식은 아니야.”


“그래서 지팡이를 사용하는 건가요?”


“응. 지팡이가 가장 방식이 좋아서. 옛날에 마법사들이 많이 연구를 했다고 하더라. 대추나무,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등 몇몇 나무에 마석을 달아두면 손에 쥔 거처럼 마법을 쓸 수 있게 해주지. 내건 흑주목이라는 굉장히 귀한 나무로 만들었다고 해. 뭐, 원래 내 게 아니라 할아버지 거였으니까.”


“그럼 그런 나무로 만들면 굳이 지팡이가 아니라도 상관이 없는 거 아닌가요?”


“음··· 이 부분은 좀 더 전문적인 내용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거지만··· 우선 맞아. 굳이 지팡이일 필요는 없어. 그래서 일부 장비는 장갑, 팔찌, 목걸이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 하지만 마석을 다룰 때 정말로 주의할 게 하나가 있어. 마석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마석이 폭발할 수 있어.”


“폭발이요?”


“응. 그래서 폭발하게 되기 전에 마법을 중단하거나 혹은 그냥 지팡이를 던져버리는 방법도 있으니까. 장갑이나 팔찌는 그런 게 지팡이보다 쉽지 않으니까.”


“폭··· 폭발한다고? 얼마만큼인가?”


폭발한다는 말에 잭이 놀라 물었다.


“마석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여기 있는 마석이라면 사람 손 정도는 날릴 정도?”


“그··· 그럼 크기에 따라 다르면··· 유리스군. 자네가 가지고 있는 지팡이 마석은 꽤 크던데 그게 폭발하면?”


“음··· 아마 이 마을 정도? 아니면 숲? 그 정도 소멸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잭이 창백해졌다. 방이나 집 정도가 아니라 마을이나 숲이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마석은 원래 크면 클수록 안전해요. 대마법사 정도 되는 사람이 잘못하지 않은 이상 폭발할 일은 없을 거에요. 뭐, 대마법사 정도 되면 그냥 마법만 써도 숲을 날려버릴 수 있긴 하지만요."


잭은 안도를 해야 할지 걱정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유리스가 가지고 있는 마석이 폭발할 일이 없다고 하니 우선 다행으로 여기기로 했다.


“그런데··· 형···”


필이 갑자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재능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어요?”


“다양한 방법인 있긴 한데, 가장 간단한 방법은··· 우선 여기 마석을 다들 쥐어 보세요.”


리아의 가족들은 저마다 마음에 드는 마석을 하나씩 손에 쥐었다. 손에 쥐는 걸 보자 유리스도 마석을 하나 집었다. 그리고 손바닥 위에 올려뒀다.


“잘 보세요.”


잠깐 동안 식탁에 적막이 찾아왔다. 그 적막을 참다 못한 잭이 말했다.


“뭘 하는 건가?”


“뭐가 보이거나 느껴지시나요?”


“아무것도.”


유리스가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유리스가 원하는 대답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 뭔가··· 뭔가 빛 같은 게 원모양으로 흐르고 있었는데···”


아니, 한 명 있었다. 오직 필만이 유리스가 만든 것을 봤다.


“와! 마나의 흐름을 본 거구나!”


“네?”


“그게 보이면 너도 재능이 있는 거지. 마법을 쓸 수 있는.”


얼떨떨한 기분이 지나갔다. 그리고 뒤늦게 감정이 찾아왔다. 필은 기뻤다. 필은 원했다. 남다른 재능이 있기를. 그리고 그 재능이 마법이기를.


“그럼··· 그럼 바로 저도 마법을 쓸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지.”


“그런데 어떻게 마법을 쓰죠?”


“······”


“······ 유··· 유리스형?”


“마법을··· 쓰긴 어려울 거야. 재능이 있어도 공부와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하거든. 나도 할아버지한테 마법을 배우고 10년 이상 훈련을 해왔어. 그런데 너는 그런 선생도 없고 훈련하는 방법도 모르니까.”


“아···”


필의 기쁨도 잠시였다.


“혼자서 공부하거나 훈련할 순 없나요.”


“가능한데 쉽지 않을 거야. 무엇보다 공부할 책도 없으니까. 게다가 아까 말했듯이 마법을 잘못 쓰면 위험해.”


유리스는 왼손을 들으며 말했다.


“나는 할아버지한테 배웠는데도 이렇게 왼손이 다쳤으니까.”


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 실망을 했다. 식사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지만 필은 입맛이 떨어진 것을 느꼈다. 유리스는 왠지 뭔가 해야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 생각보다 더 앞섰다.


“하지만 내가 있잖아. 내가 가르쳐 줄게. 기초밖에 가르쳐주진 못하겠지만 기초만 알면 그래도 독학하기엔 훨씬 수월해질 거야.”


“진짜요? 진짜죠! 고마워요! 그럼 내일부터 바로 마법 수업을 진행하는 건가요?”


“응. 기초부터 가르쳐 줄게.”


식사는 다시 활기를 찾았다. 유리스는 즐거웠다.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 그리고 대화를 나누는 게 이렇게 즐거운 줄 몰랐다. 새롭고 신기하고 즐거웠다. 침대에 누워서도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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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21장 21.09.28 161 1 9쪽
21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20장 21.09.21 170 2 9쪽
20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9장 21.09.14 172 2 9쪽
19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8장 21.09.07 178 1 8쪽
18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7장 21.08.24 176 2 16쪽
17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6장 21.08.17 177 2 12쪽
16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5장 +1 21.08.10 177 1 8쪽
15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4장 21.08.03 178 1 8쪽
14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3장 21.07.27 182 1 8쪽
13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2장 21.07.20 191 2 10쪽
12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1장 21.07.13 194 3 10쪽
11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0장 21.07.06 195 2 8쪽
10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9장 21.06.29 203 3 9쪽
»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8장 21.06.22 216 3 13쪽
8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7장 21.06.15 223 2 7쪽
7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6장 21.06.08 233 2 8쪽
6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5장 21.06.01 261 4 11쪽
5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4장 21.05.25 277 5 11쪽
4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3장 21.05.18 300 5 13쪽
3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2장 21.05.11 321 5 8쪽
2 아스톨리아의 불꽃 1부 1장 21.05.04 401 3 12쪽
1 아스톨리아의 불꽃 - 프롤로그 21.04.27 514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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