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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go님의 서재

짐꾼에 빙의한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Chigo
작품등록일 :
2024.01.29 11:56
최근연재일 :
2024.03.06 01:4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2,436
추천수 :
1,557
글자수 :
206,459

작성
24.03.01 13:45
조회
842
추천
24
글자
12쪽

게이트 붕괴 (2)

DUMMY

안개 속으로 발을 디디자 순식간에 모든 빛이 시야에서 차단되었다.


‘정말 한 치 앞도 안 보이네.’


유성은 어느 정도인지 손을 자신의 얼굴 쪽으로 천천히 가져다 댔다.


‘5센치미터 가까이 와야 보이는 건가···.’


사실상 아예 안 보인다고 보는 게 맞았다.

이러면 시야는 포기 할 수 밖에 없다.

확실히 불리한 상황이긴 했지만, 아예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녀석의 강점이라면 빠른 속도와 엄청나게 예민한 귀.

만약 약탈로 녀석의 청력까지 뺐을 수 있다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될지 안 될지는 해봐야 알겠지만.’


물론 이런 방법 이외에도 생각해둔 방법이 몇 개가 더 있다.

유성은 손에 쥔 단검을 잠시 인벤토리로 집어 넣었다.


[무덤의 지배자]


그리고 거대한 대검이 유성의 손에 쥐어졌다.


‘우선 제일 먼저 대검으로 안개를 가를 수 있는지.’


아무리 구울의 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결국은 기체.


‘잘 하면 바람에 안개를 날려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검을 크게 휘둘러 안개를 흩뜨려 볼 생각이다.

하지만 아까도 말 했다 시피, 녀석의 강점은 좋은 청력.

만약 여기서 검을 휘두르는 순간 녀석은 바로 눈치채고 반응할 것이다.

그러니 이 방법은 딱 처음 한 번 밖에 쓰지 못 한다.

칼자루를 꽈악 움켜쥔 유성은 숨을 들이마심과 함께 팔을 움직였다.


휘익-!


엄청난 강풍과 함께 순간 안개가 갈리며 빛이 들어왔다.


“됐다!”


하지만 결국 1초를 넘기지 못 하고 다시 어둠이 몰아쳤다.


‘역시 안 되는 건가.’


타다닷-!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송곳 단검]


대검을 집어넣은 유성이 단검을 역수로 쥐었다.

빠른 녀석을 상대로 대검을 휘두르기에는 불리하기 때문이다.


‘어디지?’


유성은 필요 없는 눈을 감고 소리와 진동에 집중하였다.

온 몸으로 공기의 흐름을 느끼며 구울의 불쾌한 마나의 움직임을 느낀다.

처음에만 들렸던 땅의 진동소리 조차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


‘오른쪽!’


미세한 공기의 흐름을 눈치챈 유성이 곧바로 단검을 움직였다.


치이잉-


쇠가 서로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안개속에 울렸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녀석은 다시 종적을 감췄다.

유성은 다시 온 몸의 감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스킬 발동: 살기 감지 Lv.1]


팅-


‘어느새?’


유성은 곧바로 몸을 돌려 단검의 끝을 겨눴다.


치잉-!


다시 한 번 날카로운 소리가 귀속의 고막을 두들겼다.


슈욱-


보이지 않음에도 유성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녀석의 또 다른 손이 자신의 옆구리로 찌른다는 것을.

하지만 보이지 않으니 어떻게 피할 방도가 없었다.

그 순간.


팅-


무언가에 튕기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보이지는 않지만, 등에 달려있는 원념의 망토가 녀석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


‘구울의 손톱도 날붙이 판정인 건가?’


이건 뜻밖의 호사였다.

이런 중요한 때에 망토가 제대로 기능해 주니, 참 다행이었다.


슈화악-


무기들이 날아와 구울에게 날아들었다.


치잉-!


소리로만 듣자면 구울이 날아다니는 무기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고스트 웨폰은 안개 속에서도 자동으로 구울을 추격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타앗-


유성은 역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오로지 감으로 단검을 휘둘렀다.


촤아악-


“끼익-!!”


손맛이 확실한 게, 녀석을 긁는 것에 성공한 모양이다.


‘이거 할만 하다!’


감각에 능력치 포인트를 투자하길 잘 했다 생각한 유성이었다.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녀석이 어디에 있는지 대충 느낌이 왔으니까.

유성은 단검을 더욱 강하게 움켜 쥐고는 구울이 있는 것 같은 곳에 밀어 넣었다.


치잉-


녀석 또한 본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피부로 와닿았다.


슈욱-

촤악!


날아다니는 무기가 구울을 공격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서로 시야가 차단되었다는 전제하에 자동으로 공격하는 고스트 웨폰의 존재는 너무나도 사기였다.

녀석도 이걸 인지 하였는지, 다시 종적을 감추고 안개속에 몸을 숨겼다.

그와 동시에 무기들 또한 공중에 둥둥 떠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구울이 작정하고 기척을 숨기면 고스트 웨폰 또한 알아차리지 못 하는 모양이다.


‘귀찮은 녀석이군···.’


전투 능력으로만 보자면 별 볼일 없는 녀석이다.

하지만 문제는 녀석이 시야를 차단하여, 기척을 숨기고는 잠깐 방심 하였을때 기습을 한다는 점이다.

기본 능력치가 강하다고 잡을 수 있는 녀석이 아니라는 거다.


‘위!’


치이잉-!


순간 제때 반응하지 못 했다면 머리가 터져 버렸을지도 몰랐다.

무기들이 미처 공격하기도 전에 구울이 곧바로 기척을 숨겼다.


팅-!


그리고는 곧바로 옆구리를 공격해 왔다.

이번건 전혀 반응하지 못 했다.

만약 원념의 망토가 아니었다면 살이 뚫리고 내장을 흘렸을지도 몰랐다.


슉!


곧바로 단검을 휘둘렀지만, 그 사이에 녀석은 다시 몸을 숨겼다.


‘이거 변수가 없으면 잡기 힘들겠는데···?’


처음에는 조금 우세하는 듯 했는데, 구울이 작정하고 기척을 숨기며 기습 위주로 공격을 하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자리를 움직이면 발소리에 위치가 들켜버리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기에는 녀석의 기습이 두렵다.

어떻게 하든 기척을 숨기는 것에 용한 녀석이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지.’


비릿하게 미소를 지은 유성이 속으로 스킬의 이름을 읊조렸다.


[스킬 발동: 약탈 Lv.1]


순간 온 몸의 감각이 예민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주 작은 소리조차 정확히 위치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타박-


“거기구나.”


먼지가 스친 듯한 작은 소리였지만, 유성은 확신하고 움직였다.


치잉-!


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그 자리에 있었다.

둘은 몇 번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합을 나누었다.

송곳 단검에는 민첩의 수치가 제법 높게 쳐져 있어, 속도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거기에다 약탈이 제대로 들어갔으니, 녀석의 민첩이 20퍼센트 떨어졋을 것이다.

한마디도 지금은 유성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지금 이렇게 대치를 하는 것은 유리할지는 몰라도, 결정적으로 녀석을 죽일 수 있는 한방이 부족하다.

이대로 간다면 약탈의 효과가 끝나고, 다시 유성이 버텨야하는 쪽으로 바뀌게 된다.


치익-!

팅!


계속해서 공방을 이어가던 그때.


“보스를 찾았다! 다른 헌터가 대치하는 것 같으니 빨리 지원을!”


아무래도 다른 헌터들이 구울을 찾고 지원 온 모양이다.


“다들 나와 주시죠. 구울은 사람이 적을수록 상대하기 좋으니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차민경씨···! 그럼 당신만 믿을게요.”


익숙한 이름에 검을 휘두르던 유성은 흠칫하였다.


‘이 자식은 무슨 스토커야···? 가는 곳 마다 따라오는 것 같네.’


잠깐 딴 생각하는 바람에 순간 구울을 놓치고 말았다.


“이런···!”


타박타박-


연기 속으로 누군가가 걸어 들어오는 것이 들려왔다.

딱히 생각 안 해도 차민경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타닷-!


그때 구울의 것으로 들리는 얕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이 아닌, 차민경의 쪽으로 말이다.


“조심해!”


유성은 우선 급한대로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의사를 전했다.

차민경 또한 프로 헌터였기에 이 정도만 말 해도 얼추 알아 들었으리라.


‘나를 상대하는 것보다 차민경을 먼저 처리해야겠다 생각한 건가···.’


피식.

유성의 한 쪽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멍청하네.’


퍼어엉-!


순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안개가 걷히며 구울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몸통에 물고기의 아가미처럼 구멍이 뚫린 옆구리, 심하게 구분 등과 눈이 없는 모습이 영락 없는 구울이었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구울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두리번거렸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렇게 중얼거린 차민경이 단검을 움켜쥐고 구울에게 돌격하였다.

저번에 말했다시피, 차민경은 마법사임에도 주 무기를 단검으로 쓰는 이상한 녀석이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닌 마법을 맞추지 못 해서.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휘말리더라도 근접해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 녀석에게 붙는다니··· 멍청한 짓이지.’


지금 구울은 최악의 수를 둔 것이다.

차민경의 주 마법은 폭발.

단번에 안개를 걷어버릴 수 있는 광역 마법이다.

구울이 차민경을 상대하기에는 상성이 너무나도 안 좋았다.


치잉-


자신의 안개에서 벗어난 구울은 엄청나게 쇠약해진다.

그야 상대는 시야를 확보하고, 자신은 애초에 눈이 보이지 않으니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쉬이이-


구울은 차민경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옆구리의 구멍으로 다시 안개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는 안 두지.’


휘익-!


무기 다섯 자루가 검은 안개를 가르고 구울에게 날아갔다.

최대한 차민경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구울의 퇴로를 막으며 지원을 해준다.

몸집이 거대한 마물이면 몰라, 저렇게 덩치가 작고 속도가 빠른 녀석을 상대할 때에는 혼자가 훨씬 편하다.

괜히 도와주겠다고 깝치다가 역으로 걸림돌이 되어 마물을 놓치는 상황을 수도 없이 봐왔다.

그래서 고스트 웨폰으로 최소한의 도움만을 주고 있긴 한데······.


‘잘 싸우기는 하지만, 이대로면 구울은 못 잡겠는데.’


차민경의 근접 실력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구울이 너무나도 잘 받아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구울이 버티게 된다면 다시 안개가 깔려서 이쪽이 불리해진다.


스릉-


단검을 다시 다잡은 유성이 크게 외쳤다.


“나와봐!”


티잉-!


차민경은 계속해서 구울을 상대하며 답했다.


“여기서 잠깐이라도 멈춘다면 놓치게 된다!”

“그건 알고 있으니까, 맡겨 봐!”


내가 무슨 이 일 한두 번 하나.

구울이 도망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칫···!”


뭔가 마음에 안드는지 민경이 미간을 구겼다.

하지만 본인도 알고 있었다.

이 상태로면 녀석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치이잉-!


차민경은 단검을 강하게 내리쳐 구울의 자세를 잠깐 흩뜨리고는 뒤로 빠졌다.

뭘 하든 어차피 못 잡을 거, 일단 믿어 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스킬 발동: 신속한 이동 Lv.1]


그와 동시에 유성이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구울은 이 틈을 놓칠세라 바로 몸을 돌렸다.


휘익-!


하지만 사방에 무기들이 녀석의 퇴로를 막아 세웠다.

입고리를 말아 올린 유성이 단검을 움켜쥐고는 휘둘렀다.


치잉-


구울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듣고는 공격을 막았다.

어느새 주변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서는 점점 시야가 탁해져갔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놓쳐버릴 지도 모른다.

고스트 웨폰들을 사용한 유성이 더욱 강하게 몰아 붙였다.


촤아악-!


“끼이익!!”


구울의 신음 소리와 함께 왼쪽 다리가 잘려 나갔다.

그걸 보고있던 다른 헌터들이 입을 떡 벌리고는 말 했다.


“와··· 저 사람 누구야···?”

“일단··· A급 헌터지···? 얼굴을 다 가리고 있어서 모르겠네.”


이게 유성이 검은색 마스크와 모자, 후드를 입고 온 이유였다.

만약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원을 숨길 수 있게 말이다.


티잉-

촤악!


유성의 단검에 다시 한 번 구울의 두 손가락이 잘려 나갔다.

녀석은 손톱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었기에, 손가락을 몇 개만 잘라도 전투력이 떨어져 버린다.

누가 어떻게 봐도 유성이 구울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걸 유심히 지켜보던 민경이 생각했다.


‘도대체 누구지···?’


힘과 속도만 봐서는 분명 A급이 확실하다.

민경은 유성을 A급이라고 확정짓고 있었다.

헌데 의문인 점은 유성에게서 전혀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력을 숨기는 것에 능하거나, 아예 마력이 없거나······.’


후자는 말이 안 됐기에 사실상 전자 밖에 없다.

누군지 알려고 하여도 온 몸을 가렸기에 알 방도가 없으니 참 답답했다.

그렇다고 사용하는 기술을 봐서 사람을 특정하기에는 어려웠다.

A급들의 얼굴은 어느정도 외워도, 그 사람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능력까지 기억하지는 않으니까.


‘나중에 물어보면 되려나.’


차민경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끼에엑!!”


짧은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서걱-


구울의 목이 잘려 바닥에 뒹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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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트 붕괴 (2) 24.03.01 843 24 12쪽
33 게이트 붕괴 (1) 24.02.29 828 24 12쪽
32 구름 한 점 없이 24.02.28 911 30 12쪽
31 이채영 +2 24.02.27 950 32 13쪽
30 은행 강도 24.02.26 995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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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정글 (4) 24.02.24 1,072 38 12쪽
27 정글 (3) 24.02.23 1,133 34 12쪽
26 정글 (2) 24.02.22 1,216 35 12쪽
25 정글 (1) 24.02.21 1,322 40 14쪽
24 C급 게이트 24.02.20 1,350 43 14쪽
23 잊혀진 땅의 정령 +1 24.02.19 1,408 43 13쪽
22 달콤한 보상 +3 24.02.18 1,424 39 12쪽
21 리빙 아머 (2) 24.02.17 1,432 44 12쪽
20 리빙 아머 (1) 24.02.16 1,438 40 12쪽
19 게이트 변이 (2) 24.02.15 1,571 43 13쪽
18 게이트 변이 (1) 24.02.14 1,658 41 12쪽
17 최서아 +2 24.02.13 1,766 40 12쪽
16 버려진 무덤의 주인 +1 24.02.12 1,845 44 12쪽
15 스켈레톤의 무덤 +1 24.02.11 1,934 4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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