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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go님의 서재

짐꾼에 빙의한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Chigo
작품등록일 :
2024.01.29 11:56
최근연재일 :
2024.03.06 01:4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2,287
추천수 :
1,557
글자수 :
206,459

작성
24.02.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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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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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3쪽

잊혀진 땅의 정령

DUMMY

털썩-


샤워를 마친 유성은 늘어진 표정으로 침대에 다이브 했다.


“으아··· 좋다.”


리빙 아머를 잡을 때 레벨이 올라 피로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샤워를 하고 푹신한 침대에 눕는 것은 그냥 기분이 좋았다.

보상 확인도 다 끝났겠다, 할 일이 사라진 유성은 지긋이 눈을 감았다.

그냥 아무런 생각도 없이 멍 때리던 그때.


우웅-


서랍 위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자고 일어나서 내일 확인할까 생각하다가 관뒀다.

혹시나 중요한 연락일 수도 있잖은가.

유성은 귀찮음을 무릅쓰고 눈을 떠 휴대폰을 집었다,


“하아···.”


다름이 아니 최서아였다.

뭘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숨부터 절로 나왔다.

유성은 메시지를 클릭하여 확인했다.


(최서아)

너 뭘 했길래 그래···?

(최서아)

지금 협회에서 다 네 이야기 하고 있어!!


메시지를 읽은 유성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이건 또 뭔 소리야?”


뚜루루-


유성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덜컥-


- 여보세요?

“협회에서 내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뭔 소리야?”

- 그게, 얼핏 듣기로는 어느 F급이 혼자서 E급 게이트를 클리어 했다더라···. 이거 누가 들어도 너 말고는 없잖아···?

“혼자 클리어···? 아.”


생각해보니 최서아와 게이트에 들어갔을 때, 게이트에 들어가는 인원은 나 혼자로 등록되어 있었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었지만, 갑자기 서아가 왔던 바람에 협회에 등록도 안 하고 그대로 들어가고 말았다.

게이트 담당 직원도 전화를 하느라 못 봤었고.


“이거 일이 너무 잘 풀린다 했네···.”


그래도 협회 방침 자체가 헌터의 정보는 함부로 떠벌리면 안 된다여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벌써 내 이름이 쫙 퍼졌을 것이다.

그야 F급 혼자서 E급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니까.

임시적으로 재각성 이라고 얼버무릴 수는 있다.

하지만 계속 성장해서 나중에 S급 정도가 되어 다시 측정을 했을 때는 두 번이나 재각성을 하는 것이 되기에 의심을 받을 게 뻔했다.


“일단 알았다, 정보 고마워.”

- 응···.

“그럼 끊는다.”

- 아···! 잠깐!


빨간색 버튼에 가고 있던 손가락을 멈췄다.


“왜?”

- 그··· 몸은 괜찮아···?“


이게 갑자기 뭔 뚱딴지 같은 소리지.

몸은 괜찮냐니.


- 아, 아니 그게! 게이트 들어갔다 무사히 나왔냐 그 말이었지!


내가 아무 말 안 하자 무안했는지 혼잣말을 한다.


“그야 뭐 큰 일이 있긴 했는데, 결론만 말 하면 두 발 멀쩡히 나왔지.”

- 다행이네··· 네가 게이트에 들어갔다 할 때마다 뭔가 신경이 쓰인다니까.


유성으로써는 이해할 수 없었다.

친구도 가족도 아닌 남을 왜 이렇게 까지 걱정하는 것인지.

착한 사람들은 피곤하겠다 생각한 유성이었다.


“나 좀 쉬고 싶으니까 슬슬 끊을게.”

- 응··· 그래, 쉬어라.


뚝-


전화를 끊은 유성은 눈을 감았다.


‘이거 당분간은 좀 사려야겠네.’


마음 같아서는 내일도 게이트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더 눈에 띄는 것은 곤란했기에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기도 하고, 조금 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유성은 게이트에서 나올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데빌즈.’


한국에서 레드이글즈 다음으로 가는 대형 길드다.

나오자 마자 봤던 빨간 머리의 남성은 서우식.

데빌즈의 A급 헌터이며, 주 무기는 창으로 유성이 전생에 도움을 조금 받았던 사람이다.

여러 무기를 배웠던 때에 서우식에게 창을 배웠었다.

유서의 전생인 김민우가 워낙 배우는 속도가 빨라서 1개월이라는 짧은 인연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사람들의 사이에서 나온 코트의 남성은 차민경.

마찬가지로 데빌즈의 A급 헌터로, 주 무기로는 단검과 마법을 함께 사용하는 마검사.


‘특이한 녀석이었지.’


과거 아직 차민경이 각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

둘은 한 파티로 게이트를 공략한 적이 있었다.

보통 마검사라고 한다면 상황에 따라 마법을 쓸 건지 검을 쓸 건지 하나만 한다.

근데 차민경은 특이하게 단검을 선택하고는 근접에서 싸우며 자신도 휘말릴 수 있는 마법을 사용한다.

도대체 왜 그런 리스크 있는 싸움법을 사용하냐 물어보니 멀리서는 도저히 마법을 맞출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얼빠져 있었지.’


마법을 맞출 수 없어서 단검을 들고 근접에서 싸움을 하다니.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전투 방법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공격에 자기가 휘말려서 부상이 잦았는데, 점차 노하우를 쌓아가더니 결국 A급에서도 인정받는 실력을 가지게 됐다.

여하튼 오랜만에 보는 녀석들의 얼굴에 조금은 반가웠다.

하지만 김민우는 이미 죽어버린 몸.

거기에다 지금은 신유성이었기에 아는 척할 수는 없었다.

한편으로 아쉽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나중에 다시 인연으로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유성은 잠에 들었다.


***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후우··· 후우······.”


유성은 강변을 따라 뛰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게이트에 들어가고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유성은 뭘 할까 생각하다 운동을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몸이 전생에 비해서 너무 얄팍하였기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하며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체력이 1 증가 하였습니다]

[힘이 1 증가 하였습니다]


레벨 뿐만이 아니라 다른 요소로도 능력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보상이 미미했기에 효율이 썩 좋지는 않았다.

이번 일주일간 모은 능력치는 힘 4 하고 체력 5가 전부다.

하루의 반절을 운동만 하여도 능력치가 오를까 말까였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기에 딱히 이 부분에 대해서 큰 불만은 없다.


“하아··· 하아······.”


벤치에 앉은 유성은 상점에 들어갔다.


[‘물이 담긴 병’ 을/를 구매 하시겠습니까? (Yes/ No)]

- Yes


꿀꺽꿀꺽-


시원한 물이 유성의 목구멍을 타고 뱃속으로 들어갔다.


“후.”


자리에서 일어난 유성은 쓰레기통에다 병을 버리고 인벤토리에 들어갔다.


[아이템: 던전 열쇠]


어느새 던전 열쇠의 쿨타임이 돌았다.


“갔다 올까.”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곳에 온 유성은 열쇠를 손에 쥐었다.


[‘던전 열쇠’ 을/를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No)]

- Yes


이번에도 공중에 열쇠 구멍이 생겼다.

유성은 망설임 없이 구멍에 열쇠를 꽂아 돌렸다.

그러자 발 아래부터 서서히 사라져 갔다.


“이건···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될 것 같네.”


뭔가 서서히 죽어가는 기분이랄까.

그런 잡생각을 하는 와중에 어느새 의식이 끊겼다.


***


서서히 눈을 뜬 유성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잘 온 것 같군.”


저번에 봤던 황토색 벽들이었다.

한 번 왔던 곳이라 그런가 저번 보다는 편하게 느껴졌다.

여기가 어떤 장소인지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길을 따가 걸어갔다.

그렇게 나온 커다란 공간과 끝 없는 절벽.

유성은 자연스레 화분대의 앞으로 갔다.


파아앗-


손을 올리자 저번과 같이 푸른색 빛이 난 후, 알파벳이 떠올랐다.

원래라면 저번주에 못 갔던 리자드맨의 뭐시기를 가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빨리 성장을 해버리는 바람에 아무래도 손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음··· 이번에는 E로 가볼까.”


저번에 F를 갔으니, 이번에는 안전하게 한 단계 높은 E를 가보자.


드르륵-


화분대를 돌려 자신의 앞에 E가 오게 했다.


쿠구구궁-


땅이 거세게 흔들리더니 파란색을 한 문이 절벽을 지나 유서의 앞으로 왔다.


[E급 던전에 입장 하시겠습니까? (Yes/ No)]


손잡이를 잡자 입장하겠냐는 알림이 떴다.

당연히 예스였다.


[던전을 선택 하십시오]

- 슬라임 초원

- 골렘의 유적지

- 홉고블린의 동굴


“흠··· 이번에는 3개인 건가.”


세 가지의 선택지를 유심히 보던 유성은 고민 없이 선택하였다.


끼이익-


파란색 문이 활짝 열렸다.

암흑 속에 발을 디디자 문이 닫히면서 빛이 사라졌다.


쏴아아아-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점점 시야가 밝아지기 시작 하였다.


‘유적지라고 했나.’


사람의 손을 거친 듯한 커다란 동굴이 눈 앞에 있었다.

동굴이라고 해도 흙은 쌓아서 만든 듯한 구형 공간이었다.

천장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으며, 노을이 이끼가 낀 내부를 환하게 비추었다.

푸릇푸릇하게 나있는 풀들은 이곳이 얼마나 오래 방치 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뭘 했던 곳인지 까지는 추측하기 어려웠다.


구우웅-


그때 몇 개의 커다란 바위가 꿈틀거리기 시작 하였다.


[기사단장의 검]


장검을 움켜쥔 유성은 움직이는 바위의 정체를 대충 알 수 있었다.

다름 아닌 유성이 고른 던전은 ‘골렘의 유적지’ 였으니까.

황토색의 바위는 쌓여있던 흙을 떨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란색 안광을 흩날리는 모습이 딱 유성이 알고 있던 골렘이었다.


[바위 골렘 Lv.18]


‘18렙이라···.’


유성은 양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스킬 발동: 고스트 웨폰 Lv.1]


무덤의 지배자, 실버 스피어, 시미터가 나왔다.


쿵쿵-


유성을 노려보던 골렘들이 일제히 달려오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날아다니던 무기들이 움직였다.


콰광-


묵직한 대검의 공격에 골렘들이 속수무책으로 부서져 갔다.


“보스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려나.”


고스트 웨폰들이 알아서 다 정리하니 유성은 따분한 듯 칼자루를 매만졌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새로운 골렘들이 어디선가 튀어 나왔지만 금방 부서졌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마지막 레벨업을 끝으로 더 이상 골렘들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슬슬 나올 때인데.”


고오오-


유성이 말을 끝내자 마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흙이 뭉치기 시작했다.

점점 뭉쳐서 팔 다리가 생기더니, 여태 다른 골렘들과 다르게 몸집이 작은 녀석이 나왔다.

정교하게 뭉쳐진 골렘의 양손이 날카롭게 변하며 이름이 떴다.


[잊혀진 땅의 정령 Lv.33]


기사단장의 검을 다잡은 유성이 자세를 잡았다.


“정령··· 빨리 끝내자.”


말을 알아 들은 것인지, 황토색의 정령은 붉은 안광을 휘날리며 민첩하게 움직였다.

정말 순식간에 유성의 눈 앞까지 온 정령이 단검 같은 손을 들이 밀었다.


‘빠르다···!’


치이잉-


장검으로 녀석의 공격을 흘린 유성은 고스트 웨폰으로 녀석을 노렸다.

그와 동시에 이때를 위해 아껴뒀던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발동: 약탈 Lv.1]


파앗-


검은색 결계 같은 것이 순간 유성의 주위에 펼쳐지고는 사라졌다.


두근-


심장의 두근거림과 함께 유성은 힘이 넘쳐 흐름을 느꼈다.

나쁘지 않은 느낌에 유성의 입꼬리자 자동으로 올라갔다.


“내 차례지?”


유성이 본 정령은 아마도 스피드가 주 능력치일 것이다.

약탈을 사용함으로 상태의 민첩을 3초간 20퍼센트 하락.

그 사이에 끝내는 것이 제일 효율적이다.


[스킬 발동: 신속한 이동 Lv.2]


빨라진 발놀림과 함께 유성은 몸을 돌려 녀석을 보았다.

정령은 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다시 유성을 향해 검날을 겨눴다.

하지만 능력치를 빼앗겨서 그런지 이전보다 확연히 속도가 느려졌다.

그에 반해 속도가 빠른 녀석의 능력치를 가져온 유성은 몸이 가벼웠다.


휘익-


자신의 목으로 날아오는 검날을 허리 숙여 피한 유성이 재빠르게 일어나 검을 움켜잡았다.

그리고는 횡으로 휘둘렀다.


콰앙-


검은 본인조차 놀랄 만큼 빠르게 휘둘려 녀석의 얇은 허리를 부쉈다.


“어라···?”


부숴진 녀석은 힘 없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잠깐··· 진짜 끝이야?”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유성은 허무하게 끝나버린 싸움에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저번 싸움으로 레벨, 칭호, 스킬, 무기 등등 여러모로 얻은 탓에 본인도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한 번에 강혀져 버린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약탈 이거 생각보다 사기네···.”


특정 능력치가 아닌, 모든 능력치를 10%씩 뺏으니까 상대의 강점인 부분 또한 그대로 받게된다.

거기다가 스피드가 강점인 녀석이 민첩 20%까지 하락하니 너무나도 손쉽게 잡아버렸다.


[던전 ‘골렘의 유적지’ 을/를 클리어 하셨습니다]


[던전을 나가시겠습니까? (Yes/ No)]


“벌써 나가면 안되지.”


아직 전리품을 받지 못 했단 말이야..

사실상 꽁으로 얻는 아이템과 레벨에 유성은 싱글벙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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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게이트 붕괴 (1) 24.02.29 825 24 12쪽
32 구름 한 점 없이 24.02.28 908 30 12쪽
31 이채영 +2 24.02.27 947 32 13쪽
30 은행 강도 24.02.26 991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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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정글 (4) 24.02.24 1,068 38 12쪽
27 정글 (3) 24.02.23 1,129 34 12쪽
26 정글 (2) 24.02.22 1,212 35 12쪽
25 정글 (1) 24.02.21 1,318 40 14쪽
24 C급 게이트 24.02.20 1,344 43 14쪽
» 잊혀진 땅의 정령 +1 24.02.19 1,403 43 13쪽
22 달콤한 보상 +3 24.02.18 1,419 39 12쪽
21 리빙 아머 (2) 24.02.17 1,428 44 12쪽
20 리빙 아머 (1) 24.02.16 1,434 40 12쪽
19 게이트 변이 (2) 24.02.15 1,567 43 13쪽
18 게이트 변이 (1) 24.02.14 1,654 41 12쪽
17 최서아 +2 24.02.13 1,762 40 12쪽
16 버려진 무덤의 주인 +1 24.02.12 1,840 44 12쪽
15 스켈레톤의 무덤 +1 24.02.11 1,930 4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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