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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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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연재수 :
2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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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글자수 :
1,51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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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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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화 누군가의 의지 - 6

DUMMY

노리스가 갑자기 협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재빨리 레일라가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소원이요? 그게 뭔데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어떻게든 들어드릴게요.”


“트로피.”


그의 소원은 짧고 간결했다. 그를 제외한 여섯은 처음 이 말을 듣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로피요? 무슨 트로피를 말씀하시는 거죠?”


“무슨 트로피라니? 마상창시합의 우승 트로피지.”


“네?”


어안이 벙벙했다. 잠시 머리를 굴리던 레일라가 이제야 좀 이해가 됐는지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러니까 마상창시합의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단 말씀이신 거죠? 어어······. 그럼 그거 훔쳐다 드리면 되는 건가요?”


도적다운 발상이었다. 하지만 노리스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다리가 망가져서 이젠 말에 오르기도 힘들어. 이젠 이 짓도 올해로 마지막이야. 죽기 전에 반드시 우승해야 해. 그러니까 내 가문의 이름으로 대신 참가해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다줘.”


순 억지스러운 소원이었다. 성이 다르니 도노프리오 성을 달고 대신 참가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다짜고짜 마상창시합에 참가해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라는 말에 다들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저기 영감님, 저희가 어떻게 우승 트로피를 가져다드립니까? 우리 레일라님 말처럼 그냥 훔치는 게 빠르지 않겠습니까? 그런 거라면 레일라님 실력이 뛰어나시니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그럼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죽어서 내 할아버님과 아버님을 어떻게 만나 뵙겠어!”


급기야 노리스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눈에서 불을 뿜을 기세였다. 황당한 말에 한스조차 노리스를 설득하려 애를 썼다.


“하하, 영감님. 저희가 대신 참가해서 우승하는 것조차도 어찌 보면 대리 출전 아닙니까? 우승 트로피가 영감님께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우승을 하더라도 의미가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흐흑, 안 돼. 안된다고.”


방금까지 호통을 치듯 소리쳤던 노리스는 금세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깊게 팬 주름에 눈물이 스며드는 걸 빤히 바라보던 레일라는 한쪽 입꼬리가 스윽 올라가더니 밝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아주 방법이 없는 건 아니잖아? 의미가 있건 없건 일단 우승만 하면 되잖아. 마침 우리한테는 좋은 패로 쓸 놈이 하나 있고.”


그녀의 말에 넷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서지터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상한 분위기를 직감한 서지터는 어색하게 웃으며 천천히 한 발짝 뒷걸음질을 쳤다.


“하, 하하. 뭐? 왜? 왜 날 다 쳐다보는 건데? 지금 내가 생각하는 거······. 그거 아니지?”


“서지터님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대충 맞는 것 같습니다?”


“에이, 그러지 마. 나 이제 말 위에서 랜스 잡기 싫어. 너희도 알잖아. 트리스미스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내 동료들 죽이고 대신 살아남은 거나 다름없다고. 그런데 이딴 애들 장난 같은 시합에 나가라고? 너무 잔인하잖아.”


어떻게든 상황을 역전시키려 감정에 호소해보았지만 레일라는 완고했다.


“약속한 거 알지? 시키는 거 무조건 다 하겠다고. 네가 이 대회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건 알겠는데 이거 엄청 중요한 임무야. 적의 정체를 알아낼 기회라고.”


“야, 너는 치매 걸린 저 노인네 말을 믿겠다는 거냐? 진심으로?”


“그건 일단 들어보고 판단하면 될 문제야. 그러니까 너는 선택권이 없다는 얘기지. 그냥 까라면 까.”


서서히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자 서지터는 어떻게든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다.


“아! 그래! 나는 도노프리오 가문의 사람도 아니잖아. 무슨 수로 날 대리 출전시킬 건데?”


“그건 걱정하지 마. 리벨드 부인한테 사정을 얘기하면 문서 위조 정도는 해주실 거야. 대충 나이대를 감안하면 영감님 손자로 하면 되겠네.”


나름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단숨에 해결책을 제시한 레일라였다.


“너, 너! 그거 사문서위조야. 엄연한 범죄라고! 그게 얼마나 중죄인지 아냐? 그것도 기사 가문으로 속이는 일이 얼마나 엄벌에 처해지는데!”


“그 부분은 리벨드 부인이 다 알아서 처리해주실 거야. 너는 그런 걱정 하나도 하지 말고 그냥 우승해서 트로피만 가져와.”


“저기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맞다! 진짜 안돼!”


“그래, 들어는 볼게. 또 무슨 변명을 늘어놓으려고?”


“봄축제 마상창시합 열리면 투란에서 그분도 와서 관람한다고. 그럼 내 얼굴 바로 알아볼 텐데 그럼 안 되는 거잖아. 내 정체가 발각되면 우승해도 바로 자격 박탈이야. 그뿐이냐? 귀족 중에서도 내 얼굴 알아보는 인간들 분명 있을걸?”


투란의 그분이란 서지터의 아버지를 지칭하는 거였다. 이런 큰 행사가 열릴 때면 항상 수도로 왔던 것이 떠오른 것이다. 시합 중에는 투구를 쓰니 상관은 없지만, 행여 우승이라도 하게 된다면 당연하게도 투구를 벗고 국왕에게 직접 우승 트로피를 받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아무리 연을 끊었다 한들 아들의 얼굴을 못 알아보진 않으리란 건 상식 중의 상식이니 서지터에겐 유일한 탈출구이기도 했고, 이 대회에 참가하기 싫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


“응! 진짜 그건 심각한 문제라고.”


“흐음.”


잠시 고민을 하던 레일라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그래, 그게 있었지. 그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한스? 겨울 동안 아리엘한테 써준 마법 쟤한테도 써줄 수 있지?”


“야, 이 자식아! 너 아리엘한테 무슨 마법을 쓴 건데? 못 한다고 말해.”


서지터는 간절한 눈빛으로 한스를 바라보았다. 한스는 가볍게 서지터의 눈빛을 무시하고 레일라에게 대답했다.


“응. 그 방법이 있었구나. 그런데 당장은 못 써. 아리엘한테 만들어준 건 이미 다 써버렸거든. 여분의 재료가 없어서 구해야 해. 저번에도 흰민들레꽃 가루를 구하기 힘들었는데 아직 민들레가 필 시기가 아니라서 구하기 더 힘들 거야.”


“그렇지? 안 되지? 그런데 무슨 마법인데? 흰민들레꽃 가루? 그럼 너 쉐이프 트랜스폼 주문 아리엘한테 써준 거냐?”


“응, 맞아. 똑똑한 내 친구야. 아직 기억하고 있구나? 겨울 동안 그걸로 아리엘 얼굴 바꿔줬거든. 재료 구하는 데 며칠 걸리긴 하겠지만 어떻게든 서둘러볼게.”


긍정적인 대답을 하자 서지터는 소중한 친구의 멱살잡이까지 하며 이를 악물고 한스를 노려보았다.


“흐즈 믈르그!(하지 말라고!)”


“좋았어. 그럼 우승하기 전까지 경기장에서 투구는 절대 벗지 마. 대충 둘러대.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얼굴에 끔찍한 흉터가 있다거나, 너무 못 생겨서 투구 벗으면 안 된다고. 카데스. 거기 걸려있는 투구 좀 가져와서 쟤한테 씌워봐.”


“응.”


“아아악! 이 미친 것들아!”


레일라의 지시에 카데스는 재빠르게 투구를 챙겨와 서지터의 머리에 씌워버렸다. 노리스의 머리가 서지터보다 작았는지 처음에는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무지막지한 카데스의 힘으로 씌워버리자 레일라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마침 투구도 꽉 끼네.”


“이 씨! 이거 빨리 안 벗기냐? 너희 다 죽을래? 그래! 진짜 중요한 문제가 남았어!”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발악하는 서지터에 레일라는 혀를 내둘렀다. 이 정도로 하기 싫다는 건 알았어도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방법이 달리 없었다.


“하아아, 또 뭔데? 무슨 문제야? 이 누님이 다 해결해 줄 테니까 말해보렴.”


“갑옷 없다고! 갑옷도 없이 마상창시합을 어떻게 나가냐고! 마상창시합용 갑옷은 따로 제작해야 하는 거 알기나 하냐?”


“너 한스네 집에 맡겨놓은 갑옷 있잖아?”


“검은 늑대였다고 광고하고 다닐 일 있냐? 그걸 입고 어떻게 마상창시합에 나가는데?”


“그럼 영감님 갑옷 입어. 왜? 저 갑옷은 경량화한 갑옷이 아니라서 우승할 자신이 없니?”


검은 늑대의 자존심까지 건드리자 서지터가 발끈했다.


“이 씨! 저딴 낡은 갑옷 입고 나가도 눈감고 다 이기거든?”


“그럼 됐네. 저거 입어. 영감님? 갑옷 빌려주실 수 있죠?”


훌쩍거리던 것도 멈추고 멍하게 일행을 지켜보던 노리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끌끌끌. 얼마든지 써도 돼. 당연히 내 가문의 갑옷을 입고 출전해야지.”


“갑옷도 그럼 해결.”


“생각을 좀 해보라고. 투구도 이렇게 작은데 저 갑옷이 나한테 맞겠냐? 딱 봐도 저 영감님 왜소하잖아.”


“얘들아, 당장 입혀!”


“아아아악!”


레일라의 말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넷은 빠르게 서지터에게 갑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입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며 반항을 해보았으나 사내 셋이 달려들자 서지터도 방법이 없었다.


거기다 거칠게 팔을 휘두르며 친구들을 때리려 할 때마다 아리엘이 달려들어 생글생글 웃어 보였다. 차마 아리엘은 칠 수 없었는지 꼼짝없이 당할 뿐이었다.


“헤헤, 나 지터가 대회 나간 거 보고 싶어. 예전에 다들 엄청나게 칭찬했잖아. 말 위에서 지터 진짜 멋있었다고. 나만 못 봤어. 그러니까 나도 보여줘.”


“어흡! 진짜 이것들을······!”


그렇게 한참을 낑낑거리며 강제로 갑옷을 입혀놓았다. 바닥에 대(大)자로 뻗어 널브러진 서지터를 보며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지터님, 얼추 맞는 거 같습니다만?”


“다행인 건가? 일어나서 좀 움직여봐. 내가 볼 땐 영감님이 젊었을 적 입으시던 갑옷 같아. 그렇게 작아 보이진 않는데?”


갑옷을 항상 입는 카데스의 전문가적 견해였다. 그리고 카데스의 말에 동의하듯 노리스가 말을 덧붙였다.


“허허, 잘 맞는고만. 자네 말이 맞아. 지금은 나한테 크지. 늙고 뼈만 남다 보니 옷을 몇 겹을 입어야 겨우 맞지.”


“갑옷도 그럼 해결됐고. 아! 마갑도 필요하니까 그것도 영감님 마갑 쓰면 되겠네. 들어올 때 밖에 매어둔 말을 보니까 윈드테일하고 덩치도 비슷한 것 같고. 마상창시합에 나갈 수 없는 이유가 더 있으면 지금 빨리 말해. 다 해결해 줄 테니까.”


- 철그럭.


노리스의 갑옷을 입고 바닥에 시체처럼 뻗어있던 서지터는 최대한 웅크릴 수 있을 만큼 몸을 뒤척거렸다. 불쌍하게 누운 자세로 자포자기한 목소리가 투구 사이로 흘러나왔다.


“진짜 나한테 왜 그러냐. 의뢰가 그렇게 중요해? 마상창시합 따위 얼마나 하기 싫은데.”


“대체 뭐가 그렇게 싫은 건데?”


“너희가 뭘 알아? 검은 늑대 동료들이 곁에 없는데 내가 왜 랜스를 들고 싸워야 하냐고. 아까 한 말 이 상황 모면하려고 핑계 댄 거 아냐. 진짜로 트리스미스는 나한테는 끔찍한 기억이었고, 그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있는데 나 혼자 이러는 게 죄책감까지 든다고. 영감님, 아까 내가 비꼰 거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그러니까 우승 트로피 가져오라는 말 취소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나 노리스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다섯 역시 슬픈 음성으로 중얼거리는 서지터가 딱하기는 했다. 트리스미스에서 동료들을 어떻게 잃었는지 알고 있고, 그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서지터에겐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었으니까.


지금까지 채찍으로 서지터를 몰아붙였던 레일라가 널브러진 서지터 앞에 쪼그려 앉아 다정하게 투구를 쓰다듬으며 당근을 주기 시작했다.


“그래, 이해해. 안타까운 일이었지. 그래도 상황이 어쩔 수 없잖아. 영감님은 우승해서 트로피를 가져오라고 하시지. 그렇다고 카데스를 내보낼 수도 없고. 검은 늑대 동료들도 네가 우승하면 하늘에서 자랑스러워할 거야. 사랑받던 막둥이가 이렇게 성장해서 우승까지 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지 않을까? 누구보다 자부심이 강한 검은 늑대가 아픈 기억 때문에 도망친다면 다들 싫어하지 않겠니? 그러니까 누나 말 듣자? 특별히 이번 의뢰 해결하고 받는 보상금은 안 뺏어갈게. 알았지?”


투구 안쪽에서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걸 승낙한 걸로 받아들인 레일라는 재빨리 노리스에게 말했다.


“영감님, 약속 지키셔야 해요? 내 친구가 이런 희생을 하는데 나중에 딴소리하기만 해봐요. 내가 정말 가만 안 있어.”


“끌끌, 물론 약속은 지키지. 그런데 우승은 할 수 있고? 참가하는 자들이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레일라는 일부러 큰소리로 서지터의 칭찬을 해주었다. 일단은 잘 달래놓아야 할 듯싶었으니 말이다.


“내 친구 무시하시면 큰일 나요. 얘가 어떤 앤데! 우승 그까짓 거 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알았어. 알았어.”


“내일 쟤가 영감님 손자라는 증명서 만들어서 다시 올 테니까 참가자 신청서는 내지 말고 기다리세요. 얘들아, 서두르자. 얼른 리벨드 부인 만나야 해. 너는 그만 누워있고 얼른 갑옷이나 벗어.”


일단 일이 잘 마무리가 된 것이 기쁜지 레일라는 총총거리며 천막 밖으로 사라지자 줄지어 하나둘씩 따라나섰다. 마지막으로 카데스가 나가다 발걸음을 멈춰 여전히 시체처럼 웅크리고 누워있는 서지터에게 말을 걸었다.


“갑옷 벗는 거 도와줘?”


“됐어. 내버려 둬. 혼자 있고 싶어.”


“알았어. 그럼 빨리 나와.”


카데스마저 천막 밖으로 나가자 서지터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하아아, 씨이. 안 먹히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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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7화 커져가는 불씨 - 2 23.08.29 30 1 15쪽
163 7화 커져가는 불씨 - 1 23.08.28 33 1 12쪽
162 6화 누군가의 의지 - 33 23.08.25 33 1 14쪽
161 6화 누군가의 의지 - 32 23.08.24 28 1 12쪽
160 6화 누군가의 의지 - 31 23.08.23 29 1 16쪽
159 6화 누군가의 의지 - 30 23.08.22 35 1 14쪽
158 6화 누군가의 의지 - 29 23.08.21 28 1 14쪽
157 6화 누군가의 의지 - 28 23.08.18 32 1 17쪽
156 6화 누군가의 의지 - 27 23.08.17 33 1 15쪽
155 6화 누군가의 의지 - 26 23.08.16 28 1 14쪽
154 6화 누군가의 의지 - 25 23.08.15 25 1 13쪽
153 6화 누군가의 의지 - 24 23.08.14 29 1 12쪽
152 6화 누군가의 의지 - 23 23.08.11 34 1 16쪽
151 6화 누군가의 의지 - 22 23.08.10 30 1 16쪽
150 6화 누군가의 의지 - 21 23.08.09 27 1 12쪽
149 6화 누군가의 의지 - 20 23.08.08 31 1 16쪽
148 6화 누군가의 의지 - 19 23.08.07 29 1 12쪽
147 6화 누군가의 의지 - 18 23.08.04 32 1 12쪽
146 6화 누군가의 의지 - 17 23.08.03 31 2 14쪽
145 6화 누군가의 의지 - 16 23.08.02 28 1 17쪽
144 6화 누군가의 의지 - 15 23.08.01 30 2 17쪽
143 6화 누군가의 의지 - 14 23.07.31 37 2 12쪽
142 6화 누군가의 의지 - 13 23.07.28 30 1 12쪽
141 6화 누군가의 의지 - 12 23.07.27 27 1 12쪽
140 6화 누군가의 의지 - 11 23.07.26 29 1 13쪽
139 6화 누군가의 의지 - 10 23.07.25 25 1 12쪽
138 6화 누군가의 의지 - 9 23.07.24 27 2 12쪽
137 6화 누군가의 의지 - 8 23.07.21 29 2 13쪽
136 6화 누군가의 의지 - 7 23.07.20 2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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