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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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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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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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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6화 누군가의 의지 - 30

DUMMY

아직 연회 참석까지는 시간이 있던 터라 서지터는 카렌과 아메리나에게 붙잡혀 있는 중이다. 체이스의 팬이라던 아메리나가 다과를 잔뜩 내놓은 통에 억지로 쿠키를 먹던 서지터의 목이 멨다.


“콜록콜록.”


“어머, 내 정신 좀 봐. 마실 것 좀 내올게요. 그리고 사인도 부탁해요.”


서둘러 아메리나가 차를 준비하러 가자 서지터는 카렌을 빤히 보며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


“쿨럭. 저 돌아가면 안 됩니까? 이거 완전 가시방석인데.”


“안 돼요. 아직 코피가 안 멈췄어요.”


그녀의 미소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밝게 웃어 보이는 카렌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트리스탄 오라버니한테 듣긴 했어요. 단장님께 볼 일이 있으시다고.”


“네, 개인적으로 물어볼 게 있어서요.”


“그런데 제 방인지 어찌 아시고 노크를 하신 거예요?”


“알고 그런 건 아니고, 급박한 상황이 생겨서 저도 그만······.”


“급박한 상황이요?”


말을 해야 할지 잠시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딱히 둘러댈 변명도 떠오르지 않았기에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갑자기 유반의 영주이신 그분이 나타나는 바람에 실례를 한 것 같네요.”


“유반의 영주라면······. 아아.”


잠시 누구인지 인지하지 못했던 카렌의 머릿속에 유반의 영주가 서지터의 아버지란 사실이 스치고 지나갔다. 거기다 왜 그가 방문했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보나 마나 지지부진했던 정략결혼을 밀어붙이기 위해 할아버지를 만나러 왔을 것이라 여겨진 카렌은 서지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제가 장난이 심했나 봐요.”


“와아, 그걸 지금 아신 겁니까?”


“죄송해요. 아마 오늘 여기 오신 이유가 저 때문이신 거 같아요.”


“네?”


카렌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알고 계시죠? 에스나 말고 다른 동생분······.”


“네.”


“저랑 그분과 다시 정략결혼을 고려하셨는데 제가 거절 의사를 밝혔거든요. 사실 저번에 징표를 서지터님께 드린 것도 그분을 의식해서 한 행동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 문제 때문에 할아버지를 만나 뵈러 오신 듯해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내용이었어도 생각보다 복잡한 상황이란 걸 단숨에 느낄 수 있었다. 정작 본인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버리게 된 셈이다. 꼬여버린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도무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에반이 언급됨과 동시에 방 안의 공기가 무거워져 둘의 대화가 잠시 끊겼다. 잠깐의 침묵을 깨게 해준 건 고맙게도 카렌의 시녀 아메리나였다.


“여기 차 내왔어요. 드세요. 그런데 어쩜 이리 예쁘게 잘생기셨어요. 아가씨가 처음에 징표를 주셨을 땐 이상해서 제가 잔소리를 얼마나 했다고요. 호호. 그런데 이제 이해가 가요.”


“이 얼굴 제 얼굴 아니니까 겉모습에 속으면 큰일 나요.”


“네? 그게 무슨?”


“설명해 드릴 순 없지만,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씀.”


아메리나는 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 카렌을 빤히 바라보았다. 극히 일부만 알고 있는 서지터의 임무였기에 아무리 카렌의 측근인 아메리나라 할지라도 그것까진 알 수 없었다. 물론 지금 그녀가 카렌을 쳐다보며 이해할만한 말을 해주기를 바랐겠지만, 굳이 소문내서 좋을 게 없다는 걸 카렌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너무 많이 알면 다칠 수도 있어. 이건 농담 아니고 진담이다?”


“아가씨, 너무 해요. 궁금하게 말씀 안 해주실 건가요?”


카렌이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카렌님 말이 맞아요. 알면 다쳐요. 모르는 게 약일 때가 있는 거랍니다. 굳이 제가 궁금하게 말을 꺼낸 건 계속 앞으로 쭉 궁금해하시라고. 히힛!”


초면이었어도 서지터는 장난을 멈출 수 없었다. 가뜩이나 카렌의 장난에 계속 당하기만 했던 그는 카렌의 시녀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는 셈이었다.


“그럼 저는 돌아가 보겠습니다. 잘 마시고 잘 먹고 갑니다. 연회 때 뵐게요.”


아메리나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풀리긴 했어도 그의 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서둘러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조금 뒤에 뵙겠습니다.”


카렌이 따라 일어나 예의 바르게 작별 인사를 해주었다. 어차피 잠시 뒤 연회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

외모나 옷차림과는 다르게 호위하는 사람도 고급스러운 마차도 없이 서지터는 연회장까지 터덜터덜 걸어 도착했다. 만약 눈에 띄는 외모가 아니었더라면 입구에서 쫓겨났을 정도로 추레한 모습으로 연회장 안으로 들어섰다.


“후우, 진짜 이런 데는 너무 싫은데. 결국 또 오게 되네. 벌써 바글바글하네.”


카렌에게 잡혔던 터라 연회에 살짝 늦게 도착한 서지터는 입구의 통로를 지나 커다란 홀에 도착하자 몸이 먼저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오긴 왔으니까 여기서 그냥 튈까?”


“어? 지터다, 지터!”


홀 입구에는 귀족들의 시종이나 시녀들부터 호위를 맡은 기사들이 대기 중이었다. 서지터를 단숨에 알아본 아리엘이 반가웠는지 신나게 손을 흔들자 고개를 돌려 아리엘의 얼굴을 확인했다. 자신과는 다르게 평범한 얼굴로 바뀐 아리엘과 친구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섯도 공식적으로 할슈타인 공작의 호위 임무를 맡았으니 일이 생길 것을 대비 중이었다. 서지터는 슬금슬금 친구들 곁으로 다가가자 레일라가 정면을 바라보며 복화술을 하듯 중얼거렸다.


“미친놈아. 여기로 왜 와. 안 꺼져?”


“보자마자 시비야. 들어가기 싫다고.”


“가라고 했다. 마상창시합 준우승한 놈도 왔을 테니까 정보나 좀 캐 와.”


서지터를 억지로 연회에 참가시킨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할슈타인 공작 호위 임무는 딱히 별다른 것이 없었으니 연회에서 유심히 관찰해야 할 인물은 딜런 고딘슨뿐이었다.


“그런데 한스는 안 보이네?”


“한스는 너 대신 노리스 영감님이랑 같이 있어.”


“뭘 또 감시까지 하고 그러냐? 설마 진짜 야반도주하겠어?”


“그거 때문이 아니고 검은 로브 때문에 찝찝하다고 자진해서 남았어.”


“그렇구나.”


주변이 어수선해서 뒤늦게 한스가 없다는 걸 알아챘고, 그 이유를 레일라의 입을 통해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가서 사람들이랑 좀 어울리고 그놈 보면 정보나 캐와.”


“서지, 아니. 체이스님. 그런데 옷차림이 대체 그게 뭡니까? 진짜 안 어울립니다.”


“닥쳐라? 나도 입고 싶어서 입은 거 아니거든?”


“헤헤, 왜? 난 멋있어 보이는데.”


파시비엔의 비난과 아리엘의 칭찬을 들으며 서지터는 질렸다는 듯 손을 휘휘 흔들고는 인파 속으로 사라져갔다. 여러 귀족이 모인 곳으로 향하자 젊은 여인들이 서지터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괜히 다가와 가볍게 스킨십하는 귀족 여인부터 조잘조잘 계속 말을 거는 여인까지 서지터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일단 그들을 피하고자 억지웃음을 지어가며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아, 씨이. 진땀이 다 나네. 배고파.”


음식이 준비되어있는 테이블에 도착해 카데스처럼 허겁지겁 배를 채우던 와중 핑크색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다가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오빠는 여전히 이런 연회 질색하네?”


“음? 에스나.”


에스나는 천천히 접시에 과일을 담으며 말했다.


“고개 돌려. 그냥 먹던 거나 추잡하게 드세요.”


“쩝쩝, 뭘 또 내가 추잡하게 먹었다고.”


“교양이란 어디다 처넣고 다니는 거야? 그리고 괜히 친한 척하지 마. 다른 여자들한테 공공의 적이 되긴 싫다고.”


대충 상황을 파악한 서지터는 나지막이 동생에게 말했다.


“히히. 근데 우리 동생 예쁘네. 너 혼자 온 거야?”


“유모랑 같이 왔지. 아버지는 잔뜩 화가 나서는 방에 들어가서 참석할 생각도 안 하시던데? 도노반도 아버지가 안 오시니 그냥 숙소에 머무르고 있고. 화의 원인이 보나 마나 오빠겠지? 왜 화가 나셨는지 대충 감이 와.”


“똑똑하네. 쩝쩝. 간만에 코앞에서 보긴 했다. 여전히 차가워 보이시더라.”


“얼굴이 다르니 알아보진 못했을 테고, 카렌 언니 때문인 거지?”


“맞을걸?”


둘이 주변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던 도중 남매 곁으로 연회에서 주목을 받는 또 다른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런 아름다우신 분이 여기 계시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전에 한 번 뵈었는데 기억하십니까?”


“어엇? 트, 트, 트리스탄님? 딸꾹!”


에스나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며 깜짝 놀라 딸꾹질까지 해댔다. 가까이에서 트리스탄과 마주한 적은 어릴 때였다. 성인이 된 지금 눈앞에서 그를 다시 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잘생긴 트리스탄이 직접 말까지 걸어주었다는 사실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체이스님께는 아직 축하의 말을 전하지 못했군요. 오늘 결승 경기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우승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트리스탄이 정중하게 허리를 살짝 숙여 축하의 말을 전하자 서지터가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조금 아쉽네요. 결승에서 붙어보고 싶었는데.”


“하하하! 언젠가 기회가 생기겠지요. 그럼 제가 이 아름다운 분을 모시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가실까요?”


“네? 어, 어디로 저를?”


금세 에스나는 다소곳한 자세를 취하고 얼굴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무도회장으로 가시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트리스탄은 그녀를 에스코트하며 서지터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동생에게 말 좀 걸어달라는 부탁을 이번 기회에 과할 정도로 들어주는 트리스탄이었다.


‘흐음, 은근 잘 어울리는데? 동생 남편감으로 나쁘지 않겠어.’


이미 둘을 결혼까지 시키려는 마음을 먹은 서지터는 무도회장으로 향하는 둘을 보며 망상에 빠졌다. 흐뭇하게 둘을 지켜보던 와중 서지터의 곁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의외로 야망이 대단한 모양인데? 어마어마한 가문의 여식에게 접근해서 말까지 걸고 말이야. 그런데 트리스탄한테 뺏긴 걸 보니 꼴 좋군. 흥!”


목소리의 근원지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잔뜩 독이 오른 딜런의 모습이 보였다. 벌써 꽤 취했는지 얼굴은 취기가 가득했다.


“뺏긴 게 아니라 양보를 한 거지. 그쪽은 나한테 진 게 제법 열 받은 모양이네? 벌써 취한 걸 보니까.”


“웃기지 마.”


처음 대면했을 때 서로 교양있게 말을 주고받던 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승 경기가 끝이 남과 동시에 딜런은 자신을 무참하게 박살 낸 서지터에게 상당히 적대적으로 대했고, 서지터 역시 지난 마르테아섬에서의 앙금이 잔뜩 남아있는 상태였다.


“내가 사람들 웃기는 광대는 아니고. 정 그렇게 억울하면 다시 붙어 보든가. 굳이 마상창시합 아니더라도 검술로 승부를 봐도 나쁘지 않아. 어차피 이기는 쪽은 내가 될 테니까.”


“흥! 본인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너 정도는 별거 아냐. 세상엔 너보다 더 강한 놈들이 널리고 널렸으니까.”


서지터는 여유롭게 포도송이 하나를 들어 한 알, 한 알 떼어내 입에 넣으면서 말했다.


“그래? 어디에 그렇게 강한 놈들이 있으려나? 네가 머무르는 곳에 가면 만날 수 있어? 붙어보고 싶은데.”


서지터는 본론으로 들어가 그를 슬쩍 떠보았다. 이미 취해있으니 이 정도로 떠보아도 눈치채진 못할 듯싶었다.


“네깟 게 15인의 소드마스터는 알긴 해? 범접할 수조차 없는 실력을 갖춘 게 바로 소드마스터야.”


‘단단히 취했네. 이 시점에 소드마스터를 언급한다는 건 저번 검술시합 때 만났던 자가 소드마스터란 뜻이겠지? 멍청해서 의외로 술술 다 부네.’


말실수를 놓칠 리 없는 서지터였다. 딜런이 취한 덕분에 나름 쓸만한 정보를 얻긴 했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누구보다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카렌이 연회장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연회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연신 튀어나왔고, 고대하던 선남선녀의 만남에 모두가 서지터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타이밍 참 뭐 같네. 하아, 알았다. 간다. 가. 너희들 기대를 충족시켜 줄 테니까 눈치 좀 주지 말라고.’


서지터는 귀찮은 듯 딜런에게 한마디 던지고는 옷매무새를 다듬고 카렌쪽을 바라보았다.


“더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볼 일이 있어서 말이야.”


“흥, 그래. 꺼지라고.”


딜런은 지나가던 시종이 들고 있던 샴페인 잔을 하나 뺏어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잔뜩 취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휘청거리며 사람들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아쉽네. 살살 긁으면 다 불어버릴 거 같았는데.”


딜런에게서 정보를 캐는 것도 중요했지만 너무 무리하게 나섰다간 정체가 발각될 위험성도 다분했다. 더군다나 카렌은 명망 높은 로우턴 가문의 자제였으니 망신을 줄 순 없었다.


현재 자신은 마상창시합에서나 조금 이름이 알려진 가난한 도노프리오 가문의 자제일 뿐이고,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온 카렌을, 그것도 보는 눈이 많은 연회장에서 무시하는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이래서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사교계의 구설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런 연회가 너무나도 싫었다.


어쩔 수 없이 카렌에게 다가가자 그녀가 살짝 오른손을 들었고, 서지터는 손등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처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형식적인 멘트를 날리자 카렌은 서지터에게 가까이 몸을 기울여 귓속말로 또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도 보셨으면서? 여기서 보니까 옛날 생각나네요.”


“제발 좀요.”


한껏 꾸민 카렌이 환하게 웃어 보이자 연회장에 참석한 수많은 젊은 남자들의 심장이 벌렁거렸다. 물론 그녀와 비견될 정도로 눈이 부신 체이스의 외모에 젊은 여자들까지 난리가 나는 건 덤이었다.


“그럼 무도회장으로 가실까요?”


“네, 감사합니다.”


이왕 해야 할 일이니 서지터는 빠르게 할 것만 하고 튀어버릴 작정이었다. 이 짓도 무도회장에서 카렌과의 궁정 댄스를 추고 나면 끝이라는 생각에 조금만 더 참아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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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7화 커져가는 불씨 - 2 23.08.29 29 1 15쪽
163 7화 커져가는 불씨 - 1 23.08.28 33 1 12쪽
162 6화 누군가의 의지 - 33 23.08.25 33 1 14쪽
161 6화 누군가의 의지 - 32 23.08.24 28 1 12쪽
160 6화 누군가의 의지 - 31 23.08.23 29 1 16쪽
» 6화 누군가의 의지 - 30 23.08.22 35 1 14쪽
158 6화 누군가의 의지 - 29 23.08.21 27 1 14쪽
157 6화 누군가의 의지 - 28 23.08.18 31 1 17쪽
156 6화 누군가의 의지 - 27 23.08.17 32 1 15쪽
155 6화 누군가의 의지 - 26 23.08.16 27 1 14쪽
154 6화 누군가의 의지 - 25 23.08.15 25 1 13쪽
153 6화 누군가의 의지 - 24 23.08.14 28 1 12쪽
152 6화 누군가의 의지 - 23 23.08.11 34 1 16쪽
151 6화 누군가의 의지 - 22 23.08.10 29 1 16쪽
150 6화 누군가의 의지 - 21 23.08.09 27 1 12쪽
149 6화 누군가의 의지 - 20 23.08.08 31 1 16쪽
148 6화 누군가의 의지 - 19 23.08.07 28 1 12쪽
147 6화 누군가의 의지 - 18 23.08.04 31 1 12쪽
146 6화 누군가의 의지 - 17 23.08.03 30 2 14쪽
145 6화 누군가의 의지 - 16 23.08.02 28 1 17쪽
144 6화 누군가의 의지 - 15 23.08.01 29 2 17쪽
143 6화 누군가의 의지 - 14 23.07.31 36 2 12쪽
142 6화 누군가의 의지 - 13 23.07.28 28 1 12쪽
141 6화 누군가의 의지 - 12 23.07.27 26 1 12쪽
140 6화 누군가의 의지 - 11 23.07.26 28 1 13쪽
139 6화 누군가의 의지 - 10 23.07.25 24 1 12쪽
138 6화 누군가의 의지 - 9 23.07.24 26 2 12쪽
137 6화 누군가의 의지 - 8 23.07.21 28 2 13쪽
136 6화 누군가의 의지 - 7 23.07.20 2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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