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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연재수 :
2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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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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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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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6화 누군가의 의지 - 28

DUMMY

길을 걷고 있는 서지터는 사람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으며 그리폰 성기사단이 머무는 숙소로 향하는 중이다. 가뜩이나 주목받는 얼굴인데다 이미 옷까지 깔끔한 예복을 차려입고 있으니 시선을 끄는 건 당연했다.


“아, 갑갑해. 진짜 이딴 옷은 왜 만든 거야?”


목 끝까지 잠가놓은 단추를 풀어 버리며 얼굴과 복장과는 다르게 하는 행동이나 말은 천박하기 그지없었다.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연회에 참석할 수밖에 없긴 해도 내일 페올루안테로 돌아가는 로스 단장만큼은 오늘 꼭 만나야만 했다.


“대체 남자 셔츠에다 이딴 프릴은 왜 넣는 건데. 진짜 거추장스럽게.”


그가 입은 셔츠의 가슴 쪽엔 하늘거리는 프릴로 잔뜩 장식되어 있었고, 옷 소매에도 주름이 잔뜩 잡힌 프릴이 펄럭거렸다. 움직임이 많은 서지터 입장에선 이런 예복 셔츠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간결하고 단순한 셔츠를 주로 입다 보니 나풀거리는 프릴이 충분히 거추장스러울 만했다.


- 턱.


“옴마야.”


어제도 왔었던 로스 단장의 숙소 근처까지 도착한 서지터는 돌부리에 걸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예복에 맞는 부츠까지 새로 사 신었기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얼굴부터 옷차림까지 모두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자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후우, 지금 내가 여기서 이 꼴로 뭘 하는 거냐 대체.”


오늘 하루만 더 버티면 된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며 그리폰 성기사단 숙소로 들어섰다. 전날 트리스탄이 알려준 대로 2층 5호실 앞에 서서 조심스레 노크했다.


- 똑똑.


안에서 로스 단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 열려있으니 들어오게.”


이런 모습으로 들어가는 것이 맞나 싶어 서지터가 잠시 머뭇거린 사이 안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벌컥.


“누구······?”


“아, 저는.”


낯선 사람이었으나 뒤늦게 누구인지 알아차린 로스 단장이 말했다.


“아아! 그렇지. 오늘 자네가 올 거라고 트리스탄에게 들었네. 하하. 이거 워낙 낯선 모습이라 누구인지 알아채는 데까지 잠시 시간이 걸렸군. 미안하네. 어서 들어오게나.”


본인조차 이 모습이 어색하고 낯선데 로스 단장은 오죽하랴. 서지터는 멋쩍게 웃으며 로스 단장의 방 안으로 들어섰다.


“얼굴도 낯선데다가 옷차림까지 예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어서 몰라봤어. 일단 자리에 앉게. 간단하게 차를 내오지.”


“괜찮습니다.”


서지터의 정중한 사양에도 로스 단장은 손수 차를 내올 준비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자네가 언제 올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네. 트리스탄이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해놔서 잔뜩 기대 중이야. 하하하.”


“죄송합니다. 딱히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잘 찾아왔네. 안 그래도 경기장에서 모습을 보고 만나보고 싶었어. 사람을 적당히 놀라게 했어야지.”


“제가 그랬나요? 딱히 놀라게 해드릴 생각은 없었는데.”


로스 단장은 찻잔과 차를 준비하면서도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나. 아무도 못 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도 모자라 마상창시합에서 왼손이라니. 하하. 놀라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걸세.”


로스 단장이 준비한 차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서지터 맞은편 소파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자아, 그럼 결승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나를 찾아온 이유에 대해 들어볼까? 편하게 얘기해도 돼. 들을 준비는 다 끝났으니.”


로스 단장은 손에 깍지를 낀 채 미소를 머금고 서지터를 빤히 바라보았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고민이 된 서지터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천천히 입을 뗐다.


“그러니까 제가 얼마 전에 이상한 일을 겪어서요. 아무리 책을 뒤져봐도 나와 있지도 않고 딱히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단장님께 여쭤보러 찾아왔습니다.”


“이상한 일?”


“어디서부터 설명해 드려야 하나. 어어어, 전투 중에 일어난 일이긴 한데 일단 싸우게 된 상황까진 굳이 설명할 필요까진 없을 것 같고. 암튼 잠깐이긴 했는데 제 검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검을 휘두를 때마다 상대의 방패나 갑옷도 푸딩 잘려 나가듯이 깔끔하게 잘렸다고 표현을 하는 게 가장 정확할 듯싶어요. 아무리 검술 관련 책을 뒤져봐도 제가 겪었던 것과 같은 걸 적힌 것도 전혀 보질 못했고요.”


주저리주저리 서지터가 설명하는 동안 편안한 표정으로 듣기 시작한 로스 단장은 점점 눈이 커지고 입까지 벌려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마침 어제 트리스탄님에게 물어보니 단장님이라면 알 수도 있을 거라고 해서······.”


로스 단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지터만 바라보았다.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서지터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로스 단장을 불렀다.


“단장님? 단장님!”


서지터가 부르는 말에 이제야 정신이 든 로스 단장이 대답했다.


“어어!”


“괜찮으세요?”


“지, 지금 자네가 말한 게 진정 사실인가? 적의 방패나 방어구도 그냥 잘려 나가버렸다는 말이?”


“네, 방금 말씀드린 그대로예요.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요?”


거짓말이 절대 아니라는 확신이 들자 로스 단장은 언제 놀랐다는 듯 호탕하게 웃었다.


“아니야. 하하하! 정말 놀랄 노 자로군. 자네가? 하하하!”


“단장님, 웃지만 마시고 설명을 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로스 단장이 이제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연신 지어 보였다.


“이렇게 놀랄 일이었다면 조금이라도 언질을 줄 것이지. 트리스탄 그 녀석도 참.”


설명은 하지 않고 있는 로스 단장을 보며 서지터는 뚱한 얼굴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온 것이지, 놀라고 감탄하라고 온 게 아니었으니까.

서지터의 표정을 읽은 로스 단장은 차분하게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그가 원하는 답변을 해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어디부터 설명해주어야 할까? 일단 자네가 겪은 것에 대한 이름을 알려주어야겠군.”


“이게 이름도 있는 검술 같은 건가요?”


“검술이라? 정확히 말하면 검술은 아니지. 혹시 자네 검의 영혼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


그 말에 서지터는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검의 영혼이요?”


“그래, 자네가 겪은 건 검의 영혼. 혹은 줄여 검혼이라고 말하기도 하지. 들어본 적이 없나?”


“처음 듣는데요.”


“흐음, 자네라면 들어봄 직한데 의외로군. 하긴 그에 대해 전혀 모르니 나를 찾아온 걸 테지. 검의 영혼이란 소드마스터란 칭호를 가진 자라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필수 조건이라고 해도 무방해. 소드마스터란 칭호가 대륙에 단 15명만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무나 쓸 수 없는 것이 검의 영혼일세.”


“아아······.”


“하하하. 반응이 평범하군. 이번엔 자네가 놀라도 될 일이야.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면 15인의 소드마스터란 칭호는 그냥 상징적인 거야. 현재 알려진 소드마스터는 대륙 내 11명뿐이지. 그 11명 중에 자네가 가까이에서 본 사람이 두 명이나 있는 셈이고.”


“용병단의 케인즈 단장님과 아더 대장님이요?”


“그래,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설명하면 검의 영혼을 쓸 수 있는 자만이 소드마스터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다네. 혹시 자네는 그 칭호를 어떻게 얻는지 알고 있나?”


“아뇨. 소드마스터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는데요.”


“보통은 검의 영혼을 쓸 수 있는 재목을 골라 제자로 키우지. 가까운 예로 트리스탄이 있네. 정확히 무어라 설명할 순 없지만 소드마스터인 내 기준에서 트리스탄은 충분히 검의 영혼을 쓸 수 있는 재목이라 여겨졌고, 많은 수련과 훈련을 통해 조금씩 깨우치는 중이지.”


“와아, 역시 트리스탄님이. 대단하네요.”


“칭호를 얻는 다른 방법은 좀 거칠고 투박하지. 누군가 현재 소드마스터란 칭호를 가진 사람에게 결투를 신청해 이겨 얻기도 하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흔치 않아.”


“그건 왜 그런 거죠?”


“검의 영혼이란 소드마스터들끼리만 공유하는 일종의 비밀스러운 능력과도 같지. 마치 자네가 용병단의 케인즈 단장과 아더 대장 곁에 있었어도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야.”


“그렇네요. 용병단에서 생활하며 들어본 적도 없어요.”


“자네처럼 검의 영혼을 느꼈더라도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도 어려울뿐더러 무엇인지조차 인지 못 하는 일도 있을 거야.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소드마스터라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이상 함부로 건드릴 수조차 없는 존재들이 바로 소드마스터라네. 함부로 결투 신청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보는 게 맞겠지. 검의 영혼을 쓸 수도 없으면서 칭호를 얻기 위해 덤볐다간 당하는 건 도전자일 테고.”


“그럼 제가 겪었던 게 검의 영혼이란 거고 그건 소드마스터들만이 쓸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말씀이신데 지금부터 나도 소드마스터. 이러고 다녀도 된다는 뜻인가요?”


“하하하. 자네다운 발상이군. 물론 지금은 그러는 사람은 없을 거야. 소드마스터란 수백 년간 가장 강한 검사에게 주어지는 영광스러운 칭호지. 듣기로는 초창기엔 소드마스터라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고 하지. 나처럼 기사단의 단장이나 자네가 알고 있는 용병단의 단장, 돌격대의 대장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 굳이 소드마스터임을 증명하라는 사람은 없을 거야. 소속된 곳이 일종의 든든한 백이 되어주는 셈이지. 하지만 잘 알려지지도 않은 검사가 난 소드마스터요. 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어떻겠나?”


“그럼 주변에서 그러겠죠. 네까짓 게?”


“하하, 그래. 아마 그런 반응과 동시에 칭호를 노리고 덤벼드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겠지? 쉽게 말해 검혼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자가 소드마스터가 된다면 수도 없이 많은 자의 도전을 받으며 칭호를 돌려 가지게 될 거야. 그럼 소드마스터란 칭호의 권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테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검혼을 쓸 수 있는 소드마스터라 할지라도 불문율처럼 검혼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게 된 거고, 대부분 칭호에 걸맞는 제자를 길러내는 게 일반적으로 되어 버린 거지. 내가 트리스탄을 소드마스터 재목으로 보고 제자로 키우듯이, 또 다른 소드마스터 중 하나인 브리아 왕국의 기사단장님 또한 자기 아들을 소드마스터 재목으로 보고 제자로 키우기도 하는 거라네.”


브리아 왕국의 기사단장의 아들이란 말이 나오자 서지터는 반가웠다.


“어? 브리아 왕국의 기사단장님 아들이면 카이스터요?”


“그 친구를 알고 있나?”


“그럼요. 얼마나 친한대요. 히히.”


“카이스터 그 친구 역시 보통 실력은 아니라는 이야기는 들었어. 아마 지금쯤이면 제법 검혼을 느끼고 쓸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섰을 거야.”


“역시!”


“어쨌든 나 역시 스승님께 어린 시절부터 수련과 훈련을 받으며 검의 영혼을 서서히 깨우쳤지.”


“깨우치는 방법이란 게 있는 건가요?”


“설명하긴 어려워. 당연히 검을 다루는 실력이 출중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 오랜 시간 명상을 통해 조금씩 느끼는 게 일반적이지. 검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경지에 올라서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군. 트리스탄도 내가 길잡이가 되어 방향만 잡아주긴 하지만 스스로 느끼고 깨우쳐야 하는 부분이고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거야. 그런데 자네처럼 어느 순간 갑자기 검의 영혼을 느낀다는 건 나도 난생처음 듣는 말이군.”


“명상, 그리고 검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서지터는 로스 단장의 설명을 듣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추측했던 것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느껴지자 지금껏 고민한 것이 헛되지 않아 뿌듯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한 것이 떠올라 다시 로스 단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요. 소드마스터들끼리는 검의 영혼이란 게 비밀스러운 능력이라지만 저는 전장에서 아더 대장님이 그런 능력을 쓴 걸 본 적조차 없는데요? 진짜 소드마스터 맞긴 한 건가요?”


자신이 존경하는 아더 대장을 내리까는 서지터였다. 로스 단장은 서지터의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하하. 아마 전장에서 검의 영혼을 쓰기엔 부담스러우셨을 걸세. 한 번 전투를 치를 때마다 몇 시간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마당에 검의 영혼을 쓰기는 쉽지 않지.”


“왜죠?”


“자네도 겪어봤겠지만 엄청난 능력임은 틀림없어. 강철조차 그냥 썰어 버리는 능력 아닌가? 하지만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너무나도 크다네. 나조차도 검의 영혼을 10분 정도 쓴다면 바로 뻗어 버릴 거야. 강력한 능력이지만 단점이 너무나도 큰 셈이지. 그래서 소드마스터가 되더라도 끊임없이 수련해야 하는 거고.”


서지터는 레토론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로스 단장의 말처럼 검의 영혼이라 추정되는 떨림이 사라진 순간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왔었던 경험이 있었다.


“하긴 저도 그때 너무 졸려서 전투 중에 그냥 자고 싶었던 기억이 있어요.”


“검의 영혼을 쓰는 능력도 나름의 여러 단계가 있네. 누군가가 어설프게 정립해 놓은 거라 정확하지는 않네만 내 생각이 맞는다면 자네와 함께했던 두 분은 총 5단계 중에서 4단계쯤 될 거라 여겨지네. 아무리 그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고는 하나 검의 영혼을 쓰고 난 뒤의 후폭풍은 똑같을 거야. 단지 어느 시점에 몸을 회복하느냐가 가진 능력마다 달라지겠지만.”


“단계 같은 것도 있나요?”


“아마 4단계라면 자신의 의지대로 검의 영혼을 끌어와 쓸 수 있을 거야. 쓸 수 있고 없고는 확률적으로 반반 정도 되겠지.”


“마지막 5단계라면요?”


“자신의 의지대로 검의 영혼을 항상 쓸 수 있겠지. 하지만 아직 그 단계까지 오른 소드마스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해. 그 정도라면 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고 봐야지.”


“그럼 실례가 되는 질문이지만 단장님께서는 어느 정도 수준이신지.”


“흐음, 나는 대략 3단계 정도? 검의 영혼을 쓰기 위해 애를 조금 먹어야 하지. 애를 먹고 검의 영혼을 느끼더라도 쓸 수 없는 때도 더러 있다네.”


“뭔가 알면 알수록 심오하고 복잡해지네요.”


“아무나 쓸 수 있는 능력이라면 소드마스터란 칭호가 무의미해지겠지. 그럼 15인의 소드마스터가 아니고 100인 이상의 소드마스터가 될 수도 있고. 재밌는 건 만약 소드마스터끼리 맞닥뜨리더라도 어지간해선 싸움은 서로 피할 거라는 거지.”


“그건 왜요? 서로 붙어보면 흥미롭잖아요.”


“자존심이 걸린 문제고 무엇보다 둘 중 하나는 분명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까지 생길 수 있네. 만약 나와 자네의 아더 대장이 붙으면 어떨 거 같나? 서로 검의 영혼을 쓴다고 가정하면 아마도 내 목이 날아갈 확률이 더 높지 않겠나? 검의 영혼이란 능력을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것처럼 소드마스터끼리 누가 더 강함을 겨루는 것 또한 불문율처럼 금지하고 있지.”


여전히 궁금한 것이 남았는지 서지터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저처럼 갑자기 그걸 느낀 사람을 못 봤다고 하셨는데 그때 진짜 까딱하면 죽을 위기긴 했거든요? 그런 위기 상황이라면 검의 영혼이란 게 튀어나올 수도 있지 않나요?”


“지금껏 자네가 죽을 위기를 얼마나 겪었지? 파시비엔 사제에게 듣기로는 수도 없이 많이 겪었다고 들었지만 처음 느꼈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긴 하죠. 어떤 특정 조건이 되어야 그걸 느끼는 건지 궁금해서요.”


“내 경우는 10살도 채 되기 전부터 스승님께 선택받아 끊임없이 노력했지. 그러고도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검의 영혼을 처음 제대로 느꼈다네. 그 후로는 성장 속도가 앞선 20년보다 더 빠르긴 했지만 말이야. 지금 트리스탄은 나보다 훨씬 빠르긴 해도 실제 검의 영혼이란 걸 검을 들고 써본 적조차 없지. 자네는 아직 나이가 20대 초반임을 생각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습득 능력을 지닌 셈이야. 앞서 말했다시피 검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야만 검의 영혼에 도달할 수 있네. 그 점을 고려한다면 이미 자네는 검을 다루는 능력은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 내 생각이지만 양손을 모두 쓸 수 있다는 점이 그 어떤 소드마스터보다 빠르다고 느껴지네.”


“그런가요? 근데 검의 영혼이란 게 소드마스터들끼리 공유하고 제자에게만 전수해주는 그런 건데 저한테 막 이렇게 알려주셔도 되는 건가요?”


“하하하. 이미 검의 영혼을 써본 사람에게 비밀로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나?”


“제가 그 일을 겪고 마이론홀드로 돌아와서 진짜 열심히 연구도 하고 공부를 했거든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추측이긴 한데 단장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조금 정리가 되는 게 있는데 말씀드려도 되나요?”


“그럼 어디 한 번 들어보지.”


서지터는 지금껏 생각했던 점과 검의 영혼이란 것을 알고 난 지금 시점에 생각의 정리가 된 것을 로스 단장에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그의 말처럼 어디까지나 자기 생각과 추측뿐이었지만 검의 영혼에 대한 색다른 접근법에 다시 한번 로스 단장은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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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6화 누군가의 의지 - 32 23.08.24 28 1 12쪽
160 6화 누군가의 의지 - 31 23.08.23 29 1 16쪽
159 6화 누군가의 의지 - 30 23.08.22 35 1 14쪽
158 6화 누군가의 의지 - 29 23.08.21 27 1 14쪽
» 6화 누군가의 의지 - 28 23.08.18 32 1 17쪽
156 6화 누군가의 의지 - 27 23.08.17 32 1 15쪽
155 6화 누군가의 의지 - 26 23.08.16 27 1 14쪽
154 6화 누군가의 의지 - 25 23.08.15 25 1 13쪽
153 6화 누군가의 의지 - 24 23.08.14 29 1 12쪽
152 6화 누군가의 의지 - 23 23.08.11 34 1 16쪽
151 6화 누군가의 의지 - 22 23.08.10 30 1 16쪽
150 6화 누군가의 의지 - 21 23.08.09 27 1 12쪽
149 6화 누군가의 의지 - 20 23.08.08 31 1 16쪽
148 6화 누군가의 의지 - 19 23.08.07 28 1 12쪽
147 6화 누군가의 의지 - 18 23.08.04 31 1 12쪽
146 6화 누군가의 의지 - 17 23.08.03 30 2 14쪽
145 6화 누군가의 의지 - 16 23.08.02 28 1 17쪽
144 6화 누군가의 의지 - 15 23.08.01 29 2 17쪽
143 6화 누군가의 의지 - 14 23.07.31 36 2 12쪽
142 6화 누군가의 의지 - 13 23.07.28 28 1 12쪽
141 6화 누군가의 의지 - 12 23.07.27 26 1 12쪽
140 6화 누군가의 의지 - 11 23.07.26 28 1 13쪽
139 6화 누군가의 의지 - 10 23.07.25 24 1 12쪽
138 6화 누군가의 의지 - 9 23.07.24 26 2 12쪽
137 6화 누군가의 의지 - 8 23.07.21 28 2 13쪽
136 6화 누군가의 의지 - 7 23.07.20 2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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