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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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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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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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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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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화 누군가의 의지 - 8

DUMMY

불법적이긴 하나 서류상으로 노리스의 손자가 되었기에 서지터는 꼼짝없이 그의 천막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슬픈 눈으로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레일라는 단칼에 거절했다.


“카데스 말 들어보니까 접수처에서 관심을 받았다며. 사고 치지 말고 얌전히 시합 끝날 때까지 여기서 손자인 척하고 지내.”


레일라는 그 말을 끝으로 냉정하게 여관으로 돌아갔다. 노리스는 갑자기 손자가 생긴 것이 즐거웠는지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와 서지터 앞에 들이밀었다.


“요놈아, 이거 먹고 내일 시합 잘해라.”


입맛이 없는지 서지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아, 배부르니까 할아버지나 드세요.”


“뼈만 남아서는! 든든히 먹어야 힘내서 시합을 나가지!”


“정작 뼈만 남은 게 누군데 그래요. 그리고 아직 대진표도 안 나왔잖아요. 내일부터 경기인데 재수 좋으면 부전승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그런 요행을 바라면 못 써! 정정당당하게 승부 볼 생각을 해야지!”


“참 나! 정정당당? 할아버지 입에서 정정당당이란 말이 나오면 안 되죠. 친손자도 아닌데 내가 대리 출전하는 거잖아요.”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지만 치매 걸린 노인에겐 이미 서지터는 친손자가 되어있었다.


“체이스. 좋은 이름이야. 네 아비가 그런 이름을 지어주었구나. 수십 년이 흘러 할아비와 손자가 다시 만났으니 너의 고조부님과 증조부님을 위해서 말에 오르거라.”


“돌겠네.”


서지터는 그대로 간이침대에 누워 노리스에게 등을 보이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았는지 다음 날 아침에 나온 예선 대진표에는 첫 경기를 부전승으로 64강 본선에 올라가 버렸다. 이번 대회 참가자가 113명이다 보니 한 경기만 잘 치러도 바로 본선행이었다.


그렇게 이틀간 펼쳐진 예선전은 대회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천막 밖에서 들려오는 환호성도 무시하고 서지터는 이틀 동안 얌전히 천막에 처박혀 잠만 자며 시간을 보냈다. 훈련하자며 노리스가 호통을 쳤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들으며 노리스와 사사건건 부딪쳤다.


“이놈아! 꾸준히 훈련해야 실력이 늘지!”


“할아버지는 그렇게 연습해서 실력이 그 모양이십니까?”


“이놈이! 거기 안 서?”


- 와장창!


노리스가 찌그러진 주전자를 다시 서지터에게 집어던지며 어떻게서든 잡으려 애를 썼다. 그 와중에 끊임없이 노리스를 놀리는 서지터가 그리 손쉽게 잡힐 리가 없었다.


“아주 천막 밖까지 소란스러운 소리에 난리가 났네. 너 영감님이랑 그만 싸워!”


일행은 이틀 만에 천막에 방문했다. 레일라가 들어오며 잔소리를 퍼붓자 억울한 서지터도 반항을 하며 소리쳤다.


“자꾸 훈련하자고 귀찮게 하잖아!”


“훈련은 기본이라고, 이 녀석아!”


“그동안 뒤질 정도로 훈련받았다니깐요!”


“지터! 보고 싶었어!”


아리엘이 들어와 서지터 품에 폭 안기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그녀의 뒤를 이어 들어온 카데스가 둥그렇게 말아놓은 종이를 서지터에게 내밀며 말을 꺼냈다.


“본선 경기 대진표 나왔어. 너 첫 경기 상대 봐봐. 악연인가 보다.”


“어디 봅시다.”


종이를 펼쳐본 서지터는 체이스란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본선 경기 첫날 벌어지는 1조 7번째 경기에 속한 서지터의 가명 바로 위에 한 번 들어본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서지터의 첫 대결 상대는 바로 접수처에서 조롱하던 클레이건이었다.


“으하핫! 이 자식 잘 걸렸다.”


“오면서 명단 쭉 훑어봤는데 다행히 트리스탄은 본선 2조더라. 결승까지 가야 만날 수 있을 거야. 그 사람 성격상 임무 때문에 일부러 져줄 것 같지는 않고. 다행이야.”


“어디! 어디! 첫 상대가 누구라고?”


노리스가 서지터와 카데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대진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체이스 도노프리오란 이름 바로 위에 클레이건 올윈드란 이름을 보고 흐리멍덩한 노리스의 눈이 동그래졌다.


“크, 클레이건? 클레이건 올윈드? 아이고! 큰일 났군. 훈련! 훈련! 당장 훈련해야 해!”


“또 난리다. 할아버지. 훈련 안 해도 된다니깐요? 이래 봐도 내가 밥만 먹고 이 짓거리만 한 사람이라고요.”


“안 돼! 안 된다고! 지난 대회 3위를 한 녀석이야!”


“접수할 때 3위 했다고 거들먹거린 거 들었어요.”


“첫 라운드부터 조심해야 해. 첫 라운드에서 파악한 상대 약점만 집요하게 노리는 녀석이야. 완벽하지 않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질 놈이라고!”


레일라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노리스의 말을 경청했다.


“그래도 나름 도움이 되네.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대회에 참가한 사람의 경험이란 건가? 너 첫 경기는 부전승으로 올라왔는데 지난 대회 3위 했다는 상대 이길 수 있겠니?”


“의심하지 말거라. 불쌍한 중생아.”


“너 랜스 손에서 놓은 지 1년이 다 돼가잖아. 그사이 녹슬었을 거 같은데? 정말 괜찮겠어?”


“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등 떠민 게 누구더라?”


“워낙 오랫동안 손을 놔서 감을 잃지 않았나 해서 걱정하는 거지. 게다가 첫 상대부터 만만치 않고.”


“첫 라운드에서 상대 약점 파악해서 파고드는 스타일이면 그냥 첫 라운드에서 경기 끝내면 되겠네.”


노리스가 들고 있던 지팡이로 서지터의 머리를 때렸다.


- 딱!


“이 녀석이? 무슨 수로 첫 라운드에서 경기를 끝내?”


“아, 왜 때려! 말에서 떨어뜨리면 끝이잖아요.”


“그놈이 어지간해선 말에서 안 떨어지는 건 알고?”


“내 알 바 아니죠. 그건.”


“훈련해야 해! 어서 나와!”


노리스가 서지터의 팔을 잡고 천막 밖으로 끌어내려 했지만 서지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스랑 파시비엔은 어디 갔냐?”


셋만 서지터를 보기 위해 방문했기에 뒤늦게 서지터는 둘의 안부를 물었다.


“한스는 오늘도 너한테 써줄 마법 재료 구하러 갔고, 파시비엔은 셜레인 대주교가 소환해서 그리 갔어. 내일 시합은 다 보러 올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래? 파시비엔 자식 또 카렌 이름 들먹이면서 놀려대겠네. 걔 내일 데려올 때 입 좀 막아놔라. 그전에 로스 단장님 숙소가 어딘지도 좀 물어보고.”


부득이하게 마상창시합에 참가하는 터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긴 해도 서지터의 신경은 온통 로스 단장에게 자신이 겪은 일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만큼 마상창시합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긴장 따위는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

- 빰빠밤! 빠바바밤!


- 와아아아아!


마상창시합 본선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들리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본선 참가자 64명은 말 위에 올라 경기장 입구에 늘어섰다. 참가자 모두 갑옷을 깔끔하게 손질한 것도 모자라 외모도 한껏 신경 쓰고 있었다.


인기가 많은 마상창시합에선 많은 귀족과 부호의 따님들이 전통처럼 응원하는 한 명을 점찍으면 기사들은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예를 갖춰 그녀들이 건네준 징표를 받아든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눈이 맞아 연인으로 발전하는 일도 허다했기에 마상창시합에 참가하는 가난한 기사들은 나름의 부귀영화를 노리고 참가하기도 한다.


현재 관중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기사는 다름 아닌 트리스탄이었고 기사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인이 마상창시합에 처음 관람하러 온 카렌이었다. 그녀를 실물로 보는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입장하기 직전까지 기사들의 화젯거리는 카렌이었다.


“내가 그녀의 마음을 빼앗아보겠어. 아그나달린 여신이 환생한 모습이라잖아.”


“자네 얼굴로는 어림도 없다고. 하하하! 적어도 나 정도는 돼야 먹히지 않겠어?”


“너무 크게 떠들지 말라고. 저쪽에 그리폰 성기사단의 트리스탄이 있으니까. 괜히 저 친구한테 찍히면 곤란해.”


혹여나 말실수하지 않을까 다른 기사가 말리려 애를 썼다. 그들 근처에 있던 잘생긴 외모의 인기 절정 트리스탄은 여느 참가자들과는 다르게 관중석의 여인들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다.


오로지 그의 관심은 낡고 초라한 갑옷을 입은 채 참가자 중 유일하게 투구를 들지 않고 푹 눌러 쓴 서지터에 시선이 꽂힌 상태였다. 당장 가서 아는 척을 하고 싶었지만 다른 자들이 이상하게 볼 것 같아 꾹 참는 중이었다.


그리고 서지터에게 시선이 꽂힌 것처럼 트리스탄에게 시선이 꽂힌 자가 한 명 있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안타깝게 트리스탄에게 진 그림 리퍼 소속의 딜런이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눈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올 것만 같았다.


반면 시선의 종착지인 서지터는 갑갑한 투구를 꾹 눌러쓴 채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게 뭐 하자는 거야. 다들 삐까뻔쩍 어디 연회라도 나가냐? 하여간 이딴 시합 마음에 안 든다니까. 아 씨! 투구 작아서 갑갑해 미치겠네.”


“64명의 마상창시합 본선 참가자들을 환호와 함께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와아아아아!


경기장 내 진행자가 소리치자 선두의 기사부터 최대한 멋있고 근엄한 자세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줄지어 들어선 기사들도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머리를 틀어 귀족과 부호들이 모여있는 관중석 중앙 쪽으로 향했다.


서지터 역시 어색하게 손을 흔들자 관중석에서는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가리키며 야유를 선사했다.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깃발이 윈드테일 옆에 꽂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거 열받네? 이래저래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구나. 아주 도노프리오 가문의 위상이 바닥인데?”


기사들의 행진 속도가 점차 느려졌다. 중요 인물들이 자리한 관중석의 중앙 쪽으로 다다르자 한껏 자신의 멋짐을 뽐내며 여인들의 징표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특히나 경기장 아래에서 보더라도 눈에 띄는 외모의 카렌 근처에서 기사들은 열심히 구애하는 중이었다.


“아그나달린이 현신한 그대를 위해 우승을 하리다!”


“나의 우승은 곧 그대를 위한 것이오. 내가 우승할 수 있게 징표를 주시지요.”


“마이 레이디, 아름다운 그대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소. 부디 내게 한마디만이라도 해주시오.”


여러 기사의 구애에도 카렌의 눈은 트리스탄처럼 오로지 한 명에게 꽂혀있었다. 그게 누구인지 익히 알고 있는 트리스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려 서지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들어온 서지터는 자신에게 야유하는 관중들에게 손가락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여차하면 그들과 싸울 기세였다.


“정말 못 말리겠군. 재미난 친구야.”


트리스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신에게 쏟아져 내려오는 손수건부터 스카프, 하물며 값비싼 브로치 등등을 받아 여유롭게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그가 빠져나가며 환호성이 살짝 줄어들었다가 잠시 뒤 환호성은 언제 그랬냐는 듯 침묵으로 변해버렸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음을 알리는 침묵이었다.


“기사님, 제 징표입니다. 기대하고 있어요. 멋진 경기 부탁드려요.”


우아하게 자리에서 일어선 카렌이 서지터가 자신의 앞까지 다다르자 어깨에 걸치고 있던 얇은 녹색 숄을 들어 그를 향해 내밀었다. 조롱거리인 도노프리오 가문의 기사에게 그 누구도 아닌 카렌이 먼저 돌발행동을 하자 관중석 모두 일제히 입이 벌어져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이다.


난처한 건 서지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식으로 이목을 끌고 싶지 않았다. 복화술을 하듯 입술만 움직이며 투구 밖으로 카렌을 향해 말을 꺼냈다.


“즌쯔아 느흔테 왜 그르는드요.(진짜 나한테 왜 그러는데요.)”


“호호. 받아주실 거죠?”


카렌이 생긋 웃으며 팔을 더 뻗자 서지터는 어쩔 수 없이 숄을 받아 재빨리 윈드테일의 옆구리를 차며 경기장 밖으로 벗어났다. 그렇게 서둘러 서지터가 빠져나가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관중석은 혼란에 빠져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그녀를 노리던 참가자들 역시 얼이 빠진 모습이었다.


경기장 바깥쪽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섯은 배를 잡고 웃고 있었다.


“푸핫! 진짜 예상치 못한 일이네. 쟤 우승 못 하면 어떡하니?”


“그러게 말입니다. 설마 카렌님이 저기서 저런 행동을 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카렌님을 위해서라도 꼭 우승하셔야겠습니다.”


“하하. 조용하고 여성스러운 분인 줄 알았는데 저런 면도 있었구나. 쟤 진짜 난처하겠는데?”


놀리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친구를 바라보는 다섯과는 다르게 지금 이 상황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다름 아닌 투란의 영주 에반 페트레빈. 서지터의 아버지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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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7화 커져가는 불씨 - 2 23.08.29 29 1 15쪽
163 7화 커져가는 불씨 - 1 23.08.28 33 1 12쪽
162 6화 누군가의 의지 - 33 23.08.25 33 1 14쪽
161 6화 누군가의 의지 - 32 23.08.24 28 1 12쪽
160 6화 누군가의 의지 - 31 23.08.23 29 1 16쪽
159 6화 누군가의 의지 - 30 23.08.22 35 1 14쪽
158 6화 누군가의 의지 - 29 23.08.21 27 1 14쪽
157 6화 누군가의 의지 - 28 23.08.18 32 1 17쪽
156 6화 누군가의 의지 - 27 23.08.17 33 1 15쪽
155 6화 누군가의 의지 - 26 23.08.16 27 1 14쪽
154 6화 누군가의 의지 - 25 23.08.15 25 1 13쪽
153 6화 누군가의 의지 - 24 23.08.14 29 1 12쪽
152 6화 누군가의 의지 - 23 23.08.11 34 1 16쪽
151 6화 누군가의 의지 - 22 23.08.10 30 1 16쪽
150 6화 누군가의 의지 - 21 23.08.09 27 1 12쪽
149 6화 누군가의 의지 - 20 23.08.08 31 1 16쪽
148 6화 누군가의 의지 - 19 23.08.07 28 1 12쪽
147 6화 누군가의 의지 - 18 23.08.04 32 1 12쪽
146 6화 누군가의 의지 - 17 23.08.03 31 2 14쪽
145 6화 누군가의 의지 - 16 23.08.02 28 1 17쪽
144 6화 누군가의 의지 - 15 23.08.01 29 2 17쪽
143 6화 누군가의 의지 - 14 23.07.31 36 2 12쪽
142 6화 누군가의 의지 - 13 23.07.28 29 1 12쪽
141 6화 누군가의 의지 - 12 23.07.27 26 1 12쪽
140 6화 누군가의 의지 - 11 23.07.26 29 1 13쪽
139 6화 누군가의 의지 - 10 23.07.25 24 1 12쪽
138 6화 누군가의 의지 - 9 23.07.24 26 2 12쪽
» 6화 누군가의 의지 - 8 23.07.21 29 2 13쪽
136 6화 누군가의 의지 - 7 23.07.20 2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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