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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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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43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1.12.0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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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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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

DUMMY

"·········."

라인은 지금 자신의 방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잘 포장된 박스상자를 조리있게 열어서는 안에 있는 물건들을 꺼내고는 자신만의 규칙대로 정리하고 있었다.



대부분 여비의 옷과 소품들.



그리고.



잃어버리면 안되는 중요한 물건들을··· 정리할 터였는데.



"········· 이런 걸로 된거야?"

"뭐라는거야."



명백하게 예정과는 다른점이 존재했었다.

물음에도 당당하게 선채로 대답하곤 정리하고 있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여자아이, 이리스였다.



심심하기에 말을 걸어왔다고 생각했고 자신은 그저 자신의 일을 말한 것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순순하게, 혹은 강압적일지도 모르게 라인을 따라왔다.



'이런 걸로 괜찮은건가?'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놀이같은 것도 아닌 단순한 정리.

이리스가 물었던 질문의 대답이 될 수 있을까, 하고 라인은 고민하고 있었다.



"어라?"

그런 와중이었다.

어제의 심부름의 삯값. 수수께끼 잡화점과 그 점주에게 받은 작은 직육면체의 큐브였다.



'분명 여기를 누르면 된다고 한 것 같은데···.'

배송하면 비효율적인 생필품 등을 구매한 결과. 이 큐브의 전면부에 간단한 조작을 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딸깍딸깍.

큐브는 그런 소리를 내기만 할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라인이 허둥지둥하고 있는 사이에.



"이리줘봐."

그걸 이리스에게 낚아채였다.



"흠···."

이곳저곳 한번 훑어보고 만지작거리고는.



딸깍. 하고 청명한 소리를 내고는 방 중앙에 던져놓는다.



그러자 아담한 빛을 머금더니――

퉁! 하고 작았던 큐브가 팽창했다.



"오."

손바닥으로 감쌀 수 있을정도로 작았던 큐브가 자신의 들고 온 짐 크기까지 한순간에 커져버린 현상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촤라락하고 커진 큐브의 면이 열리더니.

거기엔 원했던 생필품이 놓여있었다.



모양을 구성하고 있던 면들은 어디갔는지 사라져버리고 생필품만 덩그러니남게 되는.

"오오!"

그 신기한 장면을 놀랍게 바라보고 있는 라인과.

"뭘 이런 걸로 놀라고 있어."

뭐가 대수롭냐듯이 답하면서 그 생필품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이리스였다.



"입구쪽에 설정되어있던 입력이 성립되지 않아서 그런거야."

어려운 이야기를 쉽사리하면서,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책상 위 선반에 생필품들을 정리해주기 시작하는 그녀.



라인은 정리를 위해 그 모습을 올려다보는 꼴이 되었지만, 수녀복으로 언뜻 드러나는 가련한 몸으로 정리하는 모습.



'···대체 뭘 하고 싶은거지?'



신기하면서도 신비한, 알쏭달쏭한 감상을 라인은 비췄다.



그런 와중이었다.



"······응?"



그런 그녀의 태도에 살짝 변화가 있었다.

알쏭달쏭한 감상에 아주 작은 생긴 방심의 시간. 라인도 모를 그 사이에 이리스는 무언가를 주섬주섬 쥐더니.



"흐음······."

그걸 보기까지 영점 몇 초.

"······아."

라인은 어느새 짐꾸러미 속에서 자신의 팬티를 펼쳐보이는 이리스에 굳어버린다.



"야!"

"이거 가지고 뭘. 네가 어제 했던 일 기억 못해?"

펼쳐진 팬티를 휙 하고 낚아챈다. 냉큼 관련된 짐들을 모두 끌어당겨 악의 손아귀로부터 원천을 봉쇄하는 라인.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런거냐고... 욕실에 남녀 이용시간이 있을거라고 누가 생각했냐고..."

중얼중얼 낙담하는 그를 놔두고 이리스는 승리와도 같은 한심한 한숨을 살포시 내보곤 덤덤한 얼굴로 다음으로 넘어갔다.



"응?"

아까와 비슷한 반응이다. 하지만 아까와는 전혀 다른 부류의 반응.



"이건···."

하나의 작은 상자. 그 나이의 남자에 맞지 않는, 잡동사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의 모음집.



그녀의 눈에 띌 정도의 그건.

보물상자였다.



그리고 스르륵하고 이리스 눈에서 사라졌다.



상자가 사라진 방향.

거기엔 지금까지의 엉뚱함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소년이 상자를 소중히 다루고 있었다.



"뭐야 그건?"

"중요한 거."



온화하면서도 평온한 모습. 거기에 담겨진 것들이 그에게 얼마나 의미가 깊은건지.

특별한 눈을 쓰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짐을 풀기 위해 품에서 그 보물상자를 품에서 풀어두고 천천히 안에 있는 걸 꺼내기 시작한다.



처음 감상대로의 잡다한 잡동사니들.

어디에나 굴러다니는 작은 돌맹이, 용도가 짐작되지 않는 작은 톱니바퀴, 영구보존하기 위해서인지 바짝 말려있는 식물의 부류들.



인테리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건 확실할 수 있는 그것들은 소년은 그저 소중히 정리하고 보관한다.



그런 의미모를 잡동사니 향연의 끝.



"그건 뭐야?"



유일하게 질문할 수 있는 물건이 나왔다.



어느정도 길이가 있는 유리병. 밑둥에 흙이 꾹꾹 담겨진 유리병.

화병이 떠오르는 유리병이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피지 않아있었다.



"음···."

소중한 것은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그걸 물어보는 게 아니란 건 안다.

"보다시피 화병이야. 꽃은 피지 않았지만."



"······그래?"

거기에 둘은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 그 이상 파고들지 않는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관계.

그래서일까 그들은 어느샌가 이 작은 보물상자를 공유하고 또 공감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응? 이 책···."

보물상자 속에서 한 책을 발견한다.



"아, 그 책. 내용은 잘 모르지만 인상이 남아서 가져온 거거든. 뭐 알고 있는 거 있어?"

"유명한 책이야. 비밀의 책<시크릿 북>. 교명한 교수, '케하인 솔루스'의 저서. 자신의 모든 걸 담아넣다고 공공연히 언급한 책이라고."



장엄한 말을 줄줄히 설명하는 모습.



···어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설명하기 좋아하는 성격이라고, 라인은 생각했다.



"뭐, 유명한대로 해석은 단 하나도 되어있지 않지만."



그 책에 대한 난해성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리스.

하지만.



'어라? 나 옛날에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설명과 반발되는 감상. 그것이 라인을 죄여왔다.



"저기 듣고 있어?"

정신을 차리고 있을 때쯤에는 이리스는 그 책을 라인에게 건내고 있었다.



"···뭐, 수많은 해독가 및 연구자들이 지금도 그 책 하나에 붙들려 있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책이라는거지."



표지에 Secret, 한 줄 띄고 Book의 재목을 가진 책을 빤히 보며.

"흐음···."

라인은 머리를 옥줬던 감상을 잊어버리곤 책을 받아 정리했다.








그런 정리의 시간은 둘이서 진행된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한 것은 많은데 시간은 별로 지나지 않는, 신기하면서 살짝 놀랄 정도의 시간.



"그래서."

하지만 그건 끝을 의미하는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걸로 끝은 아니지?'



태연하면서도 당돌한 태도. 여봐라 준비하거라, 라고 말하고 있는 것같은 그 태도.

고압적인 그녀의 부탁을 회피하거나, 답하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느낌에.



"으음······."



라인은 그저 난감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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