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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13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2.02.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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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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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5쪽

2

DUMMY

파아아앙!!!

사람과 사람이 닿는 소리라고 한다면 의심이 먼저 갈 것만 같은 파찰음이 터진다.



콰드득! 쿠웅!!

흘러보낸 공격은 숲을 파괴하고 지면을 도려내면서 흙의 구름을 터트려낸다.



전신은 닿기만해도 살을 도려내고 그대로 파괴하는 흉기 그 자체. 그것이 자유자재의 방향에서 세차게 몰아치고 있었다.



그런 흉악스러운 공격을 정확하게 받아내고 흘려버린다. 막는다는 가정 하나없이 모든 공격 하나하나를 전신의 힘을 다해 끌어들이고 방향을 꺽는다.



아슬아슬 위태롭기 그지없이. 지면이 보이지 않는 고공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과 같이.

라인은 버텨내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의구심. 당초 피하는 것은 고사하고 반응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일격 하나하나 받아내고 심지어 그걸 흘려보내고 있었다.



'설마 처음부터 숨겼다고――?'

떠오르는 사고는 이어지지 않는다. 흘려보내지는 공격들의 간격 사이로 작은 주먹이 찾아왔기에 이을 수 없었다.



"크으으!?"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위화감이 그걸 받아내거나 쳐내는 걸 허용하지 않았다.

물러나 피할 수 밖에 없다. 산의 흙바닥을 쓸어내면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주먹을 낸 자세에서 경계태세로 바꾸는 상대방의 모습.

그 모든 과정을 훑어 볼 수 있을 정도로 차이는 존재하는데도.

물러선 모습과 굳게 자리잡은 모습은 그 격차가 반대로라고 말하듯 비웃고 있었다.



"―――!"

까득하고 이를 악무는 소리가 울린다.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의 자신은 약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속임수, 기만, 숨긴패. 어쩌면 공원에서의 일전에서 일방적으로 방어만 했던 것은 이쪽의 움직임에 익숙해지기 위함일지도 모른다는 것까지.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저쪽이 지금의 현황에서 더 강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 없습니다!'



각오를 다진다.

물러설 수 없다.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명목은 이쪽에게 있음이 틀림없다.



결단은 몸을 낮춘다.

허리를 바닥과 수평으로, 손은 흙바닥을 짚는것도 고사하고, 발은 산을 도려낼 것과 같이 바닥을 짓눌러.

도약을 압축시킨다.



이룰 건 항상 해내왔던 것.

소리보다 빠르게. 무엇보다 빠르게.

무엇을 숨긴건지 모르지만, 그 모든 걸 떨쳐내버릴 수 있게.



신을 담고 있는 몸이기에 낼 수 있는 속도.

말그대로 신속.



그걸 이뤄내며.

백발의 소년에게 달려나간다.




빛이 들지 않는 어둠 속의 산중을 뚫어낸다.

이데아의 밤하늘 아래.

한 줄기의 선을 한밤 중의 하늘에 그려내며.













"어?"



쿵!!! 하고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도.

테오는 멍하니 시선을 뺏기고 있었다.



치명상에 정신을 잃었을 여자아이가 갑자기 일어섰다. 그리고 그 주위에 감도는 분위기가 선뜻 몸을 움직이기 힘들게 하고 있었다.



숨을 쉬기에 가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몸.

떨리기는 하지만 몸을 지탱하는 근육.

사람이 사람이기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움직임 그 자체.



그런 당연한 인간의 움직임인데도.

테오의 눈에는 그 모든 게 기계적인 존재로 보였다.

무엇보다 이데아의 빛에 비춰지는 저 붉은 눈동자는 너무나도 인외적이었다.



"질문. 당신은 본 개체를 위한 요인임이 확실합니까."

"아? 어.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데······"



갑자기 들려온 기계적인 말투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니, 넋이 나간 어느새 이쪽을 향하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향해진 눈동자 속에도 무언가 붉은 문양같은게 있다는 착각과 함께 어영부영 대답이 나와버린다.



"인식. 요인을 재조정하고 판단을 결정합니다."



다시 어딘가로 시선을 뻗는 그녀. 사람의 행동일테지만 그건 기계적인 거라고 생각되었다. 분명 머릿속으로 어떤 과정《프로세스》을 그대로 돌리고 있는 방식으로 보였다.

허나 그녀는 기계가 아니다.



푸슉···!

행동의 결과는 그녀의 환부를 벌려내어 피가 넘쳐흐른다.



"아앗! 너···! 상처가――!"

"보고. 묻습니다."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 속.

기계적인 목소리가 고한다.

눈동자 속, 너무나도 선명하게 붉어오는 문양의 눈빛과 함께.



"당신은 본 개체에 희망을 가집니까?"



테오는 망설인다.

지금 눈앞의 소녀는 분명 알고 있는 소녀가 아니다.

애초에 사람인지도 의심이 가는, 어쩌면 위험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두두둑.

살벌하게 떨어지는 피. 어쩌면 핏덩이까지 쏟아지는 것일지도 모르는 압박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리스를 부탁해.』



룸메이트의 부탁의 말에 망설임은 필요없었다.



"그래. 나는 포기하지 않았어."



눈동자는 흔들리고 몸은 떨렸지만.

확실하게 대답해 놓는다.



"성립.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이건 의급처지를 위한 동의일까

아니면 악마의 계약의 동의일까.



"피력. 제 지시의 따라주십시오."



눈동자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붉은 문양의 안광은 예측불가능한 앞으로 길을 안내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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