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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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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38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2.01.01 23:09
조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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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11

DUMMY

테오는 한가했다.

짐 정리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고 자신의 버릇과도 같은 것도 무난하다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숨도 돌릴겸 거실까지 나와있었다.

잠시 산책이라도 갈까. 아니면 이곳의 정원은 멋지게 되어있으니 그걸 감상할까.



태평한 고민을 하면서 평온히 지나가는 밤이라 여겨지는 때였다.



철컥. 하는 소리가 울리기 전까지는.



"어라? 다녀왔어. 라인―――!?"



라인이 돌아온 것일까 하고 발을 옮기는 그에게 보인건.

우당탕!! 하고 위태위태롭게 현관에서 쓰러지는 라인이었다.



"라인! 라인!!!"



다급하게 부르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라―! 라―――!!"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남는건.

오직.



또 다시 손을 놓쳤다는 사실이다.





-놓치고 싶지 않던 손 end






적적함만 남아돌고 있었다.

있는건 강제로 인기척을 제거한 도시《공간》.



거기엔 오직 단 한 사람만이 서있었다.



"···············."



한쪽 손을 한껏 크게 내리치고 있는 자세를 취한 채로.



그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 보통 아무 의미가 없을거라 여겨지는 간단한 자세.

하지만 거기엔 의미가 있었다. 그 존재에겐 의미가 있었다.



무시무시하고 소름끼칠 의미가.



아무것도 없는 손이 내려친 곳.

그곳은 닿지도 않았는데도.



엄청난 균열과 파괴의 현장이 퍼져있었다.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는 이곳이기에 더더욱 비참하고 살벌한 참상.



'그것'에겐 의미가 있는거다.

아무것도 없음에도 이런 파괴를 낳을 수 있는 의미가.



"···············."



그런 그 존재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감상을 품고 있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이 세상에 그와 동일시되는 존재가 몇이나 있을지 알 수 없으니.



아무도 없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신의 몸을 담고 있는 그 자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다.



"놓친건가?"



아무도 없다고 여겨지는 이 장소에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기에 괜스레 크게 들려오는 부츠의 소리와 더불어.



어둠 속에서 동화되어 있다가 나온 그 사람은 전신이 검게 되어있기에 밤하늘에서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검은 정령술사, 시리우스였다.



"비아냥이냐."



건조하면서도 날카로운 말.

듣는 사람에 따라 살이라도 도려내려나 싶을 정도로 사나운 말이었다.



"아니. 그 녀석이 본심을 낸다면 잡는 건 고생이다. 그 사실은 잘 알고 있으니."

그것보다, 라는 더붙여서.

"괜찮은거냐. 라고 말하고 싶은거다."



그에 대해.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날카롭게 섰던 분위기도, 주위를 감도는 살얼음같은 공기도.

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뭐, 괜찮겠지."

그 말만을 남기고 검은 정령술사는 몸을 돌린다.



온몸이 검기 때문일까 아니면 어떠한 마술을 작용시킨 것일까.

그는 밤의 어둠의 녹아내리듯 모습을 감춘다.



"···············."

그에 반응조차 하지 않았지만, 잠시 생각에 빠진 것처럼 자릴 머물고.

누구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우면서 자릴 나설려고 한다.



그 때였다.

그것을 눈치채는 것은.



파괴의 흔적. 자신이 이뤄냈던 강렬한의 힘의 업적.

방사향으로 산산조각난 콘크리트의 바닥.



거기에 있는 무언가를.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한다.






――――――――――――――――――――――――







"하아, 하아, 하아······."

얼굴은 상기되고, 가쁜 숨이 견디다 못해 내몰리고 있었다.

처음은 아니지만, 그만큼 급박하고 위급했던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뿐만은 아니라고 또 생각한다.



자신의 얼굴이 살짝 붉게 달아오른 것.

그건 힘들어서도 긴장해서도 아니다.



고양감.



포기를 하지 않고 저항하고 그리고 또 성공했다.

저항은 항상 하고 있다고 여겼지만 거기까지. 항상 지고만 있었던 저항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 자신을 속이고 있는 뇌근육 괴물《신체》 녀석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었지 않았는가.



흥분이 가라앉지가 않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이게 다 그 얘 때문이겠지.'



멍청해보이고 억지를 강요하기에 무뢰한이고 이기적일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거기엔 순수하게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이 억지스러운 하루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애초에 그걸 확인하기 위해 오늘이었으니까.



그것 뿐만 아니긴 했지만 【약속】한 것도 있으니.



'【약속】도 지켜냈고.'



모든 걸 포함해서.

용기를 받을 수 있었다.



마음이 뜨거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어라?"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뜨거――"



그건 마음 뿐만 아니었다.



너무나도 뜨거운 감각. 거기에 손이 닿는 순간.

마음 뿐만 아니라 몸이 불덩이같이 뜨겁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붉은 선혈.

가져온 손을 모두 흠뻑 적실 정도의 다량의.

단단하게 만들어졌을 수도복의 감촉 대신 느껴지는건 단단한 돌조각의 까끌까끌한 감촉과 찌걱거리는 불길한 잡음.



"――――아?"



역시 자만이었을까.

애초에 잘못되어 있던게 아닐까.



"――실···수······."



뜨거웠던 모든 건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 가라앉는다.

이제는 너무나도 차가운.



"···했네."



저 밑바닥까지.



'······아빠···.'



더 이상 마음이 닿을 수 없이.







·····················

···············

······





『띠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딕.』



그건 분명 소리가 없을 것이다.



외부가 아닌 내부. 외적이지 않는 내적인.

사람이 아닌 다른 무언가의 소리.



이제는 차가워져가는 그 속에서 울리는 어떤 경적.



그리고.

그건 일어난다.



휘청휘청. 흔들리면서.

찌걱찌적. 위태로운 음을 울리면서.

뚝뚝. 흘리면 안될 걸 흘리면서.



일어선다.



"――――――."

거기엔 '목소리'는 없다.

그건 사람의 형태를 띄지만 사람이 아닌 것이리라.



"―――――――――『치지직』."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그건 움직이기 시작한다.



『수용자의 생명에 위기를 감지. 긴급 프로토콜을 실시합니다.』



사람의 언어가 아닌 그건 사람의 몸을 이끌면서 나아간다.



『아울러. 조건이 충족된 예정의 프로세스을 개시합니다.』



휘청휘청. 흔들리면서.

찌걱찌적. 위태로운 음을 울리면서.

뚝뚝. 흘리면 안될 걸 흘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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