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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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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49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1.11.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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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3

DUMMY

서서히 눈을 뜬다.

시야는 그렇게 밝지 않으며 어둡지도 않는, 잠에 들기도 깨기도 좋은 상황이였다.



어째서일까, 하고 일어나 보니. 밝은 햇빛을 들여와야할 창문에 커튼이 쳐져있었다. 완전히 닫혀있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햇빛이 눈에 띄게 만들어져 있었다.



배려심이 느껴지는 그걸 보고 자신의 모습을 본다.



잠옷도 아닌 어제 입던 옷. 게다가 젖은 채로 그대로 입었던 옷. 하지만 지금은 젖은 기색이 하나도 없다. 침대도 더러워지지 않았을 뿐더러 옷은 말끔하게 펴져있었다.



자고 있는 사이에 모든 게 깨끗해져 있다.

있을 수 없는 일.



그에 대해 라인은.

'···또, 인가.'

당연스러운 일.



자연스럽고도 특이한, 이것이 바로 라인이 젖은 채로 잔 이유였다. 침대에는 뜨근한 열의 흔적이 느껴져왔고, 그것이 젖은 차림새를 고쳤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혹은 원인이 모를 일.



그것은 라인의 일종의 특성이었다. 어떤 상태로 휴식을 취하든 이 몸은 어떻게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려고 한다. 지금처럼 젖은 상태를 고치기 위해 산의 수행을 위해 배운 체온유지용 마법을 자동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

이제는 대수롭지도 않은 듯이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라인은 말끔하게 마른 옷차림 그대로 방을 나선다.








그렇게 도착한 두번째 거실.



이제는 당연하다는듯한 맴버가 거기에 있었다.

가정적인 앞치마를 수녀복에 걸친 자애스 사감님. 그리고 어울리지 않을텐데도 어딘가 어울리듯, 신문을 보고 있는 테오.



"어서오세요. 라인. 밥은 잔뜩 준비되어있으니 맘껏 드세요."

"어서와. 라인."



두번째로 맞이하는 기숙사의 아침.



"그··· 어제는 괜찮았어?"

"어, 어어?"



그런 선뜻한 말에 라인은 당황한다. 거기에 자애스 사감님이 의문형을 띄우는, 둘째날이라고해서 첫째날과 특별히 다를 게 없을거라 생각한 아침.



익숙함이 더해져선 더더욱 별일없을거라 생각했던 아침일텐데.

명확한 차이점이 존재했었다.



"······야."



인기척. 그것도 무진장 차갑고 날카로운 비수와도 같은 감각.

그 말 한마디에 경계심을 극도로 올리고 황급히 뒤돌아본다.



"비켜."

짧고 말과 날카롭게 찌를 것만 같은 눈길.

직시 못한 채 얼어버리고, 라인은 터벅터벅하고 옆으로 지나가는 기색만 멀뚱멀뚱 느끼기만 했다.



"···변태."

무릎을 주저앉게 만들 것만 같은 말 한 마디와 함께.



어제와는 다른 차이점.

라인이 데려온 아이, 이리스는 라인을 지나간다.



"아, 네가 라인이 말했던 얘구나. 안녕, 나는 테오라고 해. 그··· 조금 실례가 될지도 모르지만 좋게 봐줘."

뭘 말하는건지 알면 (주로 라인이) 얼굴을 들 수 없을정도로 부끄러울 함축된 이야기를 쓴웃음과 함께 이리스에게 건내는 테오.



"···흐음······."



그런 그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바라보곤, 이리스는 그냥 지나갈 뿐이었다.

테오는 선뜻 건낸 인사가 무시된 것 같아 무안한 기색을 띄었지만, 그렇게 크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첫날과는 이색적인 아침식사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



"아참. 그렇죠. 라인."

"······?"

뭔가를 떠올린듯한 자애스의 부름에 라인은 겨우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주위에 이미 사감님을 제외하고 남아있지 않는 아침식사자리. 자기가 바보같이 서 잇던 사실과 함께 사감님의 이야기에 고개를 돌리게된다.



"부탁했던 짐이 도착했답니다."

"···아!"

"현관 쪽에 들여놨으니 챙겨가세요."

"·········."



여기 오기 전. 오는 도중에 잊어버리면 위험하기에 배송을 맡겨둔 중요한 물건.

즉.



"···네!"

라인의 기대감을 충분히 끌어올리기 충분한 이야기였다.



지금까지의 정신 빠져있던 모습이 한순간에 가시고 발을 옮기려는 그 때.

"라인."

자애스가 다시 불렀다.



또 무엇일까. 기대감이 고양감으로 바뀌어가는 도중,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는 라인에게.



"아침은 먹어야죠?"

"·········네···."

다시 힘이 빠지는 이야기가 되돌아왔다.








삐질거린 아침시간이 지나고, 짐을 한껏 들고 자신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대감은 무게감으로 느끼는 그런 때였다.

한껏 들고 있는 짐 너머로 슬며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길을 당당히 막고 있는 그 모습에 멈춰서서 그 주인공을 바라보자니.



"자, 어때――?"

대뜸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억지로라도 데려온 아이. 작은 억지와 자기혐오 속에서 데려왔던 아이.

이리스였다.



아침의 기억 때문에 질린 얼굴이 되어버렸지만, 뒷사정과 더불어 눈에 들어온 장면은 그런 얼굴을 피게 만들었다.



어제의 기억.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둘 사이 밖에 모르면서도 어이가 없다고 생각할 그 기억 속에선 분명.

이리스는 몸을 숨기듯 꽁꽁 싸맨 후질근한 옷을 입었을텐데.



"――감상은?"

지금 그녀는 말끔한 수녀복을 입고 몸을 한바퀴 돌려가며 선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살짝 넋이 나갔다가.



이대로면 아침 때마냥 질세라 고개를 가로저어 정신을 차리며 묻는다.



"왠 거래?"

"그녀가 준비해준거야. 이런 이야기였으니까."



그녀라는 건 분명 자애스 사감님을 말하는 것이리라. 근데 그런 사감님을 그렇게 가볍게 부르고하는 걸 보니.

'의외로 대단한건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마쳤다는 건 이 작은 얘가 사감님을 그렇게 불러도 된다고 말하는 것과 같았으니까.



복잡한 인간관계 같은 것에 머리가 어지러워질 때 쯤.



"그래서 어떠냐니까?"



어느새 가까워진 이리스의 얼굴에 복잡함이 싹 다 날라가버렸다.



수녀복이라는 폐쇠적인 차림에도 불과하고 이전보다 잘 보이는 얼굴. 아담하면서도 뚜렷하며 나중엔 분명 미인이 될거라 확신이 드는 얼굴.



이렇게 가까우니 조금 부끄러운 감을 감추지 못했다.



"···흐음······."

뭘 눈치를 챘는지 잘난 미소를 띄면 그대로 수녀복의 이리스.

살짝 분한 감정에 얼굴이 구겨졌지만, 반응하면 하는대로 지는 것 같아 참아냈다.



"그, 어울리잖아. 아주···!"

다시 생각해도 멍청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멍청한 대답에 이리스는 가벼운 발걸음을 두더니 보이지 않게 미소를 짓을 뿐이었다.



'······이길 생각이 들지가 않네.'



이리스에겐 이길 생각을 하지 말자. 짐이 없었다면 머리를 긁적이고 있을 생각을 하고 있자니 어느샌가 이리스의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왜?"

"그래서, 오늘은 뭘 할 생각이야?"



질문에 질문이 되돌아왔다.



"왜 그러는데?"

"데려온 건 너잖아. 책임은 져야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한순간 고민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한순간이었다.



바로 눈앞에 당연한거라시피 띈 얼굴과 자세 그리고 무료함을 달래듯 수녀모에서 삐져나온 머리가락을 손가락으로 빙빙 굴리는 모습.

순식간에 눈치챌 수 있었다.



'심심하니까 놀아달라는건가?'

데려온 건 너니까 지루함을 책임지라는거다.



'음······. 그렇다고 재미라고 말할 것도 없는데······.'

떠올리는게 없으니.



"이걸 정리하려고."

자동으로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와버렸다.

양손으로 한껏들고 온 짐을 앞서 내미면서 덤덤하게 말했다.



"흐음···. 그래?"



애매모호한 대답을 하고선 다시 발길을 돌리는 이리스. 대체 뭘 하고 싶은건지 고개를 가로젓는 그 순간.



"뭐해?"



진짜 뭘하고 싶은걸까?



"방에 안내하지 않고."



이제는 몇번인지 헷갈리게도.



고개만 살짝 돌린 그녀는 어째서인지 나에게 재촉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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