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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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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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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5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1.12.2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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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UMMY

"끄으으으!!!"



신음소리는 처절함 그 자체였다.



막고 있는 건 손가락 단 두개.

그 작은 두가닥을 양손으로, 신음을 흘리는 처절한 전력을 다해서 막아내야한다.



그럼에도 거기엔 미동조차없으며 밀리는 기색도, 미는 기색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바위.

아니 바위따위는 충분히 밀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눈앞에 있는 건.

대체 무엇일까.



"사전의 정보대로, 튼튼한 모양이군."

이쪽은 여유따위 하나도 없는데, 들려오는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하면서 여유롭고 또 청아했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정말로 겉모습과도 어울리지 않는 그 불균형이 치열함 속에 짜증나게 들려왔다.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순간.



옆으로 무언가 날아온다.

아마도 발차기. 하지만 눈이 인식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빨라 말 그대로 '무언가'라고 할 수밖에 없는 그건.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몸을 내친다.



쾅!!!!



도시를 구성하는 굳고 단단한 건물들. 그런 콘크리트의 벽면은 부셔지고, 돌무더기가 되어 후두둑 넋없이 떨어져나간다.



그런 불온 그지없는 일을 벌인 장본인.

"···흐음."

적당히 휘두른 발차기의 자세 그대로, 느긋히 자신의 손을 쥐락펴락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렇군."

그 상태를 확인하고.



무너진 잔해 속에 단신으로 서 있는 소년을 한 번.

"네 주특기는 간섭과 빌려쓰기였지"

그리고 옆에 있는 소녀를 바라본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도 눈을 때지 않는 소녀, 이리스가 있었다.



수도복의 가슴부위를 콱! 붙잡으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녀는 눈을 똑바로 뜨고 있었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룬'에 간섭을 받으면 어느정도 약해지겠지."

여전히 발차기의 자세로 자신의 주먹을 줬다펴락하며.

"약해진 건 나였나."

바라본다.



파괴된 벽면의 안쪽. 거기에 아직 누가 서 있다는 걸.



허나 개의치 않는다.



그 다음. 동시에.



용감하게 눈을 부릅 뜬 이리스를 노려본다.



그건 신호. 노려본다는 행위 그 자체 순간에 다음 행동이 바로 이어진다는.

반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하지만 상관없겠지."

붙잡히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수를 펼친다.

"내가 약해진 걸로 되지 않을테니."



소리가 뒤를 따르는 마수.

이번엔 절대로 눈을 감지 않겠다는 의지에도 붙잡히는 장면이 선한 그 순간.



"――후아아아아악!!!"

목이 터지라 울리는 소리가 무너진 벽더미 속에서 튀어나온다.








형식도, 제식조차도, 뭐 하나 되먹지도 못했다. 분할 할 수 있는 마법을 오직 속도와 파워에만 쏟아부어 제어가 안되는 되먹지 못한 돌진.



허나 그렇기에 최선최대의 공격.

그게 지금은 가장 효율적이었다. 건들이는 것조차 용납이 되지 않아보일 상대에게 닿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반대로 말하자면.

최선최대를 효율면에서 계산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승부가 되질 않는거다.



파앙!!



그건 타격을 입히거나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단단한 걸 때리는 것이 아닌 밀어내는 느낌이었다.



그건.

자신의 최대전력은 저쪽을 수 미터 밀어내는게 끝이라는 걸 의미했다.



"하아, 꺼허억···!"

턱 막힌 목에 억지로 숨을 불어넣어 어떻게든 뚫어낸다.



모자란 산소에 좁아진 시야 너머로 상대방을 보지만.

시야가 흐릿할텐데도 상대방이 뚜렷하게 보이는 건, 상대방의 변함이 없는 자세 때문일 것이다.



라인의 눈에 들어오는 그 혹은 그녀는 자신의 최대전력의 일격에도 이전과 다름없는, 여전히 대충 휘두른 발차기를 거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괴물아냐!'

어떻게든 회복시키고 있는 의식이 떠올린 한마디.

라인은 회복에 전념하면서도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 너, 피가···!"

그런 와중에 옆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살짝 머리에 손을 대보니 축축하면서도 뜨거운 감촉이 느껴져온다.

그게 뭔지, 얼마나 심각한건지 알곤 있지만, 도저히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괜찮아."

낮게 중얼거리며 마법을 최대한 자가치유 쪽으로 돌려 상처를 막아내며, 머리를 가로저어 흘러내리는 그걸 떨쳐낸다.

피해는 막심했지만 어떻게든 복구할려 집중했다.



하지만.



"이 정도인가."

그걸 저쪽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제까지 걷어올려찬 발차기를 내리며 이쪽을 향한다.

단순하면서도 딱딱한 움직임처럼 보이는데 거기엔 엄청난 위력이 담겨있는 것만 같았다. 마치 손에 아무것도 쥐지 못한 채 거대한 육식동물 앞에 떨어진 것처럼.



"···이해가 되질 않는군."

그런 어마무시한 맹수가 천천히 말을 걸어왔다.



"어째서 내 앞에 서 있는거지? 너에겐 거기 서있을 이유도―"―

분명 압도 당하면서도.

"――자격도 없을텐데."

어째서인지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보고 있었다. 분명 짧은 인연이 있을지언정, 아무런 연관도 없으며 도리조차 없을 그녀를 감싸는 이유."



말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지금 당장 눈앞에서 아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의해 다치면 기분이 찝찝하다. 어떻게 됐든 도움을 받은 사람에겐 어떤 형식으로든 도와주고 싶다.



인연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목숨까지 거는 그건 정상이 아니다."



그걸 객관적으로 부정당하고.

그걸 부정할 수 없는 자신이 있었다.

그 말에 짜증이.

아니.

이제까지 뒤로 미뤄놨던 꺼무직칙한 것이 몸 속에서 기어오고 있었다.



"――크윽!"

얼굴 근육이 조절이 되질 않았다.

분명 크게 찡그리고 있을 것이다. 분명 속에 담아두고 있지만 숨길 수 없어져버리고 있을거다.



상대방은 그런 자신을 보곤.

"···역시."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작지만 지금까지보다 큰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그 손에 있지도 않을텐데도.

마치 거대한 검을 연상시키는 손을 위로 향한다.



"너는 정당하지 않다."



쿠웅.

귀에는 들리지 않는 낮은 진동음이 한 번 일어나고.

구르르르릉···!!

정체를 모를 울음소리와 함께. 어마무시하다는 것만은 느껴지는 무언가 하늘을 향한 손과 함께 온몸에서 흘러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렇다.



저건 마나이다. 마법을 위한 전조현상이며.

이제까지 눈에 띄지 않던.

진정한 힘의 발현이었다.



'···무리야.'

마법에 대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단은 있다. 하지만 그걸 해낼 수 있는지가 확신이 서질 않는다.



만약 저 정도의 힘을 소리가 뒤따르는 속도로 공격해온다면······.

방도가 없다. 기회는 한정되어있을 뿐더러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기랄!'

몸을 기어오는 꺼무직칙한 짜증이. 뒤를 뒤딸아오는, 뒤로 밀어놧다고 할 수 있는 감정이.

이것이 원래의 자신이라고, 바뀐건 하나도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부정의 감정은 길을 어둡게 만들다.

······어두운 길 한 가운데.

"도망쳐."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가까워서일까. 아니면 눈이 아닌 귀를 통했기 때문일까.

모든 게 실의에 빠진 라인은 듣고 또 볼 수 있었다.



자신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정신적으로 몰아붙여져 아무것도 못하던 찰나에.

작은 몸으로 자신의 앞에 서는.

"도망쳐."

작은 빛이 존재했다.



"신체(神體). 신의 몸의 구현. 그게 저 녀석의 성질이야. 순수한 물리력의 상징이자 그 어떤 성질의 마나도 담을 수 있는 그릇."



이 세계에는 기적이 넘치기에 육체의 순수한 힘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리력을 넘어서는 힘이 존재하기에 육체의 극한은 의미가 없다는거다.



하지만 그런 이 세상의 일반상식을 무시하는 존재가 바로.



신체(神體).



그 몸은 일반상식을 무시하며 육체 그 자체 기적인 존재.

규격과 상식 외의 존재이다.



라인도 알고 있었다.



아주 살짝. 여기까지 오기 전, 도시의 첫 친구가 알려준 간단한 이야기. 건물의 벽을 가루로 만든다는 농담같은 진담.

그게 현실로 눈앞에 있는거다.



그렇다면 소리가 뒤를 따를 정도의 스피드도 이해가 된다.



"그러니까."



거기서 라인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어두운 길이 아닌 도시의 빛이 은은하게 흐르는 현실로.



"여기는 내게 맡겨."



그럼에도 작은 소녀는 앞에 서 있었다. 자신이 그 위협을 얼마나 이해하고 또 말할 수 있는지 뼈저리게 알고 있을텐데도.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어떻게 할건데."



당연한 의문. 그러면서도 살짝 조잡한 말.



"방법은 있어. 게다가 말했잖아. 넌 너무 관여했다고. 여기선."



그런 조잡스러운 의문에 대한 대답은.



"나한테 맡겨."



오합지졸한 마음을 모두 날려버리는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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