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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치 님의 서재입니다.

변신한 짐승이 당신 옆사람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신성치
작품등록일 :
2023.12.26 13:10
최근연재일 :
2024.06.13 11:35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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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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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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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시크Chic한 집

DUMMY

아이들이 엄마의 숨겨진 모습을 확인한 날, 네 식구가 한 방에서 잤다.

옥,희의 목격 때문에 화들짝 놀랐다가 감동의 눈물을 흘린 미랑은 달라져 있었다. 아이들을 안심시키는 게 최우선이다 보니 잠깐 우울 증세가 가라앉은 건가? 아이와 아내를 위한 남편의 현명한 설명에··· 험험, 감동한 나머지 우울증이 나은 건가? 라고 생각하면 성급한 희망과 자뻑이겠지.


어쨌거나 미랑은 집안 공기를 바꾸려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안방에서 네 식구가 같이 자자는 건 미랑의 제안이었다. 옥,희는 당연히 오케이였고, 나도 감히 거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네 식구가 같은 천장 바라보고 누워서 한참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이야기 중에 살짝 고난도의 화제가 끼어들기는 했다.


“그런데 우리도 크면 무섭게 변하는 거야?”

“엄마 딸이니까. 엄마 닮는 거랬어.”

“우리도 악당들 혼내주는 거 좋아하는데.”

“아니야. 옥,희는 무섭게 변신하지 않을 거야.”

대답하면서 나는 아이들 마음을 놓게 해주는 좋은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왜?”

“어째서?”

나름의 근거, 합리적으로 들리는 이유가 필요했다. 사망한 생부의 유전자가 절반이니까 확률이 떨어진단다, 이건 어려우면서 기분도 나쁜 이야기.

너희 생모가 인간 형태로 변신하면서 물려줄 유전 형질도 호모 사피엔스의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2세는··· 아냐, 아냐. 어릴 때 과학 공부도 못 했지만, 잘 했어도 도움이 될 상황 같지는 않았다.


“엄마랑 다른 점이 있어서 그래.”

내가 난감해 할 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건 역시 미랑이었다.


“뭐가 다른데?”

“엄마는 아주 옛날에 여우였다가, 짐승만도 못한 나쁜 사람들을 혼내고 착한 사람 도와주려고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거야.”

“맞아.”

“멋지다!”

“그런데 너네는 사람으로 태어난 이유가 달라.”

“왜 달라?”

“이유가 뭔데?”

“신나게 뛰어놀고,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것들 만들고, 고장난 것들 고쳐 주면서 다른 사람들이랑 깔깔 웃고 지내는 거야.”

“우와!”

“그것도 멋지다!”


음··· 구원투수의 구질과 구위가 몹시 훌륭했다. 그야말로 멋진 답변이었다. 아이들을 안심시키려고 꾸며댄 희망이 아니라, 진짜 맞는 말이었다.


“근데··· 변신하면 재밌을 거 같은데.”

“귀여운 여우로 변신! 유치원 갈 때는 사람으로 변신!”

옥,희는 잠시 아쉬워하다가 잠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랑이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내 눈도 감겼다.



그리고 두 달이 흘렀다.

중간자들이 출신 동물로 회귀 변신하는 데 대한 소문은 세상에 퍼졌다. 지리산 꼭대기에서 한라산 백록담에서 변신한다는 설도 있었다. 다행히 변신 지점이 마이산이라는 소문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남산골 아지트에 같이 침투했던 두더지 총각과 들쥐 아저씨도 사라졌다. 아마도 지상의 동물들 중에서 영장류가 둘 줄고 설치류가 둘 늘었을 거다.

엊그제 방송 뉴스에서는 전자 글러브 신호가 끊기고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위장종들의 숫자가 100단위를 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라진 그들이 다른 사회적 공간에서 목격된 경우는 없다면서 앵커는 동물로 돌아갔다는 시중의 소문도 같이 소개했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희귀 동물들이 목격됐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전파를 탔다.

목격담과 소문들은 근거가 있는 것들이었다. 중간자들은 전화로도 톡으로도 회귀 변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듣는 이가 없고 도감청의 위험이 없는 곳에서 중간자끼리 만나면 항상 화제가 되는 것이 회귀 변신이었다.


그린 플리즈의 일꾼 강한우와 왕년의 작가 염소준 선생은 회귀 변신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예전처럼 주어진 숙업, 인간화 미션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완전한 인간이 되든 못 되든 죽을 때까지 중간자들을 도울 결심이었다.


어떤 중간자들은 완전한 인간화도 회귀 변신도 원하지 않고 중간자인 채로 계속 살아가기를 희망했다. 늑대파 깡패들처럼 인간보다 월등한 힘자랑을 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중간인 게 좋다는 이들이었다.


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으로도 저것으로도 규정되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정신적으로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채 평생 사춘기 중이병 환자로 살아가는 오리지널 인간들도 많으니까.


TV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위장종 대책에 대한 논쟁들이 쉼 없이 이어졌다.

중간자들을 혐오하고 위협하는 행동들도 끊이지 않았다. 빨간 장갑을 낀 이들이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공격하고 폭행하는 사건도 계속 일어났다. 몽땅 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든가, 비무장지대 철조망 가운데로 몰아넣자든가, 다도해의 섬들에 위장종 거주 구역을 만들어 주자는 의견도 있었다. 인적이 드문 담벼락에는 ‘위장종 전체 살처분’이라는 붉은 페인트 낙서들도 많았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위장종들과 같이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있었다. 엑스 장부파의 음모가 공개된 뒤에는 중간자에 의한 폭력사태가 제로에 가까웠고, 중간자들을 선량한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시민들이 늘어갔다.


엑스 장부파의 숨은 보스 장철환은 이미 한국을 떠났다는 설이 파다했다.

하네다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모습이라는 사진이 온라인 상에 떠서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배되고 출국 금지된 자이므로 절대 항공편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는 의견과 법망을 피하는 데 특화된 자니까 가능할 거라는 의견이 끝없이 맞부딪쳤다. 도쿄 유흥가에서 봤다는 사람도 있고 엘에이 한인타운 술집에서 목격담도 있었다.

아직까지 체포되지 않은 것을 보니 국외로 도피한 건 사실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멀더와 스컬리는 자신들이 한 행위에 대해서 밝히는 것은 인류 문명에 심대한 위해가 될 수 있다면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심신 미약으로 치료 감호가 필요한 사람들 같았다.



그리고, 어찌 보면 나라 돌아가는 꼴보다 더 중요한 스토리.

나와 미랑은 약속을 했다. 장차 어떤 종족을 선택하더라도 부부가 함께 결정한다고.


둘이 같이 떠날지, 같이 남을지, 하나만 떠날지, 둘이 합의하면 모든 게 가능하다. 미랑이 계속 중간자인 채 살아가는 것도 개의치 않겠다. 당뇨 관리하며 사는 사람처럼 살면 된다.

하지만 옥,희 동의 없이 특히 옥,희가 미성년자일 때는 절대 떠나는 쪽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이런 결론을 내린 다음 우리 네 식구와 땡구는 서울을 떠나 그랜파가 살고 있는 시골집으로 들어왔다.


아들 며느리가 짐승이 되는 바람에 독거 노인이 된 그랜파. 그리고 경찰을 더 하기 힘들어진 나. 정체가 드러난 후 체조 교실 사람들과 서먹해진 미랑. 그리고 산골 생활을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 씩씩한 쌍둥이 옥,희.

이쯤 되면 시골집에 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그랜파가 워낙 동네에서 덕망을 쌓아 왔기 때문에 산골 이웃들은 우리 식구를 반갑게 맞아줬다.

‘그 집 손주 며느리라면 믿어야지. 주성이 댁이라니까 그러려니 해야지.’


일단 우리편이라고 생각하면 웬만한 건 덮어주는 게 동네 어르신들의 스타일이었다. 우리편 아닌 이들이 떠들어대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는 대인배들이셔서 주성이 색시가 빨간 장갑을 낀 것 정도는 별 문제가 안 됐다.

그리 많진 않지만 나와 미랑의 은행 잔고와 퇴직금, 그리고 돌려 받은 전세 보증금으로 당장 생활에는 문제가 없었다.


- 참고로, 인간 세상을 떠나기 전에 묘화와 기철이 형은 전재산을 그린 플리즈에 기증했었다. 두 사람의 집도 그린 플리즈 소유가 됐는데, 팔아서 좋은 일에 활용하라는 게 기증자의 취지였다. 다행히 우리가 살던 집은 금방 팔렸고 우리는 전세 보증금을 곧바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


그렇다고 텃밭만 가꾸면서 살 수는 없었다. 뭘 할까 우리 부부가 고민할 때 유튜버를 추천해 준 건 그랜파셨다.

“귀농해서 살아가는 중간자 부부 유튜버! 전직 강력계 형사 오리지널 남편과 기계체조 코치 출신 여우 중간자 아내! 이건 되는 아이템이야. 이게 안 먹히면 내가 책임질게!”


어떻게 책임질지 구체적인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우리도 굳이 따지지는 않고 그랜파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산골로 들어왔다고 해서 세상을 피하려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나름 인기를 끌 것 같다는 기대감도 스멀스멀 피어 올랐으니까.


당장은 도시 출신 부부와 아이들이 귀농 생활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들로 동영상 목록을 채웠다.

그랜파는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면서 스마트 팜 연구를 시작하셨다. 첨단 농법으로 소득을 올리면서 그 과정과 결과물을 유튜브로 소개하자는 계획이었다.


순풍을 탄 산골 생활에서 한 가지 걱정거리는 옥,희의 친구가 없다는 거였다. 땡구와 가이, 딱새들하고 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왕할아버지의 체력에도 한계가 있고, 부모가 해줄 역할과 친구가 줄 수 있는 건 또 달랐다.


동네의 유일한 미성년자는 근처 귀농 가정의 두 살배기 사내애뿐이었다.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그 아이를 옥,희도 좋아했지만 오래 데리고 놀 수는 없었다. 활동량이 무지막지하게 차이가 났으니까.


내년이면 십 리(4킬로미터) 떨어진 학교에 가야 되는 것도 생각거리를 던져줬다.

산길 십 리를 걸어다니는 건 아직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 학교 근처에도 빈집들이 있으니까 세를 얻어서 그랜파 집과 왔다갔다 하면서 살까? 아니면 차로 아이들 등하교를 시키되, 끝나고 친구들과 최대한 놀게 하고 기다려줄까? 두 가지 정도 선택지가 있었는데 차차 생각하다가 연말쯤 결정하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옛날 읍내, 학교 옆 동네에 미랑이 다녀온 날이었다.

초딩들이 학교 끝나고 다니는 태권도장 피아노 학원 같은 데도 들러보겠다고 간 거였다. 그런데, 돌아온 미랑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열받아 달아오른 빨간 볼은 아니었다. 뭔가 매우 기쁘고 들떠 보였다.


“왜 그러시오, 부인?”

계란값을 아끼기 위해 지난 주부터 고용한 치킨들에게 모이를 뿌려주면서 질문을 던졌다. 노답. 미랑은 뒷짐을 지고 살짝 몸을 뒤틀면서 웃기만 했다. 뭔가 억지로 수줍어 하는 연기력 부족한 내숭 같은 느낌이었다.


“별거 아냐아앙···”

별거 아닌데 말꼬리가 왜 묘하게 늘어지남? 게다가 난데없는 콧소리는 웬일?


“뭘 숨긴 거야? 남편 전직 형사야!”

뒷짐 진 손에 든 걸 뺏으려고 덤비니까 미랑은 도망쳤다. 여자는 도망가고 남자는 쫓아가고, 괜히 나무를 가운데 두고 빙빙 돌고··· 이런 20세기 중반스러운 애정씬을 연출하려는 의도 같았는데···


그건 너무 촌스럽잖아! 나는 드라마 장르를 한 방에 바꿔버리는 액션을 선보였다. 과감한 점프로 태클을 날리는 전직형사!

문제는 상대가 전직 기계체조 코치인 중간자였다는 거다. 미랑이 가볍게 허리를 빼 피하는 바람에 나는 땅바닥에 널부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멍청하게 위를 올려다 보는 내 눈 위로 검고 납작한 물체가 떨어졌다.


미랑이 내게 떨궈준 건 초음파 사진이었다. 산부인과에서 찍어주는 태아 사진. 까만 바탕에 밝은 색 점 세 개가 있었다.

“이게 뭐야?”

“난 쌍둥이가 팔잔가봐. 이번엔 발전했어. 셋이래. 세 쌍둥이!”


오 마이 갓! 천지신명이시여! 지저스, 싯달타, 무함마드여! 존재의 고민을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다산의 찬스를 내려주시다니! 나는 일단 땅바닥에서 떼굴떼굴 굴렀다. 그랜파와 옥,희가 산책 갔다 오다가 나를 보고 걱정을 했다.

‘저 인간 왜 돌아? 돌은 건가?’


지난번엔 늑대인간 놈의 공격 때문에 유산한 거였지만, 어쨌거나 최대한 조심해야 하는 시츄에이션이었다. 그러려면 내가 진정하는 게 급선무였다. 나는 땅바닥에 누운 채로 단전 깊숙이 반복 호흡을 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서 그랜파와 옥,희한테 다가갔다.

‘목소리 최대한 깔고, 여유있게 말해야지.’


“아빠씨.”

“우리 동생 생긴 것 땜에 그러지?”

“요 아래서 니 처 만나서 이미 다 들었단다.”


어이쿠, 민망하여라. 옥,희와 그랜파는 킥킥 서로 마주보며 나를 비웃고 있었다. 그 웃음에 미랑도 합류했다.

에라, 나도 웃어야지. 세 쌍둥이가 태어나면 미랑의 미션, 숙업은 완결되는 거다. 중간자라서 고민할 일은 사라진다. 어머니처럼 자연으로 돌아갈 결정을 하더라도 그건 그때 문제다. 이제는 스스로 선택할 여유가 생긴 거였다.


그래서 좀 바보같이 웃는 나까지 다섯 식구가 모두 웃고 있는데, 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땡구와 가이가 소리난 쪽을 향해 격하게 짖기 시작했다.


이런, 이런, 텔레파시인가? 알고 온 건가?

여우 두 마리가 우리집 앞에 앉아 있었다.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미랑의 손을 잡았다. 무지무지 반가운 여우들이지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미랑 감정의 큰 동요는 위험하다 생각했다. 다행히 미랑은 차분했다. 두 눈이 촉촉해지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을 뿐이었다.


“허허··· 어떻게 알고 왔나? 잘 있었구나.”

그랜파 말씀에 여우들은 캥캥 작은 소리로 짖었다. 여우들의 대답을 듣자 땡구와 가이, 개 두 마리는 더 흥분해서 짖어댔다.

미랑은 옥,희한테 개들을 묶어 두고 오라고 시켰다. 동물 조련 업무를 좋아하는 옥,희는 곧장 엄마 지시를 이행했다.


우리는 여우들에게 다가갔다. 그랜파가 허리를 굽혀 여우를 만지려고 하자 여우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시라고. 미련과 아쉬움을 남길 감정을 보태지 마시라고.

“내가 오버한 거냐?”


캥캥, 또 여우들이 대답했다. 그리고 한두 걸음, 물러섰다. 잘 있는 거 봤으니 갈게요, 그런 바디 랭귀지 같았다. 휴···

‘괜찮구나. 저 두 마리 여우는. 잘 살고 있구나.’


그랜파와 나와 미랑은 두 마리 여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개들을 묶어 놓고 온 옥,희도 어른들을 따라 손을 흔들었다.

두 마리 여우는 대문 앞에서 손을 흔드는 네 사람의 배웅을 받으면서 돌아섰다. 그리고 곧 숲속으로 사라졌다. 잘 가 여우야, 빠이빠이, 고함치는 옥,희 목소리만 귓속에서 맴돌았다.

잘 가라. 여우들아. 나도 빠이빠이다.


* * * * * * * * * * * * * * * * * * *


아마도,

여러분은 원래 야생동물이었다가 인간으로 변신했다는 존재를 만나본 적은 없으실 거다.


하지만 여러분 주변엔 저게 인간인가 싶은 연놈들도 적지 않을 것이고, 희한하고 황당한 사고 구조를 가진 인간들과도 종종 마주쳤을 거다.

우리 사는 게 대개 그런 거 같다. 대체 저놈은 뭐였을까? 도대체 무슨 팔자라 저 꼬라지인가? 이해 안 되는 수많은 꼴들을 보고 참아내면서 살아들 간다.


연구 결과나 설문 조사 결과가 없으니 내 추측이 객관적이라 우길 수는 없지만 여러분 생활도 비슷할 거다.

이상하고 맘에 안 드는 일 많은 세상, 아무 일 안 터지면 내 마음도 아무렇지 않아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마음.


이것들을 묵직하니 짊어지고 있는 신세라는 건 건 비슷할 테니까. 내 속도 잘 모르니 남의 속 알기는 더 어렵겠지만, 서로 좀 안쓰럽게 여겨주고 가능하면 도와주면서 살아가셔도 별 탈은 없을 듯하다.


견뎌내고, 어울리고, 땀 흘리고, 웃고, 쉬어 가면서.


지금까지 떠들었던 이야기를 ‘전설의 고향’에서 방영했다면 성우 아저씨가 마지막에 이렇게 요약 정리해주셨을 것 같다. 조금 걸쭉한 저음으로, 꽤 촌스러운 에코 사운드로.

“이 이야기는 2024년 한반도 남녘 곳곳에서 나타난 둔갑 짐승들에 대한 전설로, 웬만하면 이해하고 적당히 따지면서 같이 살아가자는 교훈을 전해줍니다.”


안녕.


작가의말

  여기까지 함께 와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말 지구력과 인내력이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그 훌륭한 능력 덕분에라도 잘 되실 거예요. 복 받으실 거예요. 


  살다 보면 주변 사람이 인간 같지 않게 느껴질 때가 있을 겁니다. 저 화상은 도대체 뭐야? 여우야, 곰이야? 

  답답하고 화가 나시더라도 문제의 그 크리처는 99.9999999...퍼센트 인간일 겁니다. 지도 지가 맘에 안 들고, 지 맘이 맘대로 안 되는 그런 인간일 듯합니다. 나 자신이 내 맘에 안 들듯 남도 맘에 안 드는 거라 생각하시고, 쪼금만 봐 주시고 웃어주신다면 다시 인간으로 보이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애니웨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비슷한 짓을 또 벌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화목이 함께 하실 겁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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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숨거나 덤비거나 24.05.07 15 1 12쪽
78 광풍의 시작 24.05.03 14 1 14쪽
77 이종족 색출 24.05.02 17 1 12쪽
76 멸종된 그늘 +2 24.05.01 17 1 13쪽
75 잠들지 않는 밤 24.04.30 16 1 12쪽
74 씹다 멈춘 껌 24.04.26 1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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