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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치 님의 서재입니다.

변신한 짐승이 당신 옆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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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치
작품등록일 :
2023.12.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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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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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손톱을 먹은 쥐처럼

DUMMY

치솟는 불길과 소방관들의 활약을 옥상에서 바라보면서 기철이 형과 황대호와 나는 투트랙의 행동계획을 논의했었다.


중간자들의 진짜 자발적인 입장 공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단순한 기자회견 형식이나 중간자들의 발언을 녹화한 영상 공개만 갖고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황대호는 환경 문제를 다룬 그린 플리즈 쪽 자료와 연결해서 중간자들이 인간사회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이해시키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렇게 한다면 조금 더 효과가 있을 거라는 데는 나나 기철이 형이나 동의했다.


그리고 동시에 진행돼야 할 멀더와 스컬리네 아지트 침투와 정보 파악 문제. 언제 어떻게 파고들어서 무엇을 빼낼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다.

황대호는 침투와 수색에 특화된 중간자들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집쥐나 두더지 출신 중간자도 드물지만 있다고 했다. 기철이 형은 일단 정보처리에 능숙한 박경위한테 부탁을 하는 게 우선일 거라고 말했다. 둘 다 타당한 의견 같았다.


우리 셋은 서재로 내려가서 차를 마시며 기다리던 중간자들과 회의를 재개했다.

그들도 황대호가 얘기하는 의견에 동의했다. 황대호는 옥상에서 나눈 얘기 중에서 엑스장부 파 아지트 침투의 세부적인 계획을 뺀 나머지를 꼼꼼히 전달했고, 중간자들은 활발하게 아이디어들을 덧붙였다.


자정을 넘겨서 회의를 마친 다음 대부분의 중간자들은 조용히 염선생 집을 빠져나갔고, 기철이 형은 묘화와 함께 땡구가 지키고 있는 집으로 갔고, 나와 미랑은 염선생 서재 구석에 이부자리를 깔고 잤다.



아버지는 뻥튀기 기계에 잣을 한 빠께쓰 집어넣었다.

뻥! 폭음과 연기를 뿜으면서 기계에서 잣알갱이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옥,희가 자기들 몸뚱이보다 큰 부채를 휘둘러대자 잣들이 하늘을 날았다. 우박알갱이가 떨어지지 않고 수평 비행하는 것 같은 희한한 모습이었다.


그 뒤를 딱새 떼가 날아갔고 딱새를 본 멀더와 스컬리가 공포에 질려 눈물을 흘렸다. 쌤통이다, 고것들. 나는 기분이 좋아서 웃었는데 기철이 형네 댕댕이 땡구가 일어서더니 나를 보며 비아냥거렸다. ‘그게 웃겨? 개웃겨?’


이런 개쉐끼가 어따 대고 반말이냐며 개놈의 싸대기를 때리자, 개가 묘화로 변했다. 묘화는 폰을 꺼내서 나한테 보여 주면서 ‘이게 SM 아트폰이야. 더 때려 봐.’라고 정신 나간 소리를 했다.


거의 항상 그렇듯이 뒤죽박죽 맥락없고 이해 어려운 꿈을 꾸고 있었다.

휴대폰 신호음을 듣고 눈을 뜨니 서재 창으로 아침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내 폰에는 모르는 번호가 찍혀 있었다. 일단 받아보니, 전화를 건 사람은 기철이 형이었다.

형 번호가 아니고 처음 본 번호였는데··· 이 아저씨 바쁜 와중에 또 뭔 꼼수로 재주를 부리셨구만.


“경찰청 들어오래. 감찰관실로 곧장 가라고 알려주래. 너한테 연락이 안 된다고 나보고 전하라는 거야.”

기철이 형은 멀더에게 받은 지시사항을 나한테 전달했다.

“형님은요? 어떡하래요?”

“너한테 감지기 받아갖고 국방부에 와서 반납하래. 어제 만난 정근룡 경위한테. 그리고 나는 오늘 헌병들 검사 마무리하라는 거야.”


나는 이제 어쩔 수 없게 됐다고 판단했다.

방송에서 신호진 사망사건임이 뻔한 사례를 들어가면서 중간자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미랑에게 경찰로 보이는 사내들이 찾아왔고, 나는 황대호를 탈출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제 당분간 정상적인 경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얘기고, 멀더와 스컬리를 피해 다녀야 한다는 거고, 수배자로 쫓길 각오를 해야 된다는 싸인을 받은 거다. 그 당분간은··· 아마도 중간자들을 폭로한 놈들의 정체를 밝히고 전세를 역전시킬 때까지겠지.

매우 길고도 긴 당분간일 테고, 어쩌면 영원히 안 끝날 당분간이 될 수도 있는데···


지금 궁상맞은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니까 나는 결심을 했다.

이 시점부터 경찰 근무는 포기하고 수배가 되든 말든 중간자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고. 그리고 기철이 형은 나한테 연락을 취하려고 백방으로 애썼으나 불가능했다고 뻥을 치기로 했다.


* * * * * * * * * * * * * * * * * * *


그리하여 백형사는 혼자 국방부로 출근했는데, 근무지 진입과 동시에 급퇴근해야 할 사안이 발생해 버린 거다.

차를 세우고 청사 쪽으로 걸어가는데 강남서에서 파견된 스컬리의 옛부하 정근룡 경위가 다가왔다.


왜 쟤가 마당까지 나와서 날 마중하지, 생각하는데 정경위는 손바닥을 내밀었다. 감지기를 내놓으라는 뜻이었다.

‘겁나 급한 놈일세, 안부인사도 없이 물건만 요구하나?’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 기계를 건네다가 백형사는 수상한 느낌에 휩싸였다.


주차장 한 구석엔 그린플리즈 앞에서 봤던 검정색 밴이 서 있었다. 그리고 역시 그때 봤던 체포조 청년들이 공연히 딴청을 피우고 있는 것도 보였다.

게다가 출근하는 길에 우연히 아는 사람을 봤다는 듯 백형사를 향해 손을 들어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백경위님!”

정문 쪽에서 다가오면서 인사하는 사람은 이틀 전에 백형사를 심문했던 감찰 수사관이었다.

‘아 이놈새끼들 부지런하네. 주성이 먼저 잡으려는 줄 알았더니 나까지 한방에 잡으려고?’


눈치 빠른 백형사는 체포조 청년들이 뒤쪽에서 다가오는 걸 큰 고갯짓 없이 파악했다.

이제는 무슨 수를 내야 되는 타이밍인데, 결정적인 묘수가 나올 수는 없는 시츄에이션이었다. 아주 잠시 머리를 굴린 백형사는 타고 온 차 쪽으로 몸을 돌려 한두 발 걷다가 리모컨 키를 꺼냈다.


“삑삑!”

키를 누르자 당연히 차에 불이 들어오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소리를 낸 그 차로 정경위와 감찰반과 추격조의 시선이 쏠리는 짧은 순간, 어느 차가 백형사 건지 확인하려고 그들이 잠시 한 눈을 판 동안, 백형사는 급 스타트를 끊었다.


백형사를 잡으려는 자들이 자기네 시선이 흐트러졌음을 깨달았을 때, 백형사는 최대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가 낸 탈출 아이디어는 바로 이것, 그냥 냅다 뛰는 거였다.

쫓아가라, 서라, 등등의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리거나 말거나 백형사는 담장을 향해서 전속력으로 달렸다.


고맙고도 미안하게 담장 앞에 주차된 차가 있었다.

다다다다 달려서 점프! 백형사는 주차된 차 보닛과 지붕을 밟고 발자국 모양으로 철판을 찌그러트린 다음, 팔다리에 찰과상을 내면서 담장을 뛰어넘었다. 그리고는 또 죽어라 질주, 추격자의 의지를 꺾는 질풍 도주 실력을 발휘했다.


* * * * * * * * * * * * * * * * * * *


기대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사람이 잠깐 사이에 이렇게 바뀔 수 있나 생각될 정도였다.

“백형사 사귀는 여자, 걔도 위장종이라며? 니네가 위장종들 도와주려고 위장종 밝혀내려는 사람들 미행시킨 거잖아. 나한테.”


도움을 거절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정색을 하고 분노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체포하겠다고 나서거나 신고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속은 기분 드는 건 별 거 아니라 쳐도, 나도 골치 아퍼. 니네랑 친한 거 다 아는데 나한테도 조사들어올 거 아냐?”


박인숙 경위 입장에서 기분이 나쁠 수 있다. 충분히 이해가 갔다. 중간자들 처지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기철이 형과 내가 심각한 또라이로 보일 만도 했다.

게다가 종종 우리를 도와온 박경위는 경찰 내에서 곤란한 처지가 될 수도 있었다.

“가라. 더 있으면 너 처넣고 싶어질 거 같다.”


인정상 공권력으로서의 행동을 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나는 맥없이 카페를 나왔다. 내 직장인 삼각산 경찰서가 코앞에 보이는 카페였다. 지능범죄팀 박인숙 경위뿐 아니라 대다수의 직장 동료들, 경찰관들이 우리를 경계하고 혐오할 거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

그런 대접은 나나 기철이 형뿐 아니라, 중간자들 모두가 주변 지인들에게 받게 될 것이기도 했다.


에잇, 그렇다고 멜랑콜리하고 있을 수는 없지.

나는 역시 근무지 이탈자가 됐다는 기철이 형과 통화를 했다. 형은 박경위 얘기에 실망한 티가 역력했지만, 역시 오래 좌절하지 않고 대안을 찾았다.

정보력이 박경위만은 못하고, 대체로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쓸만한 흥신소가 있다는 거였다. 내가 있는 장소에서 가까워서 내가 그 흥신소로 가보기로 했다.


사통팔달, 막힌 곳 없이 모든 방향의 정보가 통한다는 뜻의 사팔 흥신소. 성씨(family name)가 흔치 않은 사씨인 소장은 사팔뜨기는 아니었다.

사소장한테 나는 박경위가 찾아낸 남산 아래 저택의 주소를 알려줬다. 사소장은 일단 포털 지도앱의 거리뷰로 그 집을 확인한 다음 오래 된 저택의 내력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이 집이··· 원래는 건설회사 사장님 댁이었는데··· 그 양반이 문어발로 영화사까지 겸업하면서, 영화사 사무실로 쓰고 부잣집 촬영할 때도 쓰고··· 그러다가 3년 전부터는 개인이 샀는데, 집을 산 사람 주소지는 딴 데 있고, 공식적으로 빈 집이란 얘긴가···?”


그때였다. 흥신소 사무실에 켜놓은 텔레비전 뉴스에서 위장종 시위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 저것들. 위장종 봐주라고 시위질이라네요. 괴물들이 데모하는 거네. 지랄도 판타스틱한 세상이야···”


사소장은 대충 뉴스를 흘려들으면서 맘 편하게 깐죽거렸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이상하고 불길한 시위. 장소는 그린플리즈가 보이는 길건너의 넓은 인도. 거칠게 구호를 외쳐대는 자들은 차림새, 생김새부터 곱게 보이지가 않았다.


탄 자국, 베인 자국, 갖가지 흉터를 드러내고 번쩍이는 미러코팅 선글라스를 쓴 놈이 선두에 있었고, 붕어비늘 문신으로 덮인 팔뚝을 자랑하는 놈, 인간 여성의 육체임을 강조하려는 듯 의복을 최소화한 껄, 그 밖의 시위자들도 한눈에 험상궂거나 싸가지 없어 보이는 인상들이었다.


게다가 일부러 통일한 드레스 코드인지, 구씨 ․ 아담생로랑 ․ 베리사치 등등 돈으로 처바른 명품 티를 팍팍 낸 옷차림들이었다. 재수 없어 보이거나 혐오감을 자극하기 위한 설정이었다면 스타일리스트가 상을 받을 만했다.


* * * * * * * * * * * * * * * * * * *


“과거를 밝히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라!”

“중간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가해자일 때만 조사하고, 범죄자일 때만 체포하라!”

“강제 검사, 강제 정체 공개 즉각 중단하라!”


시위자들은 발악하듯이 구호를 외쳐댔다.

시위를 생중계하는 방송 카메라는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의 격앙된 모습을 생생히 담아냈다. 경찰은 시위 정보를 알지 못했는지 길가에 정차한 순찰차에서 내린 경관 둘만이 시위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위는 당연히 주변 행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가던 걸음을 멈춘 행인들은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고 시위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당연히 행인들의 마음을 얻고 동의를 구하려고 애써야 할 시위대가 이상한 태도를 보였다.


“뭐야? 거기 당신, 왜 그렇게 재수 없게 보는데?”

“아저씨, 기분 나빠요? 우리가 당신들 잡아먹을 거 같애?”


시위대가 시비를 걸자 안 그래도 중간자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던 50대 남자 행인이 발끈했다.

“여보, 112신고해. 저것들 다 위장종 짐승들이야. 다 잡아서 동물원에 처넣어야 돼.”


조금 거리를 둔 뒤쪽에서 경찰들이 구경만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남자가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시위대 맨 앞에 있던 선글라스쓴 놈이 다짜고짜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어어, 당황하는 남자를 선글라스는 곧장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엄청난 힘으로 선글라스는 남자를 공중으로 띄워버렸다.


아악! 정점에서 떨어지면서 비명을 지르는 남자를 선글라스 옆에 있던 이레즈미가 받아서 다시 허공에 올려보냈다. 통통, 성인 남성을 공중으로 띄어버리는 장난질은 헹가레라기 보다는 배구의 토스 연습에 가까웠다.

당연히 방송 카메라는 이 위험한 행동을 생중계해서 시청자들의 경악과 분노를 자아냈다.


시위대들은 남자를 배구공처럼 옆으로 옆으로 주고받으면서 튕겨올렸다.

그러다가 맨 뒤에 있던 젊은 여자한테까지 배구공 아저씨가 전달됐다. 진한 화장으로 인상이 확 바뀌었지만, 배구공 아저씨 패스를 받은 여자는 바로 사녀, 미랑이 사슴소녀로 알았지만 유튜브에서 뱀의 정체를 드러냈던 여자였다.


그녀는 배구공 아저씨를 힐끗 보면서 팔짱을 꼈다.

그리고, 쿵! 배구공 아저씨는 길바닥에 떨어졌다. 지켜보던 행인들이 그 대신 비명을 질렀다. 112 신고도 차마 하지 못한 그의 부인은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어이구, 어이구, 일어나지도 못하고 허리를 잡은 채 버둥거리는 아저씨에게 선글라스가 다가갔다. 그리고 아저씨의 재킷 목덜미를 잡아채며 홱 돌렸다.

순간 껍질이 벗겨지듯이 아저씨의 재킷이 몸통에서 떨어져 나왔다. 선글라스는 방송 카메라를 직시하면서 재킷을 갈갈이 찢었다.

‘너희들을 이렇게 찢어버리겠다’는 위협으로 시청자들은 그 행동을 받아들였다. 맞았다. 그렇게 느끼라는 게 선글라스의 의도였다.


선글라스가 찢어진 재킷을 던져버리자, 물고기 문신을 새긴 시위자는 들고 있던 피켓을 거세게 던졌다. 막대기 달린 피켓은 바람개비처럼 팽팽 돌면서 부메랑보다 빨리 날아서 길가 상점 쇼윈도의 강화 유리를 박살냈다.


또 한 놈 시위자도 피켓을 날렷다. 버스 정류장 유리 광고판으로 로켓처럼 날아가는 피켓! 엄청난 속도의 팻말 모서리가 유리에 꽂혔다. 쩍, 유리판이 온통 실금으로 가득 차 갈라지더니 펑!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났다.


순찰 경관은 다가오지 않았다. 무전기를 들지도 않았다. 바라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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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너희가 스며든다면 24.05.19 8 1 13쪽
84 Before & After +2 24.05.16 13 1 12쪽
83 머리카락이 보이면 24.05.15 8 1 14쪽
82 공개 난투 24.05.13 8 1 12쪽
» 손톱을 먹은 쥐처럼 24.05.11 11 1 15쪽
80 덫과 구렁 +2 24.05.08 10 1 13쪽
79 숨거나 덤비거나 24.05.07 11 1 12쪽
78 광풍의 시작 24.05.03 11 1 14쪽
77 이종족 색출 24.05.02 11 1 12쪽
76 멸종된 그늘 +2 24.05.01 12 1 13쪽
75 잠들지 않는 밤 24.04.30 12 1 12쪽
74 씹다 멈춘 껌 24.04.26 12 1 14쪽
73 공무집행 방해 24.04.25 10 1 12쪽
72 사냥 중계방송 24.04.24 9 1 12쪽
71 사냥개들 24.04.23 8 1 12쪽
70 왕따는 선량한가? 24.04.18 9 1 12쪽
69 빈 책상들 24.04.18 1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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