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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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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조회수 :
104,058
추천수 :
1,266
글자수 :
682,490

작성
15.07.31 00:20
조회
1,035
추천
13
글자
13쪽

집을 지으면 마음이 모인다

DUMMY

"그렇다면 물 걱정은 안해도 될 것입니다. 그림을 보니 분향단(焚香壇)도 있네요. 아? 방 한가운데에 있는 기둥은 무엇이지요? 기둥이 방 한가운데에 있다면 거리낌을 많이 줄텐데... 이게 없다면 좋을 것 같네요."


"예, 향단은 모든 집에서 절기에 맞춰서, 조상님들께 향불을 올리는 것을 생각하여 만든 것입니다. 계단 만들고 그 뒤 쪽 아래에 있는 작은 공간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방안의 기둥은 그 기둥이 없으면, 길이가 두 배로 긴 목재가 필요해지고, 값이 네 배나 여섯 배로 비싼 목재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기둥을 하나 심어서, 목재 값을 줄이고요, 그래도 방이 크기가 있어서 큰 지장은 없을 거라고 목수들이 말합니다. 본래 집이 작은 크기는 아니라서요. 사각 기둥의 굵기는 가로 세로 한 자 다섯 치 정도일 것입니다."

[그림 흑응주택 2 층 4채 평면도]


"그러니까 이렇게 집을 지어서, 한 채에 스무 량씩을 받고 흑응회원들에게만 팔자는 말씀이지요. 스무 량 받아서 될런지?"


"값은 나중에 다시 정하기로 하고, 짒을 팔아야만 거기에서 나오는 돈으로 다시 집을 지을 수가 있게 되지요."


"그림으로 봐선 잘 모르겠네요. 지금 우리가 지을 크기의 집을 제남에서 얻을려면 값을 얼마나 들여야 할까요?"


"다른 집들은 집 둘레로 울타리가 있고요, 그 형태가 집의 사방으로 얼마 간의 여유 공간을 갖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곤란하지요. 그러나 우리가 지을 집이 그렇게 지어진다면, 지붕에 기와를 얹고, 벽돌을 외벽에 바른 후라면 적어도 50 량이나 55 량은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은자 20 량이 결코 무리한 값은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예, 은자에 여유가 있으면, 아예 지붕에 기와를 얹고, 외벽에도 벽돌을 붙여서 완전한 집으로 만들어서 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우리는 울타리 비용과 벽을 쌓는 비용 중의 일부를 절약하는 편입니다. 또 집마다 가지고 있는 울타리와 주변 여유공간을 없애고, 그대신 장원 둘레의 큰 울타리를 갖게되는 것입니다."


"지붕과 외벽은 일단 나중으로 넘기고 봅시다. 자선기금으로 되어있는 은자를 집짓는 데에 소모하는 모양은 좋지 않아요."


"이번 수재민 구호에 들이는 은량은 오천 량 이내에서 맞추고 나머지는 대형님이 주신 것과 임청 천가에서 온 은자로 감당할 생각입니다. 그러면 관고에는 나머지 오천 량 정도만 남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회원들에게서 집을 팔고 받은 은자로 계속 집을 지어나갈 수 있습니다."


"회원들이 집을 사겠다고 나설까요?"


"회원들에게는 아직 말을 못 물어보았는데요, 경비를 맡고 있는 백호파 사람들 100 명 중에 누구는 지금 여기에 지어지는 집들을 자기들도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지금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좋게 생각한다니 저는 틀림없이 잘 되리라 예상합니다."


"그들이 집 값을 어떻게 알고서 ... "


"그들은 집값을 알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흑대형을 믿고서 그러는 것입니다. 지금도 그들은 자기들에게 준다는 은자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그것은 또 왜 그렇습니까?"


"그들의 말로는 옛날에 흑대형이 부탁하는 일은 그냥 무보수로 하기로 약속하였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슨 약속인지는 말을 하지 않지만 결코 돈을 받지 않기로 하였다며, 다만 집을 회원 아닌 사람에게도 판다면 자기들이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흑대형이 백호파와 언제 무슨 연고가 있었던가요?"


"그야 저도 모르지요. 아무튼 백호파에서 은자를 안받아가는 문제는 나중에 흑대형이 오시면 해결하기로 하고요..."


"문제는 회원들이 사고 싶은 맘이 있느냐 하는 것보다, 살 수 있는 은자를 갖고 있느냐 하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이것은 흑응반점에서 점심을 먹는 회원들에게 한 사람씩 만나서 의견을 물어보시고 결정하기로 하십시다."


"예, 이것은 흑응반점에서 일하시는 총관님의 동생 분에게 부탁을 드려주시지요? 이름이 난정이라 하셨지요? 우리 흑응회원들이 얼마 정도를 집에 저축해두고 있는지 참 궁금하네요."


"예, 알겠습니다."


"아, 여러분, 이번에 비룡방 제남향에서 전언(傳言)이 왔습니다. 비룡방 총당 방주님께서 흑대형을 한번 만나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즉 비룡방주가 낙양의 총당에 한번 놀러 오라는, 그래서 여러가지 말씀을 나누자고 그런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회주님은 뭐라고 답을 하셨습니까?"


"대형이 낙양에 계신다는 말을 할 수도 없고, 뭐라고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무슨 말이든지 저에게 하면 된다고 그렇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비룡방주는 무슨 속셈으로 흑대형을 만나자고 하였을까요?"


"이번에 동창부 수재난민을 처리하는 것을 보고서, 채찍에서 당근으로 우리 흑응회 상대하는 수법을 좀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나의 대답을 듣고, 그들도 그것을 낙양에 보고하여 다시 방주의 회신을 받으려면 한 달이나 한 달 열흘은 걸릴 것이니, 또 기다려 보지요."


"이번에 추관을 만나서 흑돈 사업을 우리 흑응회가 제남부에서 독점으로 하기로 내락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그 값으로 은자 천 량을 추관을 통해서 지부님에게 전하였고요. 이제 조만간 아첩(牙帖)이 내려오게 될 것입니다. 아마 다음 달 부터는 흑응회가 독점으로, 일회 요금을 동전 열두 문으로 하여 흑돈 영업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회원들에게도 이렇게 된 것을 알리고 흑돈을 흑응회에 팔고, 월례를 받고 흑응회에서 일하는 것으로 그렇게 바꾸도록 해가야겠지요. 이 문제는 마 서기보가 잘 해주시지요."


"회주님, 그러면 대형이 지부님을 찾아가 인사라도 한번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지부님도 언젠가 한번 대형님을 만나보고 싶다고 추관이 그러시데요. 그런데 정작 내일이라도 지부님이 한번 대형을 만나자고 하신다면, 대형님이 근처 어느 산에 계실거라 그리 생각할텐데,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하는 수 없지요. 회(會)의 일로 멀리 출타하셔서 당장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는 수 밖에요. 정 급하면 한 달 후 약속을 잡아놓고, 낙양으로 사람을 보내 모셔오도록 해야겠지요."


"아니 낙양 어디에 계신지 알고는 있나요?"


"거복이 말을 들으니, 거지들 한테 눈썹이 일(一)자로 붙은 사람을 물어보면 단번에 알 수 있을 거라고 하데요."


"하 하 하 ..."


"회주님, 그동안 우리 흑응회의 흑돈을 전담으로 수리해주던 차륜공(車輪工) 대장간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의 생각은 이들 역시 우리 흑응회에서 인수하고 월례를 주는 것으로 바꾸어야 하겠지요? 우리가 지금 응철점을 짓고 있는데 조만간 완성이 되면, 차바퀴들 수리도 응철점에서 해야할테니."


"기존의 차륜점은 그들에게 물어보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면 될 것입니다. 응철점은 차 바퀴는 수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용달 회원과 이야기한 바가 있어요. 응철점은 달리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차바퀴는 예전대로 그들이 하도록 하고요, 다만 계약 방식에서 고용의 형태로 바꾸기를 원하는지 물어서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수지원 아이들은 일곱 살이 넘은 아이들을 지난 달 스무 날부터 천자문과 권술을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남자 아이가 열 다섯이고, 여자 아이가 스물 둘입니다."


"여자 애들에게도 권술을 가르칩니까?"


"총관 님, 대형의 편지를 보자면, 여자 애들에게 권술을 가르치지 말라고 할 그런 대문이 없었지요. 그리고 글자를 여자 애들에게 가르치지 말라는 말도 없었고요."


"그렇기는 하지만, ... 여자가, 글자는 그렇다 쳐도 권술은 배워서 어디다 써먹게요?"


"하 하 하, 총관님, 대형이 권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줄 아십니까? 대형은 권술을 그져 몸 건강하게 만드는 체조 쯤으로 그렇게 생각하십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요?"


"즉 남자나 여자나 몸을 건강하게 하자면 권술을 배우는 것이 좋다는 말씀입니다."


"흐음, ..."


"저도 요즈음 몸이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이제는 다시 몸을 좀 움직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서 나무로 손과 발을 만들어 달아보았습니다. 이제는 왠만큼 적응이 되어 목발 신세를 안져도 될 뿐더러, 권술도 해보자는 맘이 됩니다. 열심히 해서 다음에 대형을 만나면 다시 대련을 하자고 한번 말을 해보렵니다."


"회주님, 지난 번 대형님과 비무를 하셔서 무승부였다고 그러셨는데, 이제 다시 비무를 하신다니, 그게 가능하겠는지요?"


"하 하 하, 아마 어렵겠지요. 하지만 내가 손발이 정상이었고 계속 수련을 하였다면 그래서 다시 비무를 하였다면 아마도 내가 이겼을 가능성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전 그렇게 봅니다. 당시에 대형과 나의 권술 실력은 아주 그 차이가 적었고요, 나는 공격을 위주로 하였고, 대형은 방어 위주였으니, 공격이 방어보다 두 푼은 유리한 법이지요. 자 자 권술이야기는 고만하기로 하고요. 다시 일 이야기를 합니다."


"다시 말길을 돌려서요... 거복이와 장유도 글과 권술을 배우고 있지요?"


"예, 총관님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거복이는 자기가 못배워서 밥을 한그릇만 먹게 될까봐 정말 열심입니다. 그런데 권술은 영 아니올씨다 랍니다. 체격이 권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장유는 총명하여 아주 잘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아이들이 손짓을 이리 저리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무엇입니까?"


"예, 그것은 천자문을 가르치는 스승님이 아마도 글자 쓰기 연습을 주먹질로 하는 그런 방법을 가르친 모양입니다. 많은 아이들에게 문방사보(文房四寶)를 다 챙겨줄 수도 없고 해서, 우선은 손짓으로 글자를 쓰게 하는 것입니다. 왼 손은 좌에서 우로 가는 획을 담당하게 하고, 오른 손은 위에서 아래로 가는 획을 담당하게 하면, 하늘 천(天)은 왼손으로 두 번 가로지르고 다시 오른 손으로 두 번 내리치는 것이 됩니다. 그런 식으로 가르치니 권술에만 흥미가 있고, 글 배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따라 배우더랍니다."


"거 참, 묘한 방법입니다."


"글 배우는 곳에 가서 보자면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루 황'하는 목소리들이 제법 그럴듯하게 울려퍼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답니다. 그런 다음에는 허공에다가 두 손으로 주먹질을 하면서 글을 쓰는 것입니다."


"지금 제남부에 정착할 수재난민 들의 자식들 중에 일곱 살이 넘은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 중에 매일 글 배우는 데에 와서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애들이 있고요, 부모들 중에서도 자기 아이들을 가르치게 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이것을 어찌할까요?"


"그들도 가르칠 장소만 있다면 함께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하십시다. 그런데 지금 천자문 배우는 데에 월례가 얼마나 하는지요?"


"아마도 은전 세 푼이나 네 푼(한 푼은 동전 100 문)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은전 두 푼만 받고서 그들도 배우게 하십시다. 또 글 배우는 김에 권술도 함께 배우도록 하고요. 그리고 그 은전 들은 모아서 나중에 아이들을 가르친 스승에게 가례(加禮) 드릴 때에 사용하기로 하십시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음에 대형이 오셔서 보면 여러가지로 깜짝 놀라게, 잘들 해보십시다."


"대형이 나이가 어려도, 가끔 하시는 말씀을 종합해보면, 어린 속에도 뜻깊은 그런 한마디가 반드시 있읍니다. 마치 어떤 어른한테 배워서 하신 말씀처럼 그렇게도 생각되지만 그 어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제게 대형이 총관 일을 하라고 할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다시 일을 잘할 그런 맘을 먹게 됩니다. 그 때에 제게 뭐라 하신줄 아십니까? ......"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고, 게으름을 피우면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맡긴다고요 ... 그런 말을 하셨습니다. 그런 다음에 총관 일을 맡기셨습니다. 이것을 기억할 때마다 저는 혹시 제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가 하는 반성을 해본다니까요."


"제가 주군과 대련을 한 후에 들은 한마디는 '지지 않으면 결국은 이긴다'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리 공격을 해도 주군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지지 않았으나 진 것이나 다름 없게 되었고요. 그런데 지지않으면 결국 이긴다는 그 말을 그 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그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회의였다.

019흑응주택평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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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흑응장원 토지 이용 계획 15.07.30 1,411 15 14쪽
17 이정진(李正進)은 낙양 경가장(耿家莊)에 있습니다 +2 15.07.29 1,138 13 16쪽
16 적목귀(赤目鬼) 출현(出現) 15.07.28 1,170 14 17쪽
15 심의파 제자와 비무하다 +2 15.07.27 1,012 12 14쪽
14 낙양의 일곱 세력 15.07.25 1,169 12 12쪽
13 낙양의 땅부자 3 명 15.07.24 1,065 14 11쪽
12 거복이 흑응회에 도착하다 15.07.23 1,137 25 11쪽
11 수재민(水災民)을 받아들이다 15.07.22 1,086 16 12쪽
10 양두구육(羊頭狗肉) +2 15.07.21 988 14 15쪽
9 잔칫날 쓸 살찐 돼지 15.07.20 1,062 17 16쪽
8 하남지부(河南知府)의 비밀회의(秘密會議) +2 15.07.18 1,197 18 16쪽
7 산동성 동창부(東昌府)의 수재민을 구하라 +1 15.07.18 1,033 23 11쪽
6 난정 흑응반점 부총관이 되다 15.07.17 1,368 20 11쪽
5 일만 량 잘 쓰는 방법 +1 15.07.16 1,218 17 10쪽
4 입단의례(入團儀禮) 거치고 부행수(副行首) 되다 15.07.15 1,123 18 17쪽
3 구걸을 잘할수 있는 거지 15.07.14 1,509 23 15쪽
2 개방(介幇) 낙양단(洛陽團) +1 15.07.13 1,787 23 14쪽
1 낙양성(洛陽城)에 들다 +3 15.07.11 2,043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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