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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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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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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2,490

작성
15.07.1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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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1쪽

난정 흑응반점 부총관이 되다

DUMMY

지난 2 월 말부터 난정은 아버지 임향주에게는 너무 심심하고 지루해서 흑응반점에 가서 놀고온다고 말하였었다. 얼마 후에는 일을 배우고 온다고 말하였다가, 다시 얼마 후에는 시집가기 전까지만 이라는 조건으로 흑응반점에서 부총관 직으로 일하기로 하였음을 말하고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후, 난정은 자기가 반점을 경영한다면 잘할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그래서 자기에게 반점을 하나 내주면 그 반점을 훌륭하게 만들어서 제남 제일의 반점으로 만들겠으니, 엄마에게 아버지를 설득하여 허락을 받아달라고 졸랐으나, 임향주에게 일언지하(一言之下) 거절되었다. 임향주는 어떻게든지 난정을 시집보내려고 이리저리 줄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정 하에서 난정이가 한 사람 몫의 일을 해줌에 따라 아린 총관은 흑응장원에 머물며, 장원에 관련한 일과 자선사업에 관한 일에 보다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5 월 부터는 난정은 아린 총관에게 한 달에 은자 한 량을 월례로 받기로 하고서 정식으로 일을 하는 처지가 되었다. 물론 은자 한 량이라면, 난정에게는 의미가 있을만큼의 액수가 아니지만, 그보다 자기가 하는 이 일이 하루하루가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오히려 기꺼이 일을 맡았다.


이제 흑응반점에서 하는 일 즉 납품업자들을 만나 흥정하여 식재료를 구입하고, 흑응회원들의 부처(婦妻)들을 지휘하여 점심과 저녁을 만들어 배식하고, 하루의 결산을 마쳐서 아린총관이 한 눈에 하루를 알 수 있게 만들기 까지, 반점의 모든 일을 처리해내고 있었다. 머리털 난 이후로 지금까지 부모의 슬하에서 도무지 책임질 일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가끔씩 호되게 아린 총관에게 야단을 맞기도 하지만, 그 재미가 솔솔한 것을 생각하면 가끔은 어서 날이 새었으면... 하고서 왜 이리 밤이 길까?'하며 한탄을 할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엄친 임향주가 보기에는 이 모든 일이 다 부질없는 일이며, 어떻하든지 금년내로 시집을 보내야할텐데 하는 그런 고민 덩어리가 바로 난정이었던 것이다. 6 월이 되자, 때마침 임향주의 친척인 누구가 소개를 하여, 임향주는 신랑의 집안내력과 신랑의 주변에 대해서 탐문을 한 후,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서 중매를 세웠으며, 난정에게는 이제 집안에 머물러 신부수업을 하다가 시집갈 것을 명하였다.


난정은 언니인 아린 총관에게 이것을 말하고, 6월 중순에는 흑응반점을 그만 두고 다시 집안에서 신부수업을 하게 되었다. 새로 줄이 이어져 신랑이 될 연분(緣分)은 산동성 래주부(萊州府)에 있는 금광(金鑛)의 주인으로써 대대로 금 채굴업(採掘業)을 하여온 집안이며, 비록 관인의 집안은 아닐지라도 임향주의 눈높이에도 걸맞는 집안이어서 임향주는 이 혼인을 급속하게 진행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6 월 말이 되자, 그 쪽 집안에서 난정의 과거 추문(醜聞)을 이유로 들어서, 혼인을 그만두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추문이 있는 것을 미리 말하지 않고 감추었다는 것이 혼담을 중지하게 만든 이유였다. 이런 추문은 상대에게 먼저 그 사실을 말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당연한 의례이겠지만, 막상 말할려던 중매쟁이도 입이 쉬 열리지 않는 그런 문제가 되어서, 적절한 기회를 놓치고 제 때를 넘기고 말았다. 임청 천가 공자 건은 차치하더라도 흑대형과 비룡방 수십 명의 죽음으로까지 연결되었던 것은 말하기 곤란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이 사실을 들은 난정은 이 사건이 본래 자기의 입에서 불러들인 화라는 것은 생각지 않고서, 사흘을 밥도 먹지 않고 울었으며, 이제 시집가지 않겠다고 아버지 임향주에게 말하였다. 하지만 내일이라도 임향주가 다시 시집 가라고 명하면 난정은 무조건 그 말에 복종해야만 할 것이며 다른 선택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자 난정은 혼자서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 중에 몇가지를 펼쳐보면 다음과 같다.


- 까만돼지에게 몸을 더렵혔다는 거짓말을 할 그 때에 어찌 이런 일까지 생각할 수 있었겠냐.

- 사실이 아닌 소문만 그렇게 났었는데, 그것이 그리도 중요하단 말인가.

- 아버지에게는 정말 나를 꼭 시집을 보내야만 할 무슨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 아 지금처럼 한 일 년만 더 흑응반점에서 즐겁게 지낸 다음에 시집가면 좋겠는데 ......

- 도대체 누가 시집가는 제도를 만들었단 말인가, 시집 가지 않고 지금처럼 혼자 평생 즐겁게 살면 안되는 것일까.

- 내가 시집을 결국 가게 된다면, 남편이 될 그 놈이 누군지는 몰라도, 나타나면 매일 꼬집고 할퀴고 괴롭혀서, 왜 이리 늦게 나타난 것이냐 하고 복수를 해야지.

- 우연히 그런 거짓말을 꺼내게 된 것은 혹시 내가 까만돼지한테 시집가게 될 운명이어서, 나도 모르게 그런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 옥이 언니가 흑대형한테 다시 시집을 갈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어찌되고 있는가?

- 참, 흑대형이라는 까만돼지를 못본 지가 꽤 오래 되었는데, 꼬마는 도대체 어디를 간 것일까?


난정은 시집을 가기에는 아직 철이 덜든, 철부지 아가씨일 뿐이었던 것이다. 집에서 고이 자란 그래서 천방지축이라고나 할까 그런 존재로써 자기가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써 스스로의 운명을 혼자의 힘으로 담당해가는 그런 준비는 채 되어지지 못한 것이었다. 이것은 본인의 타고난 성정의 책임이 절반이라면, 난정의 부모 책임도 절반은 되리라 보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난정은 7 월부터 다시 흑응반점에 나와서 월례 한 량 짜리 부총관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 **


7월 초 일이 되자, 흑응회의 간부들인 4 명은 다시 모여, 회의를 하였다. 먼저 초 회주가 입을 열었다.


"벌써 한달이 지났군요. 그 동안 제남지부(濟南知府)님에게서 전하신 말씀이 있었지요. 지난 5 월 말에 큰 비가 와서, 대청하가 범람을 하였고요, 그 중 동창부(東昌府)에서 둑이 무너져, 큰 물난리가 일어난 모양입니다. 그래서 무려 동창부 6 개 현(縣)이 물에 잠겨서 수재민이 대량으로 발생하여, 흑응회에서 은자로 오천 량을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동창부에서 어느 누군가 흑응회가 자선기금 만 량을 준비해두고 쓸 데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모양입니다. 그 사실이 동창지부님을 통해서 산동성청(山東省廳)을 통하고, 순무님께서 다시 제남지부님에게 지시가 전해진 모양입니다."


"동창부에 누가 그걸 알겠습니까? 비룡방에서 고자질로 알려 주었을테지요. 그래 어찌 되었습니까?"


"아마 그렇겠지요. 서 서기님과 상의를 한 후에 자선기금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남부에서만 집행이 가능하다고 한마디로 잘랐습니다. 그들이 동창부 사람이든 타성(他省) 사람이든 따지지 않고 제남부에 들어오면 흑응회가 나서서 구제를 하겠다고 답을 하였습니다. 이리해야만 그들의 노동력을 싼 값에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말 그렇군요. 잘하셨습니다."


"은자를 그냥 주면 그 돈이 누구의 입으로 들어가는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우리 흑응회의 손으로 직접 집행을 해야만 되는 것이지요. 동창부라면 배를 타고 천천히 만 하루만 대청하를 떠내려오면 되는 길인데 어려울 것도 없지요."


"그래서 그 다음은 어찌 되었습니까?"


"7 월부터 동창부의 수재(水災) 난민(難民)이 제남부로 올 예정이라 합니다. 아마도 사 나흘 후면 들이닥칠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이렇게 신속하게 어떤 조치가 되는 것이 비룡방에서 손을 써서, 우리가 그 은자 만 량을 딴 곳에 쓰지 못하게, 빨리 소모시키려고 뒷공작을 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말 그렇다면, 용이 비를 부른다더니, 비룡방이 제남에 물난리를 부른 꼴이네요."


"아무튼 이제 꼼짝 못하고, 만 량을 풀어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서 서기님이 준비를 하여 온 것을 말할 것이니 들어보세요."


"지금 작년에 소출된 쌀 시세가 은자 한 량에 쌀이 넉 섬 전 후 입니다만, 만일에 우리가 대량으로 산다면 은자 만 량으로 대략 쌀 4만5천 섬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번에 은자 5천 량을 쓰도록 그들이 뒷손을 쓴다면, 즉 쌀 이만 섬 정도를 쓰게 만들려면 난민을 적어도 오천 명 정도는 제남으로 보낼 생각인 것으로 짐작해야만 합니다. 호수(戶數)로 치면 만성 천 호(戶) 정도라고 계산됩니다."


"그렇게나 많아요?"


"예, 즉 은자 만 량이 그만큼 큰 돈이란 뜻이기도 하고요, 흑응회가 큰 돈으로 자체 힘을 기르지 못하게 방해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흑응회는 이것을 기회로 삼아야만 하겠지요. 서 서기님,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해 보세요."


"예, 회주님과 여러 차례 상의하고 검토한 끝에 우리 흑응회는 그들이 몰려들면, 그들을 재빨리 임시로 이갑제(里甲制)로 편성을 해서, 그들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시간은 추위가 오기 전인 올 금년 10월까지 입니다."


"......"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도착하는 난민들의 신상파악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올지 모르니까요. 가장 먼저 그들 중에서 난동사고를 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제거해야 합니다. 바로 퇴출시키는 것이지요. 이 문제는 아문의 순검과 이미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 그들 중에서 노동력이 될 수 있는 사람과 될 수 없는 사람을 구분하고, 노동력도 어떤 노동력인지를 구분하여, 이갑제로 편성하여야 합니다. 첫 번째는 집을 짓는 데에 활용할 수 있는지, 두 번째는 전답을 만들 경험과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는 지를 조사하여야 됩니다."


"......"


"우리가 머뭇거리다가 하루 이틀 그냥 지나면, 입의 수가 많아서 없어지는 식량도 문제이지만, 하는 일없이 놀아야 하는 그들로써도 견디기 쉽지는 않을 것이고, 필경은 소란이 일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대형 사고라도 발생하면 흑응회는 은자 만량보다 더 큰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비룡방이 아직도 우리를 파괴할려고하면, 난민 중에 어떤 사람들을 섞여들여 보내서 문제를 만들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차라리 은자 오천 량 보내고 말걸 하고 후회를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회주님, 이것은 제남지부님에게 미리 말씀을 드리고, 아문의 협조를 받아서 군병을 지원받아야만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서기님, 지부님의 도움으로 아문의 군병을 동원한다하여도, 그것이 공(空)으로 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결국은 군병들의 도움을 얻는 동안 그들이 먹어야할 것과 그들의 월례와 당례는 우리가 당해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그보다 차라리 백호파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백호파라면, 권술도장을 말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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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흑응장원 토지 이용 계획 15.07.30 1,410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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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적목귀(赤目鬼) 출현(出現) 15.07.28 1,169 1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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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낙양의 일곱 세력 15.07.25 1,169 12 12쪽
13 낙양의 땅부자 3 명 15.07.24 1,065 14 11쪽
12 거복이 흑응회에 도착하다 15.07.23 1,136 25 11쪽
11 수재민(水災民)을 받아들이다 15.07.22 1,086 16 12쪽
10 양두구육(羊頭狗肉) +2 15.07.21 986 14 15쪽
9 잔칫날 쓸 살찐 돼지 15.07.20 1,062 17 16쪽
8 하남지부(河南知府)의 비밀회의(秘密會議) +2 15.07.18 1,197 18 16쪽
7 산동성 동창부(東昌府)의 수재민을 구하라 +1 15.07.18 1,032 23 11쪽
» 난정 흑응반점 부총관이 되다 15.07.17 1,367 20 11쪽
5 일만 량 잘 쓰는 방법 +1 15.07.16 1,213 17 10쪽
4 입단의례(入團儀禮) 거치고 부행수(副行首) 되다 15.07.15 1,121 18 17쪽
3 구걸을 잘할수 있는 거지 15.07.14 1,507 23 15쪽
2 개방(介幇) 낙양단(洛陽團) +1 15.07.13 1,784 23 14쪽
1 낙양성(洛陽城)에 들다 +3 15.07.11 2,037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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