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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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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무곰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최근연재일 :
2024.07.05 22: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28,571
추천수 :
4,782
글자수 :
344,003

작성
24.07.03 22:00
조회
814
추천
47
글자
13쪽

빚 하나 진 거다 2

DUMMY

제국의 비호 아래에서 안전하게 기사를 키워내기 위해 지어진 시설, 아카데미.

허나 그런 곳에도 그늘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반쯤 열려있는 창고의 문틈 사이를 비집고 시온이 안으로 들어섰다. 온갖 훈련 기재들이 쌓여있는 어둠 속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왔나.”


아직 일과 시간이 한참일 텐데도 그곳엔 복수의 인기척들이 있었다.

모두가 교복을 입고는 있었으나 어딘가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과연 그들이 정확히 누구인지, 정말로 아카데미를 다니는 학생이 맞기는 한 건지부터 의심이 드는 광경이었다.


“······.”


창고 안으로 걸어 들어간 시온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최대한 그러려고 노력했다.

대신 손에 든 포도주나 쭉 들이켰다. 푸하, 숨을 토해내며 말을 꺼냈다.


“그래서? 늘 하던 일이나 하면 돼?”

“······.”

“얼른 줘. 후딱 해치우고 돌아가서 잠이나 마저 자자.”


그렇게 말하고서 시온은 쌓여있는 자재 한쪽에 등을 툭, 기댔다. 그녀가 숨결을 내뱉을 때마다 짙은 술 냄새가 창고 안을 어지럽혔다.

그런 시온을 계속 언짢게 보던 남자가 참다 못했는지 끼어들었다.


“선배님. 이런 술 중독자한테 정말로 대업을 맡길 수 있는 겁니까?”

“······.”

“막말로, 예? 이 여자가 뭐 잘못하기라도 하면 그땐 어떡합니까? 전 이게 맞는 일인지 도무지······.”

“신입.”


남자의 짜증 어린 목소리를 가로막은 건 여자의 목소리였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것만 같은 차가운 목소리였으나, 그 한마디만으로 신입이라 불린 남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무형의 힘이 자신을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헛되이 우리의 일을 입에 올리지 마라.”

“죄, 죄송합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으나 그뿐이었다. 신입을 바라보던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시온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시온은 그런 그들을 가만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포도주나 재차 입으로 가져가려 할 때였다.


“······?!”


보이지 않는 손이 시온의 목을 틀어쥐었다. 숨도 쉬지 못하게 꽉 쥔 그 손은 시온의 몸을 공중에 들어올리기까지 했다.

시온의 손에서부터 힘이 빠져나가 포도주병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정신이 아득해질 때즈음, 여자가 입을 열었다.


“켁, 케헥······!”

“너 또한.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라고 해서 너무 멋대로 굴지 마라.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렇게 조금 더 목을 조른 후에야 시온은 보이지 않는 힘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나마 죽일 생각은 아닌 모양이었으나, 바닥에 널부러져 고통스럽게 기침하는 시온의 목에는 뚜렷한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여자가 고갯짓하자 대기하던 인원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시온이 힘겹게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시온에게 내밀어진 것은 작고 붉은 덩어리 같은 물건이었다.

그것은 한때 아즈일도 손에 넣어본 적이 있는 것. 오직 <라우레아의 밤>에서만 구할 수 있는 희귀한 물건.

<달의 눈물>이었다.


“······.”


내밀어진 <달의 눈물>을 손에 쥐고서 시온은 잠시 가만 바라봤다. 희미한 맥동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게 무척 불온했으나, 얼마 안 있어 시온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들이 왜 그런 것을 가지고 있는지, 시온은 알지 못했다.

그것으로 뭘 하려는지 또한 몰랐다. 알 생각도 없었다.


그저 주어진 일을 행할 뿐.


“······오오!”


잠시 후 남자 신입으로부터 감탄이 흘러나왔다. 문외한이 보기에도 그건 놀랄 만한 광경이었다.

시온의 손 안에서 화려한 붉은빛이 맴돌기 시작한 것이다.


<희망>이라 불리는 자, 시온.

이름 없는 갓난아기 때부터 가난한 수도원에 맡겨진 그녀가 여신에게서 내려받은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여신의 것에 가장 가까운 권능.

가히 천사의 환생이라 불릴 정도의 막강한 치유력이었다.


풍문에 따르면 시온은 어떤 상처든 재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죽음을 겪지만 않았다면 그녀의 손 아래에서 누구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팔이 잘리고 배가 찢어져도 상관없었다. 역병에 걸리고 장기를 잃더라도 상관없었다.


시온은 무엇이든 치유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비로소 그녀가 바로 <희망>이라 불릴 수 있게 된 것이나.

그래서, 누구도 그녀를 건드릴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둘도 없는 재능을 지녔기 때문에. 마수와의 기나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값진 능력을 손에 넣었기 때문에 그녀의 비행非行에 대해 따끔하게 말할 수 있는 이가 없었다.

그녀는 성년이 되기 전부터 술을 달고 살았다. 멋대로 강의를 나가지 않아도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었다.


이렇게. 몰래 숨어 수상한 자들과 만나 정체 모를 일을 하고 있더라도.

아무도 그녀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


“······.”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둠 속에서 불타오르듯 빛나던 붉은빛도 잠잠해졌다.

시온은 들고 있던 <달의 눈물>을 말없이 여자에게 내밀었다. 처음 만질 때만 해도 작게 맥동하는 듯하던 <달의 눈물>은 이젠 두근거리는 게 눈에 보일 수준이었다.


목을 조르고 일을 강요한 상대라지만 시온의 태도는 강경할 수 없었다.

여자가 물건을 돌려받아 상태를 확인할 때까지도 시온은 고개 숙인 채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고.


“······어이.”


잠시 후 여자가 신호를 주자 대기하던 인원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묶인 자루 같은 것을 시온 앞에 툭 던져줬다.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보아 제법 묵직해 보이는 자루였다.


시온은 황급히 그 자루에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주둥이를 풀었다.

펼쳐보자, 그 안에는 휘황찬란하다고 해도 부족할 금화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조만간 한 번 더 찾게 될 수도 있다.”


무릎 꿇은 시온을 두고 여자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얌전히 거래만 잘 지켜준다면 우리로서도 널 건드릴 이유는 없다. 알았나?”

“······.”

“가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여자와 그 동료들은 창고에서 자취를 감췄다.

혼자 남게 된 시온은 무릎 꿇은 모습 그대로 한참이나 자루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손을 뻗어 바닥에 나뒹굴고 있던 포도주 병을 집어들었다.

바닥에 쏟아지고 여남은 보랏빛 액체를 입과 목에 다 흘려가며 벌컥였다.


“크하아아!”


쌓인 자재 한 편에 등을 기대고 털썩 앉았다. 소매로 입가를 훔치고서는 반쯤 열린 자루에 시선을 보냈다.

그러다가, 치마 주머니로부터 금화 하나를 꺼냈다.


- 이 제국 금화는 지금까지의 노력에 대한 보답을 넘어서 앞으로를 기대하는 의미이니 가치 있게 쓰기를 바란다.


그것은 오늘 아침에 장학금으로 받게 된 금화.

반짝이는 금화를 바라보던 시온이 히죽, 웃었다. 지금까지 노력한 것이 없는데 앞으로 무엇을 기대하겠다는 건지.

자신에게 ‘앞으로’란 없는데 무슨 가치가 있으리란 건지.


허나 금화에는 죄가 없으니, 시온은 들고 있던 금화 한 닢을 튕겨 자루에 던져넣었다.

이렇게 버나 저렇게 버나 돈은 똑같은 돈이었다. 오직 중요한 건 그 돈의 액수뿐.


세상에 중요한 것은 오직 그뿐.


······다만.

그런 시온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게 있었다. 시온뿐 아니라 이곳에 모였던 불온한 무리마저도 그랬다.

이태껏 창고에서 벌어졌던 모든 일.

그 일들을 멀찍이서 조용히 지켜본 금발의 남학생이 한 명 있었다.


* * *


기억대로였다. 여기까지는 게임에서 벌어졌던 스토리대로 진행되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시온은 현재 아카데미 내에 숨어든 사교도들과 접촉하고 있었다. 이유는, 보다시피 돈 때문에.


그거야 알고 있던 사실이니 놀라진 않았다. 그저 앞으로 벌어질 일 때문에 조금 입이 씁쓸했을 뿐.

시온이 사교도들의 부탁을 들어줬기 때문에 사교도들은 그들의 ‘대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당장 이번 기말고사의 보스만 해도 사실상 시온의 힘으로 만들어진 괴물이었다.


그 괴물에 의해 학생들이 다친다. 사망자도 나올 수 있었다.

그 일에 가장 상처받는 건, 바로 시온 본인이었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시온은 그들에게 협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막아섰다면? 뛰쳐나가서 사교도를 다 줘패버렸다면.

그렇게 쉬웠으면 참 좋았겠지.

오히려 그거야말로 배드 엔딩 직행 티켓이나 다름없었다.


이러든 저러든 시온에게는 돈이 필요했다. 시온이 아카데미에 들어온 것도, 기사가 되려는 것도. 모든 것이 다 돈 때문이었다.

그녀에게는 돈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었다. 시험 점수니 기사로서의 명예니 알 바 아니었다. 돈을 위해서라면 알량한 자존심이나 존엄성 같은 것마저도 버릴 수 있었다.


그런 시온에게 가장 큰 돈줄이 되어주는 게 바로 사교도다.

사교도가 급격히 몰락해버려서 더 이상 돈을 얻지 못한다는 걸 알면 시온은 무너질 것이다. 오히려 내가 사교도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번 2챕터 기말고사의 배드 엔딩.

그건 어디까지나 돈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그렇다면 돈을 쥐여주면 될 일인가?

아마도 그게 제일 쉬운 방법일 건데······,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별 건 아니고 그냥 단순하게 돈이 너무 많이 필요했다.


시온에게는 목표로 하는 금액이 있었다. 그 돈은 그녀에게 있어 인생의 목표이자, 시온 루트의 핵심이 된다.

그래서 그게 얼마냐.

천만 골드다.


말이 안 되는 금액이지. 제아무리 그녀의 능력이 출중하고 비범하다 하더라도, 고작 개인의 능력만으로 후원이나 지원을 받기에 천만 골드는 너무 큰 돈이었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시온도 불온한 무리와 접촉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돈이 많으니까. 저렇게 일 한 번 해줄 때마다 큰 돈을 던져주니까.


그게 어떻게 돌아오게 될지도 알지 못한 채로.


“······.”


여하튼.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확인했으면 그 다음은 계획을 짤 차례였다.


앞으로 펼쳐질 내용을 머릿속으로 한번 정리해봤다.

3학년 2학기의 기말고사, 그 내용은 ‘방어 실습’.

학년말에 으레 갖게 되는 대규모 시험인 동시에, 아카데미가 아닌 실제 전선에서 치러지는 ‘진짜’ 실습이기도 했다.


이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기사가 되면 결국엔 최전선에 나서야 한다. 그러니 그 전에 미리 전선의 분위기를 익혀둘 겸, 그나마 안전한 후방 전선에 배치되어 보는 것이다.

바로 이때를 위해 ‘생존 실습’, ‘대련 실습’ 같은 시험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결국 전선에선 조를 짜서 서로 도우며 생존해야 하고, 동시에 마수와의 전투도 각오해야 하니까.


다만 역시 게임답게 그 실습에서도 사고가 벌어지긴 하지.

사교도가 비밀리에 만들어낸 살덩이 괴물. 힘이 응축된 <달의 눈물>을 잔뜩 써서 만들어낸 끔찍한 인공 마수.

원래라면 안전했어야 할 후방 전선에 그런 마수가 등장하게 되고, 기말고사의 내용은 칼라일과 동료들이 힘을 합쳐 그 마수를 막아내는 것이다.


거기엔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었다. 내가 있을 곳은 그런 데가 아니다.

다만 찾아올 기말고사의 배드 엔딩.


시온이, 그렇게 피땀 흘려 모은 돈을 잃어버릴 경우.

그러면 끝이다. 시온의 정신이 무너진 채로는 결코 살덩이 괴물을 막아설 수 없었다. 칼라일이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이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시온이 왜 돈을 잃어버리는가?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그 이유는 게임에선 등장하지 않는다. 그것만큼은 나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저 텅 빈 궤짝만을 보여주고 끝이었다.


“······.”


그때였다. 마침 기다리고 있던 타겟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둑한 자루를 등에 걸쳐 메고서 시온은 창고를 나와 어딘가로 향했다. 단언컨대 그 도착지가 바로 시온이 돈을 모아둔 궤짝이 있는 곳이리라.

침을 삼키면서 조심스럽게 그 뒤를 밟았다. 들키면 끝이다. 두 번 다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해야 했다.


이번 기말고사의 배드 엔딩. 내가 세운 계획은 이랬다.

시온의 돈을 훔쳐 가는 게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걸 막을 방법도 마땅찮다면.

바로 내가 먼저 훔친다.


내가······, 범인이 된다.


작가의말

반짝바람 님, 소중한 후원금 감사합니다 !! 아이고 제가 확인이 늦었지요.


여름 감기는 멍멍이도 안 걸린다는데... 쓰읍, 그렇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덥다고 저처럼 하루왼종일 에어컨 쐬지 마시고, 잘 먹고 잘 주무시고 아프지 마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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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 하나 진 거다 2 +6 24.07.03 815 4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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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누구도 다치지 않는 3 +5 24.06.28 1,087 56 13쪽
52 누구도 다치지 않는 2 +7 24.06.27 1,109 70 13쪽
51 누구도 다치지 않는 1 +4 24.06.26 1,173 58 13쪽
50 닫힌 문 3 +6 24.06.25 1,237 54 13쪽
49 닫힌 문 2 +3 24.06.24 1,297 66 15쪽
48 닫힌 문 1 +5 24.06.23 1,359 68 14쪽
47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6 +3 24.06.21 1,373 66 14쪽
46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5 +4 24.06.20 1,377 58 12쪽
45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4 +3 24.06.19 1,413 56 14쪽
44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3 +3 24.06.18 1,443 57 12쪽
43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2 +4 24.06.17 1,483 64 12쪽
42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1 +8 24.06.16 1,524 70 15쪽
41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3 +2 24.06.15 1,538 67 14쪽
40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2 +5 24.06.14 1,552 68 15쪽
39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1 +7 24.06.13 1,623 67 13쪽
38 놀아나 주도록 하지 4 +3 24.06.12 1,637 68 12쪽
37 놀아나 주도록 하지 3 +2 24.06.11 1,646 65 13쪽
36 놀아나 주도록 하지 2 +5 24.06.10 1,687 54 12쪽
35 놀아나 주도록 하지 1 +4 24.06.09 1,773 69 12쪽
34 낙제생이 힘을 숨김 5 +1 24.06.08 1,849 7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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