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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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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곰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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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26

작성
24.06.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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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
13쪽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1

DUMMY

방학 때마다 찾아오는 ‘사이드 스토리’.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는 그때엔 선택한 메인 캐릭터와의 호감도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러니까······, 칼라일이었다면 말이다.


“······.”


늘어서 있는 창문 너머로 비 쏟아지는 소리만 끝없이 들렸다. 저만치 앞서서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 건, 반만 묶은 백은발이 가볍게 흔들거리는 명실상부 메인 캐릭터. 제3황녀 루펠카리야였다.

황녀의 부탁을 대놓고 거절할 명분도 없었으니 일단 따라가고는 있었지만 머릿속은 복잡했다.


누가 봐도 이미 사이드 스토리에 진입한 것 같지, 그렇지? 모든 상황과 장면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대체 왜?

칼라일은 어디에 팔아먹고 나 같은 엑스트라를 왜 불러내서?


“이리 갑작스럽게 불러낸 점을 이해해주게.”

“음, 예.”


갑작스럽긴 하다 그래. 그런 속내를 감춘 채 짤막하게만 대답했을 때였다.

앞서 걷던 루펠카리야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따라서 나도 멈추니, 다섯 걸음 정도 앞섰던 그녀가 미세하게 양미간을 찌푸린 채 날 돌아봤다.


“그대는 전혀 궁금해하질 않는군.”

“······예?”

“왜 불러냈는지, 앞으로 무얼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


어······, 물어 봤어야 하나?

생각해보면 그게 좀 더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황녀가 불러내면 그야 사람은 당황하기 마련일 테니까.


근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이미 알고 있거든. 그냥, 왜 주인공이 아니라 불린 게 나일까. 그런 거나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고.


“······되었다.”


잠시 나를 빤히 바라보던 루펠카리야는 곧 고개를 젓고 다시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어진 설명은 내가 기억하는 사이드 스토리의 얼개와 정확히 일치했다. 더 의심을 사지 않게끔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어가며 이야기를 정리했다.


“멜리시아나 형님의 갑작스러운 아카데미 방문 일정이 잡히게 되었다.”

“제2황녀 저하······,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표면상으로는 외유라는 명목이나, 이유는 따로 있으실 것이다.”

“이유라 하심은?”


왜냐하면 자기가 붙여둔 스파이 네드빌이 박살이 나버렸으니까.

무능한 호위면서 가장 가까이에 붙어 매번 멜리시아나에게 정보를 물어다 주던 네드빌. 그가 멍청한 실수로 황실의 심문관에게 끌려가게 되었으니 멜리시아나로서는 ‘부품’을 교체해야만 하는 것이다.


······라고는 해도 그렇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 루펠카리야는 인상을 쓰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작은형님께서는 본인에게 관심이 많다. 큰형님과는 달리.”


막내에게 큰 신경을 쓰지 않는 제1황녀와 달리 제2황녀는 루펠카리야를 높게 사고 있다. 그리고 황가에서 높이 산다는 건, 그다지 좋은 일인 것만은 아니다.

차기 황위를 두고 황녀끼리 끝없이 경쟁하며 서로를 잡아먹어야 하는 사이. 그게 현 카탈마이어 황궁의 실태였으니까.


“호위의 부재를 심히 걱정하실 게야.”


바로 그것 때문에 멜리시아나는 직접 아카데미에 찾아오는 것이다. 루펠카리야에게 거절할 수 없는 선물을 쥐여주기 위해서.

그렇다. 새 호위다.

이번에는 네드빌 같은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유능한 녀석으로. 멜리시아나를 다시 실망시키는 일 없도록.


여기서······, 스토리에선 칼라일이 알아서 맥락을 깨닫고 먼저 물어봤었지.

‘내게 호위 행세를 부탁하는 것인가?’라고.


잠깐 생각했다. 첫째로, 그렇게 해서 내게 이득이 있을까.

내가 칼라일을 대신해 루펠카리야의 임시 호위를 맡으면 나한테 돌아오는 게 있을까.

없을 리가 없지. 무려 제3황녀에게 빚을 지워두는 것이다. 그 이득은 어떻게든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둘째로.

그래도 되는 걸까?

지금은 방학이고 이건 사이드 스토리라지만, 엄연히 메인 캐릭터인 루펠카리야와 연관된 일이다. NPC들이나 상대할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황녀 저하.”


나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끝에 내가 내놓은 대답은 이것이었다.


“왜 저인 것입니까?”

“······.”


대답 없이 루펠카리야는 걸음을 멈췄다.

그녀의 어깨 너머로 장대비가 쏟아지는 풍경이 펼쳐졌다. 한 걸음만 더 앞으로 나서면 그곳부터는 어떤 천장도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는 바깥이었다.


고개를 들어 루펠카리야는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런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나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고.


“자작공자.”


빗소리에 파묻힐 것만 같이 작은 목소리로.

루펠카리야는 나를 돌아보는 대신 저 먼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야기만 조금 맞춰주면 고맙겠구나.”


그리고.

아카데미의 부지를 빠르게 가로지르던 마차 한 대가 이내 아카데미 정문 앞에 멈춘다.


“황녀 저하 납시오!”


우렁찬 외침과 동시에 마부가 먼저 내렸다. 자신이 비에 젖는 것은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커다란 우산을 펼쳐 마차 문을 열었다.

안에 있는 인물은 곧바로 내리지 않았다.


“······지긋지긋한 비로구나.”


마차 안의 어둠으로부터 새어 나온 건, 분위기와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상쾌한 목소리였고.


일어날 일을 알고 있었음에도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이 들었다.


“······!”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끝없이 쏟아지던 비가 한순간에 멎었다.

바닥을 난폭하게 때려대던 소음들이 우스운 착각처럼 찰나에 그치고 말았다.


그 다음 순간에야, 마차의 어둠 속에서부터 구두를 신은 발이 뻗어져 나왔다.

우산을 접어버린 마부의 손길을 받아 천천히 내리는 것은 눈부신 드레스 차림의 여자였다.


화려하게 땋아 올린 머리카락도, 구두를 신었음에도 약간 작은 키도, 부채로 입을 가려 유일하게 드러난 그 휜 눈매마저도. 모든 것이 루펠카리야와는 달랐으나.

반짝이는 백은발과 황금빛 눈동자만은 똑같은 그녀가.

제2황녀 멜리시아나 제인 오 카탈마이어가 가볍게, 눈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생각지 않으냐? 루피.”


풍문에 따르면 그녀는 여신의 축복을 빌어 감히 하늘의 뜻을 다룰 수 있다 하니, 그 이명.

<천휘天揮>라.


* * *


“그래, 학장은 자리를 비웠다고.”


비는 그쳤더라도 먹구름마저 가신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어두운 사위에 멜리시아나는 물기 한 방울 묻지 않은 채로 성 가브리엘 아카데미의 응접실에 앉아있었다.


원래라면 이 정도의 귀빈은 학장이 직접 마중하는 것이 예의겠으나, 본의 아니게도 학장은 지금 다른 용무로 자리를 비운 차였다.

때문에 멜리시아나는 학장실에 향하지 못했다. 물론, 학장 살드마이어가 이곳에 있었다 하더라도 멜리시아나가 아카데미 최상층에 위치한 학장실까지 기꺼이 걸어올라 갔을진 의문이겠지만.


“어언 일로 먼 걸음하셨습니까.”

“나 참. 아카데미에서 또래들과 어울렸대도 그 딱딱한 얼굴이 펴지진 않는구나, 루피.”


루펠카리야의 전속 시종장이 따라준 홍차를 들고서 멜리시아나는 그 향부터 천천히 음미했다.


“실력이 녹슬지 않았구나.”

“황송하옵니다 황녀 저하.”

“황송은. 고리타분한 황궁에서 차는 네가 제일이었거늘.”


참으로 아쉬워라. 그런 말과 함께 멜리시아나는 차를 머금었다.


여전한 사람이다.

루펠카리야는 차갑고 냉정한 눈빛 속으로 그런 생각을 머금었다.


욕심나는 것은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다. 탐이 나는 것은 양보할 줄을 모른다.

이 세상의 뛰어나고 빼어난 모든 것이 자신의 손 안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의 언니, 제2황녀 멜리시아나.

그녀는 지금 옆에 선 시종장이 아카데미로 떠나는 것을 티나게 아쉬워하던 인물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녀가 차를 잘 내렸기 때문에.

오직 그것 때문에라도 그녀는 시종장을 제 곁에 두고 싶어 했다. 만일 시종장 본인이 정중히 거절하지 않았다면 끝내 멜리시아나는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으리라.


그런 멜리시아나가 욕심내는 것은 형태 있는 것들뿐만이 아니었다.

무형의 것들도. 이 자리의 분위기마저도 자신의 것이 아니면 그녀는 견디질 못한다.


흐름마저 자신이 주도하기 위해 멜리시아나는 일부러 화두를 어지럽게 바꾸었다. 모든 대화는 반드시 자신이 시작해야 했다.

잠시 시종장을 향했던 눈빛이 천천히 응접실을 두르고, 그런 다음에야 루펠카리야에게 다시 가닿았다.


“미안해서 찾아왔지.”

“······그 말씀이신즉.”

“네드빌이 그렇게까지 무능할 줄은 나도 몰랐지 뭐냐. 그래도 나름은 잘츠빌 가의 자랑스러운 후예라 들었는데.”


거짓말.

루펠카리야는 자신의 언니를 가만 흘겨보았다. 과연 눈매 한 번 기울이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자아내는 사람이었다.

정말로 유능한 인재였다면 자신 곁에 두었겠지. 충성심을 시험하듯 동생 곁으로 쫓아 보낼 게 아니라.


그런 말은 꺼내지 않았다.

루펠카리야는 김이 피어오르는 자신 몫의 찻잔을 말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차 한 모금을 더 머금고서는 멜리시아나가 운을 뗐다.


“새 호위를 들여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지?”

“형님, 저는.”

“황궁을 나섰더라도 넌 영예로운 황가의 일원이야. 그런데 호위 하나 없이 다닐 셈인 게냐?”


반론할 일말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 멜리시아나가 이 먼 길을 찾아 직접 여기까지 당도했다. 그런 수고까지 들였는데 감히 언니의 은혜를 거절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었다.


“무어, 직접 보면 너라도 마음에 들어 할 거다.”

“······.”

“셰리.”


호명과 함께 손끝으로 탁자를 톡톡.

그러자 멜리시아나 뒤에서 가만 대기하고 있던 무표정한 남자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길게 기른 머리를 깔끔히 모아 묶은, 전체적으로 선이 가는 사내였다.


“내가 아주 신뢰하는 아이야. 실력은 더할 나위가 없지.”


실제로 저 자는 네드빌보다는 훨씬 능력 있을 것이다. 루펠카리야라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멜리시아나는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저지르는 인물은 아니었다.


허나 그래봐야 본질은 똑같았다. 멜리시아나가 자신의 곁에 심어두는 첩자라는 것. 이 자도 네드빌과 똑같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멜리시아나에게 가져다 바치리라.

그리고, 황가 내에서 이렇다 할 세력이 없는 자신은.

힘이 없는 본인은 그에 대해 대항할 수 없으리라는 것마저도 명약관화했다.


“듣자 하니, 대공가의 그 귀여운 딸아이한테도 좋은 호위가 붙어있다더구나. 내가 능력이 부족해 차마 현직 기사를 이 자리에 데려오지는 못했다만은.”

“······.”

“그래도 이 아이면 온갖 잡스러운 것으로부터 널 막아줄 정도는 될 게야.”


촤악.

부채를 펼치고 멜리시아나는 자신의 입을 가렸다.


“기껏 이 먼 배움의 터까지 어려운 발걸음하지 않았느냐. 괜한 데에 한눈 팔 시간에 학업에 열중해야지, 루피.”


생각했다.

이제 와서 자신에게 거절할 명분이 남아있을까?


설령 있다 하더라도 멜리시아나는 우습게 그것을 반박할 것이다. 이 싸움은 루펠카리야가 이길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루펠카리야는 황위계승권을 포기하고서 이 아카데미에 왔다. 그녀는 황가의 일원이되 황제가 될 사람은 아니고, 명목상이라 해도 멜리시아나는 자신의 동생을 아끼고 챙기는 중이었다.


그런 멜리시아나의 ‘호의’를 정면에서 거절하는 것은 자칫 정치적인 해석을 낳을 여지가 있었다.

이를테면, 황가를 나섰는데도 여전히 황위에 욕심을 품고 있다든가. 그래서 자신의 언니인 제2황녀에게 이를 드러냈다든가.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멜리시아나라면 그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고 이용하리라는 것.


“······.”


결국 루펠카리야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체스판 위의 모든 구석을 샅샅이 살펴봐도 자신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석은 없었다. 자신의 모든 말은 하나도 빠짐없이 상대의 사정권에 놓여 있었다.

옛날부터 그랬다. 자신이 하사받은 축복인 <예지안>까지 발동하더라도 멜리시아나만큼은 이길 수 없었다. 체스에서도, 그 외의 어디에서도.


결국 이번에도 패배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씁쓸한 혀끝을 굴려 승낙의 한마디를 입 밖에 내려던 그때였다.


“환담 중에 송구하옵니다만.”


전혀 예상치 못한 목소리 한 줄기가 그녀의 눈을 뜨게 했다.

지금껏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인물 한 명이 감히, 그 자리에서 입을 열었다.


“여기 계신 루펠카리야 황녀 저하께는 새 호위가 필요 없으십니다, 멜리시아나 황녀 저하.”

“공자······?”


멜리시아나의 시선이 천천히 옆으로, 루펠카리야의 어깨 너머로 돌아간다.

이곳에 들어와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은 이. 일말의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자.


“이미 호위를 두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한 걸음을 내딛는 건,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금발의 남학생.


루펠카리야의 체스판 바깥에서부터 말 하나가 끼어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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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3 +3 24.06.18 1,067 50 12쪽
43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2 +4 24.06.17 1,103 58 12쪽
42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1 +7 24.06.16 1,141 62 15쪽
41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3 +2 24.06.15 1,163 62 14쪽
40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2 +4 24.06.14 1,186 62 15쪽
»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1 +6 24.06.13 1,245 62 13쪽
38 놀아나 주도록 하지 4 +3 24.06.12 1,254 61 12쪽
37 놀아나 주도록 하지 3 +2 24.06.11 1,259 59 13쪽
36 놀아나 주도록 하지 2 +5 24.06.10 1,300 50 12쪽
35 놀아나 주도록 하지 1 +3 24.06.09 1,372 62 12쪽
34 낙제생이 힘을 숨김 5 +1 24.06.08 1,446 63 12쪽
33 낙제생이 힘을 숨김 4 +7 24.06.07 1,514 55 13쪽
32 낙제생이 힘을 숨김 3 +4 24.06.06 1,489 64 12쪽
31 낙제생이 힘을 숨김 2 +3 24.06.05 1,556 65 13쪽
30 낙제생이 힘을 숨김 1 +5 24.06.04 1,669 61 12쪽
29 엑스트라 스토리 4 +7 24.06.03 1,691 7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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