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곰곰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공모전참가작

무곰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2
최근연재일 :
2024.06.28 22: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06,405
추천수 :
4,246
글자수 :
315,495

작성
24.06.27 22:00
조회
748
추천
61
글자
13쪽

누구도 다치지 않는 2

DUMMY

······이 게임에는 <몽상가의 향로>라는 소모품이 있었다.

누군가의 이상을 그린 꿈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뭐 그런 설정을 가진 아이템이었는데, 쉽게 얘기하면 그냥 특수 던전을 생성하는 아이템이었다.


그곳에서는 과거의 전설적인 대영웅들과 싸워볼 수 있었다. 그중엔 <대괴도>도 있고, 상처 입기 전의 전성기 시절 <삭풍검> 하이어 게일 빅터 카를로스도 있지.

고인물들을 위한 초고난이도 컨텐츠였다. 당연히 게임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오직 수정 트로피를 얻기 위해 존재하던 아이템.

업적을 깨고 도감을 수집하기 위해 당도해야 하는 마지막 명예의 전당.


그 향로의 마지막 보스가 바로 <진리>였다.

<너머>에 닿았음에도 그곳을 향하지 않은 괴짜 중의 괴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마법의 절반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아직 미련이 남았다는 듯 현실에 남아있는 유일한 절대자.

마지막 보스인 드래곤보다도 더 어렵다고 악평이 자자한 히든 보스. 확실히 악랄하게도 그 보스는 대미지로 잡을 수가 없었다.


진리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무적이었다. 모든 공격에 면역인 상태로 등장했다.

그런 진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의 마나를 바닥까지 소진시키는 것.


그런 정신 나간 짓을 게임에서 경험해본 적 있었기 때문에.

두 눈을 부릅뜬 채 온정신을 집중했다. 한도 끝도 없이 피고 지는 주변의 꽃들을 베어냈다.

공간 전체를 가득 메우는 붉은 궤적을 호흡마저 아껴가며 한 번 더, 한 번 더 피할 수 있었다.


물론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몽상가의 향로>와 상황이 같은가 물어보면 그건 당연히 아니었다. 그건 꿈속이라는 설정이니까 설령 도전에 실패해도 죽지는 않았다. 그냥 백만 골드짜리 소모품만 날아가고 말지.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었다.

나는 목숨을 걸고 이 자리에 서 있었다. 폭주한 이리야와 마주하고 있었다.


배드 엔딩을 막을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 결국 내가 해야 했다. 설령 이 일에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누구도 이 일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


얼마나 그렇게 폭발을 피하고만 있었을까.

마침내 시야 끄트머리에 전조 증상이 보였다. 피어오르던 꽃 한 송이가 피시식, 하더니 그대로 공중에 흩어져버린 것이다.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마나의 소진이라는 건 점진적으로 찾아오는 게 아니었으니, 한 번 마법의 붕괴가 일어나면 사실상 끝이었다. 그 다음은 시전되었던 마법이 연쇄적으로 취소되는 일만 남았다.


“······!”


줄곧 무표정하던 이리야의 얼굴에 당혹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서는 깊은 숨을 내쉬며 들고 있던 완드를 내렸다.


그렇게나 아름다웠던 꽃들은 모래처럼 허무하게 스러지고 있었다.

화원은 금세 공허로 되돌아갔다. 이제 이리야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이 남아있지 않았다.


“이리야.”


그 가운데에서,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천천히 다가가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자 이리야는 한 걸음 뒷걸음질쳤다.


“······오지 마.”


나는 멈추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무서워?”

“······.”

“마법을 실패하는 게? 어렸을 때엔 잘만 됐던 일이 갑자기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이대로는 진리와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것 같아서?”

“오지 말라니까!”


마지막 반항과 같은 폭발음이 눈앞에서 터졌지만, 이미 그곳엔 남을 상처입힐 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리야가 두려워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그게 아니지. 그런 게 아니잖아, 이리야.”

“······.”

“지금 넌 그냥 상처받아서 어째야 될지 모르는 거야.”


<전능자> 이리야 프롬.

재능 때문에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재능 때문에 힐트 교수에게 화를 입고.

끝내 재능 때문에 드래곤 앞으로 향하는 인물.


오직 재능에 떠밀려 살아가는 자.


그녀가 살아가는 이유란 너무나도 보잘것없이 초라했다. 이리야가 마법을 쓰는 이유 같은 건 원래부터 대단한 게 아니었다.

쓸 수 있으니 썼을 뿐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마법을 쓰면 주변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으니 그녀도 좋아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을 쓰는 이유가 보잘것없기 때문에 쓰지 못하는 이유도 당연히 초라할 수밖에 없었다.


이리야가 두려워하는 건 남을 상처입히는 것이다.

자신의 마법이 끝내 타인을 다치게 하진 않을까 두려워서 자꾸만 마법을 실패했던 것이다.


그런 것만 생각하다 보니, 정작 자신이 상처 입었을 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이리야.”


······글쎄, 칼라일이었다면 여기서 뭐라고 말했을까. 아니 꼭 칼라일이 아니더라도. 대개의 게임 주인공이었다면.

상처받은 인물을 두고 아마 상냥하게 얘기해줬겠지. 위로해주고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며 훈훈한 결말로 향했겠지.


하지만 나는 엑스트라니까.

이리야에게 한 걸음을 더 내딛으며 입을 열었다.


“정신 좀 차려라.”

“······!”

“아직도 네가 애인 줄 알아? 고작 상처 한번 받았다고 그렇게 질질 짜고 있으면 누가 달려와서 얼른 위로해줄 거 같냐고.”


물기 머금은 동그란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본 채, 말했다.


“너 그렇게 대단한 인간 아니야.”


평소의 이리야라면 여기서 멋쩍게 웃었겠지. 심한 말 때문에 입은 상처를 숨기기 위해 상황을 얼버무리고 이내 두고두고 떠올리며 혼자 풀 죽어있겠지.

하지만 지금이라면.


“네가······.”


조금 더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지금이라면.


“네가 뭘 안다고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눈물 맺힌 이리야의 눈매가 사납게 일그러진다. 사람 좋게 웃고 소리 한 번 쳐본 적 없는 그 이리야가, 지금.

나를 향해 쥐어짜듯 외친다.


“나한테 상냥하게 대해준 건 힐트 교수님뿐이었어. 거짓으로라도 웃어준 건 그 사람뿐이었어! 그런 사람이 날 배신했는데 이제는 슬퍼하지도 말라는 거야? 사람을 믿은 내가 잘못이라는 거야?”

“······.”

“나 보고 어떻게 하라는 말이야!”


그렇게 쏟아내고서, 결국 이리야는 제자리에 무너져내렸다.

양손으로 지팡이를 쥐고 있는 그녀에게는 어차피 스스로를 보호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마나를 소진해버린 그녀에게는 탈진해서 의식을 잃을 미래만이 남아있었다.


“내가······, 내가 엄청난 걸 바란 거야? 그냥, 날 좋아해주는 사람을 좋아한 게 그렇게 잘못이었어?”

“······.”

“나도 내가 왜 자꾸 마법을 실패하는지 모르겠는데, 따뜻한 위로를 한마디에 기대는 것마저도 잘못이라고 말하면. 그러면 난······.”


주저앉아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는 이리야를 보면서, 생각했다.

내가 뭘 아냐고. 그야 모르지.

내가 아는 건 고작해야 게임에 나온 이야기뿐.


떠올렸다.

2챕터 중간고사의 배드 엔딩. 그 분기점은 칼라일과 얼마나 친해질 수 있는가.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 고작해야 그것 때문.


고작해야 그것 때문에 이리야는 너무 오랜 시간을 고생하며 지냈다. 게임에 등장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과거부터 지금까지 줄곧 마법에 실패하며 마음을 앓았다.

게임에 나오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일어나지 않은 일인 건 아니었다.

내가 눈에 담지 않은 곳에서도 사건은 벌어지고, 시간은 흘러가며.

캐릭터들은 살아간다.


이리야에게 한 걸음을 더 다가갔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힘겹게 지팡이만을 쥐고 있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툭 얹어줬다.


“우, 아······?”

“대단한 인간 아니니까, 남에게 의지도 하면서 살아라 좀.”


고개를 든 이리야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하도 어벙해 보여서 분위기 잡던 나도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 참.


“누가 너보고 마법 못 쓰면 죽인다고 협박이라도 하든? 거 좀 실패할 수도 있고 그런 거지 몇 번 안 써지니까 무섭다고 힐트 같은 놈한테나 쪼르르······.”

“아, 어, 저, 저기 잠깐······.”

“애초에 걔는 관상부터가 변태잖아. 척 보면 모르나? 순둥한 인상에 동그란 안경 쓰고 있으면 열에 아홉은 흑막이라고.”

“아아아아즈일?! 그게, 아니······!”


독기로 가득했던 이리야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잠깐은 살벌했던 눈동자도 옛적부터 울먹거리더니 이제는 거의 물 찬 풍선 같았다.

그게 평소의 이리야였다. 배신당하고 상처 입어서 우울한 모습이 아니라, 놀리면 보기 좋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이리야였다.


“이리야.”


그걸 스스로도 알았으면 좋겠다.


“사람을 믿은 게 잘못일 리가 있겠어.”

“······.”

“슬픈 게 당연해. 그건 그냥,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이리야의 눈앞에서 들고 있던 완드를 두어 번 까딱까딱, 흔들어줬다.

텅 빈 완드를 바닥에 툭 내던지면서는 내가 덧붙였다.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 그녀의 바람대로.

그건 동시에 내 바람이기도 했으니.


“앞으로는 슬프면 다른 사람 붙잡고 울기나 해. 그렇게 화내면서 다 부수지 말고.”

“······!”


너무 커다란 재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저주다.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에서는 그 사람을 멋대로 추켜세우고, 멋대로 실망한다. 설령 자신이 원한 재능이 아니었더라도 그랬다.


천재가 무너지는 건 언제나 기대 때문이었다.

항상 기대가 누군가를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고, 그러고서는 그 자리에서 끌어내린다.


생각한다.

단 한 사람만.

그렇게 무너지는 천재의 곁에 단 한 사람만 있어주었다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원래 스토리에서 이리야가 칼라일에게 기댔던 것처럼.


배드 엔딩이란 어쩌면 그 작은 변화만으로 이루어지고, 작은 변화만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을 끝마치고 다시금 이리야를 봤다. 이미 그 커다란 눈동자에는 닭똥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차 있었다.

어차피 조금만 놔두면 알아서 탈진 때문에 기절하긴 할 텐데. 기왕 그러는 거 조금만 더 건드려줄까.


“뭐, 물론 때로는 이렇게 때려부수고도 싶겠지. 맨날 할 말 제대로 못하고 속에 담아만 두는 너 같은 애라면 더더욱.”

“······.”

“그럴 땐 불러.”


이리야를 보며 피식 웃어줬다.


“화가 나고 억울해서 못 견디겠으면 차라리 날 불러. 날 세워놓고 쏴제끼고 터트리고 마음대로 해.”


그러고선 양손을 장난스럽게 들어 올리며 이리야에게 보여줬다.

이 난리가 시작되기 전, 우리 사이엔 약속이 하나 있었지. 그치?


“네 마법은 나한테 안 닿으니까.”

“흐윽······!”


그 한마디로 끝내 이리야는 통곡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쌓인 모든 울분의 찌꺼기마저 모두 이곳에 털어놓으려는 것처럼.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나도 그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편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에 흉포한 마법의 꽃은 없었다. 그저 무한히 넓고 황량할 뿐인 세상이었다.

이마저도 이리야의 마나가 끊겼으니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원상복귀되고 말겠지만, 괜찮았다. 아주 잠깐이라도 좋았다.


이게 바로 이리야가 바라던 세상. 필요하지 않아도 되고 대단하지 않아도 되니, 그저.

누구도 다치지 않는 세계.


그 가운데에서, 펑펑 울고 있는 이리야 곁을 조금 지켜주었고.


세상 떠내려갈 것 같았던 이리야의 울음소리는 점차 사그라들었다. 울다 지쳐 잠든 애처럼 이리야는 그 자리에 쓰러져 곧 고른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제는 뒷수습의 시간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서부턴 좀 곤란한 마음부터 들었다. 뒷수습까지 생각하며 여기에 온 건 아니라고.


이를 어쩐다? 이리야를 들쳐 업고 보건실이라도 데려다 놔야 하나.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방금까지 패턴 피하느라 다리가 다 후들거리긴 하는데.

그냥 여기서 같이 뻗어서는 뒷일 생각 안 하고 잠이나 자고 싶은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숨겨진 업적이 진행됩니다.]


“······?”


몰려오던 잠을 한순간에 달아나게 하는 한마디였다.

몸을 벌떡 일으켰다. 말똥말똥해진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자고 있는 이리야를 한번 쳐다본 후.

도감을 확인해봤다.


[도감을 펼쳐봅니다.]

[ >>> ]


───


[업적]


<영웅서사>

- 있을 수 없는 미래로.

- 또 한 번의 불가능을 넘어섰습니다. (진행중)

- 보상 : 칭호 <세계의 진실> (수정) 획득.


───


“······이게 뭐야.”


그곳에 드러난 ‘숨겨진 업적’.

그건 진짜로 숨겨져 있는 녀석이었다.


도감을 100% 채웠던 고인물인 나라도 이런 업적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 고인물이 업적을 다 먹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독자 분께 팬아트를 받았습니다! 24.06.07 256 0 -
공지 추천글에 대한 감사 인사 (실무액세스 님, 말많은악당 님) 24.05.22 80 0 -
공지 비켜라 제목은 그럿개짓는것이 아니다 +1 24.05.17 221 0 -
공지 연재 주기 공지 (월화수목금 오후 10시) 24.05.13 113 0 -
공지 감사한 후원자 여러분 (24.6.2) 24.05.10 1,681 0 -
53 누구도 다치지 않는 3 +5 24.06.28 566 44 13쪽
» 누구도 다치지 않는 2 +7 24.06.27 749 61 13쪽
51 누구도 다치지 않는 1 +3 24.06.26 850 49 13쪽
50 닫힌 문 3 +5 24.06.25 938 48 13쪽
49 닫힌 문 2 +3 24.06.24 1,015 59 15쪽
48 닫힌 문 1 +5 24.06.23 1,074 61 14쪽
47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6 +3 24.06.21 1,108 62 14쪽
46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5 +4 24.06.20 1,113 55 12쪽
45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4 +3 24.06.19 1,152 54 14쪽
44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3 +3 24.06.18 1,186 54 12쪽
43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2 +4 24.06.17 1,215 62 12쪽
42 한 명은 모범생, 한 명은 1 +7 24.06.16 1,253 66 15쪽
41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3 +2 24.06.15 1,272 65 14쪽
40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2 +4 24.06.14 1,291 65 15쪽
39 부르신 건 황녀 저하십니다 1 +6 24.06.13 1,353 65 13쪽
38 놀아나 주도록 하지 4 +3 24.06.12 1,358 64 12쪽
37 놀아나 주도록 하지 3 +2 24.06.11 1,372 61 13쪽
36 놀아나 주도록 하지 2 +5 24.06.10 1,411 52 12쪽
35 놀아나 주도록 하지 1 +4 24.06.09 1,488 64 12쪽
34 낙제생이 힘을 숨김 5 +1 24.06.08 1,558 65 12쪽
33 낙제생이 힘을 숨김 4 +7 24.06.07 1,626 57 13쪽
32 낙제생이 힘을 숨김 3 +4 24.06.06 1,600 66 12쪽
31 낙제생이 힘을 숨김 2 +3 24.06.05 1,674 70 13쪽
30 낙제생이 힘을 숨김 1 +5 24.06.04 1,795 65 12쪽
29 엑스트라 스토리 4 +7 24.06.03 1,815 8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