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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원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헌터의 보편적인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사천원
그림/삽화
사천원
작품등록일 :
2018.05.14 05:22
최근연재일 :
2018.08.04 19:0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392,484
추천수 :
30,098
글자수 :
210,944

작성
18.05.23 21:56
조회
40,815
추천
870
글자
11쪽

다섯 번째 헌터시험 3

DUMMY

참관 중이었던 헌터들이 즉각 대응에 나섰다. 각자 무기를 뽑아 들고 달려나가 스캐럽들을 상대하기 시작한 것.

거기에 안선영도 있었다. 가뜩이나 힘이 남아도는 그녀다. 두말할 것 없이 가세에 나선 안선영은 거대한 괴수에 맞서 신명 난 사람처럼 힘차게 검과 방패를 휘둘렀다.


그 사이 비상지원 요청을 한 시험관은 기계 패널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시험용으로 개조된 던전은 이미 던전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특수시설에 가깝다. 괴수가 생성되는 구역을 격리, 괴수의 이동경로를 제한하는 격벽을 설치하여 각 개체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특수한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특히 중형괴수의 우리는 철저한 통제시스템이 적용된 복합설비 구역. 이제껏 문제가 생긴 적이 없었는데—.


“센서가 망가졌나?”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는 시험관의 모습이 초인식 상태의 성진에게 비쳐졌다.


센서의 오작동 같은 게 아니다.

초능스킬을 가진 성진은 현재의 상황이 누군가 의도적으로 연출한 사보타지임을 간파해냈다. 구역 일대를 스킬의 권역권으로 둔 성진은 조금 전 격벽으로 향한 은밀한 마법의 흔적을 감지했으며 범인 또한 명확히 알고 있었다.


장흥. 고유능력: 베놈(B) Poison.

힘 94/ 민첩 150/ 체력 135/ 지능 158 / 정신 189/ 마력 18,900.


조천수라는 남자의 것이다. 처음 본 낯선 인물에게서 어둠의 냄새를 맡은 성진은 곧바로 상태창부터 확인했다.

그랬더니 제법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조천수라는 이름은 거짓이고 능력 또한 강화계가 아니라 변환계 마법능력자였다. 심지어 스탯과 마력레벨은 이 자리의 누구보다 높았다. 성진을 제외한다면.

조천수의 마력은 18,900. 성진의 현 마력이 19,700. 실로 근소한 차이다.


일반적인 마력등급에 대해 설명하자면,

F급 1,000~3,300, E급 3,400~6,900, D급 7,000~9,900, C급: 10,000~13,000, B급 14,000~25,000, 25,000 이상부터는 사실상 A급으로 분류된다.


조천수는 성진과 마찬가지로 B급 중반에 해당되는 고등급 능력자였다.

거기에 변칙적으로 키운 듯한 스탯과 신분을 위장한 사실 등을 감안해 보면, 어떤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이번 시험에 참가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괴수들을 풀어놓은 것도 혼란을 틈타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 그리고 그가 지금 타겟으로 짐작되는 인물의 곁에 있었다.


전방에 늘어선 중형괴수들을 향해 연달아 마법을 날리는 차도희. 대단한 마법적 재능을 타고 났다지만 아직 여물지 못한 어린 훈련생일 뿐이다. 냉정하게 주위를 살피기 보다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리한 과욕을 부리는.


연속적으로 빙결마법을 구사하고 있는 차도희는 높은 집중상태로, 자신을 향한 위험한 시도를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연이은 마법공격으로 한계에 달한 방호 슈트의 보호막이 사라진 것도, 또 그대로 적의 시선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엔 놈의 마법실력이 워낙 뛰어난 이유도 있었다. 미세하게 마법을 조종하여 당하는 사람이 당하는지도 모를 만큼 은밀한 마법이었다.


스케럽들이 나타나자 마자 조천수는 행동을 개시했다. 뒤로 물러나 차도희와 형식이 있는 곳으로 다가간 것이다. 전투력이 없는 두 사람을 보호하려는 행동처럼 보였지만, 놈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성진은 그때부터 놈의 발치에서 은밀하게 피어 오르는 시커먼 보랏빛 마력을 감지할 수 있었다.


쿠웅!

쾅쾅!

촤르르르르!


광풍처럼 몰아치는 헌터들의 공격과 울부짖듯 진동하는 괴수들의 굉음이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요란한 장내에서 벌어진 고요한 이변을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조천수의 뒤를 따라 움직이는 성진만이 알고 있었다.


일순 느려진 시간 속에서 형식의 고개가 천천히 돌았다. 경악하듯 크게 뜨인 눈동자에 단검을 치켜든 조천수의 모습이 비쳤다. 앞에 있는 차도희를 향해 역수로 잡은 단검을 힘차게 찔러 넣는 단호한 장면,


“우···으···으···으···어!!!”


형식의 크게 벌어진 입으로 괴성이 길게 이어졌다.

동시에 단검을 쥔 채 붕 떠오른 조천수의 몸이 공중에 체류한 시간이기도 했다.


조천수의 공격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림처럼 완벽한 기습이었으나 그 역시 마지막 순간 생각지도 못한 기습을 받은 것.

목표물의 등 뒤에 단검을 내려 꽂으려는 순간, 그곳에 도달한 성진의 다리가 번개처럼 조천수의 머리를 걷어찼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른 공격이었지만 조천수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음에도 충격을 상쇄하듯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고작 몇 걸음 사이에 중심을 잡는 묘기를 선보였다.


인간이 아닌 듯한 뛰어난 반사신경을 지닌 놈이었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S급 초능 스킬을 지닌 성진의 앞에서는 무소용한 일이었다. 성진은 단련된 놈의 감각으로도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미시적 시간의 경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응축된 마력으로 뻗어지는 주먹의 속도는 너무도 빨라서 일순 사라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가슴에 주먹이 꽂히는 순간까지 맞는 줄도 모르고 있던 조천수는, 강대한 마력이 실린 수많은 일격을 맞고 포탄처럼 튕겨져 날아갔다.


뻐어어엉!


뒤늦게 찾아온 엄청난 굉음이 공간을 찢듯이 울려 퍼졌다. 지면을 박차고 쏘아져 나간 성진은 동굴의 벽면에 부딪혀 튕겨져 나온 조천수를 사정없이 걷어찼다. 그제야 의식을 잃은 듯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이 떨어져 나왔다.

잠시 후 성진에 의해 바닥을 굴러간 조천수의 종착지는 시험관의 바로 앞 자리였다.


“으헉!”


시험관은 대경실색했다. 걸레 짝처럼 엉망이 된 조천수의 몰골도 그렇지만 돌연 눈앞에 나타나 조천수의 뒷머리를 발로 누르고 있는 성진이 무섭게만 보인 것이다.


“무, 무슨 짓을···!”

“이놈 킬러에요.”

“키, 킬러라니, 유성진군.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나 있는···!”


멀리 괴수들에게 정신이 팔려있던 시험관은 코 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일련의 상황이 너무도 빠른 시간 내에 벌어졌고, 조천수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만 보았을 뿐인 그로서는 성진의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머리는 보지 못하고 꼬리만 본 셈이니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그 놈 나쁜 놈 맞아요. 그 놈이 도희를 죽이려고 했어요!”


형식이 외치는 소리였다.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된 차도희도 파랗게 질린 얼굴로 시험관을 쳐다보고 있었다.


“대체 언제 그런 일이···!”


놀라운 일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시험관이 지켜보는 앞에서 갑자기 차도희가 쓰러져 버린 것.


“어? 어어?”

“도희양!”

“힐, 힐을 해야···!”

“안돼. 형!”


반사적으로 도희를 받쳐든 형식이 놀라서 당황한 얼굴로 성진을 쳐다보았다.


“형. 해독마법 쓸 수 있지?”

“그, 그야 기본이니까 쓸 줄은 아는데···.”

“그럼 됐어. 얼른 도희한테 해독 마법 써줘.”

“···해독마법을?”


반문하는 형식에 이어 시험관도 성진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게 무슨 소린가! 갑자기 해독마법이라니!”

“설명할 시간 없습니다!”


강하게 말한 성진이 형식을 다그쳤다.


“형, 빨리!”


성진의 재촉에 형식이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마법을 준비했다. 은은하게 빛나는 노란빛의 마력이 차도희의 몸을 감쌌다.

조천수, 아니 장흥의 베놈스킬은 B급. 형식의 등급이 낮은 관계로 완전한 해독은 어렵겠지만, 높은 등급의 치유사를 만날 때까지 응급처지 정도는 될 것이었다.

일단의 헌터들이 구역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성진은 무거운 숨을 내쉬었다.

골 아프게 됐네···.




회관 4층. 본부 영상판독실.

장시간 영상을 돌려보던 남자가 감탄 한 듯 말했다.


“이것 좀 봐. 여기 이 부분.”


화면의 멈춤 장면은 여자의 목뒤로 칼날이 닿는 순간을 잡고 있었다. 칼날이라기 보다는 은빛의 잔상처럼 보였지만, 화면을 바라보는 이들의 머릿속에는 온전한 공격의 순간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캬. 죽이네!”

“절묘하지? 0.01초만 늦었어도 말이야.”

“어떻게 이런 기막힌 상황이 있을 수가 있지?”

“그보다 이것 좀 봐.”


다음 순간 플레이 되는 화면 영상에서 날아가는 조천수의 모습이 비춰졌다.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있을 수 없는 반동이다.


“그 짧은 순간에 어떻게 한거지? 더구나 마력까지 썼다고? 말도 안돼!”

“말이 안되긴.”


그렇게 말한 남자가 화면을 조금 앞으로 돌렸다. 콰앙! 엄청난 소리가 들리는 장면이 연속으로 재생되었다.


“소리 들리지? 일격에 방어막이 깨진 거야.”

“.......!"


남자가 영상을 조금 뒤로 돌렸다. 위에서 떨어지는 조천수를 걷어차는 장면이었다.


"여기 이 놈 솜씨를 좀 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확하게 가격했어. 애송이의 기술이 아니야.”

“···얘 이름이 뭐라고?”

“유성진.”


“···유성진?”


모니터를 보고 있던 남자들의 고개가 동시에 문 쪽으로 돌아갔다. 관리국에서 나온 상급 조사관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조금 전 들린 목소리는 그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김 과장님.”


남자들은 상급자에 대해 예우로 이마에 손을 척 올려 붙였다.


“어디 나도 한 번 보지.”


자리에 앉은 김판석 과장은 남자들이 보고 있던 영상을 여러 번 돌려보았다. 그 사이 그들의 설명을 잠자코 듣고만 있던 김판석 과장이 물었다.


“이게 누구 거라고?”

“시험관과 권형식의 영상입니다.”

“유성진의 것은?”

“그게···.”

“······?”

“유성진의 영상은 현재 문제가 있어 판독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문제라니? 그게 뭔데?”


“액션 캠이 고장이랍니다.”

“······.”


슈트에 내장된 액션 캠은 능력자의 영상을 찍기 위한 고성능의 특수장비. 그러한 특수장비가 망가졌다니 믿겨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거짓말이지?”

“진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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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신입 헌터 2 +19 18.06.09 39,746 807 13쪽
20 신입 헌터 1 +17 18.06.07 40,887 870 15쪽
19 본 헌터스(Bone Hunters) 4 +16 18.06.05 39,434 860 10쪽
18 본 헌터스(Bone Hunters) 3 +19 18.06.04 39,282 812 13쪽
17 본 헌터스(Bone Hunters) 2 +24 18.06.02 40,334 846 14쪽
16 본 헌터스(Bone Hunters) 1 +19 18.05.31 41,607 890 15쪽
15 다섯 번째 헌터시험 5 +23 18.05.29 41,332 907 12쪽
14 다섯 번째 헌터시험 4 +24 18.05.28 40,900 878 9쪽
» 다섯 번째 헌터시험 3 +24 18.05.23 40,816 870 11쪽
12 다섯 번째 헌터시험 2 +16 18.05.22 41,824 853 13쪽
11 다섯 번째 헌터시험 1 +38 18.05.21 42,915 886 11쪽
10 과거의 정리 4 +43 18.05.17 42,346 900 10쪽
9 과거의 정리 3 +24 18.05.16 42,177 962 9쪽
8 과거의 정리 2 +26 18.05.16 42,681 9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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