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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재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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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
작품등록일 :
2024.08.28 20:30
최근연재일 :
2024.09.13 20:22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2,131
추천수 :
572
글자수 :
74,626

작성
24.09.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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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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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EP 2. 얘가 걔야?

DUMMY

13.

현시우의 『기억의 밖.』 뮤직 비디오가 공개 된 다음 날.


“연우야. 다음에는 이 드라마에 출연할 거야.”


매니저인 김미연 실장님이 작품 하나를 들고 왔다.


“네?”


오디션이 아니라 작품을 들고 온 김미연 실장님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멍청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내가 알기론 신인 아역 배우들은 대부분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노스 엔터급 정도 되면,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신인 아역 배우를 꽂아 넣을 수 있는 건가?


“대표님. 그러니까 박종서 할아버지가 연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해온 거야. 너한테 잘 맞을 거 같다면서 말이야.”


그리 말을 한 김미연 실장님은 두꺼운 종이 뭉치 하나를 내게 건네주었다.


맨 앞에 【그 해, 그 때에.】 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그 종이 뭉치에 홀린 듯 눈을 가져간다. 현시우의 뮤직 비디오에 출연을 하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뮤직 비디오일 뿐.


대중들에게 배우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선 결국,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이 사실상 내 배우로서 첫 시작인 셈이다.


그런데 좀 당황스럽네.


당연히 몇 개의 작품을 정해주면 그 작품 중에서 오디션을 볼 작품을 내가 직접 선택하는 줄 알았는데. 설마, 이렇게 일방적으로 작품이 정해질 줄이야.


끄응.

이상한 작품을 가지고 오진 않았겠지?


어째, 대본을 보는데 기대나 설렘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 예전 소속사에서 하도 개 같은 작품들만 가져왔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가?


아니야,

그래도 명색이 이노스 엔터테인먼트잖아.


예전 그 회사랑은 다르겠지. 그래야만 한다. 필사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떨리는 손으로 대본을 넘기려고 하는데 정하늘과 김미연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이 대본 누구 거야?”

“박소영 작가님.”

“어머, 박소영 작가님 신작이야?”

“응. 이걸로 엄마랑 아들이 다 박소영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는 거네?”


김미연 실장님과 정하늘이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들려오는 이름에 눈을 빛낸다.


박소영 작가님?!


지금 이 대본이 박소영 작가님이 쓴 작품이라고?


“그러게. 뭐, 나는 엑스트라로 출연한 게 전부지만.”

“그거 때문에 박소영 작가님이 얼마나 아쉬워하는지 아니, 너? 저번 작품 때도 우리 회사에 연락 왔어. 하늘이 컴백 계획 없냐고. 꼭 신작 맡아줬으면 좋겠다면서 말이야.”

“아직, 정하늘 안 죽었네.”

“그럼. 안 죽었지. 그러니까 컴백할 생각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 해. 우리 회사는 언제든지 환영이니까.”


정하늘을 꼬시는 김미연 실장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떨리는 손으로 대본을 넘긴다. 그러자 가장 앞에 내가 맡은 배역인 『임하은』의 설정이 보였다.


여주인공인 『정사랑(23살)』의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꼬마로, 그 정체는 미래에서 『정사랑』을 구하기 위해 온 『정사랑』의 아들이라.


일종의 과거 회귀물인가?

백 투 더 퓨쳐 같은?


아니, 구하러 왔다는 거 보면 터미네이터일 수도 있겠네. 하여튼, 이 드라마 【그 해, 그 때에.】는 『임하은』이 『정사랑』의 앞에 나타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 코미디다.


즉, 사랑도 있고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는.

그런 전형적인 K로맨스 드라마.


또 뻔한 로맨스 드라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앞에 ‘박소영 작가가 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드라마의 여제라 불리는 박소영 작가의 주 특기는 잘 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아름답고 특별한 공간에서 만나 찬란하고 애절한 사랑을 나누는 그런 로맨스니까.


“촬영은 언제부터야?”

“캐스팅은 거의 다 끝났고 이제 슬슬 대본 리딩 시작할 거야.”

“연우가 이제 캐스팅이 됐는데, 캐스팅이 거의 다 끝났어?”

“응. 사실 이전부터 계속 출연으로 이야기 하고 있었거든. 우리 회사에서 계속 연우 추천하기도 했고. 또 연우 연습 영상 계속 보내줬어. 그런데 어제 시우 뮤비 나오니까 박소영 작가님이 직접 전화를 하시더라고. 마음에 들었다고.”


두 사람의 대화 소리를 BGM 삼아 내가 연기를 해야 하는 『임하은』 위주로 대본을 읽는다. 성격은 엄마 바보, 그러니까 엄마 바라기고 무언가 비밀이 있어 보이는 신비한 느낌이 있구나.


그 외에 특이한 점이라면 좀 지나치게 만능인 정도?


이제 겨우 5살인데. 요리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피아노는 물론이며, 노래, 축구, 심지어 그림마저 잘 그린다.


그리고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내뱉을 때가 있다.


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는 떡밥인 거 같으니, 천천히 생각하도록 하고. 문제는 저 만능인 점을 어떻게 연기해야 하느냐 같은데.


요리야 5살짜리가 칼질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으니, 식칼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연출로 천연덕스럽게 넘어가겠지만.


노래나 피아노, 축구, 그림 같은 건 좀 문제다.


이것도 연출로 가볍게, 혹은 장난스럽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랬다가는 『임하은』이란 캐릭터나 작품의 분위기가 너무 가벼워진다.


분위기가 가벼워진다고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코미디’보단 ‘로맨스’와 ‘가족’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더 강한 【그 해, 그 때에.】의 특성을 생각하면 어영부영 연출로 넘기는 것보다 내가 직접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훨씬 몰입도를 높여줄 거다.


흐음, 그렇다면.


“엄마.”

“응?”

“저 피아노 배우고 싶어요.”


본격적인 촬영이 있기 전까지 최대한 연습을 할 수밖에. 이제 캐스팅이 끝났으니,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하기 까지 최소 두 달 이상은 남았을 거다.


그렇다면 그 동안 충분히 연습을 한다면, 그럴 듯한 모습 정도는 보여줄 수 있다.


“피아노? 연우가 맡은 배역 때문에?”

“네. 직접 하고 싶어요.”


내 대답에 정하늘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연우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엄마가 있는 힘껏 도와줄게.”


정하늘의 말에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 라고 말한다. 배우는 물론이고, 가수로서의 재능도 뛰어난 정하늘이 도와준다면 일단, 최소한의 수준까진 올라갈 수 있을 거다.


“그러면 오늘부터 【그 해, 그 때에.】 출연하기 위한 연습을 하자. 마침, 엄마가 연우한테 꼭 알려줘야 하는 연기가 있거든.”


정하늘이 내게 꼭 알려줘야 하는 연기?


“그게 뭔데요?”


나의 말에 정하늘은 싱글벙글 웃다가 말했다.


“응? 우리 연우 우는 연기.”


켁.




§




『기억의 밖.』의 출연한 진연우를 홍보하기 위해 이노스 엔터에서 기사를 뿌려서 그렇지. 사실 【그 해, 그 때에.】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미 제법 유명한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작가부터가 그 박소영 작가인데다가. 이미 박소영 작가와 몇 번이고 같이 호흡을 맞췄던 임지황 PD가 제작을 맡다 보니 그 둘의 조합을 다시 볼 수 있다면서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거기다 당시, 여배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연 남자 배우는 현존 30대 초반 남배우들 중 최고라 불리는 정호수를 섭외하면서 기대치를 힘껏 올렸었다.


이미 몇 번이고 흥행을 시켰던 박소영 작가와 임지왕 PD의 조합. 거기다 주연 배우는 정호수. 이것만으로도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회사나 PPL을 주고 싶어 하는 회사는 굉장히 많았다.


그 덕분에 【그 해, 그 때에.】의 제작비는 굉장히 풍성했고. 박소영 작가와 임지황 PD는 그 풍성한 제작비를 전부 남김없이 사용했다.


배우, 스튜디오, CG, 로케이션, 카메라, 그 외에도 카메라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에는 정말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 중 역대 최고 제작비까진 아니지만. 순위를 매긴다면 반드시 상위권에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제작비.


그러다 보니 출연하는 배우들의 라인업만 해도 입이 떡, 하고 벌어질 정도였다. 드라마 덕후나 배우 덕후들이 본다면 ‘대체 어떻게 이런 배우들을 전부 모을 수 있는 거지?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올스타급의 라인업!


참고로 그건 성인 배우만이 아니라 아역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해, 그 때에.】서는 총 4명의 아역이 등장한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임하은』과 그의 친구들 3명.


그리고 그 3명의 배역을 맡게 된 아역 배우들의 라인업은 정말 탄탄했다.


무려, 870만이란 관객을 돌파한 【영전】이란 영화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아역 배우 ’하은찬‘부터 시작해 【카페 abcd(아바카브)】란 드라마를 통해 드라마 덕후들에게 얼굴을 알린 아역 배우 ’유소란‘, 거기다가 유명 배우의 2세로 온갖 예능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진규성‘까지.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한 미취학 아역 배우들 중에서는 제일 유명한 아역 배우들. 그 배우들이 전부 ’친구‘역으로 출연하게 된 것이다.


“나는 하은찬 너가 『임하은』을 연기하는 줄 알았어.”


첫 번째 대본 리딩을 하는 날.


대본 리딩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스튜디오에 온 아역 배우, 유소란은 칭얼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에 안 드는 게 느껴지는 그 유소란의 목소리에 옆에 앉은 하은찬은 웃는 얼굴로 말했다.


“나도 내가 연기할 줄 알았어.”

“그러면 누가 해?”

“몰라. 엄마가 말 안 해줬어.”


하은찬의 대답에 유소란은 입술을 삐죽였다.


두 사람 다 아직 어린아이지만, 그래도 배우다. 지금보다 더 어린 나이 때부터 연기를 배웠고, 이미 몇 번의 촬영을 해본 적 있는 배우.


그렇기에 대충이지만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 아저씨가 그랬어. 이번에 들어온 애는 치사한 방법으로 들어왔다고.”

“치사한 방법?”

“응. 회사에서 그, 그, 그. 강제? 꽂아넣기? 그거 했다고 그랬어.”

“회사에서?”

“응.”


하은찬의 대답에 하은찬보다 무려 한 살이나 많은, 올해로 6살이 된 유소란은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끼워팔기? 같은 건가?‘


인기가 많은 배우에 같이 끼워서 드라마에 출연시키는, 배우 엔터에서 아주 잘 사용해먹는 방법이다. 실제로 유소란의 소속사에도 유소란의 출연 조건으로 인기 없는 아역배우들을 끼워 팔 때가 있고.


’만약에, 그렇다면.‘


실력으로 딴 게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들어온 거라면.


’용서할 수 없어!‘


유소란은 배우계의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한 마디 따끔하게 해줄 생각이었다. 【그 해, 그 때에.】 출연하기 전에 촬영한 작품에서 들었던 정의는 집행 되어야 한다, 부정은 바로잡아야 한다, 라는 대사를 떠올리며 유소란이 정의심을 불태우고 있는 그때.


“안녕하세요. 『임하은』 역을 맡은 진연우라고 합니다.”


문을 열고 진연우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고.


“우와, 진짜 잘 생겼다.”


진연우의 얼굴을 본 유소란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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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P1. Spotlight +2 24.09.02 795 37 11쪽
5 EP1. Spotlight. +2 24.09.01 885 36 10쪽
4 EP1. Spotlight. +1 24.08.30 938 36 9쪽
3 EP1. Spotlight. +2 24.08.29 1,089 33 11쪽
2 EP1. Spotlight. +3 24.08.28 1,314 4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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