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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재로 태어났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시하
작품등록일 :
2024.08.28 20:30
최근연재일 :
2024.09.13 20:22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2,141
추천수 :
572
글자수 :
74,626

작성
24.09.03 20:23
조회
680
추천
35
글자
10쪽

EP1. Spotlight.

DUMMY

#7.

“쟤가 진연우인가?”

“예, 그렇겠죠.”

“으음, 사진도 그렇긴 한데. 예쁘게 생기긴 했군.”


현장에 도착한 연진우의 모습에 대표와 이사는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사진을 봤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얼굴이 참 곱상하게 생겼다.


어린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피부는 굉장히 희다. 아역 배우로서 실력은 모르겠지만. 외모만 보면 무조건 ‘얜 연예인 시켜야 한다’ 라는 느낌이 오는 얼굴.


“지금 5살이라고 했던가?”

“두 달 뒤면 6살이라고 하던데요.”

“으음, 너무 어린데. 시우는 저런 어린애를 어디서 알아낸 거지?”

“친구 자식 아닐까요?”

“흐음.”


이사의 말에 대표는 살며시 미간을 찌푸렸다. 친구의 자식이라. 그녀의 가족 중 결혼을 한 사람이 없으니 가장 가능성 높은 이야기이긴 하다.


“그런데 신기하긴 하네요. 시우가 이렇게 누군가를 출연시키겠다고 욕심을 낸 적이 없는데.”

“정말 친한 친구거나.”

“아니면 정말, 연기를 잘한다거나?”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기는 하군.”


만약에, 단순히 비주얼만 보고 데려온 게 아니라 연기를 잘해서 데려온 거라면. 정말 좋은 일이다. 괜히 현시우하고 얼굴을 붉힐 일도 없을 테니까.


그러나 ‘연기 경력’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성인 배우들의 경우 연기 경력이 없음에도 제법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도 간혹 있지만.


어린 나이의 아역 배우들은 그런 기대를 하기 어렵다.


이사와 대표, 두 사람은 아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진연우를 바라보았고.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시우는 웃는 얼굴로 진연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연우야, 준비 다 됐어?”

“네. 엄마가 그 정도면 충분할 거래요!”

“좋아. 그러면 충분하겠네.”

“네!”

“자, 이 장면은 누나 손을 잡고 돌아다니면 되거든? 말을 할 필요는 없고. 엄마라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면 돼.”


현시우는 진연우에게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디렉팅을 해준 뒤에 주변을 둘러다보았다.


걱정 어린 시선들.


지금 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 전부, 연우를 걱정하고 있다. 대표나 이사는 물론이고, 뮤직 비디오를 맡아준 감독님이나 스태프들, 심지어 매니저까지 아무도 기대를 하지 않는다.


‘하늘이 언니 자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좀 달랐겠지?’


만약에, 연우가 그 정하늘의 자식이라는 말을 했다면. 저들의 반응은 달랐을 거다. 그만큼 정하늘이란 이름이 가진 무게는 대단하니까.


허나, 현시우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랬다간, 바로 소문이 돌 테니까.’


연예계는 소문이 빠르다.


이사나 대표한테만 말을 하고, 이 비밀을 지키라고 말을 해도. 눈 떠보면 어디선가 그 이야기가 새어 나오고 있는 게 연예계다.


특히, 정하늘 같은 탑 스타, 그것도 탑스타의 위치에서 활동 중지를 한 정하늘하고 관련된 소문이라면. 그 소문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연예계는 물론이고, 언론에까지 퍼질 거다.


대표나 이사 입장에서, 정하늘의 아들 출연! 같이 엄청난 홍보 문구를 사용하지 않을 리 없으니까.


‘그럴 수는 없지.’


그 꼴을 두고 볼 수 없다.


홍보나 관심, 연예인들에게는 필수적인 것들이지만. 연우가 정하늘의 아들이란 사실이 알려지면 과도한 관심이 쏟아지고 말 거다.


‘데뷔도 안 했는데, 벌써 그러면 힘들 거야.’


어차피 데뷔를 하게 되면 알려질 문제이긴 하나. 시우나 정하늘이나 그런 과도한 관심, 연우에게 있어서 독이 될 수 있는 관심은 최대한 뒤로 미뤄주고 싶었다.


비록, 자신의 진짜 조카는 아니지만. 연우에게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현시우는 다정한 목소리로 연우에게 말했다.


“그러면 촬영 시작할 텐데, 잘 할 수 있지?”

“네.”

“좋아. 감독님. 다 됐어요.”


연우의 대답에 현시우는 뮤직 비디오를 맡아준 감독을 보며 말했고. 그 말에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촬영 시작을 입에 담았다.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




“쓰리!”


카메라 촬영을 시작하기 전, 타이밍을 알려주는 PD의 목소리. 실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리고 또 오래만에 느끼는 현장의 분위기에 천천히 숨을 내뱉는다.


“투!”


숨을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PD의 커다란 목소리와 쏟아지는 시선들. 바로 앞에 존재하는 카메라들. 지금 이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주목과 관심이 내게 쏟아지는 느낌.


“원!”


그 느낌이 가슴 위쪽이 간질간질해지는 걸 느끼며, 내뱉은 숨만큼 새로운 숨을 채운다. 그리고는 사전에 현시우에게 들었던, 현시우 아버지의 특징을 생각하며 천천히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뜬다.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액션!”


그와 함께, 촬영에 들어간다는 목소리에 천천히 현시우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걷는다. 평소처럼 차분히 걷는 게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사뿐 사뿐 뛰는 느낌.


엄마와 어딜 놀러가서 신나는 느낌을 살리며, 현시우를 살짝 앞지른다. 빨리 오라는 듯이, 재촉을 하면서. 곧이어 현시우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는 타이밍에 고개를 들어 현시우를 바라본다.


시선이 마주친다.

현시우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신난 나와 달리, 가슴이 아파서. 어린아이로 돌아간 아버지의 모습에 터져 나올 거 같은 눈물을 참으며, 또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봐야 한다는 사실에 지친 표정이 얼굴에 묻어나온다.


그리고 그 표정을 보며, 나는 웃었다.


모든 근심 걱정이 날아갈 수 있도록,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그 손을 잠깐 당긴다. 지금 나는 현시우가 왜 저러는지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를 할 생각도 없으니까.


“오케이!”


그 연기에 곧바로 오케이 싸인이 나왔다. 그 싸인에 잡고 있던 현시우의 손을 놓고 땀으로 축축해진 손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가볍게 얼굴을 푼다.


조금 더 자연스럽게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음, 연우. 저번보다 연기 훨씬 잘해졌는데?”


이어지는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데, 현시우가 흡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현시우의 말에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리 어려운 건 없으니까요.”


내가 겸손한 게 아니다.


실제로, 지금 이 장면은 정말로 어려운 장면이 아니다. 연기를 좀만 하는 아역 배우라면 완벽하게 소화가 가능한 수준의 연기.


“그래? 그러면 더 어려운 장면도 가능하겠네?”

“네.”


그야, 물론이지.


그걸 위해서 2주 동안 정하늘과 철저하게 연습했다. 눈을 뜨고 잘 때까지, 같은 장면을 연습하고. 카메라 구도를 생각하며 자세를 연습하고.


또 대사에 담긴 감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말투도 몇 번씩 바꿔보았다.


“좋아. 그러면 감독님한테 말하고 올게.”

“네.”


PD한테 다가간 현시우는 PD한테 뭐라고 속삭였고.

이어서 다시 돌아와 계속 촬영을 이어나갔다.


집에서 혼자 노는 장면, 방에 누워만 있는 장면, 거실에서 쪼그려 앉은 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장면까지.


기억을 되찾은 아버지. 그러니까, 현시우 입장에서 보는 장면이 아닌. 치매에 걸린 아버지 입장에서 보는 장면을 전부 촬영했다.


기본적으로 뮤직 비디오인데다가. 이어지는 장면이 아니다 보니 촬영 자체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나. 장소를 바꿔가며 촬영을 해야 하는데다가 시간이 흐르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탓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힘들지는 않아?”


잠시 쉬는 시간.


밥을 먹고 후식으로 먹으라는 뜻인지, 과일이 잔뜩 들어간 컵을 가져온 현시우는 걱정 어린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이른 시간부터 시작한 촬영이었는데. 어느새 밤이 되었으니 걱정이 될만 한가? 그런 현시우의 걱정에 나는 걱정 하지 말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하지만, 현시우가 잊고 있는 게 있으니.

내가 어린아이란 사실이다.


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력이 넘쳐나는 어린아이의 체력을 우습게보면 곤란하지. 뭐,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은 애들이라면 긴장을 해서 조금 힘들어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끄덕없다.


“그래? 대단하네, 우리 연우. 이번 촬영만 끝나면 오늘은 끝이니까. 힘내서 찍자.”


그런데 내 말을 그냥 허세라고 생각했는지, 현시우가 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딱히 허세는 아닌데. 오히려 벌써 마지막 촬영이라 아쉬울 지경이다.


과일까지 전부 해치운 뒤에, 양치를 하고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조금 더 촬영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일찍 끝나다니.


“자, 그러면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장면의 촬영이니. 그걸로 아쉬움을 달래도록 하자. 어린아이로 살던 현시우의 아빠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


“쓰리! 투!”

다시 한 번, 촬영을 알리는 PD의 목소리를 들으며 감정을 다잡는다.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도록.


“원!”


마지막 외침과 함께, 돌아가는 카메라.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다가 이제는 부드러운 시선들이 내게 집중된다. 그 시선들을 느끼며 대사를 내뱉는다.


─이거 좋아하지?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짓다가.


─시우는 이거 좋아했잖아.


단순히, 해맑기만 한 미소가 아니라. 다정하고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그러면서 정하늘과 연습하면서 새로 추가한 ‘미안함’이란 감정이 느껴지도록.


─그렇지, 시우야?


아주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살짝 목소리를 흔들어.

대사를 내뱉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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