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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재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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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
작품등록일 :
2024.08.28 20:30
최근연재일 :
2024.09.13 20:22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2,133
추천수 :
572
글자수 :
74,626

작성
24.08.28 21:20
조회
1,314
추천
47
글자
10쪽

EP1. Spotlight.

DUMMY

#2.

정하늘.


대한민국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연예인. 가수로서도, 그리고 또 여배우로서도 착실히 커리어를 쌓으며 이제 혼자 극을 이끌어갈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가진 명실상부 탑스타.


겨우 30대 초반이란 나이에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그녀지만. 5년 전, 정말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을 발표하면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서.


이제 고작 30대 초반. 배우로서는 아직 전성기조차 오지 않은 나이이며, 연예인으로서도 한창 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


그런데 연애 발표도 아니고, 결혼 발표라니.


그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에 연예계는 물론이고, 대중들은 난리가 났다. 그럭저럭 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의 결혼 소식만 해도 온갖 어그로가 끌리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중 한 명인 정하늘의 결혼 소식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그 난리 속에서 정하늘은 비공개로 조용히 결혼식을 진행했으며. 결혼 이후로는 하고 있던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미디어에서 자취를 감췄다.


무슨 잠적이라도 한 것처럼 완전히 사라진 정하늘의 모습에 어디 해외에 나가서 살고 있다, 어디 사람이 없는 두메산골에서 살고 있다, 개명과 성형수술을 하고 숨어 살고 있다고 하다, 같은 온갖 이상한 소문들이 돌았는데.


“연우야, 뭐하고 있었어?”


그 정하늘이 지금 내 눈 앞에 있다.


편하게 말하는데도 귀에 확 꽂히는 아름다운 목소리. 다정함이 느껴지는 목소리. 이제 곧 30대 후반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어린 외모.


5년이나 봤는데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그 얼굴을 아무런 말도 없이 빤히 바라보고 있자. 정하늘이 나를 안아 들었다.


“우리 아들, 또 아무 말 안 하네. 또 뭐에 심통이 났을까요~”

“괜찮아요. 내려주세요.”

“싫어~ 엄마는 우리 아들을 조금 더 안고 싶은 걸?”


엄마, 그리고 아들.


그녀의 입에서 나온 호칭을 들으면 알겠지만.

정말 놀랍게도 나는 정하늘의 아들로 다시 태어났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땐,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지.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태어나니 엄마가 정하늘이래.


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에 지금도 가끔씩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니까? 이거 이러다가 ‘이 새끼 웃는데요?’ 라는 소리 들려오는 거 아니야?


“정말, 모처럼 엄마 닮아서 예쁘게 태어났는데 그렇게 자꾸 미간 찌푸리면 아빠처럼 얼굴 무섭게 변한다?”


진짜 꿈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데 정하늘이 내 이마를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 감촉에 괜히 이마를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그런데 엄마, 뭐 타는 냄새 나지 않아요?”

“어머, 내 정신 좀 봐.”


주방으로 달려가는 정하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세상에. 이 나이에 정하늘을 보고 엄마라고 부를 줄이야.


그나마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괜찮아지긴 했는데. 가끔씩 진한 현타가 찾아와서 오장육부가 다 뒤틀릴 때가 있다.


아, 옛날 하니.

걷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할 때가 생각나네.


“나이를 먹어서 다행이지.”


그때는 진짜 고문이나 다름 없었는데.


짧아진 다리와 팔을 한 번 보다가 집을 둘러본다. 나와 정하늘, 그리고 지금 촬영을 위해 나가 있는 아버지가 사는 곳은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단독주택. 그것도 무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3층짜리 단독주택이다.


뭐, 소문이란 어디 외국이나 두메산골에서 숨어 산다는데. 놀랍게도 이 주택이 있는 곳은 서울이다. 외곽이라 사람이 많이 없긴 하지만.


부자들이 사는 동네인지 집 주변에 있는 집들 대부분 단독주택이다. 그것도 마당이 있는 커다란 단독주택들.


당장 우리 집만 해도 현관을 열고 나가면, 넓은 마당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높은 벽이 보인다. 지하 1층부터 3층-3층의 경우 옥상과 테라스에 가깝지만-까지 있는 커다란 집을 둘러보다가 굳게 닫혀 있는 문 하나를 바라본다.


이 집에서 어디든 들어갈 수 있는 나지만, 절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두 곳이 있으니. 바로 아버지의 작업실과 홈시어터 룸이다.


작업실이야, 지금 당장은 큰 관심이 없지만.

홈시어터 룸을 들어가지 못하는 건 너무나도 아쉽다.


나도 영화랑 드라마 보고 싶다고.


내가 오디션을 보려던 영화의 배역을 누가 차지했는지,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은 나왔는지, 보고 싶단 말이야!


심지어 내가 오디션 연습하기 전 촬영했던 마지막 작품도 못 봤어!!


물론, 나라고 가만히 당하고만 있던 건 아니다. 어떻게든 정하늘의 눈을 피해 TV나 유튜브를 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대체 어떻게 알아챘는지 그럴 때마다 귀신처럼 정하늘이 나타나 벌써부터 그런 걸 보면 교육에 좋지 않다면서 나를 가로막았다.


아니, 물론. 너무 어릴 때부터 유튜브나 TV를 보여주는 게 좋은 교육이 아니라지만. 그건 진짜 어린아이들한테나 해당하는 이야기고.


내 입장에서 이건 검열이나 마찬가지야.


아빠가 영화감독이고, 엄마는 가수 겸 배우인데. 영화나 드라마 하나도 못 보다니. 그나마 볼 수 있는 책들마저도 하나 같이 유치한 동화책들뿐이다.


책에서 소리가 나고, 그림이 튀어나오는 게 신기하긴 하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이젠 아무런 감흥도 들지 않는다고.


정하늘이 날 놀래 키려고 엄청난 연기력으로 책을 읽어줄 때마다, 깜짝 놀라는 연기를 해야 하는 내 심정을 알아?


매일 밤 홀로 어린아이가 놀라는 연기의 연습을 해야 하는 내 심정을 아냐고!


어?!


그 덕분에, 어린아이 연기 하나 만큼은 월클이 됐다니까? 현직 어린아이인 아역 배우들 사이에 껴도 내가 제일 어린아이 같아 보일 자신이 있을 정도야!


“······이건 좀 도움이 될지도?”


언젠가 정신연령이 낮은 배역을 맡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한숨을 내뱉는다. 사실, 다시 태어났을 때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어쨌든, 다시 기회를 얻었다는 거니까. 그것도 어릴 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 그래서 이 기회를 살려 아역 배우로 데뷔를 할 계획이었는데.


정하늘이 반대를 하는 바람에 못하는 중이다.


지금 아역 배우로서 데뷔를 하면 여러모로 힘들어질 테니. 부모로서 걱정이 된다는 게 그 이유였는데. 마음 같아선 그럴 필요 없다고 논리적으로 반박을 하고 싶은데 부모로서 걱정이라는 말을 이길 수가 없었다.


끄응.


하긴, TV도 못 보게 하는 판에 아역 배우 활동을 시킬 리가 없긴 하지.


“연우야, 거기서 뭐하고 있어?”


어떻게 아역 배우로서 데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뒤에서 고급스러운 악기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목소리만큼이나 고급스럽게 생긴 여성이 눈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이런.


고급스러운 외모와 달리 장난기 가득한 여성의 표정에 재빨리 벗어나려고 했지만.


“우리 연우! 오랜만이지? 누나 안보고 싶었어?”


그것보다 여성이 더 빨랐다.


들뜬 목소리로 말한 여자는 나를 강하게 껴안았고. 여성의 품에 안긴 나는 머리가 아찔해진 향수 냄새에 있는 힘껏 그 여성을 밀어냈다.


“뭐야, 우리 연우. 이제 누나가 싫어졌어? 그러면 누나는 슬퍼.”


간신히 여성의 품에서 벗어난 나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상처 받은 표정을 짓고 있는 여성 현시우를 바라보며 말한다.


“시우 아줌마.”

“아줌마가 아니라 누나! 어, 어딜 봐서 누나가 아줌마야.”

“그치만 엄마가 아줌마라고······.”

“하늘이 언니는 이제 아줌마가 맞지만, 이 누나는 아직 그 정도 나이는 아니거든? 그러니까, 아줌마라고 하지 마. 알았지?”

“누가 아줌마라고?”


듣기 드문 정색하는 목소리로 말하는 현시우의 뒤에서 정하늘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듣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그 목소리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목소리만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다니.

저게, 탑 여배우의 연기력?


“아, 하하하. 언니도 참. 농담이지. 우리 언니가 어딜 봐서 아줌마야.”

“됐고, 무슨 일로 온 거야?”

“형부 촬영 때문에 또 외국 나갔다며. 그래서 언니 심심할까봐.”

“우리 연우 보러 온 거 아니고?”

“그것도 있고. 겸사 겸사지.”


능청스럽게 말하는 현시우와 그런 현시우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 정하늘을 바라본다. 활동을 중단한 뒤에 연예계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춘 정하늘이지만.


계속 인연을 이어나가는 사람이 몇 명 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있는 현시우도 인연을 이어나가는 사람 중 한 명이고. 본인이 말하길 엄마와 같은 소속사의 후배 가수이면서 친여동생과도 같은 사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너 뭐 곧 컴백이라고 하지 않았어?”“정확히는 컴백 준비 중이지. 이제 겨우 작업 끝냈으니까.”

“작업 끝냈으면 끝이지, 뭘.”

“그건 그런데. 뮤직 비디오 때문에 좀 고민이 많아서.”


현시우는 나를 품에 안은 채, 정하늘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으음, 이 사람.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나를 너무 예뻐하는 게 문제야.


“뮤직 비디오? 왜? 콘티가 마음에 안 들어?”

“아니, 그건 아닌데. 이번 뮤직 비디오에 아역 배우가 출연을 해야 하거든? 그런데 아역 배우들 중에 마음에 드는 애가 없어서. 전국에서 예쁜 애들은 다 오디션을 봤다는데. 뭔가 팍 꽂히는 애가 없네.”

“뭐, 그거야. 너 예전부터 얼굴 많이 봤으니까. 나하고 친해진 것도 네가 내 얼굴 마음에 든다고 말 걸어서잖아.”

“예쁘고 잘 생기면 좋잖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 우리 연우처럼······.”


그리 말을 한 현시우는 다시 내 몸을 강하게 껴안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눈을 번뜩였다.


“연우야. 연우가 누나 좀 도와줄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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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1. Spotlight. +2 24.09.06 593 40 12쪽
9 EP1. Spotlight. +2 24.09.05 613 36 10쪽
8 EP1. Spotlight. +3 24.09.04 686 37 9쪽
7 EP1. Spotlight. +1 24.09.03 680 35 10쪽
6 EP1. Spotlight +2 24.09.02 795 37 11쪽
5 EP1. Spotlight. +2 24.09.01 886 36 10쪽
4 EP1. Spotlight. +1 24.08.30 938 36 9쪽
3 EP1. Spotlight. +2 24.08.29 1,089 33 11쪽
» EP1. Spotlight. +3 24.08.28 1,315 4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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