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천재로 태어났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시하
작품등록일 :
2024.08.28 20:30
최근연재일 :
2024.09.13 20:22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2,136
추천수 :
572
글자수 :
74,626

작성
24.09.05 20:22
조회
613
추천
36
글자
10쪽

EP1. Spotlight.

DUMMY

#9.

모든 촬영이 끝났지만, 현시우의 눈물은 멈출 지를 몰랐다.


소리를 내서 오열하는 건 아니지만. 입술과 손을 떨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는 현시우의 모습에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현시우의 손을 토닥여주었다.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줬네. 미안해, 연우야.”


간신히 진정을 했는지, 현시우가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른도 울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요.”


장난삼아서 이모라고 부르고 있기는 한데.

현시우는 그래봤자 이제 30살이다.


미디어나 그런 곳에서 30살이라 하면 뭐 엄청난 어른처럼 나오는데. 내가 직접 겪어 본 30살들이란 그냥 앞자리가 3으로 바뀐 어린애들이었다.


거기에 체력이 조금 많이 부족한?


“연우는 참 어른스럽네.”


그거야, 어른이니까.


“엄마 아들이잖아요.”


하지만 사실대로 말을 할 수는 없기에, 괜히 정하늘의 핑계를 댔다. 내가 말을 해놓고도 정하늘의 아들인 거하고 어른스러운 거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지만 현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연우 너는 언니를 꼭 닮았으니까. 얼굴도 그렇고. 똑똑한 것도 그렇고. 목소리까지 다 언니 닮았잖아.”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니, 진심으로.

정하늘을 닮아서 다행이야.


만약에, 정하늘이 아니라 진임석을 닮았다면 여러모로 곤란했을 거다. 진임석이 못 생겼다는 말이 아니라 그 좀, 너무 개성적이라고 해야 하나. 강렬하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배우로 활동하기엔 적합한 외모는 아니다.


뭐, 목소리만큼은 진임석을 닮아도 괜찮았겠지만. 진임석 특유의 무게감 있는 목소리는 배우로서 강렬한 무기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연우는 언니 같은 배우가 되고 싶은 거야?”


현시우의 말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정하늘 같은 배우라.

솔직히 꿈만 같은 이야기다.


혼자서 극을 이끌어갈 수 있는 탑배우. 그 강렬한 존재감은 타고나야 하는 거니까. 하지만 이왕 꿈만 같은 이야기라면, 나는 조금 더 큰 꿈을 꾸고 싶다.


“저는요. 엄마보다 더 대단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른 사람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배우.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뽑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고,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문이 돌면 투자자들이 제발 내 돈을 받아달라고 찾아오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연우라면, 될 수 있을 거야.”

“그랬으면 좋겠네요.”


전생에선 끝내, 주연 배우를 하지 못했다.


연기력도 부족했지만, 그 이상으로 매력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연기력은 물론이고, 그 매력까지 갈고 닦고 싶다.


매력이란 걸 어떻게 갈고 닦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크흠, 연우야.”


미래를 생각하며 현시우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저씨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난입했다. 척봐도 높아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진연우라고 합니다.”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좋은 인상을 줘서 나쁠 건 없으니까.


“아이고, 안녕.”

“인사성 좋기도 하지. 허허. 아저씨는 저기 시우 누나네 회사의 대표란다. 음, 쉽게 말해서 사장이라고 할 수 있지.”


오, 이 사람이 대표였어?


현시우의 소속사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지만. 현시우가 소속될 정도면 절대 작은 회사는 아닐 텐데. 그런 회사의 대표라.


“저는 진연우라고 해요!”


친해지면 제법 도움이 되겠는데?


“아저씨가 계속 지켜봤는데. 연우, 연기를 정말 잘하더구나. 혹시, 학원에서 배웠니?”

“아뇨, 엄마한테 배웠어요!”

“엄마?”

“네! 저희 엄마가······.”


연기를 알려줬어요, 라고 말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현시우가 손을 뻗어 내 입을 틀어막았다. 혀에서 느껴지는 짠맛에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현시우를 바라보자, 현시우가 입술 위로 손가락을 올리며 말했다.


“연우야, 그 이상은 비밀. 알고 있지?”


아무래도 현시우는 내가 정하늘의 이름을 말할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아니, 대체 나를 뭐로 보고! 내가 내 정체를 그렇게 싱겁게 밝힐 거 같아?


내가 정하늘의 아들이란 사실은, 아주 극적인 자리에서 아주 극적인 순간에 밝혀야한다. 그래야 그 사실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테니까.


“대표님, 이사님. 오늘은 늦었으니까 저 연우 데려다 줄게요. 연우 부모님이 걱정을 해서요.”

“아, 그래. 쩝. 그래야지.”

“크흠, 그러면 내일 보자. 연우야.”


현시우의 말에 두 아저씨들은 미련이 넘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고. 나는 그런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현시우의 손을 붙잡고 차에 탑승했다.


“아구구.”


차에 탑승하자 입에서 절로 신음소리 비슷한 게 튀어나왔다.


촬영을 할 때는 몰랐는데, 촬영이 끝나자 피곤이 몰려왔다. 체력이 넘쳐나는 어린아이여도 하루 종일 연기를 하면 버틸 수 없는 건가?


“으음, 자면 안 되는데.”


지금 자면 밤에 못 자는데.

내일 촬영도 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필사적으로 몰려오는 잠을 참으려고 했지만. 아직 어린 몸은 몰려오는 수마를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강인하지 못했다.


“안, 되는데······..”


결국, 나는 현시우가 운전석에 타기도 전에 잠에 들고 말았다.




§




“이제 슬슬 올 때가 됐는데.”


그리 중얼거린 정하늘은 그 커다란 저택을 발발발 돌아다니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현시우가 촬영장에서 출발한다고 말을 한 게 30분 전.


촬영장에서 이 집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면 이제 슬슬 도착할 때다.


‘어디 다치거나 하지 않았겠지? 엄마 보고 싶다거나 운다거나?’


정하늘은 진연우를 낳은 뒤로 진연우와 떨어진 적이 없었다. 진연우와 같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고, 또 진연우가 너무 사랑스러운 탓에 절대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떨어지지 않으려면 정하늘도 진연우를 따라 촬영장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랬다가는 분명,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테고 그러면 아주 난리가 날 거다.


‘그럴 수 없지.’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난리가 나는 건 상관이 없다.


탑스타인 정하늘에게 있어서 그 정도 난리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이번에 난리가 난다면 연우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연우가 배우 생활을 하면 내 아들이란 사실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거야.’


배우, 진연우가 아닌.

정하늘의 아들 진연우라고 불릴 거다.


거기다가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도 낙하산이니, 스타 2세의 혜택이니, 진임석의 빽이니 같은 근거도 없는 소리들을 하면서 진연우의 연기를 깎아내릴 거다.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진 않다.


연우가 배우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기에 슬프고 괴롭지만 정하늘은 현장에 따라가지 않고 현시우에게 진연우를 맡겼다.


‘연기는 잘했을까? 처음 하는 연기인데 떨려서 실수를 많이 했을 텐데.’


정하늘이 현관 앞에 선채 진연우에 대한 걸 생각하고 있는데, 대문이 열렸다는 알람이 울렸다. 그 알람에 정하늘은 닫혀 있는 문을 열고 현관 밖으로 나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연우야!”


누가 보면 이산가족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애절한 목소리로 연우의 이름을 부르며 정하늘은 연우에게 다가가 껴안았다.


“으응. 답답해요.”


방금까지 자고 있었는지 잠겨 있는 목소리.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사랑스러운 그 목소리에 정하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많이 피곤하지? 얼른 가서 자자.”

“네에.”


잠에 취한 탓인지, 평소와 달리 애교가 넘치는 진연우의 목소리에 정하늘은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진연우를 침실에 옮겨주었고.


자고 있는 진연우를 잠시 지켜보다가 밑으로 내려와 현시우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오늘 연우 어땠어?”

“······정말, 빨리도 물어본다.”


정하늘이 연우를 지켜보는 동안 샤워까지 끝낸 현시우는 고개를 저었다. 정하늘이 아들을 끔찍할 정도로 사랑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고작 몇 시간 못 본 걸로 저렇게 난리를 칠 줄이야.


미혼 시절의 정하늘을 알고 있는 현시우 입장에서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뭐, 그만큼 연우가 사랑스럽긴 하니까.’


오늘 촬영 중에 있던 일을 생각하던 현시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현시우의 모습에 정하늘은 답답한지 다시 한 번 현시우에게 물었다.


“오늘 연우 어땠냐니까?”

“잘했어.”

“정말?”

“응. 누구 아들 아니라고 할까봐, 엄청 잘했어.”

“어디 다치거나 하지 않았고?”

“그런 것도 없었고 NG도 안 냈어. 대단하던데? 누가 보면 경력 엄청 풍부한 배우인 줄 알겠더라. 심지어 리드도 하더라고.”

“그래?”


현시우의 대답에 정하늘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처음 겪는 풍경과 처음 보는 사람들, 거기다가 처음 하는 촬영으로 당황하고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가 걱정했는데 연우는 역시나 연우였다.

3

“역시, 내 아들이야.”


뿌듯함이 느껴지는 정하늘의 말에 현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언니 아들이더라. 연습 때도 장난 아니었는데. 실전은 더 대단하더라고.”


오죽하면, 현시우가 울었을까.


자신을 울린 진연우의 연기를 떠올리던 현시우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몇 번 두드리더니. 정하늘을 불렀다.


“언니.”

“응?”

“내가 내 뮤비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이번 내 뮤직 비디오 공개되면 말이야. 연우 아주 난리가 날 거야.”


현시우는 확신하고 있었다.


2년 만에 발매되는 현시우의 정규 앨범. 그것만으로도 난리가 날 텐데. 연우가 출연하는 뮤직 비디오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공개곡의 뮤직 비디오다.


당연히 공개와 동시에 엄청난 화제가 될 테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뮤직 비디오를 시청할 거다.


그리고.


‘연우의 연기에 난리가 나겠지.’


외모도 놀라운데, 아역 배우 같지 않은 그 놀라운 연기 실력에 대중들은 물론이고. 업계인들까지 아주 난리를 치면서 연우를 찾겠지.


그러면 최소 몇 달간은 계속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살아야 한다.


그러니까.


“연우 배우 시키려면 지금부터 준비해둬.”


정하늘도 연우도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 그리고 댓글은 늘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63 노꼰
    작성일
    24.09.06 16:25
    No. 1

    대놓고 아들이라고 햇던거에서 숨기는걸로 바꿨네요..흠..리메이크전이 더 신선햇던저로썬 좀 아쉽네용 밝히던 숨기던 다 장단점이 있을텐데 결국 다른 작품들처럼 숨기는걸로 가는기 쬐끔 아쉽네용 ㅎ그래도 잼나게 볼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OHLI4
    작성일
    24.09.09 20:03
    No. 2

    잘볼게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로 태어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EP 2. 얘가 걔야? +5 24.09.13 391 30 12쪽
15 EP 2. 얘가 걔야? +3 24.09.12 430 26 11쪽
14 EP 2. 얘가 걔야? +1 24.09.11 477 28 10쪽
13 EP 2. 얘가 걔야? +1 24.09.10 504 32 11쪽
12 EP 2. 얘가 걔야? +2 24.09.09 532 31 10쪽
11 EP1. Spotlight. +2 24.09.08 554 33 11쪽
10 EP1. Spotlight. +2 24.09.06 593 40 12쪽
» EP1. Spotlight. +2 24.09.05 614 36 10쪽
8 EP1. Spotlight. +3 24.09.04 687 37 9쪽
7 EP1. Spotlight. +1 24.09.03 680 35 10쪽
6 EP1. Spotlight +2 24.09.02 795 37 11쪽
5 EP1. Spotlight. +2 24.09.01 886 36 10쪽
4 EP1. Spotlight. +1 24.08.30 938 36 9쪽
3 EP1. Spotlight. +2 24.08.29 1,089 33 11쪽
2 EP1. Spotlight. +3 24.08.28 1,315 47 10쪽
1 EP1. Spotlight. +5 24.08.28 1,651 5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