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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츄샤 님의 서재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전쟁·밀리터리

카츄샤
작품등록일 :
2020.04.22 04:51
최근연재일 :
2022.03.08 11:4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7,360
추천수 :
200
글자수 :
565,196

작성
20.10.23 03:42
조회
446
추천
3
글자
12쪽

(4) 3화.[너희가 내 부관이라고?]

DUMMY

“이 사실은 네 누이들에게도 전해 두어야겠지. 아무래도 이런저런 걱정이 많을 게야.”


“아, 그럼 같이 가자. 어차피 나도 그쪽으로 가야 하거든.”


“먼저 가 있거라, 아까부터 씻지도 못했던 터라 꼴이 말이 아니니, 적어도 리스와 함께

간단히 몸이라도 씻고 그리로 가도록 하마.”


“그래. 여러모로 고마워.”


에린 일행이 내게 해준 말은, 이 둘 역시 내 부대에 배치되어 나의 전속부관으로써 여러 잡무를 돕게 될 거라는 것이었다. 이들을 내 부관으로 붙이는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알 수밖에. 어차피 여기 와서 가장 먼저 안면을 튼 사이이기도 하니, 거기 있을 생판 처음 보는 부대원들보다야 그나마 대하기 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내가 무슨 장성도 아니고 전속부관을, 그것도 두명씩이나 붙여준대?”


그러자 발길을 돌리려던 에린이 다시 뒤돌더니,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확실히 위관급 장교에게 전속부관을 붙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만, 그렇다고 아예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니라. 요즘에도 잔뼈 굵은 귀족가의 자제들의 경우에는 임관과 동시에 집안에서 전속부관을 따로 붙여주기도 하니 말이니라. 뭐, 여왕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하면 편할 게다.”


그런가? 다만 부대의 부사관이나 병사들이 보기에는 혹여나 모양새가 좀 안 좋아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음,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겠군.


그렇게 에린 일행이 떠나고, 나는 곧장 누이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고 방을 나섰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깨에 웬 고풍스러운 당직 완장을 차고 금장을 한 윈체스터 소총을 맨 메이드 누님 하나가 곧장 코너에서 돌아 나와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하더니, 행선지도 묻지 않고는 곧바로 누이들의 방이 있는 곳으로 나를 안내했다.


메이드의 노크 후 문이 열리자, 내 누이들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야아, 우리 동생 왔어? 짜식, 이리와!”


어우 정신없어. 작은누나는 아까의 큰누나와는 다르게 나를 있는 힘을 다해 꽉 끌어안더니 머리를 거칠게 박박 쓰다듬없다. 얼굴을 틀어막은 두 개의 쿠션 때문에 숨 막히고 아프다.


“뭐야, 샴푸 우리꺼랑 다른건가? 어디, 가만히 있어봐.”


누나는 그러면서 내 얼굴 주변 가까에 코를 들이대고는 킁킁거리며 여기저기 냄새를 맡기 시작했는데, 뒤에서 그걸 본 강아지 귀 메이드가 왜인지 몸을 움찔했다. 누나가 개냐?


“그러지 말고 어서 들어오렴. 채원이 넌 그만 영훈이 놔주고.”


“아이, 이역만리...도 아니구나. 생판 다른 세계에 뚝 떨어져서 남매끼리 온정이라도 느끼려고 붙어있는 건데, 뭐 어때.”


“뭐가 되었든 안에 들어와서 하렴. 언제까지 방문 앞에서 그러고 서 있을 거니?”


그렇게 큰누나의 핀잔에 겨우 작은누나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나는, 이제서야 방 안으로 들어와 볼 수 있었다.


“...와, 뭐야 이거.”


내가 사용하던 1인실 역시 대충 봐도 40평이 넘어 보였는데, 여기는 거의 성 안에 작은 저택 하나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정말 어처구니 없이 거대한 공간이 눈 앞에 나타났다.


모조리 대리석으로 장식된 벽과 바닥에, 대충 어림잡아도 50평이 넘어보이는 원형 거실, 그리고 천장이 2층까지 뚫린 구조인데다, 입구 옆에 있던 대형 중앙계단 위에는 신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큰 대리석 여신상이 항아리에서 온수를 흘려보내는 목욕탕이 완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엄청난 광경에도 나를 어이없게 만든 것은...


“...쟨 저기서 뭐 하는거래?”


그래, 우리 집에서 가장 조용한 막내가 어디 있나 했더니, 욕실로 올라가는 계단 앞 바닥에 깔린 양탄자 위에 엎드려서는, 관장님의 구령에 맞춰 열심히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도 운동이라니, 그것도 이 시간에 말이다. 이미 땀범벅이 된 몸 때문에 입고 있던 헐렁한 티셔츠는 더 이상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로 인해 딱 달라붙은 옷에 의한 몸의 굴곡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음, 확실히 관장님이 이야기한 게 거짓말은 아니었네. 아, 물론 그렇다고 여자로서 아린이를 보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애초에 오빠가 그런 눈으로 여동생을 봐서 뭘 어쩌자고?


그제야 내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아린이는 깜짝 놀라더니, 황급히 옆에 널브러져 있던 자신의 보스턴백에서 점퍼를 꺼내 몸을 가리며 나를 흘겼다.


“...언제, 왔어?”


“방금. 근데 여기까지 와서도 운동이야?”


“...여기, 헬스장이 없어...”


있겠냐.


시무룩해진 아린이를 보며 절레절레 한숨을 쉬고 주위를 둘러보자니, 거실 구석에 놓여있던 웬 커다란 가구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대형 옷장처럼 생겨서 뭔가 하고 열어봤더니, 세상에, 냉장고였다. 안에는 각종 주전부리가 가득 들어있어서, 작은누나는 여기 살라고 하면 아마 하루종일 이 앞에만 들러붙어 있을 것이 안 봐도 뻔했다. 체형을 보면 그 많은 게 다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만...


그렇게 20분쯤 소형 저택 안을 기웃거리며 이것저것 구경하고 나니, 마침 입구 쪽에서 초인종 벨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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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기 뭐야? 우리도 여기서 자도 돼?”


“될 리가 없지 않느냐. 전할 이야기만 전하고 어서 가자꾸나.”


에린이 그렇게 이야기하자, 큰누나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여기까지 직접 찾아오신 건가요?”


그 말에 에린이 아까의 이야기를 그대로 설명하자, 큰누나는 곰곰이 생각에 빠지더니, 이내 여러 감정이 섞인 복잡한 표정으로 에린의 두 손을 꼭 붙잡더니 딱 한마디 했다.


“...제 동생, 부디 잘 부탁드려요.”


하긴, 더 할 말은 없겠지. 큰누나 성격에 나를 전쟁으로 내몰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믿을 사람이라곤 그 사람들이 붙여준 보좌관 둘 뿐이니, 나를 감시하기 위해 붙이는 것인지,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그 의도를 알 수가 없으니 저렇게 짧은 부탁 말고는 최대한 말을 아낀 것이다.


그런 반응을 예상한 건지, 에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미리 말해두지만, 난 여왕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애초에 우린 이 나라 사람도 아니니 말이니라.”


그러더니 누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살짝 웃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무얼 염려하는지는 본녀도 안다. 그렇기에 직접 이곳까지 말을 전하러 온 것이니라. 아니라면 내일 정식 접견 때 자연히 알게 될 일을 무엇하러 굳이 이곳까지 발걸음을 하였겠느냐?”


“맞아, 그리고 네 동생의 보좌역도 넬리스에게 명령받거나 한 게 아니라, 에린이 스스로 자처한 일이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뭐? 내 보좌를 명령받은게 아니라 자처했다니, 왜 굳이 그런 일을 한 걸까? 나를 따라다녀 봤자 죽을 위험만 늘어날 뿐 그녀에게 득이 될 일은 전혀 없을 텐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지만 뭐 굳이 물어보지는 않기로 했다. 어떤 목적이든 누이들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같이 있는다고 해서 별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할 이야기는 다 전한 것 같으니, 우린 이만 가보도록 하마.”


“에, 진짜 벌써 가게?”


“달리 할 말이라도 있느냐, 리스?”


“그런 건 아닌데, 조금만 놀다 가면 안돼?”


“...도대체 무슨 생각인게냐, 리스.”


그러자 리스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더니, 근처의 작은 의자에 걸터앉았다.


“뭐가? 어차피 좀 있으면 한솥밥 먹을 사이인데, 같이 얘기 좀 하면 뭐가 어때서?”


하지만 에린은 왜인지 무언가 내키지 않는 듯, 애써 시선을 돌리며 짧게 말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다. 이들도 쉬어야 할 것이 아니더냐.”


하지만 리스는 싱글싱글 웃으며 에린에게 대꾸했다.


“그렇게 경계하지 마. 얘들한테 뭐 찔리는 거라도 있어?”


그러자 에린은 윽, 하고 움찔하더니, 이내 리스를 잠시 째려본 뒤 한숨을 푹 내쉬며 옆에 있던 다른 의자에 걸터앉았다.


“...하아, 뭐 좋다. 으음, 실례인 줄 안다만은, 곧 잠자리에 들 것이 아니라면 잠시 여기에 머물러도 괜찮겠느냐?”


내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래도 에린은 다리를 꼬며 어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못내 시선을 피하려 했다.


그나저나 그동안 하도 정신없어서 자세히는 못 봤는데 뭐랄까, 다시금 봐도 정말이지 둘 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한 외모를 하고 있었다. 그래, 조각같다는 말이 이런 데 쓰이는 거구나.


“...무얼 그리 빤히 쳐다보느냐? 본녀의 얼굴에 무언가 묻기라도 한 게냐?”


“아니... 그냥 신기해서.”


“...하아, 설마 진짜 이세계에서 온 인간족이었을 줄이야. 그런 것이라면 엘프나 수인이 나름 신기할 법도 하겠지.”


“꽤 신기하지. 너희는... 엘프, 맞지?”


“그래. 이곳에서는 길가의 돌멩이처럼 흔한 엘프이지.”


“그럼 너희도 마법같은거 쓸 수 있어?”


“음, 너희 세계에서 엘프가 어떤 이미지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곳의 엘프는 외형 말고는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네 말처럼 체질에 따라 약간씩 마법 적성을 띄고 태어나 간단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경우는 존재하느니라. 여기 있는 나나 리스처럼 말이지.”


에린이 시선으로 리스를 가리키자 그녀는 가슴팍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물더니, 보란 듯이 탁! 하고 손가락을 튕겨 손가락 끝에 만들어낸 불꽃으로 불을 붙였다.


“솔직히 마법이라 하면 우리보다는, 저어기 북해 근처 어딘가에 쳐박혀 사는 용족 아가씨들이나 유럽, 아니면 슬라브계 마녀 친구들 전공 과목이지. 그 왜, ‘바바 야가’였던가?”


리스가 그렇게 말하며 깔깔 웃더니,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으음. 물론 그렇긴 하지만, 숲에서 태어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엘프들은 마법에 일가견이 있는 경우도 꽤 있긴 하느니라. 이제 그런 곳을 찾아보기는... 좀 힘들지만 말이지.”


“그래? 너희는 어디 출신인데?”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말투로 그런 말을 하는 에린을 향해 질문을 던졌지만, 어째서인지 둘은 자신의 출신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는 걸 조금 꺼리는 것 같았다. 그저 유럽의 작은 나라에서 일종의 군사 교류로 온 사람이라며 어물어물하다가는, 그냥 넘어가버렸다. 솔직히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기는 했지만, 더 캐묻기도 뭐해서 나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다.


그렇게 한동안 시덥잖은 대화가 오고 가다가, 예상대로 냉장고 앞에 한참을 들러붙어있다 행복한 표정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온 작은누나와 운동을 마친 아린이, 그리고 관장님까지 합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로 인해 처음의 긴장이나 경계심은 나름 풀어진 것 같았고, 다행히도 에린과 리스가 귀염상이라기 보단 늘씬한 미인상에 가까웠기에, 작은누나도 코델리아를 보았을 때처럼 달려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멍하니 둘을 쳐다보던 작은누나가 옆에 있던 나에게 속삭이며 한 질문 때문에, 나는 물을 마시다 말고 그대로 사레에 들리고 말았다.


“근데 우리 셋째는 이 둘 중에 누가 더 취향이야? 영훈이 너가 읽던 책으로 봐선...아마 이쪽에 있는 쭉쭉빵빵한 에린?”


“콜록 콜록! ...그냥, 누나는 좀 조용히 있어주면 안 될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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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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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15화.[그녀들과 온천에서](3) +4 21.02.11 198 3 15쪽
15 (15) 14화.[그녀들과 온천에서](2) +6 21.02.05 204 3 14쪽
14 (14) 13화.[그녀들과 온천에서](1) +10 21.01.28 234 3 18쪽
13 (13) 12화.[너네 이거 성군기 위반이야!(...)] +4 21.01.19 239 3 15쪽
12 (12) 11화.[적 대전차포, 그리고...] +2 21.01.13 230 3 15쪽
11 (11) 10화.[첫 전투] +2 21.01.10 235 3 17쪽
10 (10) 9화.[드리우는 전운] +4 20.12.31 237 3 22쪽
9 (9) 8화.[무너지는 의지] +4 20.12.21 251 3 21쪽
8 (8) 7화.[정비반과 35(t) 전차] 20.12.11 278 4 23쪽
7 (7) 6화.[상처입은 여자들] +1 20.12.03 295 5 25쪽
6 (6) 5화.[심상찮은 부대] 20.11.22 328 3 14쪽
5 (5) 4화.[여왕의 선물] 20.10.25 361 3 14쪽
» (4) 3화.[너희가 내 부관이라고?] 20.10.23 447 3 12쪽
3 (3) 2화.[큰누나의 결심] 20.10.20 609 3 22쪽
2 (2) 1화.[사람 목숨이 장난도 아니고] +3 20.06.07 1,186 9 37쪽
1 (1) 프롤로그.[소환, 그리고 두 엘프 해병대원] +4 20.04.22 1,924 2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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