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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츄샤 님의 서재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이세계의 전쟁영웅이 되기까지 (1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전쟁·밀리터리

카츄샤
작품등록일 :
2020.04.22 04:51
최근연재일 :
2022.03.08 11:4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17,270
추천수 :
200
글자수 :
565,196

작성
22.02.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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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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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115)114화.[퀸즈 프로토콜](5)

DUMMY

"쥐구멍을 파셨다?"


흥, 하고 코웃음을 치는 에리카.


우리 아래로는 작은 구멍 하나가 나 있었다.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구멍.


이미 저택 전체를 이 잡듯이 뒤졌는데도 당주는커녕 쥐새끼 한마리 나오지 않아 의아하던 차에 발견한 것인데, 섣불리 들어가기엔 전기가 끊겨서 그런지 너무 어두웠다.


"자, 이리들 오시지요."


그런 우리에게, 누나가 팰리컨 박스 하나를 꺼내오더니 쿵, 내려놓는다.


자기 몸만한 박스인데 힘도 좋다.


ㅡ딸깍.


잠금을 해제하니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누난 다 계획이 있구나?"


생긴건 괴랄하지만 막상 착용하면 목숨 코인 하나를 얻는 것과도 같은 특수장비, 야간투시경이었다.


착용한 헤드기어 마운트에 거치하고 딸깍, 소리나게 내리자...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희끄무레한 배경에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 지직 하고 끼는 노이즈.


제대로 된 형상같은 게 보이진 않았다.


"...아직은 밖이니까요, 도련님."


"...아."


곧바로 시선을 내려 구멍을 쳐다보니 그제서야 제대로 송출되는 녹색 화면.



머쓱.



"제가 먼저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갈림길이 생길 땐 제가 오더를 내리죠."


"그렇게 해요. 밑에서부턴 모두 헤드셋을 통해 대화할테니 되도록 큰 소리는 내지 말아주세요."


누나에게 지휘권을 양도하기로 한다. 역시 이럴땐 전문가의 말에 따르는 것이 베스트니까.


"야, 근데 우리같은 수인은 시야도 그렇고 육감도 좋은 편이니까, 이런데선 인간 애들이랑 파트너 맺고 같이 움직이는편이 낫지 않냐?"


일리있는 제안이다.


그리하여 에리카의 즉석 제안에 따라, 나는 위기 감지능력이 가장 뛰어난 여우수인, 케이트와 일시적인 전우조가 되었다.


ㅡ찰박...찰박...


축축하니 습기를 머금은 지하 카타콤은 낮은 기온만큼이나 기분 나쁜 서늘함을 구석구석 머금고 있는 지하 터널이었다.


ㅡ지이잉...


헤드셋에서 전해져오는 작은 노이즈에도 무심코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오싹한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군데군데 망자의 형상을 새긴 석관이 널려있어 그러한 느낌은 배로 증폭되었다.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앞쪽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옆을 내다보니 눈에 들어온 것은, 아치 형상으로 나뉜 두개의 통로.


안내 표지판에 따르면 좌측이 역대 당주의 무덤, 그리고 우측이 지하 제단이라고 하니 당주가 어느 쪽으로 도망가도 솔직히 이상하진 않았다.


바로 그때,


[...오른쪽으로, 가죠.]


살짝 노이즈 낀 케이트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무슨 말인가 싶어 쳐다보니 제법 진지한 목소리로 설명하는 그녀.


[우측에서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져요. 잘 엄폐하고 있는것 같지만... 그래봤자 인간. 일부는 엘프네요.]


인간은 말할 가치도 없고, 엘프는 청각이 좋은 대신 수인과 같은 야간시나 육감을 가지고 있진 않다.


그렇기에 모든 면에서 떨어지는 나와 누이들에게 자신을 포함한 수인 파트너를 붙이자고 에리카가 제안한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 케이트는 야시경 너머로도 보이지 않는 적을 단순히 신체 능력만으로 감지해 낸 것,


[...]


야시경에 가려 보이진 않았지만 물끄러미 케이트를 바라보는 은수 누나의 얼굴이 어떨지 짐작은 간다.


아마 나랑 비슷할 테니까. 여하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저쪽도 한둘쯤은 수인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클레가 곧바로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엘프 귀족가에선 대체적으로 수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사병은커녕 일개 메이드조차 같은 엘프나, 차라리 인간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죠. 아마 케이트씨의 느낌이 맞을거예요.]


허 참. 방금 케이트가 보여준 건 신체를 극한까지 끌어올려 단련해도 얻을 수 없는 지고의 능력인데.


실제로 온갖 인간병기들과 전장에서 구른 은수 누나조차 깜짝 놀란 반응을 보이지 않던가.


아마 내가 아버지를 따라 PMC를 차린다면 1티어로 고용할 인재들일 텐데.


그걸 잘 알면서도 고작 체통때문에 목숨 하나를 버리다니, 아직 30년대구나ㅡ 라는 사실이 새삼 피부로 와닿는 부분이었다.


[에리카 씨와 큰아가씨께선 혹시모를 위협에 대비해 갈림길 입구에서 대기해 주십시오. 우측 잡낭에 적외선 스틱을 넣어뒀으니 저쪽에도 몇개 던져두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전방을 향해 라이트 스틱 몇개를 던졌다.


ㅡ틱. 티틱..


적외선에만 반사되는 스틱이 환한 빛을 발하기 시작하자 그나마 그늘져있던 곳까지 대낮처럼 훤히 밝아져 시각에 대한 불편함이 없다시피할 정도가 되었다.


물론 적외선을 감지할 수 없는 적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을테니, 그 유리함과 우월함은 따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ㅡ자박. 자박.


그렇게 얼마쯤 전진했을까.


[정지.]


ㅡ타악!!


소음기를 뚫고 둔탁한 파열음이 튀어오르듯 번져나간다.


ㅡ팅, 티딩...


그리고 저만치 멀리서 사람의 인영 하나가 픽, 쓰러지는 게 보였다.


[이제 우리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겁니다. 더 주의해서 전진하죠.]


그렇게 석관 하나, 사람이 들어갈 만한 작은 틈바구니 하나 놓치지 않고 들쑤신 결과, 우리는 꽤나 깊숙히 들어올 때까지 약 10명의 적을 단숨에 절명시킬 수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그들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엉뚱한 방향으로 응사를 하다 제압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좁고 긴 터널 특성상 장비차이를 고려하면 육탄전을 벌이지 않는 한 이쪽이 피해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쟤네 입장에선 게임 한번 좆같이 하는거지.


"재장전할게요."


ㅡ시익, 철컥.


단발적인 금속성 소음이 터널 안을 가득 메운다.


그때였다.


ㅡ따다다당! 따당!


"우윽?!"


ㅡ씨잉, 파박!


갑작스레 날아드는 총격에 곧바로 좌측 석관을 향해 몸을 날린다.


ㅡ따다당!


슬쩍 고개를 들어 내다보니 총구 화염은 소실점 너머에서 이따금씩 불을 뿜고 있었다.


...근데 야시경 소실점이 원래 하얬나?


"으아아아! 이 씨발 새끼들아, 여기냐!? 여기냐고!!!"


따당! 따당!


굵직한 욕지거리를 한 바가지 퍼붓곤 연신 총을 갈겨대는 모습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우리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 같진 않아보인다만.]


에린과 나의 생각이 겹쳤다.


그래. 저건 그저 조금씩 가까워오는 총성과 발소리에 공포를 느낀 나머지 무분별하게 쏴재끼는 것에 가깝다고 봐야겠지.


어쩔수 없이 수류탄을 까려 파우치에 손을 가져다대자 은수누나가 곧장 제지한다.


[터널에서 수류탄은 되도록 자제해주세요. 건물 내구도가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니까요.]


...맞는 말이네.


얌전히 다시 손을 떼었다.


"이 쥐새끼같은 년들! 으랴아아아아!!!"


ㅡ따다다다다당!!


그럼 저 무식한 걸 어찌 처리한다...


격발음을 들어보니 빼박 기관총인데 저거.


[단순합니다. 탄을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면 되죠.]


...아하.


역시 무분별하게 난사해댄 탓일까, 20초쯤 더 기다리니 조금 부자연스럽게 발사음이 끊겼다.


[지금!]


ㅡ타탓, 지이이익!


신호에 맞춰 누나와 함께 곧장 다음 석관을 향해 슬라이딩했다.


[좌측에 있어요.]


ㅡ타악! 타탁!


케이트가 위치정보를 알려주자마자 곧장 그쪽을 향해 총알 몇발을 날렸고, 뒤이어 철푸덕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이씨, 갑자기 야시경이 왜...응?"


소실점이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그렇다가보단 꼭 무슨 벽이라도 있는 것처럼 눈 앞을 가득 채운 하얀 빛무리 탓에 눈이 부실 정도다.


뒤돌아보면 일행들은 또 잘 보이는데...뭐야 이거?


[...아차.]


누나가 잠시 바보같은 소리를 냈다.


[도련님. 야시경을 벗으셔야 합니다.]


응...?


ㅡ끼익.


...아.


맞다. 빛이 들어오는 데선 안 보였지, 이거.


누나도 깜빡했는지 연신 잘못을 빌며 고개를 숙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실전은 오랜만이라...]


야시경을 재끼고 보니 방금 잡은 걸로 추정되는 병사는 정말 1m도 채 안될 거리에 쓰러져 있었다.


큰일날 뻔했네.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그 빛무리가 어디서 들어오는지는 곧바로 캐치해 낼 수 있었다.


"도착했군."


마치 망자를 위로하는 별실처럼, 신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본따 만든듯한 화려한 장식이 여럿 새겨진 대리석벽 중간에 자그마한 통로 하나가 자리하고 있던 것이다.


장식 옆으로 붉게 타오르는 횃불과 별개로, 새하얀 빛무리는 그 방안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ㅡ뚜벅, 뚜벅.


[엄폐해.]


뒤이어 구둣발 소리가 들려오길래 석관 쪽으로 숨으려 했지만, 우리를 제지하는 목소리가 좀 더 빨랐다.


"숨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거기 있는건 다 알고 있으니."


들어본 적 있는 낮은 목소리.


[...목표 확인. 진입할까요?]


로렌가의 당주, 플뢰흐 로렌 백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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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7)116화.[퀸즈 프로토콜](7) 22.03.07 67 0 12쪽
117 (116)115화.[퀸즈 프로토콜](6) +2 22.02.26 91 1 13쪽
» (115)114화.[퀸즈 프로토콜](5) 22.02.24 76 1 9쪽
115 (114)113화.[퀸즈 프로토콜](4) 22.02.23 67 1 13쪽
114 (113)112화.[퀸즈 프로토콜](3) +2 22.02.14 79 1 11쪽
113 (112)111화.[준비 작업](3) 22.02.11 80 1 13쪽
112 (111)110화.[준비 작업](2) 22.02.05 7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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