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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망상서재에 오신걸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

천국에서 근무하게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LADEO
그림/삽화
JAKAYANGBAN
작품등록일 :
2022.02.20 16:56
최근연재일 :
2022.03.18 23: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75
추천수 :
3
글자수 :
89,970

작성
22.03.17 06:00
조회
9
추천
0
글자
9쪽

25. 행복한 꿈.(END)

DUMMY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나는 혼자서는 절대 올 일이

없는 카페에 혼자서 2개의

음료수를 눈 앞에 둔 상태로 앉아 있었다.

'난 여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내가 어째서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경위라도 알고 싶은 마음에 기억을 되짚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술 마시는 다음날 마냥 머리에서

돌려주는 답변은 오직 약한 수준의 두통 뿐이었다.

나는 스스로의 기억을 추적하기 위해서

핸드폰에서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 해보았다.


'뭐야...혼자서 여길 갔다고..?'


하지만 핸드폰 내역을 확인해 보니 상황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최근 들어서 자주 가지 않는 장소들

헤어진 전 남친 이랑도 잘 가지 않던... 그런 장소였다.


그냥 나의 진짜 친구,

절대적인 내 편 같은 사람하고 같이

갔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언제까지나 카페에서 멍을 때리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카페 밖으로 나왔다. 상하의 츄리닝 차림 인 것을

봐서는 잠시 산책을 놔왔거나 그런 것 같은데.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

도대체 왜 나왔던 거지...?


"아직...20대인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면 안되는데..."


집으로 천천히 돌아가며 깊은 한숨과 함께

스스로를 한탄했다, 집에 돌아가니

자동적으로 입에서 깊은 한숨이 내쉬어졌다.


온갖 스트레스들의 잔재, 널브러져있는 옷들과

텅 비어있는 술병들, 솔직히 끔찍하다고

생각이 되는 광경이었다. 당장이라도 치워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치우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런 기분이었다.


눈 앞에는 한 때 연인이었던 그 놈과 같이

찍었던 사진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방망이나 무슨 물건으로

깨트려 버리고 싶었으나. 괜히 깨고 유리조각을

고생하면서 치울 미래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나는 반 쓰레기장이 된 장소를 비집고 들어가

정돈되지 않은 소파에 누워서

무의식적으로 연락처를 열었다.

ㄱ~ㅎ까지 셀수 없이 많이 등록되어있는

그 수 많은 이름들을 손가락으로 넘기고

또 넘기며 나는 내 핸드폰에

이름조차 모르는 누군가를 자연스럽게

찾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이름 중에서는

내가 찾으려고 했던 이름은 없었다.

분명히 보여야 할 그 이름은

눈 앞에서 보이지 않았다.


아무 이유 없이 전화 걸어도,

웬만한 친구들보다 걱정해주고.

잘 이해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몇 시간이고 또 몇 시간 동안 우울한

이야기를 전해주더라도,


암묵적으로 들어주던 그 사람이 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뻔히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계속해서 핸드폰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서 보이지 않은 그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가... 술김에 지워버렸나..?'


등의 고민을 하며, 다른 메신저들에도 들어가며

채팅 내역을 일일히 살펴보며 그 사람을 찾으려고 했다.

그 일을 1시간 넘게 반복하던

나는 적당히 옆에 핸드폰을 던져두고,

그대로 소파에 누워 천천히 눈을 감았다.


땡그랑... 부스럭 부스럭...


귓가에 유리병들이 부딪히는 소리

비닐 봉지에 무언가 담기는 소리가 들려오며

나는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조심스럽게 옆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소파에서 겨우 겨우

몸을 일으켜세우며 집의 풍경을 보았다.

'이제...슬슬 치워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 바닥을 바라본 순간,

집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굴러다니던 유리병들도 음식을 시키고 굴러다니던

비닐봉지들도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이제 일어 나냐?"


그리고 뒤에서 찾고 있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눈가는 빠르게 촉촉해지며,

볼을 타고 눈물을 천천히 흘렀다.


소리의 발원지로 고개를 돌려 보니

그곳에는 내가 그리워 하던 사람이 있었다.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얼굴은 기억하는 그 사람.

그는 나에게 가장 친숙한 복장을 입고.


서 있었다.


"왜... 울어? 최근에 뭐 힘든 일이라도 있었어?"


그는 내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자 마자,

잡고 있었던 비닐봉지를 내려놓고,

불안해 보이는 표정으로 다가와서 무릎을 굽히더니

나와 눈높이를 맞추어주면서 물었다.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그의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며, 우는 상태로 그에게 이야기했다.


"보고 싶었어..."

"에이...기분 나쁘게 왜 그러냐..."


양팔을 벌리면서 안아 달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그는 얼굴에서 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 무릎을 꿇은 상태로

뒤로 움직이며 이야기 했다.


"뭐 어때...친구 끼리 인데."

"..."


그는 불쾌하다는 듯이 나의 얼굴을 계속해서

응시하다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에게 걸어와

그대로 조심스럽게 나를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등을 몇 번이고 토닥여주고나서

그리고 나서는 그는 떨어져서

내 얼굴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정말 무슨 일 있었어?"


지금까지 기다려온 그의 말에 나는

모든 것을 쏟아내듯이 지금까지 가슴에

묻혀 놓았던 모든 말들을 그에게 전했다,

그 모든 말을 들으며 그는 딱히 추임새나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내 눈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

솔직히 그가 내 이야기를 정말로

들어주었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 만큼은 그 누구에게

토로했을 때 보다 편안해졌다.


나는 곧바로 그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으나,

그는 자신의 양손에 있었던 고무장갑을

들어 올려 보이며 말했다.


"일단...좀 청소하자,

지금 너무 지저분해서 바퀴벌레 나올 거 같아."

"아.. 알았어."



확실히 내가 봐도 너무 개판인 집의 상태에

나는 그와 함께 집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분리수거를 하고 바닥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담고,

널브러져 있는 옷들을 세탁하고.

집안에 있는 죽어가는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아무 일도 없었을 때와 같이

집을 온전하게 되돌려 놓았다.


"역시 깔끔하게 해 놓으니까 보기 좋네."


그는 말끔하게 정돈된 나의 집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일을 끝마치고 나서 소파에 앉아서

머리 속에 묻고 싶었던 것에 대해서 질문했다.


"그래서 넌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 거야?

아니 어떻게 사람이 몇 달 동안

보이지 조차 않는 거야?"

"아... 나?"


내 질문에 그는 그제서야 까먹고 있었던

무언가를 깨달은 것 마냥 입을 잠시 동안

멍하니 벌리고 있다가 이내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좀...여행을 다니고 있었어."

"여행? 어디 미국?"

"음...어쩌면 거기보다 더 좋은 곳일지도 모르겠네."


나는 옛날에 그가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곳을

생각나 질문을 던졌으나,

그는 어색한 미소를 보이면서 내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어떤 곳인데 그래?"

"그건 말해줄 수 없어, 공짜로 간 조건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거든."


그토록 그가 가고 싶어했던 곳 보다

더 좋은 곳이라는 말에 궁금해져서 질문을 던졌으나,

그는 똑같이 어색한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아니... 친구한테도 이야기 해줄 수 없는 거야?"

"응...그나저나 너 내가 옛날에

데미안이라는 소설 이야기 했던 거 기억나?"

"데미안... 기억나지 네가 맨날 나한테

읽어보라고 잔소리까지 했던 소설이니까,

그건 왜 갑자기?"


분명히 내가 억울해 보이는 태도를 취하면

모든 걸 쉽게 털어놓고 이야기 해주던

그는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대답을 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


"만약에 우리 둘 중 한 명이 어딘가

멀리 떠나가는 일이 생긴다면, 내가

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해주고 싶다고 했던 말은 기억나?"

"음..."


솔직히 말해서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자주 했던 말이긴 하지만. 새벽에 자주 했던 말이라서,

가물가물한 수준이 아니라.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언젠가 다시 나를 찾아도 예전처럼 직접 가 줄 수는 없어..."

"....그때는 너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

내가 그 안에 있는 것을 알게 될 거야."


그가 먼저 앞 부분을 말하자, 자연스럽게 뒷 부분이

떠오르며 내스스로 이야기를 했다.

전에 내가 저 말을 들었을 때,

크게 반발하며 화를 냈었던 것 같다.

절대로 죽지 않게 할 거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야...너."

"걱정마,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친구가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해주고 싶어서 찾아왔어."


나는 떨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음에

그는 활짝 웃으면서 대답을 이어갔고,

그의 몸이 서서히 셀 수 없이

많은 빛으로 쪼개지기 시작했다.


눈 앞에 벌어진 믿기지 않는 상황에

그땐 이미 그는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나는 소파에서 눈을 떴다.


작가의말

내일은 에필로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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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후기. 22.03.18 5 0 2쪽
26 에필로그 22.03.18 5 0 4쪽
» 25. 행복한 꿈.(END) 22.03.17 10 0 9쪽
24 24. 신 22.03.16 9 0 7쪽
23 23. 미카엘의 심판. 22.03.15 10 0 7쪽
22 22. 우리엘의 심판. 22.03.14 8 0 10쪽
21 21. 라파엘의 심판 22.03.13 9 0 9쪽
20 20. 가브리엘의 심판 22.03.12 10 0 8쪽
19 19. 심판 받을 준비. 22.03.11 9 0 8쪽
18 18. 멀어진다. 22.03.10 12 0 7쪽
17 17. 취중진담(2) 22.03.09 10 0 9쪽
16 16. 취중진담(1) 22.03.08 11 0 9쪽
15 15. 어차피 다음번엔 못나가. 22.03.07 10 0 8쪽
14 14. 상황정리. 22.03.06 14 0 8쪽
13 13.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 22.03.05 15 0 8쪽
12 12. 인간의 기억. 22.03.04 17 0 8쪽
11 11. 찐 사랑. 22.03.03 18 0 7쪽
10 10. 미카엘 22.03.02 16 0 8쪽
9 9. 다가가는 여자와 거리두는 남자 22.03.01 17 0 7쪽
8 8. 친해질 수 있을까? 22.02.28 17 0 8쪽
7 7. 또 상담 22.02.27 19 0 7쪽
6 6. 강제 상담. 22.02.26 24 0 8쪽
5 5. 착각의 시작. 22.02.25 25 0 8쪽
4 4. 첫 근무 22.02.24 29 0 8쪽
3 3. 천국에 온 걸 환영합니다. 22.02.23 35 1 7쪽
2 2. 현생(2) 22.02.22 39 1 8쪽
1 1. 현생(1) 22.02.21 7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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