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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망상서재에 오신걸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

천국에서 근무하게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LADEO
그림/삽화
JAKAYANGBAN
작품등록일 :
2022.02.20 16:56
최근연재일 :
2022.03.18 23: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74
추천수 :
3
글자수 :
89,970

작성
22.03.05 06:00
조회
14
추천
0
글자
8쪽

13.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

DUMMY

"불편...하지 않으세요?"

"네, 별로 불편하지는 않네요."


그녀는 본인이 부탁해서 데려와

놓고서 불안했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정말 오래간만에 앉는 소파 의자에

팔을 올려놓고, 온화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서 여기로 같이 오는 게 부탁이셨나요?"

"아뇨... 뭐 그것도 있었지만, 고민 상담 좀

해주실 수 있으시나요?"

"고민 상담 말인가요..? 좋아요, 무슨 이야기죠?"


그녀는 어느 때 보다 진중한 태도를

유지한 상태로 질문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을 받아보기로 했다.


"사람을 찾고 있어요."

"사람?"


그걸 왜... 주변을 수소문 해서 찾을 것이지,

왜 나한테 이야기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긴 했으나,

뭔가 그것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워낙 얼굴과 태도에서 느껴지는 진중한 태도 탓에

뭐라고 비판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옛날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에 한... 초등학교 때 부터 인가?

친구가 한 명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전혀 안 친한 사람이었어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친한 사람이 아니라.

부모님끼리 친한 탓에

어쩌다보니 친해졌다는 표현이 좀 더 알맞을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불가항력으로

부모님끼리 자주 만나니까,

친해질 수 있게 되었어요. 시간이 지나다 보니,

우린 절친이 되었죠.


그 애는 항상 한결 같았어요.

제가 무슨 일을 하던, 실수를 저지르던

모두에게 미움을 받던 간에 항상 제 편이 되어주고

정말 고마운 친구였어요.


그렇게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그 애랑 저는 엄청 잘 지냈어요.

제가 곤란해질 걸 생각해,

남자친구가 생긴다 싶으면 잠시 동안

자리를 비켜 있다가. 헤어지면 다시 찾아오고,

항상 제 모든 상황을 고려해주고, 참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이 떠나갔다는 건가요?"

"네...정확히는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져버렸어요.

근데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그 애에 대해서

기억을 하지 못하더라고요..."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눈 앞에 있는

그녀의 얼굴은 점점 더 침울해졌다.

순간 머리 속에 전기가 흘러들어 오듯이 스파크가

전해져 오면서, 본능적으로 질문이 튀어나왔다.


"이름은 기억하시나요?"

"이름이요...? 아니요...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 사람이랑 마지막 기억이 어떤 건 가요?"

"그게... 사실 기억이 이상하게 점점 흐릿해져서...

원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과거에 겪은 일을 잊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 애와의 기억은

점점 가장 최근부터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내가 던진 질문에 고개를 숙인 상태로

괴롭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그녀를 보며,

그래서 그녀는 나한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지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에는 그 애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저를 이상하게 많이 피하더라고요.

옛날에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도 저를 피하긴 했지만.

정말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줬는데.

저는 정말 그냥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을 했는데,

항상 이야기를 듣다가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피하거나,

나중에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저랑 만날 수 있는 일 자체를 피하더라고요."

"무슨 도움이 필요하셨는데요?"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눈물이 흘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는 그녀와 눈을 맞추며,

그냥 내가 궁금한 바를 물었다.


"남자친구랑 잘 안 맞았어요...

학원에서 만난 사람이었는데,

얼굴이랑 학원 내에서 보이는 언행이나

밖에서 보이는 태도는 정말 좋았는데,

그게 사귀게 되고 나서는 진짜 모습이 있더라고요."

"진짜 모습은 뭐였는데요?"


말을 이어가던 도중 그녀는 이내

눈물이 볼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며

훌쩍 거리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결같은 사랑을 약속했으면서 너무

한량같은 사람이었어요, 항상 연락하면 밖에서

말로는 대학교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고 있다면,

여자애들 웃음소리가 뒤에서 들려오고

잠시 산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항상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오더라고요."

"남자친구 분이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하신 적은 없나요?"

"네... 나중에 물어보니,

오히려 있으면 분위기를 망가트릴 거 같다면서,

부르지 않았다고 그러더라고요."

"미안해요."


그녀의 이야기를 듣던 도중 내 입은

무언가에 조종이라도 당하는 것인지,

말이 튀어나오고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네..? 괜찮으세요?"

"아.. 죄송합니다... 말이 잘못 튀어나왔네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던,

그녀의 표정이 당황스러움이 보이는 표정으로

변하더니 나에게 급하게 물음에,

나는 얼굴에 흘러내리던 눈물을 급하게 닦아냈다.

아까 전 튀어나온 말은 스스로가 내뱉고 서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점은 그 말은

내 기억이 있기에 튀어나온 말이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런 기억이었다.


"죄...죄송해요... 제가 괜히 고민상담치고...

너무 우울한 이야기를 꺼냈죠?"

"아.. 아니에요, 계속하셔도 상관 없어요."


분명히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사과를 전하는 그녀에게 고개를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면서 의사를 전달했다.

사과를 받고서도 그녀는 나를 지그시 응시하며

건네는 암묵적인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아무튼... 그래서... 초면에 충분히

이상한 이야기를 잔뜩 했지만...

그 사람과 굉장히 닮아있는

당신이라면 어디로 도망쳤을 것 같나요?"

"그 연락이 끊긴... 친구 말하는 거죠?"


그녀는 살짝 우울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다시 이어갔다.


"네...반드시 꼭 되찾고 싶어요."

"이미 떠나버린 친구는 놓아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다른 친구면 몰라도, 그 애 만큼은 안돼요.

어떻게서든 되찾고 싶은 친구에요."

"따지고 싶은 건가요..? 왜 그랬는지?"

"뭐... 그것도 있지만, 일반적인 친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친구에요."


내가 아무 생각없이 던진 질문에

그녀의 표정이 180도 변하면서,

말 속에서 막대한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반드시 이 일을 이루겠다는 그런 마음이 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사실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솔직하게 말했다.


"그 친구는... 정말로 있는 걸까요?"

"있어요, 반드시 있어요... 증거도 있어요!"

"어떤 증거인데요?"

"제 머리 속에... 남아있다는 거..?"

"어쩌면 그 친구는... 상상속의 친구가 아니었을까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사라져 가는 거죠.

누구나 머리속에 의지하고 싶은 사람은 있잖아요?"


분명히 상처 받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상태로

내 머리 속에 있는 말을 전했다.

그 말에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화난 것 마냥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팔짱을 끼며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보지도 않고...

대답을 하시는 거죠?"


그 말이 귀를 타고 들어오며, 존재하지 않았던

기억이 아니 존재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왜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하는 거야?'


똑같은 표정. 똑같은 자세. 그런 그녀의 행동에

내 머리의 정보가 혼선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정말로 나는 천사 였던지에 대해서 말이다.


작가의말

25~30화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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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라파엘의 심판 22.03.13 9 0 9쪽
20 20. 가브리엘의 심판 22.03.12 10 0 8쪽
19 19. 심판 받을 준비. 22.03.11 9 0 8쪽
18 18. 멀어진다. 22.03.10 12 0 7쪽
17 17. 취중진담(2) 22.03.09 10 0 9쪽
16 16. 취중진담(1) 22.03.08 11 0 9쪽
15 15. 어차피 다음번엔 못나가. 22.03.07 10 0 8쪽
14 14. 상황정리. 22.03.06 14 0 8쪽
» 13.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 22.03.05 15 0 8쪽
12 12. 인간의 기억. 22.03.04 17 0 8쪽
11 11. 찐 사랑. 22.03.03 18 0 7쪽
10 10. 미카엘 22.03.02 16 0 8쪽
9 9. 다가가는 여자와 거리두는 남자 22.03.01 17 0 7쪽
8 8. 친해질 수 있을까? 22.02.28 17 0 8쪽
7 7. 또 상담 22.02.27 19 0 7쪽
6 6. 강제 상담. 22.02.26 24 0 8쪽
5 5. 착각의 시작. 22.02.25 25 0 8쪽
4 4. 첫 근무 22.02.24 29 0 8쪽
3 3. 천국에 온 걸 환영합니다. 22.02.23 35 1 7쪽
2 2. 현생(2) 22.02.22 39 1 8쪽
1 1. 현생(1) 22.02.21 7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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