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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벨라스케즈도 뻗은 베우둠 ‘2중 진법’ 파훼법은?

 

news_1436511675_514101_m_1.pngUFC 베우둠이 케인 벨라스케즈를 스탠딩에서도 압도한 끝에 길로틴 초크로 승리를 따내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SPOTV 방송화면 캡처

무협 소설을 보면 이른바 ‘진법(陳法)’이라는 것이 나온다.

반복된 리듬으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혹은 사물의 배치를 통해 현혹하는 수법이다. 대부분이 치밀한 계산과 오랜 시간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 깨뜨리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돌, 나무, 바위 등의 자연 지물을 일정한 규칙으로 배치해 바람, 구름, 벼락을 일으켰다는 ‘팔진도(八陳圖)’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MMA계에서 가장 깨뜨리기 어려운 진법을 꼽으라면 단연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의 파이팅 스타일을 들 수 있다. 지난달 14일(한국시각) 멕시코서 열린 ‘UFC 188’에서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3·미국)를 꺾고 챔피언에 등극한 베우둠은 자신만의 독특한 진법으로 새로운 ‘70억분의 1’로 등극했다.

베우둠은 헤비급 최고의 주짓떼로로 불렸다. 격투 무대에 뛰어들기 전부터 주짓수 무대에서 명성을 날렸다. 레슬러는 물론 같은 주짓떼로조차 그와의 그래플링 싸움을 피했다. 위든 아래든 그와 그라운드에서 엉키면 늘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능력이 워낙 뛰어나 누구에게나 까다로운 상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베우둠은 자신의 진법의 중심인 주짓수 소용돌이 속으로 상대를 끌어들이기 쉽지 않았다. 그 위력을 아는 대부분의 상대들이 극단적으로 접근전을 꺼렸기 때문이다. 특히, 테이크다운 방어가 뛰어나고 몸놀림이 좋은 스트라이커들은 베우둠이 펼치는 진법의 ‘생문(生門)’을 잘 알고 있었다.

스탠딩에서 철저히 거리를 둔 ‘원거리 타격전’으로 베우둠의 장기를 봉쇄했다. 안드레이 알롭스키, 알리스타 오브레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 등이 대표적이다. 알롭스키와 오브레임은 철저한 아웃 파이팅으로 피했고, 산토스는 초반 화력을 통해 ‘사문(死門)’ 가동 전 끝냈다.

하지만 현재의 베우둠 진법은 더욱 정교해졌다. 주짓수 소용돌이 바깥쪽으로 무에타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무에타이를 통해 주짓수를 펼칠 수 있는 영역으로 상대를 끌어들이거나 직접 스탠딩에서 격파가 가능하다. 벨라스케즈 역시 이러한 '2중 진법'에 당했다.

벨라스케즈의 레슬링과 근거리 타격전이 통하지 않자 팬들은 베우둠의 진법을 깰 유일한 파해법은 알롭스키 등이 구사했던 원거리 타격전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때문에 베우둠이 헤비급 최강의 사나이로 불렸던 벨라스케즈를 꺾었음에도 다른 상위 랭커들에게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스트라이커들의 아웃파이팅은 더 이상 베우둠의 진법을 깰 생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과거의 베우둠은 스탠딩에서 회피능력은 좋았지만 공격력은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큰 신장과 긴 발을 활용한 킥에도 능하다. 알롭스키처럼 날렵하고 부지런한 스텝은 밟을 수 없지만 사정권에 있는 상대를 킥으로 공격하거나 추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알롭스키, 산토스 등은 날렵한 스트라이커지만 펀치 위주의 공격을 구사하는 만큼, 베우둠이 킥을 앞세운다면 충분히 스탠딩에서 화력 공방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베우둠의 진법을 깨는 진정한 생문은 적절한 그래플링 공방전을 병행해야만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라운드에서 엉킬 필요는 없지만 지나치게 가드 포지션을 두려워 해 그래플링 싸움을 피한다면 공격 밸런스를 잃고 더 깊은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가드 안으로 들어가 얼음파운딩으로 승기를 잡는 흐름까지는 어렵더라도 적절한 레슬링 싸움으로 상위 포지션을 점하는 공격 패턴도 필요하다.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 눌러놓고 스탠딩으로 몸을 피한 뒤 다시 기회를 엿보다가 넘어뜨리며 베우둠의 주짓수 리듬을 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대다수 선수들이 베우둠과 잠깐이라도 몸이 닿는 것을 꺼리지만 객관적 기량 외에 ‘분석의 MMA’가 대세인 최근의 흐름을 감안했을 때, 베우둠과 어느 정도의 그라운드 싸움은 각오해야 한다. 한때 난공불락으로 불리던 료토 마치다의 ‘드래곤 진법’도 깨지고 있는 것처럼 베우둠의 진법도 파훼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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