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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정선민 빠진 신세계 vs 전주원 빠진 현대

 정선민 빠진 신세계 vs 전주원 빠진 현대

[명승부 역사 속으로②] '2001 여자농구 여름리그 결승' 광주 신세계 vs 청주 현대

 

'여자프로농구 2001 여름리그' 광주신세계와 청주 현대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 대결, 당시 신세계는 자타공인 여성부 최강 팀이었다. 전천후 골밑플레이어 '여자 서장훈' 정선민(40·185cm)과 포스트 지배력이 일품이던 수비형 외국인 센터 안다(42·193㎝)의 '트윈타워'를 필두로 한 시대를 풍미한 3점 슈터 이언주(37·174cm), 힘과 스피드를 두루 갖춘 전천후 가드 양정옥(40·174cm), 블루워커 포워드 '그림자 수비수' 장선형(39·179cm) 등 내외곽 밸런스는 물론 공수에서 굉장히 안정된 라인업을 자랑했다.

이에 맞서는 현대는 '미녀가드' 전주원(42·176cm)의 조율아래 당시 물이 오른대로 오른 최고 토종 공격수 '여자 조성원' 김영옥(40·168cm)과 'WKBL의 맥도웰'로 불리던 나키아 샌포드(38·193㎝)의 화력이 엄청났다. '소리없이 강한 만능 재주꾼' 권은정(40·172cm)의 소금같은 플레이와 외곽능력을 갖춘 골밑플레이어 옥은희(38·178cm)의 지원사격도 상대팀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일단 양팀은 모두 핵심선수가 부상으로 빠졌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전력은 아니었다. 신세계는 팀 내 기둥 정선민이, 현대는 야전사령관 전주원이 경기에 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주전 멤버에 대한 의존도가 큰 신세계가 데미지는 더 컸다.

현대같은 경우 진미정, 박명애, 장화진, 정윤숙 등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던지라 전주원 없이도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왔다. 더욱이 외국인선수 전력에서도 신세계가 밀리는지라 경기 전부터 현대의 근소 우세가 예상되고 있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정선민 대신 선발출장의 기회를 잡은 허윤자(35·183cm)를 믿는 수밖에 없었다.

신세계는 2차전까지 잡아내야만 수월하게 우승전선까지 갈 수 있었고, 반대로 현대로서는 정선민이 빠진 틈을 공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내야만했다.

 신세계 현대.jpg
 전주원-정선민없이 벌인 양팀의 2차전은 예상보다 허무하게 끝났다.
ⓒ WKBL

여자프로농구 2001 여름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

1쿼터 : 신세계 허윤자의 침착한 자유투 성공과 현대 엠마(47·190㎝)의 골밑슛으로 양쪽이 서로 주고받으며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정선민이 빠져서 더욱 수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신세계와 정덕화 감독 체제에서 특유의 수비시스템으로 뭉친 현대, 양팀의 강력한 수비가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만들며 '난형난제'의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현대의 주포 김영옥은 신바람이 난 듯 내 외곽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면서 득점능력을 과시했다. 정선민이 빠진 상태에서 신세계 주포의 책임을 맡게 된 슈터 이언주는 현대의 집중수비에 막혀 번번한 슛 기회도 못 가져본 채 막판 자유투로 2득점을 하는데 그쳤다. 현대는 주전가드 전주원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그녀 없이도 얼마든지 플레이오프의 관문을 거쳐 왔다. 정 감독의 수비농구 성공과 괴물용병 샌포드의 영입이 그 비결이다.

그러나 신세계같은 경우는 정선민 없이 싸워본 경기가 거의 없었고 대체요원까지 신통치 않은지라 상당히 힘겨워 보였다. 정 감독은 진미정에게 이언주 봉쇄특명을 내린 상태였다.

2쿼터 : 샌포드를 의식하고 맞상대로 출전한 신세계 쿼시 반즈(38·195㎝)는 몸싸움이나 움직임, 탄력 등은 좋았으나 슛 적중률이나 자유 투 등에서 상당히 미진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은 자주 시도하지만 성공확률에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이에 답답해진 이언주가 억지로 돌파해서 자유투를 얻어내는 등 신세계는 공격루트 확보자체가 힘겨워 보였다. 현대의 3점슛 쏘는 센터 옥은희는 전방위 활약으로 공격에서 팀에 날개를 실어준 반면 신세계는 부담감을 느낀 안다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는 등 평소의 기량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현대는 특유의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김영옥과 샌포드의 내외곽 패턴 플레이, 옥은희의 외곽 지원 등으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 반면 신세계는 안다의 4파울, 비밀병기 쿼시의 부진 등으로 용병들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고, 더불어 이언주-양정옥의 외곽슛까지 침묵하며 정선민이 빠진 공백을 실감케 했다. 이전 대회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4강에서 탈락한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전반종료 현대 38-28 신세계

3쿼터 : 현대의 지역방어와 신세계 맨투맨의 수비대결로 후반이 시작되었다. 수비 선을 자르고 들어가는 패넌트레이션이 돋보이며 현대가 상승무드를 타고 나갔다. 반면 신세계는 3쿼터 시작하자마자 4개의 패스미스를 범하며 자멸의 위기를 맞았다. 중반 최악의 악재를 거듭하던 신세계는 후보 윤미연과 양정옥의 3점 슛이 연속적으로 꽂히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그러나 안다의 어이없는 레이업 미스, 거기에 현대 박명애의 3점슛이 터지며 신세계 이문규 감독의 양미간을 찌푸려지게 한다. 김영옥의 3점이 꽂힐 즈음 점수 차는 13점차까지 벌어지고 다시 옥은희의 3점 슛이 쐐기를 박았다. 실책을 6개나 남발한 신세계의 힘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4쿼터 :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을 자랑하는 신세계였지만 거듭된 난조에 경기력은 처참하게 떨어진 상태였다. 가드 양정옥의 참담한 표정이 당시 경기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뜨거워지는 슈터 이언주는 얼음처럼 차가운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며 중반 이후 끈질기게 현대를 괴롭혔다. 장기인 3점은 잘 들어가지 않았지만 미들슛과 돌파 등으로 꾸준히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미 전체적인 조직력이 무너지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라 승부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경기종료 현대(1승1패) 75-60 신세계(1승1패)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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