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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정민수-김태홍, KCC 3번라인 마당쇠 조합?

정민수.JPG
@KCC
 
 
3번 포워드라인은 프로농구 전주 KCC의 최대 취약 포지션중 하나다. 냉정히 봤을 때 '매직 키드' 김태술(30, 180cm)과 '하킬' 하승진(29, 221cm)으로 구성된 1-5번 라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제라 할 수 있지만 4번은 타일러 윌커슨(26, 202cm)-드션 심스(26, 203cm)로 구성된 외국인 선수들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데릭민구' 김민구(23, 191cm)가 이탈한 2번 자리 역시 어차피 공백을 메운다는 것은 불가능한지라 박경상-김효범-김지후 등으로 물량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신인 김지후가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지라 전문 슈터로서의 역할만 잘해준다면 어느 정도는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 박경상-김효범 또한 기복이 심하기는 하지만 터지는 경기에서는 좋은 공격력을 보이는지라 김지후와 함께 돌아가면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수-김태홍-정희재 등으로 구성된 3번 포지션은 어떤 면에서 2번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 2번 같은 경우 3번보다는 사정이 더 낫기도 하거니와 1번 김태술만 건재하다면 어느 정도 단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김태술은 리그에 몇 안되는 원맨리딩이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KCC에서 2번이 도마 위에 자주 오르는 것은 해당 포지션보다는 김민구라는 엄청난 전력의 선수가 빠진 영향이 크다. 2번이 문제가 아닌 김민구 자체의 공백이 심각한 것이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의 은퇴 이후 3번 포지션은 KCC의 계속된 구멍이었다. 최근 프로농구에서 사이즈와 기술을 두루 갖춘 3번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추세에서 KCC는 항상 상대 장신 포워드들의 폭격을 받았다. 본의 아니게 장신가드 강병현(29, 193㎝)이 3번 수비를 해주는 경우도 잦았지만 2번 포지션의 선수가 강력한 포워드들을 막기에는 부담이 컸다. 이를 대비해 허재 감독은 지난 시즌 '장신슈터' 장민국(25, 199cm)을 성장시키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강병현-장민국 모두 팀에 없는 상태다.

최근 2경기 동안 허 감독은 정민수-김태홍-정희재 등을 돌려가면서 쓰고 있다. 정희재의 짧은 경험을 감안했을 때 정민수-김태홍이 주전력이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KCC유니폼을 입은 정민수(26, 192㎝)는 지명 당시부터 소속팀 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오세근-김선형-최진수-함누리 등 아마시절부터 스타로 불렸던 거물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팀 전력에 쏠쏠한 도움을 줄 이른바 알짜 픽으로 평가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민수는 명지대 재학 시절 2~4번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만큼 '만능 살림꾼'으로 불렸다. 특출나게 한 가지를 잘하기보다는 공수에 걸쳐 골고루 평균 이상으로 해줄 수 있었던 그는 쓰임새에 따라 팀 전력에 상당한 보탬을 줄 수 있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 첫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친 그는 미래를 내다본 구단의 배려로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쳤고 올시즌 코트로 복귀했다.

김태홍(26, 193cm)은 정민수와 입단 동기다. 비록 2라운드로 뽑히기는 했지만 루키 시즌 초반 활약은 정민수보다도 나았다. 초반 그의 모습이 두드러졌던 이유는 특유의 과감성 때문이었다. 특출나게 슛이 좋지도 그렇다고 개인기가 돋보이지도 않지만 두둑한 뱃심을 무기로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경기장에서 자신있게 펼쳐 보였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뛰어든 상당수 기대주들이 부담감 등으로 인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사그러드는 경우가 잦았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굉장한 장점이었다. 당시의 그는 공격이나 수비를 펼침에 있어서 망설이는 법이 없었다. 자신에게 패스가 오면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슛을 던지며 빈 공간이 생겼다 싶은 순간에는 지체없이 골밑을 향해 탱크처럼 돌진했다. 심지어 외국인선수를 상대로도 슈팅과 블록슛을 자신있게 시도했다.

하지만 초반이 넘어가면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위축되기 시작했고 이후 신인 초반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민수와 달리 군면제라는 메리트까지 있었음에도 그 세월을 전혀 살리지 못해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동부와의 첫 경기에서 정민수-김태홍은 나란히 부진한 플레이를 펼치며 아쉬움을 샀다. 의욕적으로 열심히 뛰어는 다니는데 실속이 없었던 것. 김태홍은 여전히 발전이 없었고 정민수는 상무시절 변변한 출장시간도 가져가지 못하는 등 경기감각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우승 후보 창원 LG에서 둘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태홍은 득점에서는 공헌도가 없었지만 코트에서 죽을힘을 다해 뛰어다니며 수비에 전념했다. LG주포 문태종은 컨디션도 썩 좋아보이지 않았으나 경기 내내 자신을 괴롭히며 따라다니는 김태홍에게 버거운 기색이 역력했다. 정민수 역시 김태홍과 더불어 수비에 집중하는 한편 4쿼터에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리며 팀승리에 기여했다.

둘만 놓고 비교했을 때 김태홍은 상대적으로 발이 빠르고 정민수는 어지간한 4번도 몸으로 어느정도 막아낼 만큼 버티는 힘이 좋다는 평가다. 경기중반까지는 김태홍이 상대 에이스 포워드를 쫓아다니며 힘을 빼놓고 후반에 정민수가 버티어주는 수비위주로 가면서 득점에 가세하는 형태가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활용법으로 보인다.

과연 정민수-김태홍은 구멍난 3번 라인에서 '잇몸'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KCC표 마당쇠 조합에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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