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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GC 박찬희, 준비 덜 됐나 ‘김태술 공백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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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가 화려한 선수구성 만큼 성적을 내기 위해선 박찬희의 분발이 필수다. ⓒ 안양 KGC 인삼공사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가 가드진 부진에 울고 있다.

KGC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서울 SK전에서 61-64로 분패했다. SK의 경기력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KGC는 중요한 순간마다 실책과 아쉬운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1승4패를 기록한 KGC는 삼성, LG 등과 함께 최하위 그룹으로 내려앉았다.

KGC의 이 같은 부진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부동의 주전 1번이었던 김태술(30·180cm)을 전주 KCC에 내주기는 했지만 그 대가로 리그 최고의 전천후 슈팅가드 강병현(29·193cm)과 장신 포워드 장민국(25·199cm)을 얻었기에 큰 출혈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태술의 빈자리를 또 다른 국가대표 가드 박찬희(27·190cm)가 잘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오히려 선수 구성 면에서는 더욱 화려해졌다는 분석도 많았다.

시즌 전부터 경쟁 팀들은 박찬희-강병현이라는 190cm대 장신가드 라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들은 단순히 신장만 좋은 게 아니라 탁월한 운동 능력과 센스를 겸비해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여기에 수비 능력 또한 정평이 나 있다. 국가대표 간판 수비수 양희종(30·194cm)과 더불어 앞선에서의 엄청난 압박수비 라인이 기대됐다.

외국인 선수 C. J. 레슬리(199cm)와 리온 윌리엄스(197cm)도 안정된 기량을 갖추고 있어 2014 아시안게임 금메달 혜택으로 조기전역을 하게 된 오세근(27·200cm)이 합류할 경우 단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예상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극찬이 무색할 만큼 아직 제대로 된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세근이 합류하지 않았다 해도 KGC엔 차세대 장신 포워드 최현민(24·195cm)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1승 4패라는 성적이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전·현직 국가대표로 구성된 1~3번 라인을 감안 했을 때 더욱 그렇다.

KGC 팬들은 무엇보다 주전 포인트가드 박찬희의 플레이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아마 시절부터 장신가드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박찬희는 그러한 명성을 입증하듯 신장 대비 빠른 스피드와 운동 신경, 여기에 빼어난 패스감각까지 자랑했다. 프로에 데뷔하기 무섭게 뛰어난 활약으로 신인왕을 꿰찼으며 팀 우승에도 한몫 단단히 거들었다. 그런 박찬희가 있었기에 KGC팬들은 김태술을 공백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박찬희는 기록만 놓고 봤을 때는 달라진 게 없다. 늘 하던 대로 앞선에서 매치업 되는 상대방 가드를 압박하며 빠른 플레이로 자신의 스타일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박찬희는 늘 하던 대로 하면 안 된다.

그동안은 김태술이라는 국내 최고의 정통 포인트가드가 함께해 줬지만 이제는 그가 1번으로서 전체 게임을 조율해야 할 입장에 서 있다. 단순히 센스 있는 어시스트만 뿌리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 전체를 돌아보며 중요한 순간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보조 리딩과 리딩은 분명 다른 것이다.

김태술이 있을 때는 박찬희는 자신이 잘하는 것만 하면 됐다. 주로 2번을 보다가 상황에 따라서 1번 자리에 서기도 했지만 김태술이라는 버팀목이 버티고 있었기에 부담감이 적었다. 프로야구의 셋업맨과 클로저처럼 마음가짐과 압박감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다. 박찬희가 무너지면 KGC 전체 리딩은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병현이 2번으로 뒤를 받치고 있다지만 그는 고질적 허리부상으로 인해 예전에 비해 기량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더욱이 강병현은 활동량과 운동 능력 등을 두루 활용해 코트를 누비며 주전 1번을 받쳐주는 스타일이다.

외곽슛도 문제다. 박찬희-양희종은 한창 플레이가 좋을 때도 취약한 외곽슛 능력을 지적받았다. 그나마 강병현이 3명중에 3점 능력이 가장 좋은 축에 속하지만 그 역시 전문 슈터로 보기엔 부족하다. 때문에 KGC 앞선 3인방은 공격을 잘 풀어나가다가도 중요한 순간 슛 적중률에서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어쩌면 박찬희는 고양 오리온스 베테랑 가드 임재현(37·182cm)이 그랬듯 지나친 리딩 부담을 풀어주고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살려주는 쪽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임재현은 한때 주전 1번으로 중용되며 깊은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리딩 부담을 덜게 되자 특유의 장점들이 살아나며 프로선수로서 롱런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태술의 공백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가 나간 뒤부터 박찬희의 무거운 어깨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올 시즌 KGC성적은 박찬희에게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들리는 박찬희가 주전 1번으로서 홀로서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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