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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들개 임재현, 오리온스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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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스가 임재현 효과를 톡톡히 보며 5연승을 질주했다. ⓒ 고양 오리온스
베테랑 가드 임재현(37·182cm)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고양 오리온스는 ‘2014-15 KCC 프로농구’ 시즌 개막과 함께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올 시즌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5연승 기간 지난해 1~3위 팀인 창원 LG, 울산 모비스, 서울 SK를 모두 꺾었다.

오리온스의 초반 상승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다수 농구 팬들과 관계자들은 임재현의 가세를 가장 큰 상승효과로 보고 있다.

임재현은 NBA 스타 스티브 내쉬에 빗댄 ‘임내쉬’라는 그럴듯한 별명도 있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들개’라는 별명이 더 사랑받았다. 다소 순둥이 같은 평소 모습과 달리 코트에 들어서기만 하면 몸을 사리지 않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워낙 악착같아 악명(?)이 높다. 특히 후배들 앞에서 직접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좋은 고참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론 한때 팬들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많은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몸에 맞지 않는 1번 포지션에 중용되며 전체 선수들을 컨트롤하는 임무를 맡았던 것이 그 이유다.

임재현의 최고 장점은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슛이다. 하지만 리딩가드는 공격과 수비에 앞서 팀 내 전술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패싱게임을 통해 팀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물론 임재현 역시 센스가 좋아 수준급 리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보조 리딩 능력이 좋은 2번과 함께하면 별다른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시 임재현은 이상민-김승현 같은 원맨 리딩 수준의 역할을 자주 맡았고 그로 인해 많은 실책을 쏟아내며 비난의 중심에 섰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건 KCC 시절 허재 감독이 식스맨으로 활용하면서부터다. 처음부터 큰 부담을 주기 보다 조커로 투입해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주문한 것.

경험 많은 임재현은 어느 순간 투입되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때로는 정확한 슈팅으로 슈터 역할을 하는가하면 상황에 따라서는 전문수비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주전 1번으로 문제를 드러냈던 리딩도 식스맨으로 주전가드를 받쳐주는 정도로 역할을 축소하자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됐다.

임재현의 역할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드럽고 자상한 성격으로 후배들을 살뜰히 보살폈다. 이는 강성인 허재 감독과 또 다른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며 KCC의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래저래 코트 안팎에서 알토란같은 선수가 임재현이었다. 그로 인해 팬들 역시 KCC에서 데뷔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프랜차이즈나 다름없이 생각했다. 추승균이 그랬듯 영원한 KCC맨으로 은퇴식까지 치러주기를 바랐다.

그만큼 임재현이 오리온스로 이적하게 되자 팬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다수 팬들은 가뜩이나 선수층도 얇은 KCC가 임재현을 떠나보낸 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매직 키드' 김태술(30·180cm)을 영입했다고는 하지만 그를 받쳐줄 백업가드로는 임재현이 제격이었다. 박경상(24·180cm), 신명호(31·183cm), 정의한(30·187cm) 등 약점이 뚜렷한 백업들을 믿기에는 불안했다. 실제로 현재 KCC는 김태술 부재 시 팀을 이끌 가드가 없어 고민에 휩싸여 있다.

반면, 오리온스는 KCC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선수층이 두껍지만 임재현을 받아들였다. 임재현 효과는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가장 확실히 드러났다. 오리온스는 우승후보끼리의 격돌에서 81-74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대박 용병 라인으로 꼽히는 트로이 길렌워터-찰스 가르시아 외국인선수 라인은 여전히 강력했고 전체 1순위로 합류한 대형루키 '두목 호랑이' 이승현의 소금 같은 플레이는 팀에 끈끈함을 안겨주었다. 골밑이 확실하게 안정되자 김강선-허일영 등 외곽슈터들의 슈팅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그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리온스에 '2%' 부족한 게 있다면 가드진이 경쟁 팀들에 비해 살짝 아쉬웠다는 점이다. 그런 오리온스에 경험 많은 임재현의 가세는 화룡점정이 됐다.

임재현은 모비스전에서 14분 50초밖에 뛰지 않았지만 10득점(3점슛 2개) 2리바운드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냈다. 3쿼터 중반 3점슛 2방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오리온스로 가져온 것을 비롯해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천금 같은 가로채기를 성공시켰다. 수비 시에도 젊은 선수들 못지않게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를 보이며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선두로 치고 올라간 오리온스와 하승진의 가세에도 중하위권으로 처진 KCC의 엇갈린 모습은 임재현의 가치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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