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슈타인의 선택 그리고 치명적인 단점
브라이턴 펠트 전투로 순식간에 구교에게 모든 것이 불리해진 독일의 정세.
구교가 다급하게 돌아간 상황에서, 루터 전투 이후로 한동안 조용히 지냈던 발렌슈타인이 또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과연 발렌슈타인은 무슨 짓을 벌이고, 30년 전쟁의 대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제가 내쫒은 후, 한창 보헤미아에 지내고 있었던 발렌슈타인.
그는 브라이턴 펠트 전투의 결과를 듣자, 그는 아주 만족한 전투 결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기서의 극찬은 스웨덴이 아주 잘 싸웠다 같은 전투의 승리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이 전투의 결과로 인한 정세의 영향에 대한 부분이었죠.
제가 언급은 하진 않았지만, 발렌슈타인은 스웨덴 군의 개입이 시작될 무렵에 이미 구스타프 2세 아돌프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었는 흥미로운 정치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구스타프에게 지속적인 연락을 취한 이유는 결과적으로 자신을 내쫒게 만든 황제를 비롯한 구교 세력들에 대한 복수를 위한 것이었죠.
발렌슈타인도 비롯해서, 유럽은 적도 아군도 없는 냉혹하고 철저한 이익으로 추구된 정치판이라는게 다시끔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한편 브라이턴 펠트 전투를 완벽히 승리하여, 신교의 수호자로 새롭게 발돋음한 구스타프 2세 아돌프.
그는 이 정세를 확실히 정리하기 위해, 보급과 자원이 풍부한 발렌슈타인에게 사절단을 파견하여 접견합니다.
발렌슈타인은 구스타프가 보낸 사람들과 만나서, 회담장에서 실제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 나에게 스웨덴 군의 12,000 명을 보내주십시오. "
" 만약 내가 틸리 백작이었다면, 그 전투에서 자살했을 것이오. "
" 왕께서 저에게 병력을 맡기시면, 나는 단순히 황제군을 격파하는 것이 아니라, 알프스 넘어까지 황제군을 뒤쫒을 수 있습니다. "
" 왕과 제가 힘을 합친다면, 유럽은 우리의 것입니다. "
" 다음 목표는 스페인이 될 것입니다. "
이 몇마디의 말에 그의 엄청난 야심과 포부가 확 와닿는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발렌슈타인과 만난 후, 구스타프에게 돌아가서 발렌슈타인이 했던 모든 말들을 전했습니다.
[ 어? 선 넘네? ]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사절단의 말을 듣자마자 이런 반응을 보냈습니다.
" 다시는 발렌슈타인과 거래를 하지 않겠다! "
라는 반응이었죠.
구스타프의 이런 격렬한 반응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발렌슈타인은 보헤미아 출신.
초창기의 30년 전쟁에도 말했지만, 보헤미아는 신교 지역.
그러나 정작 발렌슈타인은 구교의 편에 활동한 사람.
거기다가 그는 황제군에 있었을 때, 황제에게 " 선제후의 권력을 빼앗아서, 절대 권력이 되라 " 라는 발언도 했죠. 이는 스웨덴 군도 마찬가지로, 사절단과 만난 그의 말과 동일 선상.
심지어 발렌슈타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자신의 용병대를 군대로 인정해달라고 한 것 처럼,
이번엔 스웨덴 군을 맡겨라. 그리고 모든 적을 자신이 섬멸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말이 살짝 다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의미는 동일합니다.
결과적으로 발렌슈타인은 구교, 신교 상관 없이 군대 전권을 가지고 유럽 전역을 휩쓸겠다라는 생각에 가득찬 야망가로 결론이 나게 되죠.
페르디난트 2세도 발렌슈타인을 견제하긴 했지만, 그를 엄청난 위협의 대상으론 보고 있지 않았던 것과 달리,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그를 매우 위험한 인물로 판단하여, 일체 그와 연관 짓는 것에 선을 긋게 된 것이죠.
[ 발렌슈타인. 그는 현명한 것인가 어리석은 것인가? 솔직한 것인가 무모한 것인가? ]
여태까지 발렌슈타인의 행적과 대화 모든 면을 보면 이 사람이 현명한지 어리석은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게 많습니다.
그의 사업가 기질에서 보면 아주 훌륭하고, 데사우 다리 전투등 첫 전투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처도 보았을 때, 어리석어 보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는 자신의 속내를 유감 없이 드러내는 일이 많습니다. 위에 스웨덴 건도 그랬고, 황제군 시절에는 은연히 황제군이 아니라, 자신의 군대라고 말했던 일등.
정말 글로만 이루어진 역사에서 그의 행동을 보고있자면 도통 이해가 가기 힘듭니다.
위의 사절단 얘기를 생각해봅시다.
그가 저렇게 이야기하면, 누가 과연 군대를 보내줄까요?
왕의 입장에선 " 뭐야? 지가 다 해먹을라고 하네? " 라고 느껴지는게 당연했습니다.
구스타프는 그에게 사절을 보낸 이유가 보급 지원같은 간접적인 형태의 지원을 바랬는데,
발렌슈타인은 한술 더 떠서 군사도 자신이 차지하고, 전쟁도 자신이 하겠다라고 하는데, 이러면 구스타프 힘이 쌔질까요? 아니면 발렌슈타인의 힘이 강해질까요?
당연히 후자인 발렌슈타인이고, 구스타프는 바지사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컸죠.
[ 누구든 상관 없다. 날 크게 써줄 사람을 찾는다. ]
심지어 구스타프가 사절단이 발렌슈타인과 만나고 있었을 때, 다른 방에선 황제의 사절들이 있었습니다.
발렌슈타인은 두 세력의 사절단을 접견하여, 이런 자신을 누가 채 갈지 저울을 재고 있었죠.
이러니까, 속내는 음흉하고 야망은 크며, 신교든 구교든 종교 구분이 없는 이 사람을 어떤 바보가 선뜻 믿어줄까요?
이렇게 보면 발렌슈타인은 머리는 비상한 것 같은데, 심성은 너무 솔찍하다고 해야할까? 너무 건방지다고 해야할까? 참 가늠하기 힘든 인물입니다.
여기서, 황제와의 사절과 만남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당시 황제의 사절단은 구스타프의 사절단이 이미 온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발렌슈타인도 그들과 접촉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황제 사절단은 이미 발렌슈타인이 신교로 붙다라고 생각하기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발렌슈타인은 구스타프 사절단과 만남이 끝나자 마자, 안면이 철판에 깔린 것 처럼 황제의 사절단과 만나서면,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어서오십시오. 당신들이 절 찾은 이유는 알고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쉬십시오 "
라고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떠납니다.
발렌슈타인이 황제의 사절들을 한동안 쉬게 한 이유는, 구스타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위에서 구스타프는 그를 위험 인물이라 판단, 모든 거래를 중단했죠.
이틀이 지나도록 구스타프에 대한 어떠한 대답이 들리지 않자, 발렌슈타인은 곧바로 눈치채게 됩니다.
그는 곧바로 황제의 사절을 다시 만나, 다시 황제군으로 기용하게 됩니다.
[ 발렌슈타인과 대비되는 리슐리외의 외교술 ]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발렌슈타인을 군대와 권력을 쥐면 통제가 안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니, 크게 쓰일 인재가 아니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 되죠.
이런 그와 달리 리슐리외의 외교술과는 아주 큰 차이점이 보이는게 대척점입니다. 개인적으로 발렌슈타인이 조금은 리슐리외의 외교술을 답습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구스타프는 발렌슈타인과 협상이 결렬된 후, 기존에 합류한 북부 신교 연합과 새롭게 봉기가 일어난 신교 세력, 그리고 프랑스를 통해 자금과 보급을 얻는 것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이렇게 되면서, 페르디난트 2세가 발렌슈타인을 재등용함에 따라, 아직 30년 전쟁의 화마는 다시 한번 크게 불탈 기미를 보이게 됩니다.
다음 이야기는 아무래도 구스타프 2세 아돌프와 발렌슈타인의 대결이 기정사실이 되는 와중에, 어떻게 30년 전쟁의 방향이 흐를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작가의말
본 글은 유럽 30년 전쟁의 역사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 저의 견해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100% 진실이 아니며, 이러한 관점이 있다는 것만 유념해주시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료 조사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서, 오타 및 문장 흐름이 잘 맞지 않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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