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에 에이스가
주방 창턱 바깥머리에 저것이
비스듬히 걸터 앉았다
벌써 일주일째 저러고 있다.
눈바람 맞아도 너의 속처럼 바르르 떨며
독하게 버티고 있다. 나 몰래 네가 왔었나보다.
비스킷을 톡톡 쪼개며 비스킷을 살짝 적셔가며
뜨거운 커피를 마시자고
두드려도 안 열리는 창을 향해 눈물 글썽이며
저것만 두고 돌아섰던가, 대문 앞 업동이처럼
이왕 떠났으니 다신 오지 말라던 내 편지를
네가 읽었고 그래서 더욱 얼어붙은 네 속이
일주일 씩이나 저것 혼자만 저토록
떨게 했다는 걸 지금쯤은 자책이라도 하려나
오히려 쓴 커피만 홀짝이는 나를
자승자박이라며 고소해할지도 몰라.
아니 어서 창 안으로 들이지 않는
나의 비정함을 재확인 하였니.
창 밖에 저것이 추위에 떨고 있다
네가 버리고 간 짐승처럼.
열었다간 꽁꽁 언 바닥으로 떨어질 것만 같아서
나는 일주일 넘게 창문도 못 연다.
어느 날 꿈처럼 네가 와서 다시 두드리길
기다리는지도 모르지만.
창 밖에 저것이 울고 있다.
남빛 반짝이는 옷을 두르고서
기고만장만을 배운 너의 딸처럼 고집스레
버틴 채로 겉으로만 울고 있다.
*에이스 : 어느 회사 제품의 비스킷 이름.
*Ace : 베드민턴 등에서 받아칠 수 없는 서브. 최고의 것. 일류의, 가장 인기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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