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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나그네 님의 서재입니다.

희한한 사회복지사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12월나그네
그림/삽화
12월나그네
작품등록일 :
2024.01.18 16:11
최근연재일 :
2024.04.28 01:3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148,478
추천수 :
3,198
글자수 :
832,128

작성
24.04.17 00:20
조회
284
추천
10
글자
18쪽

선의의 피해자

DUMMY

89. 선의의 피해자


정리를 하고 자려는 데 전화가 걸려 왔다.


업무 폰이 울린다는 건 또 언론사 인터뷰 전화 인가?

귀찮은데···


어? 박 형사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시지?


“여보세요. 박 형사님?”


― 한 대표. 저녁 늦게 미안. 자고 있었어?


“아니요. 아직 이에요. 무슨 일 생기셨어요?”


― 서울 지하철 수사대에서 연락이 왔는데 한 대표를 찾는다는데?


“절요? 왜요? 저 특별히 무슨 일 없는데요.”


― 우리 본 날 있잖아? 나도 살짝 기억이 나긴 하는데 한 대표가 나한테 얼핏 말하기를 지하철 타고 오다가 누가 사고가 있었다면서?


“아··· 네. 있었죠. 여성분이 갑자기 쓰러졌다가 구급차 와서 데리고 간 일이요. 그런데 그게 왜요?”


― 맞네. 그랬네. 그 일로 문제가 있는데. 거기서 그 여성을 구한다고 기초 진료 행위를 했던 남자가 사실은 의사는 아니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깨어난 여자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했다네?


“네? 성추행 범으로요? 아니 그게 무슨···.”


― 의사도 아니면서 자기를 만지려고 의사인척 만졌다는 거야. 그 남자는 의사는 아니었어도 평소 인명구조요원 자격증도 따서 가지고 있을 정도로 남을 돕는 사람이라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을 하긴 하는데 누구 하나 증원해 줄 사람도 없고 하니 난감한 상황인가 봐.

그런데 때마침 한 대표가 방송에 나오고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봤었던 자네 얼굴을 떠 올리고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냐고 경찰한테 도움을 요청했는데 다행히도 거기서 근무하는 정희영 순경 알지? 정순경이 들었던 모양이야. 저녁에 나한테 연락을 해 왔어.


“그런 일이 있었어요? 하. 기가 막히네요. 죽어가던 본인을 살리려고 나선 사람을 어떻게 범죄자로 몰아서 그래요?

흔한 말로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자기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이네요.

그래서 그 남자 분은 지금 잡혀 있어요?”


― 당시 동행했던 경찰이나 구조대 측에서 적극 변호를 해서 긴급 구속까지는 안 간 상태라 구속되지는 않았는데, 문제는 언론에서 냄새를 맡고 이슈화해서 기사를 쓰고 있나 봐.

내일 기사가 올라오면 이 남자는 범죄자로 낙인이 찍힐 텐데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진실을 아는 사람이 나서서 해결 해줘야 할 판이야.

어때? 한 대표가 보기에 남자 편을 들어줘야 하는 건지 아니면 여자 말이 맞는 건지.


“정말 어이없네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본 사람으로 그 남자 분은 허튼 짓 한 것 하나 없어요.

주변 사람들 중에 사탕이 있는지도 물어 보고 해서 먹이고, 혹시 사탕이 목에 걸려서 큰일 날까봐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느라 몸을 잡고 진맥용으로 이마나 손목을 잡은 정도가 다에요.”


― 그래? 그럼 혹시 지금 나와서 증언 진술 해 줄 수 있어?


“그럼요. 제가 바로 갈게요. 어디로 갈까요?”


― 방배 경찰서로 이관 돼서 옆에 팀 막내가 맡고 있거든? 내가 어디 안 가고 지키고 있을 테니까 오면 같이 보지 뭐.


“알겠습니다. 제가 갈게요.”


자려다 말고 옷을 갈아입고 차를 몰아 급히 방배 경찰서로 향했다.



도착 하니,

박 형사님이 문 앞에 나와 계셨다.


“여기야. 여기.”


“뭘 나와 계세요. 가을이 돼서 늦은 시간에는 서늘해졌는데 감기 걸려요.”


“형사가 이 정도로 무슨 감기가 걸리냐? 이 시간에 불러내서 미안. 기사 송고되면 이미 퍼져서 난감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었어.”


“아닙니다. 기자들이 좀 기다려 주지 왜 바로 기사를 써요?”


“괜찮은 기자나 원래 안면이 있는 기자들은 말을 들어 주는데 마이너한 쪽은 자기들 조회 수로 어떻게든 광고 땡기려고 말을 잘 안 들어.

이해는 하는데 인터넷이 발달하니까 마이너 신문들이 많아지고 난리도 아니다.”


“어이구. 그런 것도 문제가 되는 군요. 괘씸하네요.”


“들어가자. 한 대표.”


같이 걸어들어 가는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안녕하세요? 한 재정 씨 되시나요?”


뒤 돌아 보니 영락없이 기자 폼이다.


“어. 변 기자님. 이 시간에 웬일이야.”


박 형사님이 아는 기자인가 보다.


“사마리안 남성이 성추행 범이라고 다들 기사 쓴다고 해서 저도 우선은 글을 써 놓고 상황을 보려고 나왔습니다. 형사님 때문에 기다리는 건 기다리는 거고 우리 팀장이 보류는 해도 써놓기는 하라고 닦달해서 나왔습니다.”


“아이고. 뭐 다들 이렇게 난리야. 딱 봐도 그 남자는 선의의 피해자고만 왜들 그래?”


“형사님. 아니 오히려 형사님이야말로 더 의심을 해서 파야지 왜 피의자를 변호를 하세요?

원래 안 그러시던 분이 이러니 더 이상하잖아요?”


“아이고. 다들 맘대로 해요. 답답하네.”


“그런데 지금 늦은 시간에 한 재정 씨는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계속 접촉하려고 해도 연락들이 안 돼서 힘들었는데 혹시 인터뷰 좀 가능하실까요?”


“변 기자님.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한 대표 들어가자.”


“박 형사님. 잠시···, 기자님이시라고요?”


“네. 안녕하세요. 중도일보 아시죠? 중도일보의 변 수인 기자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제가 단독 드리면 제가 요청하는 기사 써 주실 수 있습니까?”


“에이. 인터뷰를 해주시 건 고마워도 없는 내용을 지어서 기사를 쓸 수는 없죠. 왜 이러실까요?”


“없는 내용 아닙니다. 진실이니까 부담은 없으실 테고 오히려 그 내용도 단독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엇! 그러면 좋지요. 좋습니다. 뭐 어떤 내용입니까?”


“박 형사님. 같이 가서 상황을 보게 하시고 인터뷰도 따로 진행하시죠? 이 기회에 이런 상황을 좋아하는 놈들 물 먹이면 좋잖아요.”


“그럴까? 나야 뭐 한 대표가 좋다면 찬성이지. 그러면 변 기자님 같이 들어가요. 다른 기자들 냄새 맡아봤자 좋을 것 없으니까.”


“오케이. 아주 좋습니다. 오늘 제가 운이 좋네요.”


“좋으실지 나쁘실지. 아니면 장차 더 크게 되실지 두고 봐야겠죠. 우선 들어가시죠.”


“네. 감사합니다. 한 재정 씨.”



박 형사의 안내를 받아 지하철 성추행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에게로 갔다.


내가 형사에게 증언 진술을 하는 동안 옆에서 박 형사는 지켜보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변수인 기자가 내용을 듣고 기사로 낼 내용을 작성하고 있었다.


“한 재정 씨. 그러면 그 당시에 위치가 어떻게 되었나요?”


“제가 그 여성의 머리 방향에서 보고 있었고 구조 남자는 저와 마주한 방향이었습니다.”


“그러면 그 남성이 어떤 다른 행위를 하려 시도를 했다면 충분히 다 보였겠네요?”


“네. 그렇기 때문에 그 남자가 정확히 해야 할 일만 했다는 것에 저는 증언을 하러 온 것입니다.”


“쓰러진 여성에게 구조 활동을 하려고 한 사람은 그 남성분이었나요?”


“네. 남자 분 말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다수가 나이든 여자 분이었고 저 조차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방관 할 수밖에 없었어요.

단지, 주변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요청만 했습니다.”


“알겠습니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후에 재판 과정을 밟게 된다면 증언 요청이 있을 수도 있는데 가능하십니까?”


“네. 언제든지 괜찮다고 전해주세요.”


“제가 작성한 내용 인쇄 해 드릴 테니 하신 말씀과 다른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같이 서명과 인장을 받아야 해서요.”


“네. 기다릴게요. 기자님은 혹시 더 필요한 부분 없으세요? 있으시면 답변 드릴게요.”


“한 재정 씨에 대한 질문도 가능하세요?”


“그건 나중에 별도로 하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사건에 대한 내용 만요.”


“민감할 수 있을 텐데요. 구조 받은 여자 분이 고소를 하신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구조 받은 분이 여자 분이든 남자 분이든 상관이 없다 생각합니다. 누가 되었든 구조를 받았다면 그 자체로 감사하게 인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그러시군요. 혹시 여자, 남자로 단어를 사용하시는 게 습관이십니까?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일부러 남자, 여자로 사용합니다. 성으로 볼 것이 아니라 동등한 남자와 여자 사람으로 인식해야 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서요.”


“아. 그래서 증언 진술 시 경찰분이 남성, 여성이라 표현을 해도 남자, 여자로 단어를 바꾸시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 사건을 성의 사건으로 보기보다 선의로 도움을 주는 사람을 피의자로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충분히 기사의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개인 인터뷰는 언제가 가능하실 까요?”


“제가 대학생이라 10월 중간고사 마치고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때 시간 내서 인터뷰를 하시죠. 혹시 한 시간이면 충분할까요?”


“한 시간이요? 그건 너무 촉박한데요. 최소 두 시간은 쓰시죠.”


“하하. 네. 안 그렇게 보여도 제가 일정이 많고 바빠서요. 괜히 빼는 게 아니니 오해 말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꼭 연락 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진술도 마치고 기자와도 인사를 하고 나서야 여유 있게 박 형사와 차 한 잔을 하며 대화를 나눴다.


“한 대표 설명을 들어 보면 진짜 자신을 도와 준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괘씸하긴 하네.”


“뭐 무슨 욕심이 갑자기 생겼겠죠. 오히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야 할 판에 뭐 욕심이 생긴 것인지.”


“이 일 하다 보면 그 정도는 약과야. 그럴수록 한 대표의 일들이 더 돋보인다니까? 어떻게 그렇게 욕심 없이 선을 베풀 수 있는지 말이야.”


“에이. 저랑 일하는 분들은 다들 그런 사람들인데요? 널리고 널린 게 그런 사람들입니다. 저랑 비교하시면 안돼요.”


“나도 타락하지 않으려면 그쪽에 있어야 겠구만? 하하.”


“지금도 잘하시잖아요. 서장님은 어떻게 되세요?”


“내가 그 후 얘기를 못해줬구나? 서장님은 특진 확정 되셔서 연말에 경무관으로 승진하셔. 그래서 서울 지방경찰청 차장으로 가시는데 부서 하나가 신설되나 봐.

‘사건 특수 전담 센터’가 생기는 데 거기 센터장님으로 가시게 되었어.”


“사건 특수 전담 센터장으로요? 거긴 뭐하는 곳인데요?”


“주로 미제 살인 사건 전담으로 수사한다고 하더라고.”


“그러면 형사님은요?”


“형사는 언제나 형사지 별거 있나. 그래도 계급은 오른다. 경감에서 경정으로.”


“경정, 경감 얘기 하셔도 저 같은 일반인은 잘 몰라요. 하하하. 계급은 오르신다니 축하드립니다.”


“다 한 대표 덕인데 말이야. 언제 저녁을 먹나.”


“아까 변 기자님과 약속 잡는 것 들으셨죠? 하도 바빠서 기자와의 일정도 잡기 어려운 남자입니다. 하하하.

그래도 형사님이 시간을 잡으시면 제가 맞추도록 할게요. 아니면 이런 시간에 국밥도 좋아요.”


“그래. 그래. 고마워. 내가 암튼 맞춰볼게.”


“그럼 형사님은 다른 곳 안 가시고 여기 계시는 건가요?”


“그건 잘 모르겠어. 서장님 따라서 센터 내 수사팀장으로 갈 확률이 높긴 해.

언질은 주셨는데 결정은 안 나기도 하고 후임 서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알겠습니다. 저는 이만 가 볼게요. 퇴근하셔야죠.”


“어. 나도 이제 가야지. 먼저 들어가.”


“네. 안녕히 계세요.”


집에 들어와 바로 잠들어 버렸다.



하루 지나 토요일 낮 비행기로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직항 10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


이번에 갈 때는 비즈니스로 가니 편하고 좋았다. 누적된 피곤이 일 할 때나 공부 할 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봐서 돈이 들더라도 편하게 움직이기로 했다.


공항에 도착 하니 이른 아침이다.


마중을 나온 친구들.


“야. 뭔 마중에 세 명이나 다 나온 거야. 밤새고 나왔냐?”


“밤을 새기는? 호정이가 난리를 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저 미친놈 때문에 잠을 못 잤어.”


“재식아. 넌 충성을 바치기로 해 놓고 벌서 변심했냐? 그러면 안 된다. 짐승 같은 놈아.”


“하. 미친놈. 재정아. 쟤 좀 말려봐. 무슨 충성놀이를 아직도 해.”


“왜? 좋은데? 앞으로 내게 충성하는 놈에게 내가 선물을 주마.”


“오. 선물? 나도 충성입니다.”


“무슨 선물? 선물이면 나도 충성이지.”


민기와 재식이까지 나섰다.


“그 선물은 ‘성식’이다.”


“성식? 성식이가 왜?”


“우리 노예로 성식이를 사 왔냐?”


호정이가 깐족 거렸다.


“호정아. 너 말 조심 안하다가 미국에서 잡혀 간다. 미국은 그런 말로도 잡혀갈 수 있는 나라야.”


“그러냐? 이런. 알겠습니다. 충성.”


“진짜 미쳐가나 보네. 하하.”


“재정아. 그래서 말해 봐. 성식이가 왜.”


“어. 오기 전에 성식이와 통화를 했어. 본인 환경이 되든 아니든 우선은 우리 상황과 너희들 상황은 미리 알려줘야 나중에 혼자 남겨뒀다느니 하는 오해를 안 하지.”


“역시 다양하게 배려하는 사람은 재정이 밖에 없네. 그래서 뭐래?”


“혼자라면 몰라도 친구들과 함께 일을 하면 자기도 좋데. 낯선 땅이라도 같이 있는 것이니 이럴 때 아니면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부모님께 상의해서 되도록 올 수 있게 준비 해보겠데.”


“왜. 바로 안 오고?”


“가게 일 돕던 거라 바로 빠지면 사람 공백 고스란히 부모님 고생이 되잖아. 그러니까 돈을 더 주고라도 사람을 채우고 인수인계 잘 되게 하고 온데.

그런데 내 생각에도 그게 맞지 싶어. 우리가 몇 달 사이에 어디 도망가는 게 아니잖아.”


“야. 우린 생고생하고 다 되면 와서 꿀 빨게 되는데 너무 억울한 거 아니냐?”


“크크크. 그거 다 네 복이지 뭘 그래. 그런 소리 하는 거 보니 이제 호강이 다 되었나 봐.”


“하하. 재정아. 그건 아니고. 내가 후임으로 오면 우리 성식이 잘 보살펴 줄게. 그치? 애들아?”


“그럼. 그럼.”


“참내. 웃기고들 있네. 초딩 놀이 할 생각 말고 소피아 잘 도와줘. 리처드도 그렇고.

사람 일 손이 지금보다 서너 배는 더 많아져야 하는데 그때 되면 너희들이 그들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되어야 해.

그러니까 미국에서의 그런 관리와 행정에 대해서 잘 공부하고 몸에 익혀야 해.”


“오케이. 알았어. 보스.”


“그런데 너네는 추석인데 집에들 안 가냐? 재식이야 바로 L.A이니까 상관없다고 해도 민기랑 호정이는 날 마중 나올 게 아니라 너희는 지금 비행기 타고 한국에 들어가야지.”


“우리? 하하. 안 가도 돼. 오시기로 했거든.”


“응? 무슨 말이야?”


“나 너랑 8월에 들어갔다가 정리하고 9월에 나올 때 부모님이랑 얘기 다 했어.

재식이네나 재정이 너처럼 우리 부모님도 샌프란시스코로 넘어 오시기로 해서 지금 정리하고 계셔. 늦어도 10월 안으로는 오실거야.”


“그래? 잘 된 것 맞지? 갑자기 다들 미국으로 다 넘어오면 한국은 누가 지키냐?”


“여기서 돈 많이 벌면 그게 애국이지 뭐. 재정이 네 덕에 내가 돈도 많이 벌고 해서 두 분 다 일 그만두시고 여기 와서 쉬시라고 했어.

이미 번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연말 되면 더 많이 늘어나게 되니까 그걸 다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넘어오시겠데.

고맙다. 재정아.”


“내가 뭘. 그것도 네 운이지 뭐. 내 말 듣고도 투자 안 한 사람들도 있어.

그런걸 보면 내 말 믿고 투자한 것도 네 실력이야.

그러면 호정이는 그렇다 치고 민기 너는?”


“나야 뭐 아직 어학연수 중으로 되어 있으니까 내가 못 들어가는 거 이해하시지.

나도 당장은 아니어도 호정이처럼 자리나 돈이 여유가 되면 모시려고.


자리 잡고 말씀드리면 오시지 않을까? 아니면 나도 왔다 갔다 해야지.”


“내가 표 끊어 줄 테니까 그러지 말고 다녀와. 그거 청승 밖에 안 돼.

우리도 돈이 여유가 되는데 왜 안 써.

이럴 때 쓰라고 생긴 거니까 당장 다녀와.”


“우리 돈은 무슨 우리 돈. 네 돈이지.”


“그러지 말고 이리 와봐. 빈 말이 아니라 너 어차피 챙기고 자시고 할 것 없고 몸만 가면 되잖아.

참, 너 여권은 가지고 다니냐?”


“신분증으로 항상 챙기라고 해서 잘 가지고 다니지.”


“잘 됐네. 얘들아. 민기 잡고 한국 보내러 가자.”


“야. 야. 괜찮다니까 나중에 가도 돼.”


“민기야. 재정이 말 들어. 그냥 맘 편하게 즐기고 와. 내가 재정이 겪으면서 느끼는 점을 너한테 말해 주는 거야.”


“정말 그래도 돼?”


민기가 호정이의 말을 듣고는 버티는 마음이 바뀌었나 보다.


“그래. 정말 빈말 아니야. 그러니까 당장 갔다가 연휴 지내고 미리 부모님께도 상황 말씀드리고 와.

어차피 여기서 계속 자리 잡고 직장 생활해야 하는데 든든하게 미리 알려드리면 좀 좋냐?”


이 말에 민기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니 사내새끼가 공항 한 가운데서 왜 청승이야.”


재식이가 자기도 눈물이 났는지 말과 눈은 반대로 나타났다.


“민기야. 미안하다. 내가 못 챙겨서 마음이 좀 그랬나 보다.”


“아니야. 끅. 끅.”


훌쩍.


“그런 게 아니라 내 스스로가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괜히 네 친구라는 타이틀 덕에 억지로 버티고 있어서 널 욕먹게 하는 건 아닌지 싶어서 좀 그랬어.”


민기가 답답했던 그 동안의 마음을 울면서 털어 놓았다.


“민기야. 너 보다는 내가 더 그래. 그런데 마음을 내려놓았어. 재정이가 그런 것으로 생색내는 애도 아니고 우릴 잘 알잖아. 나보다는 더 잘난 놈이 왜 그러냐?”


호정이가 민기를 위로 했다.


“그래. 호정이 말이 맞다. 네가 호정이 보다 훨 나은데 왜 그래. 힘내.”


“야! 재정아. 아무리 진실이라고 해도 내 말에 너도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해. 아씨 서운하네.”


하하하.


역시 호정이가 분위기를 밝게 한다.


“아닌가? 하하하. 미안해. 삐지지마. 얘를 얼른 한국에 보내주고 집에 가자.”


비즈니스로 왕복 티켓을 끊어 주고, 면세점에서 선물 많이 사가라고 계좌로 천만 원을 보내고 지갑에 가지고 있던 현금 백만 원을 챙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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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미국 메가밀리언 +2 24.03.30 458 1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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