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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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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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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글자수 :
892,307

작성
24.01.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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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고블린 코스프레(1)

DUMMY

“게이트 토벌이 세 번째인 C급 헌터, 유선웅입니다. 고유 능력은 ‘방어’입니다. 사용하는 스킬은 방어막을 생성하는 ‘거대한 의지’고요.”


유선웅의 소개가 끝나자 다른 두 사람은 손뼉을 치며 그의 인사에 호응해 주었다.


‘이게 무슨 대학교 MT도 아니고··· 저런 식으로 자기소개까지 해야 하나?’


나는 지금 이 한가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치, 고급 뷔페를 앞에 두고 들어가지 않은 채 식당 밖에서 떠들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런 건 그냥 식당 들어가서 서로 인사해도 되는 거 아닌가? 아, 아니. 식당이 아니라 던전.’


“저는 이번에 게이트 토벌 두 번째인 D급 헌터, 배하정입니다. 저는 좀··· 웃기긴 한데, 고유 능력 이름은 ‘열정’이고요. 사용하는 스킬은 ‘길을 잇는 불꽃’이라는 불 마법입니다. 마법사예요!”


마법사인 건 지팡이를 보고 알았다.


근거리 기습에 대한 단점은 있지만, 누구보다 편리하게 사냥한다는 장점이 있어서 나도 게임 내에서 자주 사용하던 직업군이었다.


내심 마법을 사용하는 배하정이라는 사람이 부러웠다.


괜히 두리번거리다가 눈에 들어온 한 사람.


큰 가방을 메고 있는 소년이었다. 아직 성인도 안 된, 딱 봐도 학생 같은 남자아이.


그는 모두를 바라보며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이번에 미르 길드에 인턴으로 들어온 박유진입니다. 저는···. 손에 닿은 물건들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능력입니다.”

“네? 그게 무슨 능력이에요?”

“아, 포션을 사용한다고 하면, 원래는 10% 충전될 걸, 제 손에 닿으면 15%로 효과가 높아지는 서포터 능력이에요.”

“오···. 마력이 부족해지면 도와주실 수도 있나요?”


유진의 소개에 눈을 번쩍이는 사람은 하정이었다.


아무래도 초급 헌터인 만큼, 자신의 마력이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네, 맞습니다. 그래서 가방에 든 것도 이번에 구매한 새 포션이거든요. 혹시라도 던전 소탕 도중에 아프신 분이 계시면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저한테 말씀해 주시면 바로 포션을 꺼내드릴게요.”


짐꾼이자 서포터인 유진의 소개가 끝나자, 이제는 모두가 나를 바라보았다.


한숨이 자동으로 나왔다.


혹시 이들은 MBTI 검사를 해봤을까.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자기소개를 하는 사람들은··· ‘E’겠지.


아니, ‘I’더라도 스킬 이름이 멋지다면 자기소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98% ‘I’인 사람이었고, 심지어 엄청나게 소심한 내가 가진 스킬 이름은··· ‘고블고블’이었다.


‘거대한 의지’, ‘길을 잇는 불꽃’과는 너무도 다른 이름, 고. 블. 고. 블.


너무 정직하게 고블린과 연관된 스킬로 보였다.


아니, 물론 그 이전에 ‘괴식’이라는 고유 능력이 있긴 했지만, 이건 몬스터를 먹기 위해 특화된 패시브 능력이었기에 논외다.


대답하기 애매한 질문에 망설이던 그때.


“준혁아, 다 모였어?”

“아··· 네! 형.”


게이트 사냥을 준비하던 우리에게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는 등에 거대한 대검을 메고 있었으며, 다른 헌터들보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현장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건넸다.


참 다행히도, 덕분에 내 스킬 이름은 듣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부길드장님.”

“오늘은 부길드장님이랑 공략하는 건가요?”


다른 헌터들이 그에게 인사를 건네자, 내 시선도 나를 구원해 준 그를 향했다.


그 남자는 미르 길드의 부길드장, ‘하주진’이라는 사람이었다.


내가 하주진을 바라보자, 그는 곧장 내 앞으로 다가와 먼저 말을 건넸다.


“오···. 이분이 저녁에 준혁이가 말했던 ‘불명’ 그분?”

“아, 맞습니다.”

“이름이 어떻게 돼요?”

“유도진입니다.”

“무기는··· 창이고, 그럼 찌르는 공격이려나. 뭐, 그런 건 직접 확인해 보고···.”


그러던 순간, 주진의 시선이 내가 고른 창끝에 머물렀다.


주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어깨를 두어 번 치더니, 준비가 됐다는 듯 매니저 준혁까지 불러 모았다.


“이제 우리는 게이트 안으로 들어갈 겁니다. 다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도 많이 하겠지만···.”


이런···. 금방 끝날 줄 알았던 하주진의 말은 예상과 다르게 길어지기 시작했다.


“제가 4년 전에 처음 게이트 토벌을 하러 갔을 때, 낯선 환경, 낯선 습도와 낯선 생명체들 때문에 참 힘들었어요. 다른 헌터들도 마찬가지였겠죠. 던전 내에서 그 누구도 길을 모르고, 물어볼 사람조차 없었거든요.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발자국처럼 생긴, 근데 발자국은 맞았나? 어쨌든 뭐, 확인할 시간도 없고 무작정 어떤 자국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죠. 아무리 앞으로 나아가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자신의 첫 게이트는 어땠으며, 게이트 내에서는 어떤 사고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멘트에서 내 시선은 주진의 어깨 너머에 있는 게이트로 향했다.


아주 옅은 연보랏빛으로 일렁거리는 공간.


마치 그 공간만 딱 떼어놓은 현대 미술 같기도 했다.


‘그리고 나한텐 식당으로 가는 문이려나.’


배 속에 있는 기생충도 내 생각을 읽었는지,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은 아니야. 좀 있다가 이동식 뷔페에 갈 거니까. 조금만 참아.’


나는 창끝에 달린 10가닥의 장식을 바라보았다.


모두 고블린의 가죽과 힘줄로 만들어진 ‘장식’이었다.


이는 무기의 효능을 올려주기 위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말씀.


또한 어차피 장식은 장식이기에, 없어졌다고 나중에 뭐라 하면 전투 도중에 떨어진 거라 둘러대면 그만이었다.


‘그러니 하나쯤은 먹어도 괜찮겠지?’


나는 허기진 배, 아니 이계 기생충을 달래주기 위해 그중 제일 신선해 보이는 가죽끈 하나를 뜯어냈다.


그리고,


“으아아아하아암!!”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하품하는 척, 입을 벌려 가죽끈 뭉텅이를 입에 집어넣었다.


와구와구와구.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고블린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고블린 종족의 괴식 수치 17.5%]


역시 고블린 부속 부위라 그런지, 시스템창은 잘 작동했다.


하지만 맨 처음 고블린을 뜯어 먹었을 때 보였던 비꼬는 듯한 문구는 보이지 않았다.


스킬을 얻었다는 메시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킬은 어떨 때 얻는 거지? 한 번만 얻는 건가.’


질겅질겅.


마치 오징어가 입 안에서 씹히는 것처럼 가죽끈은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려졌다.


그 와중에 주진은, 내가 시원하게 하품하는 모습에 머쓱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죄송합니다. 긴장한 분들 앞에서 말이 괜히 길어졌군요. 이제 가볼까요?”


드디어 게이트로 들어갈 차례.


우리는 내려놓았던 각자의 무기를 챙겨 들곤 곧장 게이트 앞에 섰다.



* * *



“우와···.”

“숲···이네요?”

“게이트 안에는 동굴만 있는 게 아니군요?”

“네! 아, 도진님은 게이트 공략이 처음이라고 했죠?”


게이트 안으로 들어온 다섯 사람. 우리는 주진의 통솔에 따라 게이트 안을 걸었다.


게이트 안에는 거대한 숲이 펼쳐져 있었지만, 높은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끝없는 벽을 이루고 있어 마치 동굴에 들어온 느낌을 주고 있었다.


우리는 널따란 공터가 나올 때까지 앞으로 계속 걸었다.


그러나 고블린 게이트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고블린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몬스터는 없나 봐요.”

“겁쟁이들이라 다 숨어있는 거 아닐까요? 하하.”

“우리가 강해 보여서 그런가 봐요!”


하지만 주진은 긴장을 풀지 말라며 길드원들에게 거듭 경고했다.


“어디서 몬스터가 나타날지 모르니, 모두 긴장을 풀지 마세요.”


그의 말이 맞았다.


냄새가 나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길은 이미 닭발 냄새가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닭발 냄새는 우리의 양옆으로 자리를 옮겨 갔다.


게이트에 들어오고부터 이곳은 숲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그저 무한 리필 닭발집이었다.


던전 곳곳에서는 고블린의 매콤 고소한 닭발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다.


앞에도, 옆에도, 뒤에도··· 그리고 위에도···.


그 말은 즉, 사방에 고블린이 있다는 뜻이었다.


‘포위? 아니지, 찾아온 거지. 이동식 뷔페가.’


이제부턴 진짜 폭식의 시간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눈치 못 채게 한 점씩 뜯어 먹어야 하겠지만···.’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와 주진은 서로의 무기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일순간,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후각에 의존하고 있던 나는, 급하게 내 쪽으로 떨어지는 닭발 냄새를 느꼈다.


‘이쪽이다.’


그리곤 창을 허공의 대각선 위로 찔렀다.


- 푸슉-!


모두가 긴장한 표정으로 내 쪽을 바라봤다.


시선을 따라가니 내 창에는 어느새 고블린이 복부를 찔린 채로 매달려 있었다.


- 키이이이익! 크샤아아악!


사람들이 놀란 것도 잠시, 계속해서 침착함을 강조하던 주진이 거대한 대검을 휘둘러 그것을 반토막 내버렸다.


일순간, 고블린의 장기들이 공중에서 흩날리고, 초록색 피가 얼굴이며 옷에 묻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


주진은 땅에 떨어진 창을 주워 나에게 건넸다.


어쩐지 주진의 눈망울이 빛나고 있었다.


“대단한데요? 감각 자체가 타고난 거예요? 고블린들을 유인하기 위해 고블린 가죽으로 장식된 창을 고른 것도, 고블린이 어디서 나타나는지 까지도.”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


E급 게이트에 세 번 참가한 선웅마저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의아해하는 표정이었다.


“자, 모두 집중. 우리는 지금 적진 한 가운데에 들어왔습니다. 아니, 포위당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음 단단히 먹고. 지금부터··· 싸우는 겁니다?”


주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방에서 고블린들이 달려들었다.


조금 전까지 당황하던 선웅은 어느새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커다란 방패를 휘두르며 고블린들을 멀리 밀쳐버렸다.


하지만 높게 솟은 나무 벽 위에서 뛰어내린 고블린까지는 막을 수가 없었는지, 그 고블린이 제 옆에 오는 것을 허용해 버렸다.


그 순간이었다.


“거대한 의지! 모두 제 뒤로 피하세요!”


선웅은 조금 전까지 휘두르던 방패를 땅에 꽂았다.


그러자 방패 주변으로 거대한 장막이 솟아났다.


그 탓에 선웅의 뒤에서 기회를 보고 있던 다른 고블린이 장막에 튕겨 멀리 날아갔다.


“고블린들이 너무 몰렸어요. 방패 주변으로 불길을 두를게요. 길을 잇는 불꽃!”


이어 하정의 나무 지팡이에서 불덩이가 만들어졌고, 그녀가 소환한 불꽃이 장막 주변을 서서히 덮었다.


그 덕에 방패로 다가온 고블린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방패에서 멀어졌다.


‘게이트 밖에서는 다들 자신 없어 보였는데, 제법 잘 싸우네.’


고블린들이 방패에서 떨어져 나간 순간, 나는 재빨리 방벽 밖으로 움직였다.


‘정말 좋은 사냥법이긴 한데··· 나는 아까부터 숯불에 구운 닭발 냄새 때문에 미치겠다고!’


내가 방패 밖으로 나가는 걸 만류하는 사람은 없었다.


각자 전투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기 위해 일부러 E급 게이트에서도 병아리들을 훈련하는데, 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뒤를 살짝 돌아본 나는, 고블린들 사이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손을 뻗으며 나를 공격하려는 고블린들의 팔을 붙들곤 불에 그을린 그들의 손가락을 하나씩 똑똑 부러뜨렸다.


바싹 구워진 덕분인지, 손가락은 쉽게 부러졌다.


- 키이이이익!

- 키잉샤!

- 키에에엑!


느닷없는 ‘괴도 손가락’에 고블린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 키이잉! 잉?

- 키샤악!

- 키엑? 엥? 키에에엑!


그들 무리가 당황하면 당황할수록, 그들은 속수무책으로 손가락을 빼앗길 뿐이었다.


몇몇 고블린의 손가락들은 바싹 익어버려 모락모락 김까지 올라왔다.


‘진짜 불에 구운 닭발은 못 참쥐.’


입을 크게 벌리고, 그 안으로 고블린 손가락 10개를 한입에 집어넣었다.


입 안에는 알싸하고 매콤한 닭발 냄새와 함께, 숯불 향까지 퍼져 환상의 하모니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고블린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고블린 종족의 괴식 수치 20%]

[고블린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고블린 종족의 괴식 수치 22.5%]

·

·

·

[고블린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고블린 종족의 괴식 수치 50%]


숯불 닭발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 들자, 여러 개의 시스템창이 시야를 가렸지만 상관없었다.


이미 고블린들은 누가 포식자인지 깨닫고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며 멀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system]

[고블린의 지속 스킬, ‘빠른 이동’을 획득했습니다.]

< 이제 정말 한 마리의 고블린이라고 봐도 무방하겠군. 혹시, 고블린 백부장이 장래 희망인가. >


계속해서 고블린을 뜯어 먹던 그때, 눈앞에 또 다른 창이 떠올랐다.


이전에 ‘고블고블’을 얻었을 때와 비슷한 시스템창이었지만, 이번에 얻은 것은 ‘발동 스킬’이 아니었다.


패시브 스킬, 자동 적용되는 스킬이었다.


[지속 스킬 : 빠른 이동]

고블린의 걸음걸이를 이해한다. 민첩함이 1.5배 상승한다.


갑자기 스킬 하나를 더 얻은 상황이 당혹스러웠다.


어떤 느낌이냐면··· 짬뽕을 먹는데, 갑자기 홍합에서 진주를 발견한 기분?


말하자면,


계 탔다고!


개이득이라는 거다!



* * *



“도진 씨···. 한 마리의 고블린인 것처럼 고블린을 농락하고 있잖아?”

“저분···. 묘하게 움직임이 달라지지 않았어요? 좀··· 빨라졌나?”

“맞아요. 근데··· 어딘가 뛰는 게··· 고블린 같지 않아요?”

“아무렴 어때요···. 멋있는데. 고블린들이 무기를 들지 못하게, 손들만 공략하는 것 좀 봐요. 저게 참된 헌터 아닐까요.”


자유롭게 싸우고 있는 도진과 달리, 방패 안에서 고블린 몰이사냥을 하고 있던 세 사람은 그를 바라보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서 헌터들을 보고 있던 주진마저도 감탄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순간 뜨거운 불길이 던전 내부에 치솟기 시작했다.


“어? 저 아닌데?! 제가 조종하는 거 아니에요!”


제일 먼저 당황한 것은 아무래도 불 마법을 사용하는 배하정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당황한 것은 하주진.


어느새 불꽃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어? 왜 불이··· 점점 거세지지?’


불길은 마치 고블린에게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듯, 고블린 사이사이를 통해 헌터들에게 거세게 다가오고 있었다.


‘설마···?’



* * *



그 시각,


“하···. 아쉽긴 해도 이 정도면 많이 먹었다.”


어쩌다 보니 다른 이들과 조금 떨어졌나 보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불길이 더욱 거세졌기에, 나는 고블린 시식을 멈췄다.


“배하정이라는 여자, 무슨 마법을 이렇게 써? 이러다 고블린 숯불구이보다 유도진 숯불구이가 더 먼저 완성되겠네.”


그래도··· 원하는 건 달성했다.


만족할 정도의 식사였기 때문에, 더 이상 조급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두 손을 털며 창을 꽉 쥐었다.


저 멀리 사람들이 보였다.


‘딱 기다려요. 보스 몬스터, 어디 있는지 내가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불길은 거대한 화염의 파도를 일으켰다.


그 화염이 나를 덮치려던 때였다.


“고블고블!”


이것만큼은 쓰지 않으려 했는데···!


다급한 마음에 스킬이 튀어나와 버렸다.


나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던전 내 모든 사람에게 울려 퍼졌다.


그것도 한국어로 또박또박 발음하는 고블린의 언어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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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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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기생충(1) 24.02.22 168 4 12쪽
31 강한주와 유도진(4) 24.02.21 165 4 13쪽
30 강한주와 유도진(3) 24.02.20 154 3 12쪽
29 강한주와 유도진(2) 24.02.19 162 3 11쪽
28 강한주와 유도진(1) 24.02.18 176 2 12쪽
27 고블린 헌터라는 별명(3) 24.02.17 177 2 11쪽
26 고블린 헌터라는 별명(2) 24.02.16 176 4 11쪽
25 고블린 헌터라는 별명(1) 24.02.15 173 3 11쪽
24 유명 헌터 유도진(4) 24.02.14 177 4 12쪽
23 유명 헌터 유도진(3) 24.02.13 184 3 14쪽
22 유명 헌터 유도진(2) 24.02.12 191 4 12쪽
21 유명 헌터 유도진(1) 24.02.11 218 5 14쪽
20 깨어나는 본능(3) 24.02.10 220 6 13쪽
19 깨어나는 본능(2) 24.02.09 220 6 16쪽
18 깨어나는 본능(1) +2 24.02.08 228 7 14쪽
17 A급 헌터, 유도진(4) 24.02.07 229 7 13쪽
16 A급 헌터, 유도진(3) 24.02.06 223 5 13쪽
15 A급 헌터, 유도진(2) 24.02.05 236 5 16쪽
14 A급 헌터, 유도진(1) 24.02.04 241 6 12쪽
13 헌터들의 목표(2) 24.02.03 247 6 12쪽
12 헌터들의 목표(1) 24.02.02 258 6 15쪽
11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5) 24.02.01 270 7 11쪽
10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4) 24.01.31 268 6 14쪽
9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3) 24.01.30 300 7 13쪽
8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2) 24.01.29 322 6 12쪽
7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1) 24.01.28 374 6 14쪽
6 고블린 코스프레(3) 24.01.27 379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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