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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조회수 :
16,040
추천수 :
521
글자수 :
892,307

작성
24.02.15 18:00
조회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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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고블린 헌터라는 별명(1)

DUMMY

5년 전, 차원 전쟁 당시,


“모두 도망가! 이쪽은 이미 몬스터들한테 막혔어!”

“다 꺼져! 내가 먼저 도망칠 거야···.”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다고···.”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의 상황은 똑같았다.


대형 몬스터의 출현, 순간적인 국가의 몰락. 그리고 각성자의 등장.


그리고 강한주 역시 그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거대한 용, ‘불칸’이 하늘을 뒤덮었던 시점, 강한주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피난을 가고 있었다.


“여기··· 여기도 아니다!”

“빽! 뒤로! 뒤쪽으로 가래요!”

“살··· 수는 있는 거겠죠···?”

“모르지. 일단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봐야지.”


그 당시 모두가 그랬듯, 어딘가에 있을 거라 믿는 ‘피난처’를 향해 한없이 나아가던 때, 몬스터 무리가 사람들 앞을 가로막았다.


- 꾸이이이이이익!

- 꾸어어어억!

- 꾸익! 꾸어어어억!


오크 전사들이었다.


못해도 10마리는 거뜬히 넘는 그것들이 사람들을 골목 안으로 몰아넣었다.


- 꾸익힉힉힉힉!

- 꾸힉힉힉!


자신들도 만찬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한 오크들은 저마다 껄껄대며 웃어댔다.


‘x됐다···.’


그 사이, 사람들을 밀치며 도망치는 한 사람.


그 사람이 강한주였다.


당시 28세의 그는 튀김기 앞에서 일했던 탓에 기름에 찌든 냄새가 몸에 배어 있었고, 그것은 오크들을 끌어 들이기에 충분한 어그로가 되었다.


“꺼져! 이 사람이나 잡아먹어!”


강한주가 빠르게 현장을 도망치려 하자, 오크들이 그의 뒤를 쫓았다.


계속 자신을 따라오는 오크들 탓에, 강한주는 자신의 앞에 있던 노인을 뒤로 밀치며 오크들의 시선을 끌려 했지만···.


‘시x··· 왜 나만 쫓아오냐고···.’


물론 강한주 덕분에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지만, 강한주의 목숨은 아니었다.


- 꾸어어어어억!


오크 전사들의 대형 망치가 그를 향해 끊임없이 내려치고 있었으니.


강한주는 계속되는 진동 탓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거의 기어가다시피 걸어 좁은 골목 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때였다.


한주의 몸이 빛나더니, 이내 그 빛이 자신의 몸으로 스며든 것은.


“뭐야···. x발!”


그땐 미처 몰랐을 게 분명했다.


각성이라는 개념도 잘 모를 때였을 뿐 아니라, 그 빛 때문에 오크들에게 위치까지 발각당했기 때문이다.


- 꾸이이이이이익!

- 쾅! 콰직! 쾅!


오크 한 마리가 들고 있던 거대 망치를 휘두르며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더 이상 ‘좁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미안할 정도로 넓어진 골목에서 강한주는 홀로 벌벌 떨었다.


“씨x······!”


다시 자신의 눈앞에 오크의 거대 망치가 스쳤다.


그리고 그 순간···.


- 쪼르르르···.


뜨끈한 액체가 한주의 앞섶을 따라 흘러내렸다.


강한주는 자신의 바지가 축축해진 것도 모른 채, 그저 주저앉아서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대못 박기!”


그때, 자신을 구해준 남자가 없었더라면, 아마 강한주는 그 자리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강한주에게 오크는··· 그런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존재였다.



* * *



“꾸이이이이익! 꾸익! 꾸익! (여기 침입자가 나타났다! 모두 이쪽 문으로 집결하라!)”


내 외침에 다른 길드원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분명 사람 입에서 나는 오크 소리 같았는데, 그 말을 누가 했는지 찾는 것 같았다.


‘하지만 못 찾겠지.’


대열 제일 맨 뒤에 있던 나는 오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곤 재빨리 장소를 옮겼으니까.


“오크야! 오크가 몰려오고 있어!”

“x발! 누가 오크를 불러들인 거지?”

“모두··· 일단 산개해!”


갑작스러운 오크들의 등장에 싸우기 위해 무기를 드는 헌터들이 있는가 하면, 도망치기 바쁜 헌터들의 모습도 보였다.


“저것도 헌터라고···.”


싸우기 위해 무기를 휘두르는 헌터들 중 제일 앞에 선 헌터는 찬영이었다.


그는 염력으로 공중에 띄운 하나의 단검으로 오크들의 시선을 한데 모았다.


그가 선발대에 서서 오크들의 시선을 끈 덕분에 도망치는 헌터들은 제법 여유롭게 몸을 숨길 수가 있었다.


그중 누구보다 빠르게 몸을 숨긴 것은 강한주였다.


그는 혹시라도 들킬까 봐 다른 헌터들의 등 뒤에 웅크린 채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한주 님, 괜찮으시죠?”

“닥쳐. 저것들 눈에 안 띄게 해···.”


강한주는 어딘가 하체가 불편한지, 자신의 앞섬을 꾹 쥔 채로 헌터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뭐해! 빨리 저 새x들을 무찌르라고! A급 헌터인 이 몸을 지켜!”


거의 비명에 가까운 그의 말에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이는 나만 느낀 것이 아닌지, 다른 헌터들 모두가 인상을 찌푸리며 오크들을 향해 내달렸다.


“일광 길드의 수준, 잘 알겠네. A급은 무서워서 숨었고, D급이 사냥하는···.”


이터를 쥔 손에 힘을 주자, 이터가 푸른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 기세를 몰아 한 헌터 뒤에 숨어있는 강한주에게 다가갔다.


“어이, A급. 잘 보라고. 진짜 A급이 어떻게 싸우는지.”


내 말에 강한주는 순간 똥을 씹은 표정이 되더니,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그의 시선을 무시한 채, 오롯이 한 오크를 바라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샐새앨러.”


창 전신에 불꽃을 휘감았다.


이전에 샐러맨더를 잡아먹고 얻은 지속 스킬인 ‘화염에 둔감한 발바닥’ 덕분에 화상에는 면역인 상태였다.


‘A급 헌터라면 말이야···. 첫째는 퍼포먼스.’


붉고 뜨겁게 화염이 타오르는 창을 들고 오크에게 달려드는 모습에 다른 이들이 모두 입을 벌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둘째는 위력.’


오크의 바로 앞까지 순식간에 이동한 나는 곧장 이터를 뒤로 뺀 뒤, 앞으로 내지르며 ‘리자드리자’를 사용했다.


리자드맨 고기를 먹고 그것을 완벽 복사를 한 덕분일까, 리자드리자의 위력은 오크의 배에 구멍이 뚫릴 정도였다.


‘셋째는 팀워크다.’


이내, 힘겹게 싸우는 헌터들의 방향으로 이동한 뒤, 높게 뛰어올라 공중에서 실선을 그리고 있는 찬영의 단검을 손에 쥐었다.


“샐새앨러!”


그러자 이번에는 이터가 아닌, 찬영의 단검에서 뜨거운 화염이 방사되었고, 이내 그것은 붉은 실선을 그리며 오크의 가죽을 잘라냈다.


“이게··· A급 헌터가 싸우는 방식이다.”


내 말과 동시에 ‘쿵’하고 쓰러지는 여러 마리의 오크들.


그 덕분에 흙먼지가 내 위대함을 좀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 짝. 짝짝짝. 짝짝짝짝짝.


내가 헌터들을 바라보자, 내 퍼포먼스에 감동했는지, 많은 헌터가 두 손을 모아 박수와 함께 환호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 헌터가 누구라고?”

“몰라. 용병이야. 듣기로는 C급? 불명 등급 헌터라던데?”

“뭔데 멋지냐.”

“고블린 새x보다 훨 낫네.”


그때, 내 뒤에서 스산한 바람이 일더니, 나를 찍어 누르는 듯한 느낌이 전신을 휘감았다.


“임프프!”


이는 느껴본 적 있는 감각이었다.


‘오크 전사의 기운.’


나는 뒤를 바라보며 임프프를 사용해 그것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렇게 감탄만 하고 있을 겁니까?”

“아뇨!”

“싸워야죠!”


내 퍼포먼스에 도망치려던 헌터들도 싸울 의욕이 생겼는지 하나둘씩 자신의 무기를 쥐고 내 앞으로 모였다.


그중에는 강한주의 몸을 숨겨주던 뚱뚱한 헌터도 포함되어 있었다.


“가시죠! 다친 분은 뒤로 빠지고, 힐러는 다친 사람을 위주로 회복해 주세요.”

“네!”


그렇게 1분 퍼포먼스를 마치자, 나는 그들의 리더가 되어 있었다.


강한주를 제외한 4명의 헌터가 내 말에 따라 하나둘씩 오크를 쓰러뜨려 나갔고, 강한주는 멀리서 그 장면을 바라볼 뿐이었다.


‘허세만 강했던 놈이었네.’


그의 태도에 혀를 끌끌 차곤, 헌터들을 이끌고 오크들을 계속해서 처리해 나갔다.


물론, 내가 잡은 오크들은 별개로 인벤토리 주머니에 담으면서 말이다.


- 꾸이이이이익! (네놈들이 감히 우리 동족을!)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원래 종족이 이런 것인지 싸우기를 주저하는 몬스터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오크들은 인간을 ‘먹을 것’으로만 생각하고 각자의 무기를 휘두를 뿐이었다.


“우선 찬영 씨의 단검으로 오크 전사의 시선을 빼앗아요. 그리고 영택 씨가 발을 묶어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명상 씨는 아킬레스건 쪽을 노려요!”


어느샌가 헌터들의 이름까지 다 외워버린 나는 그들에게 계속 명령하며 보스 몬스터의 앞까지 다다랐다.


그리고 이내 그들은 자기들만의 팀워크만으로 오크 게이트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 쿠구구구궁!


큰 소리와 함께 무너지는 오크 전사.


밖으로 나가는 게이트가 열리자, 헌터들은 하나같이 유도진에게 달려왔다.


“도진 님! 도진 님 덕분에 무사히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맞아요! 저희가 이렇게 잘 싸울 수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건 항상 고블린만 잡아서 그런 거잖아. 새x야. 우리도 D급 게이트 오면 이렇게 잘 싸울 수 있어.”


그런 거였나.


일광 길드는 ‘고블린 게이트’에 집착한다고 알려진 길드였다.


그 이유는 누가 말 안 해줘도 이미 알 것 같았다.


‘그’가 고블린 게이트만을 추천했다는 걸.


“다들 그렇게 잘 싸우면서 여태까지 왜 안 싸우고 있던 거야?”


이제야 기세등등하게 게이트 쪽으로 걸어오는 강한주.


“그러는 강한주 헌터야말로 어디서 뭐 하셨습니까? D급, E급이 이렇게 힘들게 싸우는데?”

“하···. 그것 좀 힘썼다고 네까짓 게 뭐라도 된 줄 알아?”


갑자기 나타나서 분위기를 휘어잡으려는 강한주의 모습에 괜히 화가 났다.


강한주는 대답 없는 내 모습에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

“A급은 이런 데서 힘을 쓰면 안 되거든. 알겠어?”


강한주는 아직도 내가 A급이라는 걸 모르는 듯했다.


아직까지도 나를 하대하고 있었으니.


“A급이 어떻게 싸우는지 보라고? 하···. 웃기시네. 아주 종이 인형이 따로 없던데?”

“진심입니까? 저희랑 도진 헌터님이 싸울 때, 헌터님은···.”


한 헌터가 강한주에게 따지듯이 말하자, 강한주는 눈을 날카롭게 뜨곤 허리춤에 매어놓은 단검을 뽑아 그의 목에 갖다 댔다.


“계속해 봐. E급 주제에 더 말할 수 있으면.”


목에 칼이 들어왔는데 누가 말을 계속하겠는가.


“그 칼은 사람들을 위협하는 데에만 쓰는 건가 보죠? 이야···. 칼이 아깝네요. 애꿎은 헌터 그만 괴롭히시죠.”


그의 행동에 먼저 나간 것은 나의 손이었다.


나는 손으로 칼을 쥐고 있는 손을 붙잡았다.


약간의 힘을 주자, 그는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떨구었다.


“이제 보니 단검 하나 쥘 힘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은데··· A급이 맞긴 합니까?”


내 말에 강한주는 나를 흠씬 노려보다가 이내 무언가 떠올랐는지 돌연 내 멱살을 잡았다.


“어? 니 새x···! 그때 비암이랑 같이 있던 새x잖아!”


엄밀히 따지자면, 같이 있지는 않았고.


나는 한 손으로 가볍게 그가 잡은 멱살을 풀고는 옷깃을 정리했다.


“아. 혹시 그때, S급 안 줬다고 찡찡거리던 헌터가 당신이었어요? 푸핫. 여전하네요.”


작가의말

강한주 캐릭터를 보던 주변인과의 대화


“와, 이 캐릭터 볼 때마다 캐릭터 이입 잘 됐다고 생각해”

“그거... 내 성격이야...”

“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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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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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기생충(1) 24.02.22 168 4 12쪽
31 강한주와 유도진(4) 24.02.21 165 4 13쪽
30 강한주와 유도진(3) 24.02.20 154 3 12쪽
29 강한주와 유도진(2) 24.02.19 162 3 11쪽
28 강한주와 유도진(1) 24.02.18 176 2 12쪽
27 고블린 헌터라는 별명(3) 24.02.17 177 2 11쪽
26 고블린 헌터라는 별명(2) 24.02.16 176 4 11쪽
» 고블린 헌터라는 별명(1) 24.02.15 174 3 11쪽
24 유명 헌터 유도진(4) 24.02.14 177 4 12쪽
23 유명 헌터 유도진(3) 24.02.13 184 3 14쪽
22 유명 헌터 유도진(2) 24.02.12 191 4 12쪽
21 유명 헌터 유도진(1) 24.02.11 218 5 14쪽
20 깨어나는 본능(3) 24.02.10 220 6 13쪽
19 깨어나는 본능(2) 24.02.09 220 6 16쪽
18 깨어나는 본능(1) +2 24.02.08 228 7 14쪽
17 A급 헌터, 유도진(4) 24.02.07 229 7 13쪽
16 A급 헌터, 유도진(3) 24.02.06 223 5 13쪽
15 A급 헌터, 유도진(2) 24.02.05 236 5 16쪽
14 A급 헌터, 유도진(1) 24.02.04 241 6 12쪽
13 헌터들의 목표(2) 24.02.03 247 6 12쪽
12 헌터들의 목표(1) 24.02.02 258 6 15쪽
11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5) 24.02.01 270 7 11쪽
10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4) 24.01.31 268 6 14쪽
9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3) 24.01.30 300 7 13쪽
8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2) 24.01.29 322 6 12쪽
7 C급 헌터, 유도진 길들이기(1) 24.01.28 374 6 14쪽
6 고블린 코스프레(3) 24.01.27 379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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