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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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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5.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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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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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력을 다루는 방법(2)

DUMMY

[안녕하세요. 마빈 길드의 총괄 매니저입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헌터님의 S급 승급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코엘 길드의 길드장입니다···.]

[마, 함 같이 길드 가야지! 라고 어그로 한 번 끌어볼게요. 제발 저희 길드랑 같이···.]

[드레이크 게이트를 얻었는데요···. 저희 길드원들끼리는 도무지···.]


하는 수 없이 핸드폰을 끄고 잠에 들었던 나는, 다음날 일어나 핸드폰에 쌓여있는 연락들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


“야, 너 다른 길드들한테 연락받기로 했다며?”

“어. 안 그래도 그거 읽는 중이야.”


준혁은 출근 전 옆으로 다가오더니,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곤 내 핸드폰에 쌓인 연락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길드를 들어가는 게 어때.”

“응?”

“보통 그런 건··· 너가 길드에 들어가면 길드 매니저가 관리하니까, 너한테 연락 올 일 없을걸.”

“오···.”


진짜, 난생처음으로 길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밤은 너무 끔찍했으니까.’


처음엔 비암에게 다시 전화가 온 줄 알았지만, 모르는 길드들이 한참 동안 연락을 보내왔다.


심지어는 몇 번 답장을 해줬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자신들의 길드에 가입하겠다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뭐 건진 건 있어?”

“뭐 조금?”


‘언젠가 취업하면, 회의할 때마다 들고 다녀야지.’라고 생각했던 다이어리에 각종 일정을 빼곡하게 적어두었다.


내가 다이어리를 보여주자, 준혁은 다이어리를 한 번 훑더니, 이내 피식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 누구한테 온 연락이야?”

“남동우라고 하던데?”

“아··· B팀인가 보네. 그래서 이거엔 답변 뭐라고 했어?”

“당연히 간다고 했지. 모르는 길드도 아닌데.”


준혁이 물어본 것은 다름 아닌, 미르 길드의 일정이었다.


와이번 사냥을 앞둔 미르 길드에서 나를 용병으로 부르고 싶다는 연락에 나는 흔쾌히 참여 의사를 표한 것이었다.


“그··· B팀은 너가 아는 사람 없을 거야.”

“에? 그래? 하정 씨나 선웅 헌터는?”

“그 사람들은 주요 전력이라서 A팀으로 배정받았지.”

“이거··· 취소해야 하나?”

“취소는 무슨. 모르는 사람이랑 던전 돌려고 제안받는다고 한 거 아니었냐?”

“그건 맞지. 모르는 사람들이랑 공략하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스킬들도 볼 수 있는 거잖아.”

“뭘, 그렇게까지.”

“비슷한 스킬들을 보면, 좀 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전투 경험이 좀 부족한 거 같아서.”

“새x, 다 컸네. 그럼 한 번 해봐. B팀은··· 오히려 너가 있으면 좋을 거야.”


그는 나를 응원하는지, 내 어깨를 두어 번 정도 치곤 그대로 집을 나섰다.


“게이트 토벌까진 이틀 남았으니까··· 일단, 와이번이라는 몬스터를 조사해 볼까.”


마침, 창고에 넣어둔 와이번 고기가 있었으니, 그 고기를 먹으면서 연구해도 좋을 것 같았다.



* * *



“이번 게이트도 로봇이었어.”

“x친···. 내가 살다 살다 로봇이 몬스터로 나오는 게이트는 처음 본다.”

“내 말이.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로봇이라는 거겠지.”

“맞아. 아까 비암, 제 자리에 서서 손가락만 까딱하던데.”

“내 말이. 아주 물 만난 물고기였지.”


비암이 공략한 5번째 게이트.


비암이 길드 마스터로 있는 제일 길드는 현재, 강원도를 순회하는 중이었다.


수도권보다 비교적 길드가 적은 지방이었기에, 하는 수 없이 제일 길드가 대신 공략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들은 반나절만에 이미 5개의 게이트를 클리어했으며, 아직 오늘 내로 공략해야 할 게이트는 7개가 남은 상황이었다.


“근데 말이야···. 로봇은 대체 왜 몬스터로 나오는 거야? 생각해 본 적 있어?”

“누가 생각을 해봤겠냐.”

“막, 이런 거 아니야? 우리가 어릴 때 갖고 놀던 변신 로봇이 더 이상 우리가 안 놀아주니까, 우리를 공격하는···.”

“그거겠냐. 몬스터들 중에 로봇을 만드는 보스 몬스터가 있겠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은 대부분 전기와 마력을 혼합해서 동력원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력의 핵이 존재했고, 그 핵에서 전기가 생산된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들은 배터리만 없었지, 완전히 인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로봇 장난감이었다.


“심지어는 저번에 더미 로봇이 몬스터로 나왔다니까?”

“아, 그 나 쉬던 날 이야기 아니야?”

“맞아. 더미 로봇 10기가 동시에 달려드는데 PTSD 올 뻔했잖아.”

“그건··· 확실히 이상하네···. 우리 사람들 중에서 범인 있는 거 아니야? 막, 몬스터한테 협조하는?”

“있겠냐?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


몬스터들 사체를 수습하던 비암이 두 사람 쪽으로 다가왔다.


“좀 도와줘요! 나 혼자 너무 무거워요!”

“아, 알겠어!”

“가야지. 그럼.”

“여기도 얼른 정리하고··· 넘어가요. 일찍 정리해야 바닷가에서도 놀죠!”


비암의 말에 두 헌터도 로봇 시체를 들어 게이트 앞까지 쌓기 시작했다.


두 사람에게 말을 건넨 비암은, 확실히 지금 상황이 이상한지 인상을 쓰고 있었다.


‘확실히··· 지금 상황은 이상해. 서울로 돌아가면··· S급들을 불러 회의 한 번 해봐야겠어.’


한 지역의 게이트마다 비슷한 종류의 몬스터들이 나오는 것만큼 이상한 일은 없었다.


‘이건 마치··· 지난번, 드래곤 몬스터들이 출현했을 때와 비슷해···.’


어쩌면 서울 일대에 나타났던 그 사건과 상관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비암이 생각했다.



* * *



“내가 왜··· 내 집 놔두고 밖에서 이런 걸 해야 하는 거지?”


아차산 근방의 캠핑장.


이곳 역시, 차원 전쟁 당시 피해를 입고 폐업했었던 곳이다.


그 이후, 다른 사람이 이 자리에 새 캠핑장을 차렸지만, 이곳은 또 대지의 이뮨 사태 때 피해를 입었다.


“그래도, 제법 깨끗하게 잘 되어 있네. 심심하면 진짜 캠핑하러 나와도 될 것 같은데?”


나는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바비큐 장비들을 주워 들곤, 버려져 있는 수돗가로 향했다.


몬스터에게 반파 당하기 전까지는 영업을 하고 있었기에, 수도는 제대로 나오고 있었다.


전기만 안 들어올 뿐.


“샐새앨러! 아주 얇고 길게···.”


캠핑 준비를 끝낸 나는 곧바로 연탄과 장작을 갖고 와서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제 고기만 있으면 되겠다.


< 스테이크도 한 덩이 먹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구나. >

“알겠어. 소고기도 한 덩이 꺼내줄게.”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뺀 뒤, 마력을 부여했다.


그러자, 여느 때처럼 허공이 일렁이며 작은 게이트가 나타났다.


“사아악, 사악. 삭, 스으윽, 스윽. 슥. (와이번 2마리. 그리고 미노타우로스 뱃살 두 덩이만 줘.)”

- 사아악! 삿! (알겠습니다! 보스!)


곧이어 일렁이던 게이트 안에서 성인 몸집만 한 크기의 와이번이 두 마리 빠져나왔다.


그 뒤엔, 정말 정성스럽게 밀봉해 둔 소고기 두 덩이가 나왔다.


“사아악, 삭? (뭐, 그 안에서는 특별한 일 없지?)”

- 사악, 삭! 삭! (리토의 아내가 임신했습니다! 보스!)

“사악···. 삭, 사악. (그래··· 축하한다고 전해줘···.)”

- 슥! 사악! 삭, 삿사악! (아, 그리고··· 게이트 안에서 식물이 발견됐는데···.)

“사악? (식물이라고?)”

- 사악! 삭, 사아악. 삭. (네! 지금,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건 저희 세계에서나 볼 법한 식물이긴 한데···.)


곧이어 드라코는 게이트 너머로 한 식물을 내보였다.


드라코가 게이트 너머로 보내준 풀은 다름 아닌, 화염초였다.


화염초는 화상 치료에 특화, 그리고 화염 면역을 단시간 올려주는 제법 값이 나가는 아이템이었다.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인데··· 이게 왜?”

< 그야, 당연히 네 마력을 먹고 자라난 게이트니까 던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니겠느냐. >

“그러니까··· 진짜 게이트였어? 제 역할을 하는?”

< 뭘 새삼 놀라고 그러느냐. 여태껏 잘 사용하지 않았느냐. >

“아니··· 난 그냥 동굴만 있는 곳일 줄 알았지. 이런 식으로 아이템이 나올 줄은···.”


그러다 문뜩 드는 생각.


“게이트 역할을 한다고? 그럼··· 던전 브레이크는···?”

< 저쪽에서 이쪽 세계로 넘어오고자 하지 않는다면··· 일어나진 않을 터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

“그걸··· 어떻게 알아?”

< ······. >


가만 보면 곰은 늘 비밀이 많은 기생충이었다.


물론 그 비밀 중에서는 시스템이 억지로 개입해서 못 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충분히 해도 될 법한 이야기까지 모두 하질 않고 있었으니···.


< 그냥 그런 느낌이다···. >

“곰.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지?”

< 없···다. 짐이 어찌 그대에게 숨길 것이 있겠느냐. >


곰은 분명 나에게 무언가를 감추고 있었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곰이라는 기생충 자체도··· 이계의 기생충이니까···. 불리한 게 있어서 대답을 회피하는 걸까.’

< 그런 게 아니거늘···! >

‘······내 생각 함부로 읽지 마!’


이후 곰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미노타우로스를 굽기 전까지 말이다.


< 어서, 어서 스테이크 먼저 먹어라. 오롯이 스테이크 맛을 느끼고 싶구나! >


이런 가벼운 모습 때문일까.


나는 언제나 곰이 가벼운 존재라고만 생각했다.


그가 가진 엄청난 힘이나, 그가 알고 있던 몬스터들의 진명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알겠어. 소고기 먼저 먹어줄게.”


본디, 고기는 소고기를 먼저 먹는 게 음식에 대한 예의였으니까.


‘그니까, 스핑클은 조금만 기다려 줘.’


나는 한쪽에서 통으로 구워지고 있는 와이번을 바라보며 흐르는 침을 닦았다.


“근데··· 이건 스테이크가 아니라, 소고기구이야.”

< ? >

“스테이크는 뭐랄까 좀 더 고급스러운 음식이거든. 물론, 소고기로 하긴 하지만, 같이 먹을 야채도 있고, 버터도 있고···.”


내 말을 믿고 연신 스테이크를 외치는 곰이 안쓰러웠기에, 나중에 진짜 스테이크다운 음식을 해주겠노라 이야기를 덧붙였다.


< 그러니까, 이 자체로도 맛있는데, 이게 더 맛있어진단 말이더냐? 오호, 오히려 좋구나! >


물론, 곰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미노타우로스를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미노타우로스 종족의 괴식 수치 61.5%]


“곰. 혹시, 괴식 수치가 100%가 넘어도 음식 맛을 느끼게 하는 방법은 없어?”

< 그건 짐의 부분이 아니다. 오롯이 시스템의 부분이지. >

“그럼 최대한 스테이크는 아껴서 먹어야겠네.”

< 좋은 생각이다! 그런 거라면 크랩스터도 아껴 먹거라! >

“크랩스터는 이미 사람들이 먹고 있었으니, 100%가 넘어도 맛은 그대로지 않을까? 물론, 감칠맛은 모르겠지만···.”


재빠르게 미노타우로스 고기를 해치운 나는, 곧바로 뒤에서 열심히 익어가고 있는 통 와이번 고기의 살점을 약간 뜯어내, 불판 위에 올렸다.


그리고 설치해 둔 핸드폰 거치대에 핸드폰을 끼운 채로, 아까 찾아놓았던 영상을 틀었다.


[와이번, 가끔 가고일을 와이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선 그 특징부터 이야기를 해 보자.]


눈은 영상에 집중하며, 손은 불판 위에서 완벽하게 익은 와이번 고기를 향해 뻗었다.


그리고 잘 익은 와이번 고기를 씹기 시작했다.


와이번 고기는 몬스터 고기에서 항상 느껴지던 특유의 감칠맛이 코끝부터 스치더니, 이내 입 안에서 침과 어울려 춤을 추기 시작했다.


스핑클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요거트의 담백하고 은은한 단맛.


그리고 치즈의 고소하고 약간의 짠맛이 한데 어우러져 입에 감돌았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와이번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와이번 종족의 괴식 수치 1.5%]

< 달달하고 짭조름한 게··· 맥주가 당기는 맛이구나! >


곰도 만족했는지, 어서 창고에서 맥주를 한 캔 꺼내 오라며 나를 재촉했다.


그런데 그때,


- 부시럭.


어수선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 내 쪽을 향해 황급히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작가의말

세상엔 정말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맛을 묘사하는 게 약하네요... 이런!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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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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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광신도(3) 24.05.11 6 0 12쪽
111 광신도(2) 24.05.10 8 0 12쪽
110 광신도(1) 24.05.09 11 0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12 1 12쪽
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15 1 13쪽
107 유도진, 진짜 휴일(2) 24.05.06 18 1 13쪽
106 유도진, 진짜 휴일(1) 24.05.05 19 1 12쪽
105 S급 헌터(4) 24.05.04 23 1 12쪽
104 S급 헌터(3) 24.05.03 23 1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21 1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29 1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23 1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26 1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30 1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28 1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28 1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34 1 13쪽
95 곰에 대한 의문(4) 24.04.24 30 1 12쪽
94 곰에 대한 의문(3) 24.04.23 27 1 13쪽
93 곰에 대한 의문(2) 24.04.22 29 1 12쪽
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31 1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32 1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30 1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33 1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31 1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34 1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37 1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41 1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4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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