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648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1.25 11:11
조회
51
추천
1
글자
8쪽

무쌍(無雙) - 39

DUMMY

다크 에리어(DA).

이곳에 있는 하나의 성, 지금은 폐허라고 불러도 무방한 이곳에 몇몇의 디지몬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의 주인인 데몬과 싸웠던 가이오몬 일행으로 그와 싸우면서 생긴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아서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

현재 이곳에 있는 디지몬은 가이오몬과 미스티몬, 라스트(임페리얼드라몬), 로드나이트몬으로 나머지 일행인 베르제브몬과 판쟈몬(화이트레오몬), 발키리몬, 그리고 데몬의 동생인 리리스몬은 보이지 않았다.


“몸은 좀 어때?”


“움직이는 데 지장은 없어. 다만 당분간은 쉬어야 할 거 같아.”


“나 역시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해.”


“그건 그렇고···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미스티몬의 물음에 가이오몬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나머지 일행들은 그의 표정에서 앞날에 대한 걱정을 느끼고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젓거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모두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는 게 좋겠지.”


“그들 셋은 어딘가에 있을 테고, 리리스몬은······.”


“십중팔구로 베르제브몬과 함께 있을 거야.”


“하긴, 같은 7대 마왕이니까.”


“그런 이유도 있지만··· 후훗!”


로드나이트몬이 의미 모를 웃음을 흘리며 우아한 동작으로 천천히 회전하자 그 자리에 있는 가이오몬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 사이의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있을 때, 폐허 더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판쟈몬과 발키리몬이 근처에 있는 바위에 앉아 있었다.

어두운 표정을 얼굴에 띤 둘은 바위에서 느껴지는 서늘함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앞으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게 무슨 말이야?”


“데몬이··· 네 친구와 내 가족을 죽인 장본인이 죽었잖아.”


“그가 죽었으니 원수를 갚는다는 우리의 근본적인 목적을 이룰 수 없게 됐지.”


“하지만 말이야. 새로운 일이 생겼으니 그것을 처리해야 하지 않겠어?”


“아아, 그래.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녀석이 진정한 원수라고 할 수 있어.”


“데몬을 배후에서 조종해 일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죽여 버렸으니까.”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걸까?”


“글쎄, 그거야 오직 본인만이 알겠지.”


“골치 아프군. 데몬을 상대하고 나서 또 다른 적과 싸워야 한다니.”


“어쩔 수 없잖아. 이대로 그냥 두면 우리들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 지금은 다른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의논을 해봐야 하니까.”


발키리몬의 말에 화이트레오몬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서로의 의견이 하나로 일치하자 만족감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이 있는 곳을 향해 같이 걸어갔다.


*


한편 폐허가 된 성 내부의 호수에서는 두 명의 디지몬이 물에 비친 달을 보고 있었다. 이들은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으로 그는 적이었으나 한때 같은 동료였던, 그녀는 유일한 혈육으로 남매 관계였던, 지금은 죽고 알만 남은 데몬을 생각하며 상념에 잠겼다.


“···리리스몬.”


“응?”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괜찮아?”


“어느 정도.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되.”


리리스몬은 데몬이 남긴 알을 안은 채 그의 물음에 답변했다. 허나 괜찮다는 말과는 달리 울음을 억지로 참아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베르제브몬은 위로의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었다. 대신 뒤에서 살며시 끌어안으며 얼굴을 갖다 대었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이대로 있자.”


그의 품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리리스몬은 참아냈던 울음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베르제브몬은 옷을 축축이 적시며 흐르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냈다. 그러면서 얼굴을 마주 보았는데 순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리리스몬 역시 마찬가지로,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다가 얼굴을 가까이 다가갔다. 입술의 간격 차이가 별로 없을 정도로 거의 닿을 듯 말듯 하는데, 갑자기 수풀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별일도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두 디지몬은 깜짝 놀라 황급히 거리를 두었다.


“아···.”


“···으음, 이제 그만 돌아갈까?”


“어? 어, 그래···. 네 동료들도 걱정할 테니까.”


얼굴이 붉어진 채 말을 한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은 고요해진 분위기에 멋쩍은 느낌이 들었는지 미소를 짓다가 이내 웃어버렸다.

한바탕 웃으면서 민망함과 슬픔이 가시자 둘은 손을 잡으며 발걸음을 그들이 있고, 향하고 있는 장소로 옮겼다.

몇 분이라는 시간이 소비해 폐허에 도착하자 다른 일행들이 그 둘을 반겨주었다.


“어서 와.”


“내가 좀 늦었지?”


“뭘, 우리도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어.”


판쟈몬과 발키리몬의 말에 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로를 곁눈질하였다. 아무도 모르게 순식간에 행해서인지 그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아니, 그러지 못한 듯 했다.

단 하나의 디지몬만이 남몰래 베르제브몬과 리리스몬을 주의 깊게 바라봤기 때문이었다.


“이제 모두 모였으니 앞으로의 일을 논의해 보자고.”


“그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우리의 의견을 말해도 될까?”


“그러려고 하는 거니까 꺼리지 말고 시원하게 말을 해봐.”


“···그 녀석의 초대를 받았으니 거기에 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바이러스 버스터즈로 가자는 말이로군.”


“음, 나도 그 생각은 했는데 막상 갔을 때에 일어날 일이 염려된단 말이야.”


“훗날에 일어날 일을 지금 생각해 봤자 아무 소용없어.”


“그건 그래. 가이오몬, 넌 어떻게 생각해?”


바이러스 버스터즈로 가는 것에 대해 얘기하던 그들이 가이오몬에게 말을 걸었다.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었던 그는 눈을 감으며 아무 말 없이 서 있다가 입을 열었다.


“가든 안 가든 간에 위험과 고생을 겪어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야. 그렇다면 차라리······ 헤쳐 나갈 수밖에 없어.”


“바이러스 버스터즈로 가자는 말이군!”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가야지.”


“맞는 말이야. 그리고 우리가 언제 고생하지 않은 적이 있었어?”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어. 가서 우리들의 아름다움으로 추함을 씻겨버리자고.”


가이오몬의 말에 동의를 하면서 할 말을 하는 일행들. 그리고 갈 길을 정한 그들을 바라보면서 남몰래 한숨을 내쉬는 리리스몬.

그녀는 가이오몬 일행들의 선택이 고행의 가시밭길처럼 고통스러울 거라고 추측했다. 아니, 확신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이미 정한 마음을 다시 되돌리지 않을 테고, 자신도 그들과 같은 생각을 가졌으므로······.


“···나도 가겠어.”


“그건 안 돼! 널 위험에 처하게 할 순 없어!”


“날 걱정해 주는 건 고맙게 생각하지만, 오라버니의 원수를 안 갚을 수는 없어!”


“데몬의 원수를 갚는 건 내가 해도 돼. 그러니 너는······.”


“좋아, 네 뜻을 받아주겠어.”


“가이오몬!?”


“대신 조건이 있어.”


“···뭔데?”


“데몬이 베르제브몬을 내쫗고, 우리를 죽이려는 근본적인 이유를 말해줬으면 해. 그리고 그 녀석에 관한 것도 포함해서.”


합류의 대가로 진실을 밝히라는 말에 리리스몬은 백지장처럼 굳어진 얼굴로 베르제브몬을 쳐다봤다. 베르제브몬도 딱딱한 표정으로 리리스몬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무언가를 알고 있고, 망설이며 말하지 못하는 둘을 보며 가이오몬들은 의구심을 느꼈으나 둘 중 하나라도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렸다.


“······좋아, 말해줄게.”


“괜찮겠어?”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저들도 알 건 알아야 하니까.”


리리스몬은 베르제브몬과 대화를 나눈 후에 그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는데 아직 망설임이 남아 있는지 말을 하지 못했다.

허나 언제까지 침묵을 지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 목에서만 맴돌았던 말을 내뱉었다.


작가의말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디지몬] 무쌍 시리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무쌍(無雙) - 39 18.11.25 52 1 8쪽
38 무쌍(無雙) - 38 18.11.24 51 1 22쪽
37 무쌍(無雙) - 37 18.11.23 63 1 12쪽
36 무쌍(無雙) - 36 18.11.22 66 1 10쪽
35 무쌍(無雙) - 35 18.11.21 58 1 15쪽
34 무쌍(無雙) - 34 18.11.20 61 1 9쪽
33 무쌍(無雙) - 33 18.11.19 45 1 8쪽
32 무쌍(無雙) - 32 18.11.18 56 1 9쪽
31 무쌍(無雙) - 31 18.11.17 55 1 8쪽
30 무쌍(無雙) - 30 18.11.16 51 1 14쪽
29 무쌍(無雙) - 29 18.11.15 44 1 8쪽
28 무쌍(無雙) - 28 18.11.14 113 1 9쪽
27 무쌍(無雙) - 27 18.11.13 37 1 11쪽
26 무쌍(無雙) - 26 18.11.12 48 1 13쪽
25 무쌍(無雙) - 25 18.11.11 45 1 7쪽
24 무쌍(無雙) - 24 18.11.10 47 1 11쪽
23 무쌍(無雙) - 23 18.11.09 59 1 15쪽
22 무쌍(無雙) - 22 18.11.08 43 1 10쪽
21 무쌍(無雙) - 21 18.11.07 49 1 13쪽
20 무쌍(無雙) - 20 18.11.06 50 1 9쪽
19 무쌍(無雙) - 19 18.11.05 37 1 12쪽
18 무쌍(無雙) - 18 18.11.04 44 1 12쪽
17 무쌍(無雙) - 17 18.11.03 48 1 16쪽
16 무쌍(無雙) - 16 18.11.02 49 1 13쪽
15 무쌍(無雙) - 15 18.11.01 44 1 13쪽
14 무쌍(無雙) - 14 18.10.31 52 1 9쪽
13 무쌍(無雙) - 13 18.10.30 44 1 14쪽
12 무쌍(無雙) - 12 18.10.29 50 1 16쪽
11 무쌍(無雙) - 11 18.10.28 54 1 12쪽
10 무쌍(無雙) - 10 18.10.27 68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