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662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1.17 13:33
조회
55
추천
1
글자
8쪽

무쌍(無雙) - 31

DUMMY

나이트메어 솔져스(NSo).

무성한 이끼에 가려져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은 은밀하고도 은근히 귀기가 느껴지는 동굴 안에 디지몬 하나가 누워있었다.

언뜻 보면 죽은 듯이 보이는 저 디지몬의 정체는 지난번 블랙오메가몬하고 싸워서 큰 부상을 입은 가이오몬이었다. 다른 동료들은 가이오몬을 업고 싸움터가 된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동굴에서 지내며 자신과 가이오몬의 상처를 치유했다.

원래는 마을로 가서 의사한테 치유를 부탁하려고 했는데, 도중에 용병의 습격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지내게 된 것이다.

며칠이 지나서 그들의 외상은 회복했는데, 가이오몬만은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다른 일행은 누워 있는 가이오몬은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준비를 해야 할 거 같아.”


“너, 지금 무슨 소릴······ 설마!?”


“아아~ 그 설마야.”


“그러니까 아직 살아있는 동료를··· 버티고 있는 가이오몬을··· 보낼 준비를 하자, 이거야?!”


미스티몬의 말에 ‘준비’라는 단어를 꺼낸 발키리몬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친구인 워가루루몬(워가루몬)을 떠올리면서······.

그 순간 베르제브몬이 「베렌헤나」를 꺼내 발키리몬에게 겨눴다. 누워있는 가이오몬과 둘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바라볼 뿐이다.


“한 번만 더 그딴 소리 해봐. 그 땐 사생결단을 낼 테니까.”


“······미안.”


어찌 들으면 허무한 어조로 사과하는 발키리몬을 보며 베르제브몬은 한숨을 내쉬고는 「베렌헤나」를 총집에 집어넣고, 땅바닥에 앉았다.


“···저기 말이야.”


“응?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판쟈몬(화이트레오몬)?”


“일단 마을로 가서 의사에게 진찰받게 하면 어떨까?”


“예전에도 용병이 습격했는데, 만약 데몬이나 휘하 마왕들, 혹은 『그것들』이 쳐들어오면······.”


“···여러모로 곤란해지겠지.”


“그렇다고 여기에 있을 수도 없고······. 나 원, 진짜 돌아버리겠네!!!!!”


“이렇게 되면 하는 수 없지. 하늘이 질투할 정도로 아름다운 이 몸이 직접 마을로 가서 의사를 데리고 우아하게, 단아하게, 요염하게 돌아오도록 하지!”


말을 다 한 뒤에 장미잎을 꺼내 뿌리면서 마을을 향해 떠나는 로드나이트몬, 다른 일행은 그가 가고 난 뒤에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하여 무기를 꺼내 들고 가이오몬을 주시했다.

약 2~3 시간 후, 의사를 데리러 온다던 로드나이트몬은 아직 소식이 없었고 불안감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들은 문득 동굴 밖에서 희믜한 기척을 느꼈다. 살기는 묻어나오지 않았지만 익숙지 않은 감각에 불안감을 느껴서 무기를 쥐고, 가이오몬을 둘러쌌다.

일각이 여삼추(如三秋)와 같다는 말이 그들에게 적용될 때, 모습을 드러낸 기척의 주인공은 밝은 회색 계통의 갑옷에 푸른색 망토를 두른 기사형 디지몬이었다. 그들은 그에게서 적의가 느껴지지 않자 경계를 살짝 늦췄다. 물론 무기를 손에서 놓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기사는 혼수상태에 빠져서 누워있는 가이오몬을 안쓰럽게 바라보더니 입을 열어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군.”


“그녀?”


“너희들이 만났던 그녀 말이다.”


“바바몬(할매몬)··· 을 말하는 건가?”

“그래.”


기사의 입을 통해 바바몬이 보내서 왔음을 확인한 그들은 경계를 완전히 풀고, 무기를 거두었다.


“그건 그렇고,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지?”


“그녀가 말하기를 ‘가이오몬이 크게 다쳐 생사를 헤매고 있으니 어서 가서 구해주라’라는 말을 하며 위치를 알려주기에 바로 왔지.”


“그것을 바바몬이 어떻게 아는 거지?”


“그녀는 점술가야. 점을 쳐서 알았겠지.”


“흠, 내가 그걸 깜박했군.”


“어쨌거나··· 이제 이곳에 온 목적을 이뤄야겠지?”


우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온 몸을 풀고, 두 손을 녹색으로 빛나게 한 기사는 가이오몬의 몸에 손을 갖다 대도 정신을 집중했다.

잠시 후, 가이오몬의 육체가 녹색 빛으로 물들더니 아직까지 남아있던 상처들이 깔끔하게 치유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시체처럼 반응이 없던 가이오몬이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이는 등의 행동을 보이자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약 1시간 뒤에 그는 가이오몬이 평온한 표정으로 숨을 고르게 내쉬는 것을 보고 녹색 빛을 거둬들였다.


“···빨라도 내일이면 깨어날 거다.”


“고마워.”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가기 전에 이름이라도···.”


“이름이라. 하핫,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 알게 될 거다.”


그는 그들에게 말을 하고 나서 동굴 밖으로 나갔다. 바깥까지 나와서 그를 배웅한 그들은 다시 안으로 들어와 가이오몬을 살펴봤다.

전에 비하면 활색이 도는 얼굴과 고른 숨소리, 그리고 무의식적인 반응······ 그들은 다시 한 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로드나이트몬이 양쪽 귀에 장미를 꽂고 우아하게 빙글빙글 돌면서 동굴 안으로 들어오자 그들은 깜짝 놀라 무기를 들고 그에게 겨눴다.


“누구냐-!!!”


“나야. 미의 화신, 로드나이트몬.”


“······아. 너였군.”


“하도 순식간에 들어와서 깜작 놀랐잖아.”


“미안, 미안. 내 아름다움을 생각해서 넘어가줘.”


“···뭐, 어쨌거나 의사는 데리고 왔어?”


몸서리를 치며 로드나이트몬의 아름다움을 기억에서 지우기 위해 질문을 하는 베르제브몬.

나머지 동료들도 베르제브몬을 따라서 입을 열었고, 로드나이트몬은 환한 얼굴을 페이스 오프(Face off)하더니 암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을로 가서 의사를 만났는데, 막상 말을 거니까 입에서 게거품을 물며 기절을 하더라고. 그래서 못 데려왔어.”


“···그, 그래?”


“하··· 하하, ···걱정하지 마. 다행히 누군가가 와서 가이오몬을 치료해주고 갔으니까.”


“응?! 누가?”

“이름을 밝히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밝은 회색 계통의 갑옷과 푸른색 망토를 두른 기사형 디지몬이었어.”

“밝은 회색 갑옷, 푸른색 망토······. 설마 『그』가-!”


“왜 그래? 로드나이트몬”


“···아니야. 아무것도.”


“내일쯤 깨어날 거라고 그가 말했으니까, 오늘도 여기서 머물까 생각 중인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동감이야.”


“나 역시 마찬가지야.”


“그러면 가이오몬이 깨어나고 나서 마을로 가자고.”


그들은 의견이 정리되자 챙겨야 할 짐은 일단 챙기고, 식재료들을 꺼내 요리를 했다. 다만 자신들이 여기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럽게 행동을 취했다.


*


금단의 지역.

데몬의 동업자, 칼립스는 여기서 산책을 하며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질감이 느껴지자 의미모를 미소를 띠고는 품속에서 카드뭉치를 꺼냈다.


“숨어있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실까?”


칼립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둠 속에서 디지몬 하나가 몸을 숨긴 채 등장했다. 그는 상대를 경계하며 뚫어지듯이 보다가 카드뭉치를 거둬들였다.


“네 놈은 그 때의······. 여긴 무슨 일로 왔지?”


“당신의 간자(間者, 간첩)가 되려고 왔습니다.”


“간자? 그딴 건 필요 없다. 지금 당장 꺼져라!”


“그렇겐 못하겠습니다.”


“어째서냐?”


“목숨을 걸고 왔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결언한 어조와 태도에 칼립스는 아무 말 없이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렇게 수십 여분이라는 시간이 흐를 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칼립스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좋다. 받아주지.”


“감사합니다.”


“단, 배신의 기색이라도 언뜻 보이면··· 알고 있겠지?”


“예. 그 땐 죽음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가 진지한 어조로 죽음을 거론하자 칼립스는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알겠다는 의미가 담긴 고갯짓을 했다.

이로서 계약을 완료한 둘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각자 갈 곳으로 사라졌다. 그저 바람만을 남기고 말이다.


작가의말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디지몬] 무쌍 시리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무쌍(無雙) - 39 18.11.25 52 1 8쪽
38 무쌍(無雙) - 38 18.11.24 51 1 22쪽
37 무쌍(無雙) - 37 18.11.23 64 1 12쪽
36 무쌍(無雙) - 36 18.11.22 66 1 10쪽
35 무쌍(無雙) - 35 18.11.21 58 1 15쪽
34 무쌍(無雙) - 34 18.11.20 61 1 9쪽
33 무쌍(無雙) - 33 18.11.19 45 1 8쪽
32 무쌍(無雙) - 32 18.11.18 56 1 9쪽
» 무쌍(無雙) - 31 18.11.17 56 1 8쪽
30 무쌍(無雙) - 30 18.11.16 51 1 14쪽
29 무쌍(無雙) - 29 18.11.15 44 1 8쪽
28 무쌍(無雙) - 28 18.11.14 114 1 9쪽
27 무쌍(無雙) - 27 18.11.13 38 1 11쪽
26 무쌍(無雙) - 26 18.11.12 49 1 13쪽
25 무쌍(無雙) - 25 18.11.11 46 1 7쪽
24 무쌍(無雙) - 24 18.11.10 48 1 11쪽
23 무쌍(無雙) - 23 18.11.09 59 1 15쪽
22 무쌍(無雙) - 22 18.11.08 43 1 10쪽
21 무쌍(無雙) - 21 18.11.07 49 1 13쪽
20 무쌍(無雙) - 20 18.11.06 50 1 9쪽
19 무쌍(無雙) - 19 18.11.05 37 1 12쪽
18 무쌍(無雙) - 18 18.11.04 44 1 12쪽
17 무쌍(無雙) - 17 18.11.03 48 1 16쪽
16 무쌍(無雙) - 16 18.11.02 49 1 13쪽
15 무쌍(無雙) - 15 18.11.01 44 1 13쪽
14 무쌍(無雙) - 14 18.10.31 52 1 9쪽
13 무쌍(無雙) - 13 18.10.30 44 1 14쪽
12 무쌍(無雙) - 12 18.10.29 50 1 16쪽
11 무쌍(無雙) - 11 18.10.28 54 1 12쪽
10 무쌍(無雙) - 10 18.10.27 68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