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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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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73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0.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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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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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쌍(無雙) - 11

DUMMY

로얄 베이스.

내부에 있는 예배당에서 한 디지몬이 십자가 아래 조용히 무릎을 꿇고 앉아서 기도하고 있었다. 로얄 나이츠 중 하나이자 마룡의 기사라고 불리는 듀크몬인 그는 기도에 집중하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몸을 일으켰다.

뒤에는 블랙오메가몬과 싸우다 부상을 입은 분홍색 기사를 업고 이곳으로 온 황금 갑옷의 기사가 정중하게 서 있었다.


“···그는 좀 어때?”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더라고. 빠르면 한 달 뒤에는 완전히 나을 거라고 했어.”


“그래? 다행이군. ···아참, 마그나몬(매그너몬).”


“응?”


“수고 했어.”


“뭘, 이 정도 가지고.”


마그나몬이라고 불린 황금색 갑옷의 기사는 듀크몬의 말에 빙긋 웃으며 예배당을 나갔다. 평소에도 한산한 예배당에 혼자 남아 있게 된 듀크몬은 다시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하자 기도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할 얘기가 있네.”


“당신은!?”


몸을 뒤로 돌려서 누군가를 확인한 듀크몬은 경악의 표정을 지으며 크게 외쳤다. 예배당에서 가장 어두운 구석에 있어서 얼굴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그마한 몸집과 손에 들고 있는 빗자루를 보고 정체를 눈치 챘다.

쉽게 대할 수가 없는 상대이므로 심신을 가다듬으며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그녀가 먼저 선수를 쳤다.


“호호~ 오랜만이구먼, 듀크몬.”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심심해서 와봤다네.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조용한가?”


“···좀 안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왠지 알 것도 같구먼. 너무 우울해 하지 말게.”


“그래야겠지요. ···헌데 하실 말씀이 있는 듯 보입니다만?”


“어제 가이오몬과 베르제브몬, 나머지 두 명의 동료가 내 집에서 하룻밤 묵고, 방금 떠났네.”


“그렇습니까?”


“그리고 어젯밤에 『그』도 잠시 왔다 갔다네.”


듀크몬은 예상외의 인물이 그녀의 말에서 언급되자 다급히 질문을 하려고 했으나, 그녀는 이미 할 말을 마친 터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허탈하긴 했지만 좋은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예배당을 나갔다.


*


딥 세이버즈(DS).

바바몬(할매몬)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은 가이오몬 일행은 아침 해가 떠오르려고 할 때, 마을을 향해 걸어갔다. 거리가 꽤 먼 터라 두 다리로 이동하면서 시간이 많이 걸렸고, 해가 중천에 떠오를 쯤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드디어 마을에 발을 밟았다!”


“우선 여관에 가서 짐을 풀자고.”


그들은 지친 몸을 쉬기 위해 근처에 있는 큰 여관으로 들어갔다. 주인에게 돈을 지불해 방을 구했고, 짐을 정리해서 두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일을 모두 끝내고는 밖으로 나왔다.

마을 중앙에 있는 분수를 기점으로 하여 가이오몬은 동쪽으로, 베르제브몬은 서쪽으로, 판쟈몬(화이트레오몬)은 북쪽으로, 발키리몬은 남쪽으로 각자 흩어져서 마을을 돌아다녔다. 이들 중 가이오몬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마을 뒷산으로 올라갔다.

별 힘을 들이지 않고 빠른 속도로 정상에 도달한 그는 마을을 내려 보다가 근처에 있는 훈련장을 발견했다.


“여기가 그 소문으로만 듣던 곳인가?”


망설임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문 앞에 서 있는 가이오몬은 한 걸음 발을 내딛었다. 그와 동시에 문이 자동으로 열렸고, 안으로 들어간 가이오몬은 단정함과 화려함이 조화롭게 합쳐진 실내의 디자인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곳저곳 둘러보다가 오른쪽 공간에서 두 디지몬이 대전을 벌이고 있자 구경꾼들 사이로 끼어들어갔다. 자신의 무기를 상대에게 겨누고 있는 두 디지몬 중 오른쪽은 장미와 같은 모습을 한 로제몬이고, 왼쪽은 고깔모자를 쓰고 화려한 갑주와 남청색 망토를 두른 미스티몬이었다.

공간 전체에 엄청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로제몬이 가시채찍을 휘둘러 미스티몬의 목을 감아버리고는 자기 쪽으로 당겼다.


“이제 그만 항복하는 게 어때?”


“사양하지!”


로제몬이 채찍을 쥔 손에 힘을 가하면서 요염하게 항복을 권유하는 걸, 딱 잘라 거절하고는 오른손에 쥐고 있는 붉은색의 검을 휘둘렀다. 채찍이 두 동강 나면서 그녀는 몸의 균형을 잃었고, 그것이 빈틈으로 변하자 미스티몬은 왼손에 쥐고 있는 푸른색의 검을 거꾸로 들어 손잡이 끝부분으로 로제몬의 명치를 강하게 쳤다.

그 일격으로 급소를 가격당한 로제몬은 배를 움켜쥐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미스티몬은 두 자루의 검 중 하나는 칼집에 넣고, 다른 하나는 그녀를 향해 겨누다가 대전이 끝났음이 정해지자 뒤이어 칼집에 거두었다.


“자! 다음으로 날 상대할 디지몬은 누구냐?”


“···내가 상대해 주지!”


“너는?”


“디지털 월드를 여행하고 있는 가이오몬이다.”


“가이오몬? 아아, 너에 대한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어.”


“소문이라··· 짐작이 가는군.”


“알고 있는 듯하니 더 이상 말하지는 않겠어. 흠,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그 전에 장소를 바꾸고 싶은데. 여긴 좀 좁잖아.”


“듣고 보니 그렇군. 날 따라와.”


미스티몬이 앞을 서고 가이오몬과 주변에 있던 구경꾼들이 그를 뒤따라갔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가 맞은편에 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녹색으로 가득한 공간에 도착했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한 송이의 커다란 해바라기를 중심으로 왼쪽에 선 미스티몬은 오른쪽에 있는 가이오몬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곳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지만, 싸우기에는 최적의 장소지.”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저 해바라기가 보호막을 형성해. 저들(구경꾼)은 보호를 받으니 우리는 마음껏 싸울 수 있어.”


“오오, 그래? 그렇다면 마음 놓고 공격해도 되겠군.”


가이오몬은 말을 마치고 나서 「국린(菊燐)」을 꺼내고, 목을 돌려서 근육을 풀었다. 미스티몬 역시 붉은색과 푸른색의 쌍검을 꺼내 한두 번 휘둘렀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그들은 당분간 행동에 나서지 않고, 눈을 감으며 명상하듯··· 마치 머릿속에서 싸우는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대전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구경꾼들은 온 몸에 땀을 흘릴 정도로 긴장감을 느꼈다.

그들 중 한 명이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으려다가 한 방울이 흘러서 땅으로 떨어졌고, 그것을 신호로 삼은 두 디지몬이 감았던 눈을 부릅뜨면서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가이오몬이 먼저 「국린」을 휘둘러 미스티몬을 공격했고, 미스티몬은 붉은색의 검을 들어 「국린」을 막은 다음에 푸른색의 검으로 가이오몬을 베려고 했다. 그러나 가이오몬은 재주를 넘어 검을 피하고는 땅에 착지하면서 검으로 미스티몬을 공격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도 승부가 나지 않자 구경꾼들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의 긴장감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두 디지몬은 이들을 신경 쓰지 못하고 수십여 합을 맞서 싸웠지만,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대단한 실력이군!”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쉴 겸해서 잠시 대결을 멈춘 가이오몬과 미스티몬은 서로를 칭찬했다. 특히 미스티몬은 완전체임에도 불구하고, 가이오몬과 대등하게 싸울 정도로 강하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다시 싸우기 위해 자세를 고치는데, 어디선가 난동이 일어나자 미스티몬과 구경꾼들은 의아함을 가졌다. 오직 가이오몬만이 이 사태의 원인을 예상했는지 「국린」을 합쳐 활의 형태로 만들었다.


“구경은 여기까지다. 휩쓸리고 싶지 않다면 얼른 빠져나가라!”


딱 하나뿐인 출구 겸 입구를 향해 활을 겨누고는 소리치는 가이오몬의 외침에 구경꾼들은 일제히 비상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이제 거리낄 게 없어지자 기를 모아 화살을 형성하는데, 미스티몬이 쌍검을 쥔 채로 옆으로 다가오자 의아해하면서 말을 걸었다.


“너도 나가지 그래?”


“아직 승패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그럴 수는 없지.”


“···고맙군.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미리 해두겠어.”


“난 개의치 않아. 일단 우리의 싸움을 방해한 놈들을 해치워보자고!”


[와아아아아아아-!!!!!]


대전을 벌이면서 친해진 모양인지 백년지기(百年知己)처럼 대화를 나누는 가이오몬과 미스티몬. 함성 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문이 부서지고, 데몬이 고용한 수많은 용병이 쳐들어오자 가이오몬은 에너지로 이루어진 화살을 쐈다.

화살은 몇 명, 또는 몇 마리의 디지몬을 관통하면서 얼음이 녹듯이 사라져버렸고, 공격에 당한 디지몬들은 숨이 끊어져 썩은 나무처럼 가볍게 쓰러졌다. 보통이라면 용병들이 겁을 집어먹고 뒷걸음질을 쳤겠지만, 의외로 용기를 내어 가이오몬과 미스티몬을 포위했다.


“대략 오십 정도인가?”


“오합지졸은 아닌 것 같은데.”


하나로 합친 「국린」을 원래 형태로 되돌린 가이오몬은 용병들을 파악하기 위해 꼼꼼히 훑어봤다. 동료의 죽음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것으로 봐선 보통은 넘을 거라 여겼고, 미스티몬도 실험 삼아 살기를 내뿜었지만 그들은 태연하게 ~아니면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

결국 모두 전멸시키기로 마음을 먹은 두 디지몬은 서로에게 눈짓을 하고는 적에게 오의를 퍼부었다.


「쌍룡섬 환 편(雙龍閃 換 鞭)」


「플레임 드래곤(Flame Dragon)」


가이오몬은 쌍룡섬(雙龍閃)을 변형시켜 채찍으로 사용했고, 미스티몬은 붉은색의 검에서 화룡(火龍)의 모습을 취한 에너지파를 형성했다. 채찍에 얻어맞고, 화룡 형상의 에너지파에 휩쓸린 그들은 몸이 박살나거나 완전히 불타버리는 식으로 최후를 맞이했다.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도 도망칠 새도 없이 두 디지몬의 오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것으로 난동이 일단락되자 가이오몬과 미스티몬은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바라봤다.


“저 놈들이 갔으니,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떨까?”


“글쎄. 오늘은 흥미를 잃어서 말이야. 이왕 할 거면 나중에 다시 만나서 하자고.”


「국린」을 칼집에 거두고 여관으로 돌아가려는 가이오몬. 이에 미스티몬은 뭔가를 생각하듯이 아무 말도 없이 서 있다가 그가 나가려는 찰나에 빠르게 다가가 어깨를 붙잡았다.


“잠깐만!”


“응? 더 할 말이라도 있어?”


“너와 같이 여행하면 안 될까?”


“뭐라고?! 어째서인데?”


“사실 난 세상의 진리를 찾기 위해 여행을 하고 있어. 덤으로 수련을 좋아해서 단련을 주로 하고 있거든.”


“그래서··· 나와 같이 여행하면 진리를 찾을 수 있고,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거야?”


“맞아. 굳이 나중에 다시 만나서 싸우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거든.”


“흐음, 이런 건 나 혼자서 결정할 수는 없단 말이지. 일단 마을로 내려가서 내 동료들과 의논을 해봐야겠어.”


가이오몬의 말에 미스티몬은 동의를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서서 밖으로 나갔고, 가이오몬도 그를 따라 동료들이 있을 여관으로 향했다.


*


여관.

붉게 물든 하늘과, 한가운데 떠있는 해가 저물어갈 쯤에 훈련장 밖으로 나온 가이오몬은 세 명의 동료와 만나 미스티몬을 소개했다.


“······그래서 우리와 같이 여행을 하겠다고 하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난 미스티몬의 합류를 찬성해.”


“그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데몬의 암살자를 상대해야할 위험한 여행 때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일행이 많을수록 좋아.”


“나도 판쟈몬의 의견에 동의해.”


“그러면 받아줘도 되겠지?”


“물론이지. 어이, 미스티몬!”


“너는?”


“베르제브몬이다. 널 우리의 동료로 받아들이기로 했어. 앞으로 잘 지내보자고!”


가이오몬이 할 말을 베르제브몬이 하긴 했지만, 미스티몬은 그들과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소한 것은 신경 쓰지 않고, 하나로 모여서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갔다.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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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무쌍(無雙) - 32 18.11.18 56 1 9쪽
31 무쌍(無雙) - 31 18.11.17 56 1 8쪽
30 무쌍(無雙) - 30 18.11.16 51 1 14쪽
29 무쌍(無雙) - 29 18.11.15 44 1 8쪽
28 무쌍(無雙) - 28 18.11.14 114 1 9쪽
27 무쌍(無雙) - 27 18.11.13 38 1 11쪽
26 무쌍(無雙) - 26 18.11.12 49 1 13쪽
25 무쌍(無雙) - 25 18.11.11 46 1 7쪽
24 무쌍(無雙) - 24 18.11.10 48 1 11쪽
23 무쌍(無雙) - 23 18.11.09 60 1 15쪽
22 무쌍(無雙) - 22 18.11.08 43 1 10쪽
21 무쌍(無雙) - 21 18.11.07 49 1 13쪽
20 무쌍(無雙) - 20 18.11.06 50 1 9쪽
19 무쌍(無雙) - 19 18.11.05 38 1 12쪽
18 무쌍(無雙) - 18 18.11.04 44 1 12쪽
17 무쌍(無雙) - 17 18.11.03 49 1 16쪽
16 무쌍(無雙) - 16 18.11.02 49 1 13쪽
15 무쌍(無雙) - 15 18.11.01 45 1 13쪽
14 무쌍(無雙) - 14 18.10.31 52 1 9쪽
13 무쌍(無雙) - 13 18.10.30 44 1 14쪽
12 무쌍(無雙) - 12 18.10.29 50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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